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Following
0
Follower
0
Boost

우리는 밤에 만난다.

지난 1월 어느날 새벽무렵 잠에서 깨어 어머니가 교회를 가시는걸 보았다.쉽사리 다시 잠이 오지 않을것 같아서 편의점도 갈겸 엄마도 모셔다 드릴생각으로 겸사겸사 차에 올라탔다.그리고 그 날 우리는 만났다.처음엔 그저 주차장에서 혼자 빽빽 울어대서 배가 고픈건가하고 무심결에 소시지를 조금 떼어 주었다.잘받아 먹던 녀석이 귀여워 나도 모르게(?) 주차장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고 매일 만나게되니 8kg사료를 주문했고 좀 더 맛있는걸 주고 싶은 생각에 술자리에서 튀김옷을 벗긴채 치킨살을 발라내고 있는 새로운 나(?)를 발견하였다. 나는 점점 달라졌다.맥주한번 마실 돈인 2만원이면 캔을 24개나 살수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어느샌가 이것들은 내 장바구니에 정기배송이 되버렸다. 녀석들의 털의 윤기는 우리가 처음만난날과는 다르게 빛나고 있었다.토실토실해져 제법 덩치도 커져갔다.어느새 우린 제법 친해져있었고 주차장이 아닌곳에서도 기쁘게 나를 아는척 해주었다.이 둘은 제법 사이가 좋았고 그렇게 우리는 겨울을 따뜻하게 보냈다.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둘은 겨울과 함께 나를 떠났다.봄이 올 무렵 하루걸러오고 이틀이 지나도 오지않고 몇날 몇일을 주차장에서 헤맸지만 녀석들을 볼수없었다.그렇게 꿈 처럼 녀석들은 나를 찾아왔고 꿈에서 깬 것처럼 다신 만날수 없었다.허무했고 서운했고 슬펐다.혹여나 나타날까봐 퇴근후 주차장을 서성거렸다.하지만 다시 볼수없었다. 그렇게 봄은 성큼 다가왔고 나는 여전히 녀석들을 기다렸지만 이리저리 흩날리다 떨어지는 꽃잎처럼내 마음도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고있었다. 그렇다.오지않은 이녀석들에게 사람주제에 삐진거다.기다림은 계속되었지만 다시 볼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새로운 아이를 만났다.잔뜩 예민해진 모습으로 날 경계하고 있었다.누가 알려주진 않았지만 직감했다.새끼를 낳은 어미일거라고.새끼들이 보고싶었지만 녀석의 신경질적인 반응과 경계는 내 마음을 꺾어놓았다.그저 건강하게 잘키우길 바라는 마음으로 조용히 밥만 주고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