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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훈의 시네마트] 끝내 새로운 이야기 <경성학교>

이해영 감독은 그 동안 쉽게 다루기 어려웠던 소재를 현재로 끌어들여 감동과 재미가 있는 영화를 만들어왔다. 성전환 수술을 하고 싶어 씨름선수가 된 소년의 이야기 <천하장사 마돈나>나 평범한 사람들의 섹스를 이야기한 <페스티벌>은 소란스러우면서도 잘 정돈된 영화였다. 소재주의로 빠지기 쉬운 유혹을 버리고 늘 자신만의 독특한 이야기를 공감 가능한 이야기로 직조해낸 감독 특유의 연출력은 <경성학교>에도 생생하게 살아있다. 사라진 소녀, 기숙학교의 미스터리는 이제까지 너무 익숙하게 봐온 소재다. 알게 모르게 영향력을 행세한 선배 영화들에 대한 오마쥬를 굳이 숨길 필요 없이 이해영 감독은 그 모든 이미지들을 직조해 또 다른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낸다. 영화 속 소녀들이 옹기종기 수놓아 만든 벚꽃 지도처럼 조금씩 수놓았던 이야기가 익숙해질 무렵 이해영 감독은 이야기를 확 펼쳐 놓는다. 촘촘한 작은 이야기들이 시대적 비극과 담론으로 승화하는 순간, <경성학교>는 끝내 새로운 이야기가 된다. 또한 비비 꼬았다가 ‘깜놀’하게 하려는 반전 강박에서 매끈하게 비껴나 있는 여유와 자신감이라니……. 그러니 끝내 신선하달 밖에. http://ch.yes24.com/Article/View/28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