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프로젝트 그룹 <사소한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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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인터뷰>'보통의 연애'를 하고 있는 남자, 봄
<사소한 인터뷰> 99번째 주인공, 봄(가명) 조금 특별하지만 가장 평범한 순간들을 함께 살아가는 보통 사람. 나는 늘 그를 이렇게 부르고 싶었다. 단 하나의 어떤 특질만으로 정의하기엔 그가 가진 내면의 매력이 너무 많았고, 그랬기에 삶의 어떤 순간들에 마주치는 그의 모습이 나는 늘 낯설기만 했다. 그래서 그를 만났다. 그의 삶에 또 어떤 새로운 결들이 가득 들어차 있는지 내 눈으로 확인해보고만 싶었기에. 무지개 빛으로 영롱하게 빛나는 그의 삶 속에서, 나는 오늘 또 어떤 새로운 매력을 깨닫게 될까? ​덧) 본 인터뷰는 동성 간의 사랑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해당 주제에 대해 불편하게 여기는 분이 계시다면 조용히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악플이나 공격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말 한마디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이번 인터뷰는 철저한 익명보장(?)과 편한 수다를 위해 람곰하우스에서 진행됐다] #1. 오랜만이야 ​ Q. 안녕? 만나서 반갑습니다. 우선 <사소한인터뷰>의 공식 질문인데. 스스로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어떤 사람일까? 우선 전 이미지로 먹고사는 사람인 것 같아요. (웃음) 이미지만 보면 굉장히 착하고 순둥순둥 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안 그런 면이 있으니까요. 제 애인이 그러는데 원색적이고 자유분방한 부분이 있대요. 인상과 다르게 좀 반전의 매력이 있다 뭐 이런 느낌이랄까? (웃음) 과하게 표현하고 자유분방한 모습을 싫어하는 사람도 제 이미지가 그렇지 않으니까 좀 상쇄해서 듣는 것 같아요. 과한 말을 해도 좀 더 잘 넘어가는 느낌? 그래서 첫인상으로 먹고산다고, 그거 아니면 진작 죽었을 거라고 친구들이 그러더라고요. 위선적이지만 잘 이용하면 좋아요. 특히 뭔가 잘못했을 때도 이게 도움이 돼요. 가진 건 잘 활용해야죠! (웃음) Q. 나는 개인적으로 너를 ‘두 얼굴의 남자’라고 지칭해보고 싶은데. 수줍은 면이 있지만 또 대범하게 야한 농담을 잘 하고, 얌전하다가도 갑자기 돌변해서 미친 듯이 달리(?)기도 하잖아. 네 생각엔 어때? 어디서 이런 면이 나오는지도 궁금해. 아마도 눈치를 많이 보는 성격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조금만 친해지면 상대방이 놀랄만큼 센 농담도 던지고, 이상한 개그나 성대모사도 잘 하거든요. 그런데 조금만 불편하고 잘 모르면 아예 제 매뉴얼에 있는 답변 이외에는 입 밖으로 나오지 않더라고요. 누나가 워낙 기가 세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웃음) 그러다 보니까 친한 친구들에게 억눌렸던 것들을 폭발시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리는데, 어떤 친구들은 저보고 말이 없고 예의바르다고 하고, 어떤 친구들은 내가 아는 사람중에 제일 웃기다 라고 하기도 해요. Q. 내가 가장 가까이서 널 봤을 때가 스무 살 무렵이었는데, 그 이후 지금의 네 모습을 보면 굉장히 많은 부분이 달라진 것 같아. 스무 살의 너와 지금의 너 사이, 어떤 일들이 있었니? 구체적으로 3-4가지의 큰 사건을 꼽아본다면? 아무래도 어떤 사람과 연애했느냐가 저를 가장 많이 바꿔놓았던 것 같아요. 연애를 처음 할 때는 제 의사와 감정을 표현하는 데 너무 서툴러서 실패했는데, 그런 부분을 고치려다 보니까 좀 더 솔직한 사람이 된 것 같고요. 스물 셋에 연애를 했었는데 둘 다 술을 너무 좋아해서 매일같이 마셨더니 주사가 생기더라고요.(웃음) 진짜 나쁜 버릇인데 취하면 계속 들이붓고 욕을 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술을 못 먹는 사람과 연애를 하고, 나름 안 좋았던 과거를 반성하면서 자가 재활치료를 하고 있어요. (웃음) 그리고 서비스직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거든요. 