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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병
(위 이미지는 네이버에서 가져왔습니다) 나는 줄곧 지방의 한 중소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현장까지 포함해서 100여명 정도의 규모다) 일인다역을 해야하고, 급여는 평균 이하다. 그 동안 내가 본 직장인은 대략 세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 거 같다. 1. 출세 또는 높은 연봉이 목표인 사람들은 대개 회사를 옮겨다닌다. 2. 본인만의 이유로 (아니면 어쩔 수 없이) 그냥 다닌다. 3. 본인만의 이유로 회사를 다니되, 별도의 재테크 수단으로 돈을 번다. 나는 2번이다. 나만의 이유가 있는 2번. 넉넉하진 않지만 결핍, 궁핍을 경험하지 못한 나는 돈 욕심도 없고, 돈이 없다고 딱히 불안해하지도 않는다. (그래도 노후는 걱정되긴한다) 미혼으로 부모님댁에 얹혀 지내고 있어서 생활비도 거의 들지 않는다. 출퇴근은 차로 15~20분, 날씨 좋을때는 운동삼아 걸어서 퇴근하기도 한다. 돈의 부담을 벗어난 내게, 이 회사가 주는 가장 큰 메리트는 "칼퇴 보장"이다. 퇴근할 때 눈치주는 상사는 아무도 없다. 8시부터 5시까지 근무시간인데, 6시 반이면 사무실이 거의 빈다. 회식도 별로 없고, 술도 강권하지 않는다.(가끔 회식을 해도 주로 밥만 먹고, 2차는 가고 싶은 사람끼리 따로 간다. 술을 안마시는 나는 회식을 해도 귀가시간이 9시를 넘기는 일이 거의 없다) 내 일이 끝나면 알아서 퇴근하면 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야근하느니 휴일 근무를 선택하는 쪽이다. 퇴근 후 특별히 하는 일도 없고, 사람만나는 것도 아닌데, 퇴근 시간이 가까워져오면 조마조마해진다. 일을 빨리 마무리 짓지 못하면 칼퇴를 할 수 없으니까. 월말월초면, 평소 업무에 마감이 겹쳐서 업무량이 많아진다. 이런 때에도 4시가 좀 지나면 퇴근병이 생긴다. 한편으론 일을 해나가면서, 한편으론 퇴근시간 전에 마무리할 수 있을지, 아니면 내일로 미뤄도 지장이 없을지 가늠한다. 칼퇴가 안된다는 결론이 나면, 저녁을 먹어야되는지 안 먹어도 되는지 가늠한다. 저녁을 건너뛰고 가능한한 빨리 마무리짓고 퇴근하거나, 포기하고 근처 매점에서 간단히 라면먹고 와서 다시 일한다. 이러나 저러나 8시가 되면 다시 퇴근병이 덮친다. 밥도 안먹고 열심히해서 일찍 퇴근했으면 다행이고, 밥을 먹으나 안 먹으나 8시가 되면 대개 퇴근병을 못 이기고 철수다. 오늘도, 3.1절을 쉬기 위해 아침부터 노력했으나, 결국 '아, 몰랑. 낼 출근하지 뭐.'하고 8시에 퇴근했다... 이럴거면 걍 칼퇴할걸..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