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 자산 한글을 축하하는 날. 그런데 꼭 한글날이 되면 '한문'을 비하하고 '한글'에 견주어 없애려는 자들이 나타난다. 그것도 아마 문화부에서 관리하는 듯 한 모 단체가 이런 얘기를 들고 목청을 높인다.
왜 이래야 하나? 한문 때문에 한글의 위치가 훼손되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특히 '한문'이 최초로 자리를 잡은 게 '은나라' 때 이고, 그 은나라는 '동이족' 즉 우리의 선조들이 이룬 나라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는데 말이다 (물론, 아직 학계에서 자리잡힌 설은 아니다).
예전 중국의 석학 '임어당'도 한문은 한국인 조상들이 만들었다고 확인한 에피소드도 있다.
꼭 원가 대결 구조를 만들어 누구는 '좋은 놈', 누구는 '나쁜 놈'으로 갈라 자기 세력의 발판을 만들라는 더 떨어진 집안의 새끼들이 이런 짓을 꼭 한다. 남들보다 미국 문화를 많이 접하는 집안에서 양육되어 그런지, 이들의 하는 말 짓거리를 보면 '마벨 코믹스 월드'와 그 컨셉이 별로 다르지 않다.
세종은 한글 창제에 앞서 해시계와 달력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당시 중앙 아시아의 아랍권을 접촉하여 필요한 기술을 익혔다는데, 어쩌면 이런 경험으로, 즉 중앙아시아 인들과 소통했던 경험으로, 매우 유연한 음운 조합이 한글 체계에 설계되었을 수도 있다. 게다가, ‘한글’에서 사용하는 각종 심볼은, 즉, ㄱ,ㄴ,ㄷ,ㄹ.. 등은 인도의 구자랏 문자(혹은 브라미 문자)를 차용한 흔적이 보이고, 일부 일본의 사원에도 나타나나 일본에서는 그 뜻을 모르면서 단지 심볼로만 여기고 있다.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라고 시작되는 훈민정음 때문에 '한글'로 '한문'을 박해(?)하려는 비지성적인 접근을 주장할 수 도 있겠다. 그러나 훈민정음과 함께 중요한 문서가 있다. '동국정음'이 그것이다. 이 문서는 음운을 전하지 않는 '한자'의 바른 음을 정리해 놓은 것이다. 즉, 당시 우리나라 문서에 주 문자인 '한문'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 지에 대한 지침서이다. 새로운 글자 체계를 도입하는 데 있어, 예전부터 쓰고 있던 문자 체계와의 관계가 물론 중요하고 이런 연결은 불가피하였겠지만, 한편으로는 '한문'의 중요성 또한 반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