지금 하는 일이 을의 입장에 서서 해야 하는 일인데 그래서 좀 도움이 되는 것 같기도 해요. 또, 좀 더 여유가 생긴 느낌도 있어요. 사람을 만나는 것에 있어서. 이전에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어렵고 낯을 심하게 가렸는데, 지금은 그걸 그냥 받아들이고 가는 것 같아요. 어색하게 있는 시간도 나쁘다고 생각 안 해요. 모든 사람과 친해질 수 없다는 걸 인정하게 됐달까? Q. 얼마 전에 취업을 했다고 들었어. 섬세하고 유쾌한 면이 많은 네가 그 기업에 입사했다고 했을 때 좀 의아하기도 했는데. 신입사원의 라이프는 어때? 만족스러워? 요즘 취업시장에서 현실적으로 선택권이 없잖아요. 그래서 감사한 마음으로 다니고 있어요.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한게 서류 통과 됐을 때는 ‘여기 나랑 안 맞을 수 있겠다’ 생각도 했었거든요. 그러다 다른 곳도 떨어지고 여기만 합격하고 나니 생각이 많이 달라지더라고요. 나랑 안 맞는 부분도 있고 다니면서 힘든 부분도 있긴 한데, 어느 정도 감내하고 다녀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요. 당장 이직을 할 만큼 스스로 비전과 능력이 있는게 아니란 걸 아니까 여기서 뭔가 배우고 싶어요. ​ ​ ​Q. 입사하고 나서 네 삶에서 가장 좋아진 부분, 그리고 가장 힘들어진 부분에 대해서도 묻고싶어. 다들 취직하면 마냥 파라다이스가 펼쳐질 것처럼 생각하잖아. 공정하게 하나씩만 꼽아줘 ​ 일단 금전적인 부분이 크죠. 학생 때부터 연애를 했는데, 돈을 벌어서 좋아하는 사람한테 뭔가 선물하고 어디 가서 내가 계산할 수 있는 것 자체로도 행복하더라고요. 그리고 취미나 여가에 좀 더 돈을 들여 투자할 수 있으니까 좋아요. 반대로 안 좋은 건, 아직은 보람되는 일이 뭔지 모르겠다? 아직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 걸 수도 있어요. '뭐가 나에게 남고 있나?' 이런 고민이 종종 들더라고. 사실 최근엔 그런 고민을 할 여유가 없이 지내는데, 여유가 생기면 종종 그런 생각이 들어요. 아무래도 그러다보니 자신감도 많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 Q. 스무살 이후부터 ‘취직’만을 목표로 살진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떤 꿈들을 꾸어왔는지가 궁금해. 혹은 지금도 다른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궁금하고. 저는 사실 별로 꿈이 없어요. 첫 연애를 했던 스무살 무렵엔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 평생을 지내는 그런 게 꿈이었어요. 그런데 요즘엔 꼭 그게 중요한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은 그걸 '꿈'이라 말하긴 좀 그런 것 같아요. 그 것 말고는 딱히 없었어요. 지금은 그냥 누가 없어도 혼자서도 잘 살 것 같아요. 좋아하는 순간만큼은 최선을 다하되, 인연이 다 하면 다른 길을 갈 수도 있는 거지 하고 편하게 생각해요. [연애 이야기를 할 때마다 활짝 피어나는 그의 얼굴이 어쩐지 봄꽃을 닮았다] #2. 보통의 연애 Q. 네 연애 이야기를 편하게 하고 싶다고 해서 익명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이제 마음껏 풀어보자. 요즘 너의 연애는 어떠니? ​지금 애인과 1년 9개월 정도를 연애했고요. 음.. 여느 커플이 그렇듯 편한 듯하면서 조금 권태로움을 느끼고 있는 중이에요. 연애 초기에 느끼는 설레는 감정을 느껴본 지는 오래됐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그런 설렘. 한켠으론 그런 설렘을 원하다가도 결국 그런 로맨틱한 감정은 누굴 만나든 오래갈 수 없다는걸 아니까. 그래서 다들 오래 만난 연인이 있는 채로 바람을 피우나 싶기도 하고요.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요. 그래도 좋아요. 사랑하니까 만나죠. 그 사람 앞에서 본래의 내 모습을 보여줘도 편하고, 내가 아무리 술을 마시고 다녀도 군 말 없이 잘 챙겨주는 좋은 사람이에요. 내 상황을 설명하지 않아도 그런 부분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이고 저 역시 마찬가지고요.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로도 좋은 것 같아요. ​ ​Q. 