- 도 넘은 팬심과 그 부작용 -
최근 토트넘의 에릭 라멜라를 향한 한국 팬들의 격렬한 비난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일방적인 비난의 이유는 모두가 알고 있듯이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손흥민 대신 선발 출전했기 때문이다. 라멜라를 향한 한국 팬들의 비난은 이번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맨체스터 시티와의 리그 경기에서 PK를 차는 문제를 놓고 실랑이를 벌인 바 있는데, 당시 손흥민의 키커 자리 요구를 거절한 라멜라는 PK를 실축하고 말았다. 이러한 일을 계기로 라멜라는 한국의 많은 팬들에게 미운털이 단단하게 박히고 말았다.
어떻게 보면 손흥민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동일 포지션 경쟁자인 라멜라는 불편한 존재일 수도 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토트넘에서 21골을 터뜨리며 차범근이 가지고 있던 ‘한국인 유럽파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괄목할 만한 활약을 보여주었고, 올 시즌에도 11골을 기록하면서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는 손흥민이기에 팬들은 부상과 여러 문제로 장기간 그라운드를 이탈했던 라멜라의 선발 출전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의 벤치행에 대해서 아쉬움을 표현하고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팬으로서 당연한 일이다. 새벽 밤잠을 설치며 선수의 출전을 기다렸는데 선발 명단에서 이름이 빠져있다면 어느 누가 허탈해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일부 과격한 팬들은 라멜라를 향해 단순한 불만을 넘어 악성 댓글을 다는 등 인신공격을 시도하고 나섰다. 과연 이들을 두고 우리가 ‘팬’이라고 칭할 수 있을까?
말이 ‘국트넘’, ‘국민구단’이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2015년 손흥민이 토트넘으로 이적하면서 눈에 띄게 한국의 토트넘 팬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그에 대한 부작용 또한 증가했다. 손흥민이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었을 때 대신 출전한 선수와 감독을 근거 없이 깎아내리는 경향이 그 부작용 중 하나다. 지난 14일 새벽에 있었던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만 봐도 알 수 있다. 필자는 경기가 끝난 후 ‘포체티노의 양아들’, ‘아르헨티나 듀오’, ‘라멜라는 포체티노의 섹스비디오를 가지고 있다’는 등의 이해하기 힘든 논리들을 펼치는 이들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수밖에 없었다.
#라멜라와 포체티노를 비난하는 이들을 향한 반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