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증권회사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종목리포트. 주식공부에 한창인 개미투자자들이 가장 신뢰하는 자료다. 달리 신뢰할 자료가 없는 주식투자판에 증권회사가 이름을 걸고 발간하는 문건인 만큼 개미들로서는 그만큼 중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상하다. 유명 애널리스트의 리포트를 믿고 투자를 해도 썩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과연 그 이유가 뭘까?
종목리포트 중요 포인트는 목표주가다. 애널리스트가 해당 종목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현재 주가보다 목표주가가 높으면 높을수록 투자자들은 높은 투자수익을 기대하며 종목매수에 나서게 된다. 하지만 실상은 참담하다.
2012년 12월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3개 이상의 증권사들이 코스피 상장사 157개 종목을 대상으로 설정한 6개월 목표주가 컨센서스 (평균추정치)에 도달한 종목이 7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중률이 5%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2013년 3월 25일 한 유명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건설'의 종목리포트를 내면서 수많은 자료를 제시하며 목표주가 77,500원에 매수(Buy)를 추천하였다. 그런데 2013년 4월 11일 보름이 갓 지난 시점에서 실적쇼크가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35,400원으로 수정하며 비중축소(Reduce)를 제시하였다. 보름 사이에 기업의 가치가 반으로 추락하였다. 과연 이런 리포트를 왜 만드는 것인가, 77,500원이라는 목표주가를 예상하고 '**건설'을 매수한 개미투자자는 어쩌란 말인가.
(지금도 이런 일들은 많다. 상황은 달라진 게 없다.)
증권사 종목리포트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칭찬은 아이를 버린다는 말이 있지 않던가. 종목리포트의 가장 큰 해악은 보고서 내용이 대부분 아주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내용 일색이라는 것이다. 비판적이거나 비관적인 리포트는 증권사와 상장기업 사이 비즈니스 관계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아예 애널리스트들이 작성 자체를 꺼린다고 들었다. '**건설'에서 보듯이 종목리포트에는 기업들의 눈치를 보듯 매도(Sell) 라는 표현은 어느 순간 사라지고 대신에 비중축소(Reduce)라는 애매모호한 용어로 투자자들을 더욱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언론사와 기업의 유착은 독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는데 그치지만, 증권사와 기업의 유착은 투자자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기에 각별히 경계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