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 핸드폰 알람과 함께 눈을 떴다. 사실, 6시가 되기 전부터 이미 눈을 말똥말똥했다. 재빨리 씻고 난 후, 옆 침대에서 자던 C를 깨웠다. 신속하게 준비를 끝마치고 나오니, 시간은 7시를 조금 넘어섰다. 숙소 앞에서 택시를 타고 아르마스 광장(Plaza de Armas)까지 갔다. 일요일 이른 아침은 도로조차도 고요했기에, 택시 타고 광장까지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다소 쌀쌀한 공기였지만, 충분히 버틸 만 했다. 고요한 일요일 아침 일찍, 조용히 성당으로 미사 드리러 가는 현지 사람들과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추정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행렬도 쉽게 눈에 띄었고, 새파란 하늘과 우리 사이엔 잿빛 구름 행렬이 가로막았다. 약속 시간인 8시가 다되어가지만, 액션 마추픽추(Action Machupicchu)는 문 열 생각을 하지 않아 불안한 마음에 스페인어 능력자인 C를 통해 10분 간격으로 주인장인 아드리안과 통화했다. 그는 우리의 전화를 받을 때 마다, "곧 가니까,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말만 반복하고 오질 않았다.
어느새 시계바늘은 8시를 넘겼고 아무도 등장하지 않을 때, 반대편에서 한 남자가 출석부 비슷한 것을 휴대한 채 등장했다. 우리와 눈이 마주친 그는, 우리쪽으로 다가와서 명단에 우리의 이름이 있는 지 확인해주었고, 다행히 그 명단에 나와 C의 이름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우리를 데리고 여행사 건물 뒤편 광장으로 갔다. 그 쪽에는 이미 메르세데스-벤츠 콜렉티보 3대가 정차되어있었고, 그는 우리에게 가장 앞차에 탑승하면 된다고 친절하게 알려줬다. 잠시 후, 우리가 탄 콜렉티보에 칠레에서 우정여행을 온 남정네 5명과 파나마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 노부부, 그리고 홀로 마추픽추 여행을 하는 다이애나라는 이름을 가진 브라질 여성 한 명이 탑승했다. 나와 C가 오얀따이땀보(Ollantaytambo)까지 가는 데 함께 할 파트너들이었다.
모든 인원이 탑승한 것을 확인한 남성은 자신이 이번 근교 투어의 가이드 크리스티안이라고 간략하게 소개하였고, 스페인어가 안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고려하여 스페인어와 영어로 두 번 말했다. 한가득 태운 콜렉티보는 아르마스 광장 뒤편에 펼쳐진 높은 언덕들을 굽이굽이 돌아 쿠스코 외곽으로 빠져나갔다.
마추픽추(Machu Picchu) 근교 도시인 아구아 깔리엔떼(Aguas Calientes)까지 가는 우리의 여행 코스는, 쿠스코(Cuzco)에서 출발하여 친체로(Chinchero), 살리네라스(Salineras de Maras), 모라이(Moray), 오얀따이땀보(Ollantaytambo)까지 콜렉티보로 이동하고, 오얀따이땀보 기차역에서 페루레일(Perurail)을 타고 아구아 깔리엔떼까지 가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마추픽추까지 가면 이 코스를 많이 이용하는 데, 여행자들의 기호에 따라 우루밤바(Urubamba)를 추가하는 대신 앞서 언급한 지역들 중 하나를 뺄 수 있고, 마추픽추를 먼저 다녀온 후에 따로 당일치기로 쿠스코 근교투어를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기차 대신에 콜렉티보를 타고 히드로 일렉트리카(Hidroelectrica)까지 간 후, 도보로 아구아 깔리엔떼에 입성하는 방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