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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뽈로 알라 카차토라Pollo alla Cacciatora] 이탈리아식 닭볶음탕

​이탈리아의 닭요리 뽈로 알라 카차토라는 영어권에서 '사냥꾼의 닭요리(Hunter's Chicken Stew)'라 불립니다. 뽈로는 이탈리아어로 닭, 카차토라는 사냥꾼을 뜻하거든요. 여기에는 재미있는 사연이 있습니다. 뽈로 알라 카차토라는 실패한 사냥꾼을 위한 요리입니다. 먼 옛날 사냥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채 빈손으로 돌아온 가장을 위해 집에서 닭(혹은 토끼)을 잡아 만든 요리라는 것이 기원입니다. 뽈로 알라 카차토라는 우리가 받아들이기에 '이탈리아식 닭볶음탕'으로 정리될 것 같습니다. 닭볶음탕처럼 닭 한 마리가 들어가는데요, 뼈를 바르지 않고 닭의 껍질까지 포함해 붉은 양념과 함께 푹 익히는 요리거든요. 뼈를 넣고 같이 끓이기 때문에 육질이 훨씬 부드럽고 깊은 맛이 납니다. 붉은빛이 도는 것도 비슷합니다. 닭볶음탕에 감자가 들어가는 것처럼, 뽈로 알라 카차토라에도 야채가 적당히 들어갑니다. 이탈리아 호스트 이현승 씨가 택한 야채는 가지, 샐러리, 파프리카입니다. 하지만 닭볶음탕과 차이도 많습니다. 결정적으로, 뽈로 알라 카차토라는 매운 맛이 나지 않습니다. 토마토와 야채를 오래 뭉근하게 끓여서 맛을 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막판에 올리브와 케이퍼를 넣어 산뜻하게 향과 맛을 살립니다. 재료가 다르니 맛이 다르고 조리방식도 다르지만, 그래도 음식의 본질은 비슷하지 않나 합니다. 오랜 시간 푹 끓여 맛있는 냄새가 나는 음식,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가족을 반기는 음식입니다. RECIPE by 이현승 닭 1마리(볶음탕용) 베이컨 2덩어리

[​에콰도르/메네스트라 데 렌떼하스Menestra de Lentejas] 남미식 렌틸콩 스튜와 밥

새로운 호스트를 강지수 씨의 음식을 소개합니다. 에콰도르에서 태어난 강지수 씨는 미국에서 요리 학교를 다녔는데요, 졸업 이후 양식과 한식과 일식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어요. 다양한 기회를 통해 어린 시절을 보냈던 에콰도르의 음식을, 그리고 경험을 반영한 폭넓은 음식을 선보이고 싶어해요. 그런 지수 씨가 처음 소개하는 음식은 '메네스트라 데 렌떼하스Menestra de Lentejas'입니다. 메네스트라 데 렌떼하스는 렌틸로 만드는 스튜입니다. 에콰도르에서 가장 대중적인 전통 음식으로, 렌틸 대신 일반적인 콩을 쓰기도 합니다. 남미 전역에서도 즐기고, 쓰이는 재료와 만드는 방식은 조금 다르지만 스페인에서도 많이 먹습니다. 에콰도르에서는 보통 고기랑 같이 먹는다고 해요. 소고기를 얇게 썰어서 약간 구운 뒤 같이 먹는데요, 지수 씨는 고기를 내려놓고 건강의 개념을 더했습니다. 수퍼푸드로 통하는 식재료 렌틸의 특성을 강화했습니다.​ 지수 씨가 소개하는 메네트스라는 야채와 커민, 그리고 콩의 놀라운 조화를 보여주는 음식으로 정리할 만합니다. 고기가 없는 데도 고기 맛이 납니다. 고소하고 담백한 고기를 먹는 느낌이랄까요. 입 안에 들어가는 순간 푹신하게 부서지는 렌틸의 식감도 꽤 좋습니다. 콩을 즐기지 않는 사람까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맛이자 고기를 이기는 맛입니다. 효과도 엄청납니다. 지수 씨는 한 달간 메네스트라를 주식으로 즐기면서 6kg 가량 감량했다고 합니다.​ 한편 메네스트라는 밥과 같이 먹습니다. 쌀은 에콰도르의 중요한 주식이라 스파게티를 먹을 때조차도 밥과 같이 먹는다고 하네요. 익숙한 방식으로 새로운 음식을 만나보세요. RECIPE by 강지수 렌틸콩 150g

원파인디너의 호스트를 소개합니다 (2)