다들 동성 간의 연애는 이성 간의 연애와 달리 뭔가 특별한 게 있을 거라고 착각해. 어떤 이들은 성적 욕망에 가득 찬 욕구풀이 파트너 정도로, 어떤 사람들은 야한 만화에 나오는 꽃미남들의 연애를 상상하기도 하고. 네가 생각하기에 어때? 동성끼리의 만남이라서 특별히 다르다고 생각해? 글쎄요. 보통 남자 여자와의 만남과 그렇게 다르지 않아요. 그냥 성별만 다를 뿐 서로가 마음에 들면 만남을 이어가는 건데, 그 만남이 시작되기가 어려울 뿐이죠. 모임이든 어디서든 남녀는 만날 '가능성'이 있지만, 우리는 그럴 수가 없단게 차이점이랄까? 우선적으로 둘 다 동성에게 관심이 있어야만 가능성이 있는 거니까. 누굴 만나려면 게이들이 모이는 술집이나 클럽 혹은 어플로만 만나게 되죠. 다만 게이는 문란하고 아무나 만나고 다닌다고 오해들 하는데, 그건 다른 문젠 것 같아요. 동성/이성이 아니라 그냥 개인의 문제지 모두가 그렇다고 생각하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동성끼리의 연애도 개인차가 있는 거죠. 근데 아무리 이렇게 얘기해도 본인의 편견을 깨기는 어렵겠죠. (웃음) ​ Q. ‘게이 라이프’를 살아간다는 것, 어떨 때는 꽤 불편하기도 할 텐데. 어떤 부분이 가장 불편한지가 궁금해 ​ 불편한 부분이 아무래도 많죠. 신경 안 쓰고 편하게 연인처럼 하려고 해도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영화관이나 파스타집에 남자들끼리 가면 이상하게 보잖아요. 괜히 사람들 사이에서 불편하게 느끼기도 하고요.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 같은 데서도 아무래도 신경 쓰이죠. 그래서 남이섬이나 놀이공원처럼 대중들에게 '데이트 코스'라고 인식되는 곳을 못 가봤어요. 남자 둘이 놀이공원, 이게 제일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애인이 가끔씩 길거리에서 어깨로 스킨십을 하긴 하는데 저는 정색을 해요. 아무래도 많이 신경 쓰이니까요. 그리고 여자친구 왜 없냐고 묻는게 진짜 너무 스트레스에요. 내가 주말에 누굴 만나고 어떤 여자랑 영화를 봤는지 왜 이렇게 궁금해하죠? 언제 만났고 언제 헤어졌는지 물어보고 여자친구 사진 좀 보여달라 하고... 누군가 소개 해 준다는 것도 게이로서는 너무 힘들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피곤해요. 거짓말 계속 해야 하는 것도 싫고요. Q. 사실 한국에서 ‘오픈’해서 살아가기 굉장히 어렵잖아. 홍석천씨의 경우에도 꽤 오래 힘든 시간을 겪었고. 그래서 ‘커밍아웃’ 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커밍아웃 한 경험이 있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지도 궁금해. 누나한테 그 당시 애인에 대해 쓴 일기장을 들킨 적이 있거든요. 그걸 보고 누나가 큰 충격을 받았었대요. 그리고 술 한 잔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누나가 정말 많이 울었거든요. 또 본인이 뭔가 잘못해서 그런 건 아닐지 하고 자책하는 말을 했는데 그게 저도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서 가족에게 말하긴 정말 어렵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 이전에 친구 몇 명한테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때랑은 정말 다르더라고요. 친구들은 그냥 책임감을 느낄 관계가 아니니까요. 그런데 가족은 좀 다른 것 같아요. 커밍아웃은 총 10명 정도에게 했는데 대체로 다들 원만하게 받아들여 준 것 같아요. 전 스무살 때부터 결혼 안 할 거라고 해왔는데도 엄마는 여전히" 봄이가 나중에 애기 낳거나 결혼하면 이렇게 해 줘야지." 하면서 말씀을 하세요. 그럴 때마다 제가 마음이 좀 짠하고 죄송하고 그래요. 그래도 커밍아웃 하는 것보다 혼자 살되 효도하면서 살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웃음) ​ Q. 몰랐는데 ‘바’에서 일도 했었다며. 다양한 게이 커뮤니티의 사람들을 만났을 것 같은데, 어땠어? 네가 본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줘. ‘게이’라는 스테레오 타입에 갇힌 사람들이 많으니까. ​ 보통 ‘게이’라고 하면 핑크색 옷을 입고 여성스러운 손짓을 하면서 걷는 사람을 떠올리는데, 그런 사람들이 분명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어요. 