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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와 여우, 블라디보스톡2 #4

등대를 구경하는 사이 비가 그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가랑비에 옷 젖는줄 모른다는 것처럼 잔잔하게 내리는 비가 어느새 땅이 질퍽해질 정도가 됬다. 루스키 섬에 들어가 트래킹을 하고 싶었는데 땅 상태가 너무 안좋을것 같았다. 그래서 급하게 변경된 스케쥴로 루스키섬쪽에 있는 수족관에 가보기로 했다. 찾아보니 규모도 꽤 크다. 사실 루스키섬 트래킹의 목적에는 북한 모양을 닮은 섬이 있는 풍경도 있지만 야생여우가 나온다는 사실이 더 끌렸다. 수족관 가는길도 운좋다면 여우를 볼 수 있다고 하니 운이 좋기를 바래본다 저 멀리 보이는 수족관에 걸어가는데 옆에 있는게 그냥 모형인줄 알았다. 뭔가 이상해서 자세히 보니.. 여우다. 묶여있지도 어딘가 울타리 안에 있는 것도 아닌,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여우가 있었다. 운좋으면 볼 수 있다고 했는데 이렇게 입구에서부터 볼 수 있다니!! 트래킹 포기하고 수족관으로 온게 참 잘했다. 사람과 거리를 두고 다가오지는 않지만 평온하게 장난치며 돌아다닌다. 수족관 입장료가 생각보다는 비쌌지만 내부로 들어서니 그런 생각은 아예 사라졌다. 해저의 느낌이 나는 관부터 자연속에 있는 수족관까지 컨텐츠가 상당히 다양해어 볼거리가 많았다.
여행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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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와 여우, 블라디보스톡2 #3

날이 많이 어둑어둑해 졌기에 숙소로 발걸음을 돌렸다. 가는길에 붉은 광장을 보니 아직도 노래자랑이 한창이다. 낮보다 사람들이 더 많이 모여 있는것을 보니 역시 축제의 클라이맥스는 어두워져야 한다. 딱히 알아듣지 못해서 지체하지 않고 숙소로 가는데 뒤에서 피잉~펑! 하는 소리가 들린다. 노래자랑이 다 끝났는지 이제 폭죽놀이가 시작됬다. 광장을 이미 지나쳐온 터라 폭죽이 잘 보이는 기차역 근처에서 구경을 했다. 화려하게 하늘에 핀 폭죽의 불꽃이 지나가는 모든 사람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더 잘보이는 기차역 쪽으로~ 생각보다 무지 길다. 도무지 끝날기미가 안보이는데 블라디보스톡1년 예산을 여기에 몽땅 때려넣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쉴틈없이 올라가는 폭죽에 마냥 하늘만 바라 보고 있는데, 자꾸 뭔가가 얼굴에 날아온다. 얼굴을 때리고 있는 것을 보니 폭죽의 화약 같은거다;; 계속 해서 쏘아올리고 그 양도 많다 보니 폭죽의 잔재가 바람을 타고 자꾸만 우리를 습격한다. 결국 끝까지 자리해서 보기는 했지만 폭죽이 올라가서 펑 소리가 나면 그땐 얼굴을 가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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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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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와 여우, 블라디보스톡2 #2

우중충한 날씨가 거리의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었다. 아직 어제의 깨어나지 않은 사람들을 뒤로 하고 잠시 밖으로 나왔다. 보드카와 새우를 먹을때 찾아보니 납작복숭아 라는 과일이 있다고 하길래 간단하게 먹어볼겸 찾아나섰다. 색상은 복숭아 그대로에 모양은 누군가가 위아래로 눌러놓은 것처럼 납작하다. 맛은... 식감은 복숭아와 똑같은데 아무맛이 안나는?? 내 혀가 이상한 것인지, 단 맛이 살짝 올라오는것 같은것이 이름 값 때문에 상상의 맛인지 헷갈린다. 과일을 좋아하지만 다음에 마트에 갔을때 손이 안가고 또 하나의 경험상으로만 남게 되었다. 어제의 짧은 구경을 만회하기라도 하듯이 오전부터 부지런히 산책을 했다. 킹크랩과 곰새우의 감동이 있었던 해안 공원부터 시작했다. 오전부터 걸었던 해안공원에서 바닷바람의 짭쪼름한 바닷내음이 멍때리는 시간을 함께 해주었다. 푸른 하늘을 보지 못하는 대신에 푸른 파도만 넘실대는 바다를 보면서 벤치에 앉아있는데 점점 눈이 감긴다. 아침에 눈뜬지 3시간도 채 안됬는데 다시 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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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밤 아래 위스키, 몽골#7