일전에 원파인디너의 호스트가 어떤 사람들인지 간략하게 전해드렸죠. 이어서 더 소개합니다. 원파인디너와 함께 새롭고 특별한 세계 음식을 함께 만들어가는 든든한 기둥입니다! "중국은 지역마다 음식의 특징이 있지만 공통적으로 많이 쓰는 식재료가 있어요. 저도 마찬가지인데요, 일단 향신료와 허브, 다양한 약재를 많이 써요. 그리고 기름, 간장, 소금을 많이 써요. 많이 써야 맛이 나거든요. 그간 쿠킹클래스를 통해 홍샤오우화로우(红烧五花肉. 중국식 삼겹살 조림)를 몇 번 준비했는데요, 한국 사람들은 일단 꽤 놀라면서 배우기 시작해요. 기름과 설탕이 엄청 들어가니까요. 그런데 먹고 나면 반응이 달라져요. 그렇게 써야 맛이 나거든요." 장린샤, 원파인디너 중국 호스트 "10년 전쯤 피렌체에 머물던 시절, 시내에서 농부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게 참 좋았어요. 가끔 피렌체나 토스카나에 장이 열리는데,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가져오는 농부부터 다른 지역의 치즈 장인까지 다 모이는 행사예요. 건강한 식재료를 눈으로 확인한다는 건 요리하는 사람에게 퍽 반가운 일이니까요. 지금 지속적으로 도시형 장터 마르쉐에 나가고 있는데, 그때의 경험 덕분에 이런 행사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현승, 원파인디너 이탈리아 호스트 "일본에서는 좀처럼 집에 사람을 초대하지 않아요. 집은 개인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음식을 대접할 일이 생기면 주로 바깥에서 먹어요. 아주 간혹 손님이 오면 특대 사이즈로 스시를 시켜먹고 집에서는 미소된장국 정도만 해요. 음식을 한다고 해도 한국처럼 여러 가지를 하루 종일 하는 게 아니라 햄버거 스테이크 같은 1인 음식 위주로 간단하게 해요. 어릴 때 집에서 생일파티 하려고 친구들을 초대하면 새우 후라이 같은 후라이 위주로 엄마가 해주기도 했거든요. 그런 걸 생각하면 한국은 여성의 가사 노동 시간이 너무 길어요. 음식 하는 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요. 일본은 제사나 장례식, 결혼식 등 잔치가 있을 때면 고급 도시락을 업체에 주문해요. 음식을 나눠먹는 문화가 없으니까 명절도 마찬가지고요. 말하다 보니 자꾸 두 나라를 비교하게 되네요."

[파키스탄/알루 키 차트Aloo Ki Chaat] 향긋한 감자조림

우리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알감자구이를 먹을 때, 인도와 파키스탄 등 그 일대에 사는 사람들은 '알루 키 차트(Aloo Ki Chaat)'를 즐깁니다. 차트는 간단한 스낵을 뜻합니다. 일반적인 길거리 음식이고, 손으로 먹는 끼니와 다르게 스푼으로 먹는 음식입니다. 그리고 알루는 감자예요. 즉 알루 키 차트는 감자로 만든 간식입니다. 알루 키 차트는 생김새나 맛이나 한국 사람들에게 감자조림 같은 반찬으로 느껴집니다. 감자를 삶거나 살짝 튀긴 뒤에 강황을 주재료로 한 마살라로 버무리거든요. 고춧가루도 적절하게 들어가고요. 덕분에 이색적인 향과 함께 매운맛이 살아 있어요. 하지만 한국식 감자조림에 비해 국물이 적으니 식감이 훨씬 산뜻합니다. 파키스탄 호스트 사미나 씨의 레시피로 만드는 알루 키 차트에는 상큼한 타마린드 퓨레가 들어가는데요, 타마린드는 열대 지방에서 많이 먹는 시큼한 열매입니다. 물에 개어 만든 타마린드 퓨레 덕분에 알루 키 차트는 새콤달콤한 맛도 있어요. 그러고보니 감자는 참 이래저래 양념을 잘 흡수하는 좋은 식재료라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드네요. 향신료와 궁합도 좋고요. 사미나 씨에 따르면 파키스탄에서 알루 키 차트가 사랑받는 이유는 재료의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고 만들기가 쉽다는 데 있다고 합니다. 반찬으로 먹어도 좋을 것 같지만, 간을 적당히 조절해서 파키스탄 사람들처럼 간식으로 준비해보는 것도 새롭고 즐거운 경험이 될 것 같네요.익숙한 재료로, 그리고 쉬운 조리법으로, 새로운 감자 요리에 도전해보세요. RECIPE by 사미나 지브람 주재료