그리고 만화나 영화를 보고 잘생기고 멋진 게이만 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그런 것은 아니에요. 정말 다양하죠. 아저씨 할아버지들 중에도 분명히 게이는 있을 거잖아요. 바에서 일하다 보니 외국인들도 많이 만났고요. 생각해보니 게이들보다 게이들을 편하게 생각하는 여자들을 더 많이 만난 것 같기도 해요.(웃음)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어요. 직업부터 성격까지 게이들도 개개인마다 모두 달라요. 단지 그냥 '스테레오타입'만 접해봤기에 오해하는 부분이 크다고 생각해요. ​ ​ Q. 미국에서도 최근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고, 이미 합법화 된 곳들도 많다고 들었어. 혹시 그런 곳으로 이민가서 결혼할 생각은 없는지? 결혼할 생각이 없다면 왜 그런지에 대해서도 묻고싶어. ​ 글쎄요. 딱히 결혼에 대해서 욕심이 생기는 것 같진 않아요. 결혼이 완벽한 사랑의 종착점은 아니란 말을 많이 들었거든요. 동성 결혼이 합법화 되는건 이성애자들처럼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생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거지, 굳이 개개인이 결혼을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결혼을 해서 저랑 제 애인 사이가 크게 달라질 것 같지도 않고요. 결혼 이외의 다른 것들이 충분히 의미 있을 수 있잖아요. 결혼 ‘식’은 해보고 싶어요. 친구들 불러서 축복받고 싶은? 그런 욕심은 있는 것 같아요. ​ ​ Q. 동성과 이성의 분류를 넘어, 네가 생각하는 ‘사랑’이 뭔지가 궁금해. 네가 그리는 ‘보통의 연애’는 뭘까? ​ 사랑? 글쎄... 거창한 것 보다 그냥 그 사람에 대해서 궁금한 것 아닐까요? 그 사람이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한 것. 그리고 그 방향이 한 사람을 향해 있다면 그게 여자건 남자건 사랑이 아닐까 싶어요. 우리가 이성애자 동성애자라고 구분짓지만, 이성애자라고 스스로 생각해도 100%는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구분보다 나는 이 궁금한 사랑의 감정이 이 사람에게 가는데 그게 남자일 뿐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스스로 구분짓는게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저도 갑자기 어떤 여자에게 관심이 갈 수 있겠죠. 그냥 그렇게 구분짓지 말고 자신의 감정에 대해 편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봄과 애인의 1주년 기념 케이크. 이것은 왜 '보통의 연애'가 아니란 말인가?] #3. '분류하기'를 넘어선 봄의 삶 ​ Q. ‘게이’라는 틀 하나로만 분류하기엔 네 삶엔 훨씬 다양한 면들이 있잖아. 네가 생각하는 다양한 ‘너’의 모습을 들려줬으면 해. 쉽게 분류되지 않는 너의 다양한 모습들. ​ 게이를 빼면 난 뭘까?(웃음) 사실 대학 들어오고나면 다들 뭔가 다양한 일을 하잖아요. 대외활동이나 여행이나 등등등. 그런데 전 20대 초반에 정말 연애와 사람 만나기에만 시간을 쏟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다른 다양한 경험을 가져보지 못했던 게 아쉬워요. 그래서 그런지 게이라는 면을 빼면 뭔가 생각이 잘 안나네요. 난 뼈게인가봐 (웃음) 사실 소수자로서의 정체성은 인정하기도 어렵고 그래서 본인들에게 더욱 크게 느껴지는 걸수도 있어요. 남들과 다를 바 없다고 주변에서 아무리 말해도 남들과 다르다는걸 숨기고 사는게 어렵고 힘들거든요. 정말 많은 고민을 해야만 하고요. 그래서 뼈게인 것 같네요.(웃음) ​ Q. 네 인생에서 어떤 게 중요한지가 궁금해. 뭐 사람이건 가치관이건 어떤 문장이건 상관없이 네게 중요한 것은 뭘까? ​ 나는 주변에 많진 않더라도 몇몇의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과 주 1회 정도의 적당한 음주, 그리고 운동과 취미생활 같은 아주 평범하고 사소한 것들이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렇게 살려면 넉넉한 봉급이 있어야겠죠? (웃음) 그게 나쁘지 않은 삶이라고 말했는데, 생각해보니 꽤 어렵겠네요. 