유달리 해가 뜨기도 전에 먼저 눈이 떠졌다. 몽골의 초원 한가운데 파 묻혀서 잠을 청한것도 마지막이라서 더 그랬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침 일찍 눈을 뜨고, 전날 사놓은 생수로 깔짝깔짝 세수와 함께 양치를 한방에 끝내고 앉아서 주변 경관을 감상했다. 씻는 것도 게르 밖에 나와서 생수로 씻어야 한다. 추운 날씨로 얼굴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게 멀리서 본다면 얼굴에 불 붙은 것으로 오해할지도 모르겠다. 떠오르는 태양을 반겨주며 둘러보니 주변은 온통 가로 줄무늬가 새겨진 바위들 투성이다. 새삼 다시 한 번 느낀것이지만 몽골은 너무 광활한 초원들이 많다 보니, 계곡, 언덕, 돌들이 많은 곳들이 관광지가 된 것 같다. 상당히 이색적이긴 하다. 부드러운 굴고의 광활한 초원만 보다가 바람이 활퀴고간 바위들을 보고 있으니 다른 나라로 넘어와 있는것 같은 느낌이었다. 짐을 정리하고 게르에서 나오는데 아직까지 전날 사막의 흔적들인 모래들이 털어져 나온다. 그렇게 털고 털었건만 신기하게도 계속 나온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서도 나온다고 하니 사막의 질긴 여운은 알아줘야 한다. 다시 울란바토르로 돌아가기전 마지막으로 종교탄압이 있었을 당시 숨어 지냈던 동굴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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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밤 아래 위스키, 몽골#6

화장실도 별도로 있는, 나름의 시설을 갖춘 게르에서 푹 자고 일어났다. 장작도 충분하여 말똥을 가지고 연료로 사용하지도 않아 냄새마저 상쾌한듯 했다. 다만, 이 게르의 가장 큰 문제가... ...애벌레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2cm정도 되는 애벌래들이 열심히 등을 구부렸다 피면서 움직이는데 그 수가 어마어마하다. 게르의 밖 천막은 그냥 애벌레로 덮혀있는 것 같았다. 문을 닫고 열 때 한 두마리씩 툭툭 떨어진다. 다행히 내부에는 10여마리 정도만 보이긴 했는데 밤에 몽땅 잡아 밖에다 던지고 자느라 달밤에 쇼 좀 했다. 날 밝은 아침에 보니 게르 밖에 바닥에 온통 애벌레 천지다. 밟지 않으려고 격렬하게 탭댄스를 추게 된다. 다들 눈을 뜨지도 않고 아침을 먹으러 가이드 숙소로 간다. 이제 세수나 꾸미는것도 내려놓고 자연에 맡긴 편한 모습들이다. 아침은 보통 빵, 계란, 커피 같은것으로 간단하게 만들어준다. 한국에서 간단하게 먹는것과 크게 다른지 않다 의외로 저 피클같은 오이가 맛있다. 새콤하면서 아삭한 식감이 잠을 깨워주는 알람시계 소리 같았다. 다시 출발하기 위해 푸르공에다가 짐을 차곡차곡 싣고 있는데 여기 게르 관리인이 공룡 화석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구경을 갔다. 게르들 한쪽 구석에 창고같은 건물에 들어가니 우선 낙타처럼 보이는 화석이 먼저 반겨준다. 처음에는 이게 공룡화석인줄 알았는데 관리인도 뭔지 잘 모르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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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밤 아래 위스키, 몽골#5

스마트폰이 귀찮아지고 필요없어지는 순간이 온다는 사실에 기분이 너무나 묘한듯 좋았다. 울퉁불퉁한 오프로드를 지나며 바로 위로 위성이 지날때만 순간적으로 터지는 인터넷에, 로딩 되는 시간을 잊어버린 버퍼링은 스마트폰을 종료 하고 가방 구석에 꼭꼭 감싸 넣어버리게 해주었다. 어제의 아침과 비슷한 듯 했지만 모든게 조금씩은 다른 초원에서의 아침을 맞이했다. 아침 지평선에서 포근하게 얼굴을 내미는 태양의 기운은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나 아쉬웠다. 그래서 침낭 속 보드카와 위스키, 아침잠에 취해있었어도 꾸역꾸역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왔다. 침낭만 살짝 벗어나도 피부에 꽂히는 날카로운 한기에 최대한 꾸물거리며 온기를 즐기고 싶었으나 포기했다. 그만큼 일출의 유혹이 거셌다. 차갑게 식어있는 난로에 온기를 불어 넣어주며 나와 비슷한 감성의, 잠이 없는 친구와 함께 모닝 산책을 나갔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시야에 모든걸 담을수 있을 것 같은 탁트인 느낌과 맑은 공기에 몸과 정신이 깨어난다. 이른 아침 푸르공을 세수 해주며 도착한곳은 차가운 냉기가 정강이 뼈를 스며드는 욜링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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