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0만 명 최다 관객이 관람한 영화 <명량>의 일등공신, 배우 최민식. <올드보이>, <신세계>, <범죄와의 전쟁> 등 수 많은 영화를 통해 그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었죠. ‘믿고 보는 배우’ 최민식이 이번엔 일제 강점기 조선의 명포수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오늘의 리뷰, 영화 <대호>입니다.
조선의 최고 전리품인 ‘호랑이 가죽’에 매료된 일본 고관 ‘마에조노’는 마을 사람들이 ‘산군’이라고 떠받는 지리산 외눈박이 호랑이를 손에 넣고 싶어 합니다. 마에조노는 일본장교 ‘류’와 조선의 포수대를 닦달해보지만 신출귀몰한 호랑이를 잡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다급해진 류와 도포수 ‘구경’은 조선 최고의 명포수 ‘천만덕’을 영입하고자 하지만, 만덕은 이미 오래전에 총을 내려놓은 채 늦둥이 아들 ‘석’과 약초나 캐며 살던 터였습니다. 만덕은 이들의 부름을 거절하나, 지리산 오두막에 처박힌 신세가 불만이었던 석은 자진하여 포수대에 찾아갑니다.
이번 영화에서 제일 눈에 띄는 점은 아무래도 호랑이 CG가 아닐까 싶습니다.
CG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영화 속에서 ‘존재하는 것’으로 만들어내는 작업입니다. CG가 얼마나 사실적인가, 하는 기준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제 경우엔 프레임 안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과 그리고 컴퓨터로 만들어 낸 ‘존재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잘 어울리는가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영화 <괴물>에서 극중 괴물이 ‘고아성’을 꼬리로 들어 올린 장면을 떠올려보면, 아무리 괴물을 정교하게 작업했다고 하더라도(그리 정교하지도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만), ‘음, 과연 끈으로 매단 티가 나는군’ 하는 어색함을 피할 수가 없었지요. 그런 점에서 CG의 액션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CG를 ‘받는’ 배우들의 리액션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