원체 야망이 별로 없는 편이라 그런 사소한 일상을 누리는 게 저한테는 굉장히 소중해요. 하지만 그런걸 가지는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참 어렵다는 걸 요즘 많이 느껴요. ​ ​ ​Q. 이런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 5년 뒤, 그리고 10년 뒤의 네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은지, 어떤 것들을 성취하고 싶은지가 궁금해. ​ ​5년 뒤에는 회사를 계속 다니고 있지 않을까요? 회사를 다니면서 젊음을 유지하기?(웃음) 그 때 쯤이면 뭔가 회사에서 의미를 찾고 계속 즐겁게 다닐 수 있기를 바라요. 확신하긴 어렵지만. 10년 뒤에는 나와서 창업을 해보고 싶어요. 그게 뭐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회사만 다니기에는 인생이 조금 아까운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니 술집을 해서 음주도 하고 친구들도 보고 하면 좋을 것 같네요.(웃음) ​ ​ ​​Q. 우리 사소한 인터뷰의 공식 질문인데, 묘비명에 쓰고 싶은 말이 뭔지 듣고싶어. ​ 없어요. 전 그냥 화장하는 걸로...(웃음) Q. 마지막으로 긴 시간 인터뷰를 통해 느낀 바를 토대로 다시 한 번 너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어떤 게 좋을까? 너무 '게이'와 관련된 이야기만 물어보셔서 아무래도 '뼈게이' 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 (웃음) 글쎄요 제 정체성에 대해 길게 이야기 해 본 적이 너무 오랜만이라서요. 극히 일부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지 길게 제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 해 본 적이 잘 없거든요. 그래서 스스로와 정체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뼈게이'면 어때요. 제가 행복하면 됐죠. [봄과 애인님이 주고받은 귀여운 카톡. 투닥투닥 귀여운 연애, 부럽다 부러워] 나를 한 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그를 위해 '애인님께 SOS 해봐'라고 슬며시(?) 등을 떠밀었다. 그리고 망설임없이 '통화'버튼을 누른 그에게 이내 수화기 너머로 "너? 한 마디로 표현하면 내꺼지."라는 닭살스런 답이 돌아왔다. 어쩌면 우리는 보통의 연애에 대해 너무 많은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성별을 넘어서 진정으로 서로를 아끼고 궁금해하는 이 연애가 왜 '보통의 연애'가 아니란 말인가? 아니라고 이젠 권태로울 때도 됐다고 말하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통화하는 그 모습에서 나는 사랑의 어떤 단면을 보았다. 그리고 어쩐지 인터뷰 내내 나는 '신범-정화' 부부의 '짝꿍'이란 사랑스러운 별칭이 이들에게도 잘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테레오 타입이 아니라 하더라도 우리 모두 행복한 '짝꿍'일 수 있지 않을까? 무료한 듯 행복하게 '사랑'을 이야기하는 그의 입술 사이를 바라보며, 나는 어디선가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을 내 '짝꿍'이 보고싶어졌다. 내 짝꿍 역시 "나는 어떤 사람이야?" 라고 물으면 "내꺼지." 라고 담담하게 말해줄까? 아니, 그렇게 답하지 않아도 좋다.(사실 그러지 않을거라 믿는다, "음..."이라고 말하며 매우 난감해 하겠지ㅋㅋ) 아마도 그런 모습이 내가 내 짝꿍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바로 그 이유일 테니까. 너무 많은 사랑들이 변해가는 시대, 나는 오늘 구분짓기를 넘어선 진짜 '보통의 연애'를 보았다. 그리고 고마웠다. 보통의 연애를 하며 잘 성장해준 그의 모습이. 봄이 그의 '짝꿍'과 오래도록 은은히 따뜻할 수 있기를 바라며.... Edited by 람곰 사소한 인터뷰 (talktalktv.blog.me) (facebook https://www.facebook.com/talkinterview) (Vingle http://www.vingle.net/smallinter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