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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사실주의 대가 루치아노 벤트론(Luciano Ventrone)의 작품세계
우리는 가끔 실제처럼 묘사한 그림을 보고 "와~ 사진처럼 잘 그렸네"라는 표현을 하곤 합니다. 얼핏 들으면 이 말은 사진에 가깝게 묘사할수록 뭔가 실력이 뛰어나다는 얘기로 들리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사진이라는 것도 3차원의 현실세계를 2차원으로 압축해서 옮겨 놓은 것으로 일종의 시각적 환영에 불과한 것이죠. 그러나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사진속에서 상황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해 현실로 받아들이곤 합니다. 극사실주의/하이퍼리얼리즘 회화 혹은 포토리얼리즘 회화는 통상 사진으로 찍은 대상을 다시 한번 캔버스 위로 수작업으로 옮기면서 나름대로의 번역을 시도하게 되죠. 오늘은 이탈리아 출신의 극강의 극사실주의 작가 루치아노 벤트론(Luciano Ventrone)의 작품을 소개할까 해요.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에서는 인기가 높은 작가이고 국내에도 많이 소개되었기에 오며가며 눈에 익은 작가라고 생각해요. 작품을 좀 보시면서 작가와 극사실주의에 대해 얘기해 볼까요? 이미 극사실주의에 대해서는 다른 카드에서 상당히 자세히 소개했습니다만.. 한번 읽은 것으로는 머리 속에 정착이 잘 안 되실 것이기에~ 반복 학습을... ^^ 이 작품을 보면 피부의 질감은 물론 솜털 한올 한올까지 보일 것 같은 극도의 세밀함을 보여주고 있죠. 사진이라고 해도 보통의 선예도로는 따라갈 수 없을 것 같은 디테일을 살린 작품들입니다. 루치아노 벤트론은 1942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났고 그쪽 동네에서는 현대예술을 선도하는 대표주자로 인식되고 있어요. 그의 웹사이트에는 1960년.. 그러니깐 루치아노의 10대 시절 습작부터 2012년 까지 작품이 연대별로 모두 정리가 되어 있어 경탄을 자아냅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http://www.lucianoventrone.com/ 에 들어가서 함 보세요.. 단 이탈리아어의 압박이 있으나 작품 감상에 어려움을 없겠죠~ 그림은 만국공통어니깐요~ (5/5) 루치아노 벤트론의 작풍 변화를 보여드리고 싶었는데요. 1973~93년까지의 대표작품을 골라봤어요. 보시다시피 처음부터 하이퍼 리얼리즘 작가는 아니었어요. 오히려 초반에는 1960년대까지 대세였던 추상주의 화풍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하구요. 70년대 들어서 서서히 사실주의 화풍으로의 전환이 나타나죠. 70년대 후반 작품은 이제 포토리얼리즘으로 불릴말한 디테일이 살아있는 작품이 등장해서 그 이후로는 일관된 극사실주의 한 우물만을 파서 오늘날의 대가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어요. (6/6) 그의 최근 20여년 안쪽의 작품들은 크게 나눠보면 극도로 세밀한 정물화가 60%이상.. 여체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빛나는 누드화가 30%정도.. 나머지는 가끔 초상화 풍의 인물화나 사막, 바다를 묘사한 작품입니다. 1년에 10여 작품 정도를 발표하는 것 같은데 대부분 개인 소장용으로 나가고 있더군요. 인물화는 대부분 검은 배경으로 인물이 강한 측광을 받아 반사되는 빛을 통해 눈부신 육체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작품들이 많고요.. 정물화는 반대로 흰색이나 회색 바탕이 많네요. 저는 역시 검은 배경으로 대상을 강하게 대비시켜 캔버스 밖으로 튀어나올 듯한 묘사를 한 작품들이 맘에 드네요. (10/10) 간혹 사람들은 얘기합니다. 사진으로 찍으면 될것을 왜 사진하고 구분도 되지 않을 노가다를 할까..? 극사실주의 화가들은 뻘짓을 하고 있는게 아닐까? 사실 극사실주의의 탄생은 196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잘 아시다시피 예술사조는 기존의 패러다임에 대한 반동으로 지배적인 사조를 넘어서려는 시도를 통해 발전하죠. 기독교 중심의 신본주의에 대한 반발로 인간성 회복 중심의 르네상스가 시작되었고 남성적인 바로크 미술의 대비하여 여성적이고 화려한 로코코 미술이 탄생했죠. 바로크/로코코에 대한 반동으로 다시 한때 잊었던 고대 그리스 로마 예술로의 회귀를 부르짖는 신고전주의가 나왔고, 형식미에 대한 반발로 형태보다는 색채를 중시하는 낭만주의 화풍이 등장했어요. 색채라는 건 그때 그때 볼때마다 다른 건데... 고유색을 부정하는 사상에서 인상주의가 태동했구요.. (7/7) 그나마 20세기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각종 사조들이 수십년~백여년간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지만 20세기 현대에 들어와서는 그 변화속도가 빨라지다 못해 여러 사조들이 혼재된... 자고일어나면 새로운 사조가 탄생하는 카오스 시대가 됐죠. 우리 입장에서는 혼란스럽지만 동시대에 다양한 메뉴를 고를 수 있는 자유가 주어졌다고 봐도 될 것 같아요. 곁다리로 빠진 얘기가 길었는데요.. 이렇듯 20세기 중반에 득세한 추상주의 화풍에 대한 반동으로 60년대말 극사실주의가 탄생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자 함이었답니다. (9/9) (8/8) 바로 위의 작품은 모델의 태닝한 비키니 라인까지 보일 정도이고 정말로 화면 밖으로 지금이라도 움직여 나올 것 같은 재현성이 일품인 작품입니다. 극사실주의에 대해 예술성을 별로 인정하지 않고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많으시죠. 단순한 재주자랑이다. 일반 대중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관심을 끄는 eye candy에 불과하다는.. 하지만 이런 일련의 작품들이 꾸준히 만들어짐으로써 지속적으로 현실과 재현의 문제, 사진과 회화와의 관계에 대해 질문해보고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에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너무 많은 극사실주의 작가가 있을 필요도 없고, 극사실주의가 현대 예술의 주류가 된다는 것은 상상하고 싶지도 않은 일입니다만 루치아노 벤트론 같이 일생을 극사실주의 한우물 파면서 일가를 이룬 작가의 성실성과 예술혼은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 혜연 포토 루치아노 선생,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