축제가 끝나고 난 뒤

일전에 제2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에 참여한다는 소식 전해드렸죠. 축제는 끝났고, 사진과 말로 지난 시간을 살짝 돌아보기로 했어요. 영화제 사무국은 올해 '다이닝 시네마'라는 이름으로 영화와 음식을 함께 즐기는 상영 프로그램을 기획했는데요, 원파인디너는 음식을 주관해 감자 수프 비쉬스와즈부터 스페인식 오믈릿까지 다양한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원파인디너의 스페인 호스트 신소영 씨, 그리고 원파인디너의 컬리너리 디렉터 박정건 씨는 행사를 앞두고 영화제 관계자들과 약 한 달 전부터 회의를 거듭했습니다. 일단 시작은 페루의 음식 문화를 다룬 다큐멘터리 <세비체의 DNA>와 <가스톤의 부엌> 등 상영작을 미리 꼼꼼하게 뜯어보는 작업이었는데요, 이어서 영화와 음식이 분리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를, 그리고 무엇을 만드는가를 넘어 어떻게 담는가를 한참 논의했어요. 며칠이 지나 사무실 벽에는 시간대별로 해야 할 일을 빽빽하게 적어놓은 일주일 간의 일정표가 붙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개막식 행사부터 음식과 영화를 함께 즐기는 다이닝 시네마 프로그램까지, 총 다섯 회에 걸쳐 매번 약 100인분 전후의 음식을 완성했습니다. 영화제 같은 이색적인 이벤트부터 주기적인 식사와 수업에 이르기까지 원파인디너는 호스트와 함께 지난 시간 지속적으로 다양한 음식을 준비해왔는데요, 어떤 기획 앞에서든 매번 느끼는 감정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언제 어떻게 무엇을 만들어서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까를 고민하는 과정은 즐거운 통증이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조금은 힘이 듭니다. 그래도 매번 반복할 수 있는 건, 이 모든 일들이 행복하고 값진 경험이라는 확신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이탈리아/빠빠 알 뽀모도로Papa al Pomodoro] 토스카나의 친근한 수프

새로운 호스트의 새로운 음식을 소개합니다. 이현승 씨의 이탈리안 수프입니다. 현승 씨는 약 10년 전 이탈리아의 피렌체에 머물면서 요리 학교를 다녔는데요, 거기서 푸드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면서 이탈리아 음식에 대한 깊이를 얻었습니다. 프랜차이즈, 교육활동, 케이터링 등 음식에 관한 다양한 이력을 쌓아온 뒤 지금은 연남동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한국의 제철 식재료로 만드는 이탈리아 음식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현승 씨가 첫 번째로 공개하는 음식은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 지방의 대중 음식 '빠빠 알 뽀모도로(Papa al Pomodoro)'입니다. 빠빠는 팝(pap), 즉 죽을 뜻합니다. 그리고 뽀모도로는 토마토고요. 말 그대로 토마토 수프인데요, 여기에 바게트 같은 빵이 들어갑니다. 토스카나 지방, 특히 시에나의 여인들이 만든지 며칠 지나 먹기 어려워진 빵을 토마토랑 끓인 것이 기원이었다고 합니다. 아주 훌륭한 실험이자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식재료를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인 데다 맛도 색다르기 때문인데요, 신기하게도 딱딱한 빵을 그렇게 끓이고 나면 식감이 아주 많이 달라져요. 수제비가 떠오를 만큼 쫄깃해지거든요. 빠빠 알 뽀모도로의 식재료는 꽤 간소한 편입니다. 생토마토(혹은 토마토 퓨레로 대체할 수 있어요), 빵, 올리브 오일, 마늘과 바질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조리법도 간단해요. 그런데 맛은 새롭습니다. 오래 끓여 뭉근해진 토마토는 부드럽고, 한때 딱딱했던 빵은 뜨거운 토마토를 만나 새로운 숨을 얻고 탱글탱글해져요. 약간의 바질과 마늘 덕분에 향도 좋고요. 간편한 과정과 달리 참신한 결과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꼭 권하고 싶은 음식이예요. 이탈리아 사람들은 그렇게 후딱 만들어 바로 먹기도 하고, 실온에 두고 먹기도 한대요. 날이 더워지면 차갑게 만들어 먹기도 한대요. 식으면 또 맛과 느낌이 달라지니 그렇게 즐기는 것도 권해보고 싶네요. 부담 없는 요리로 이탈리아의 새로운 맛을 만나보세요. RECIPE by 이현승 주재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