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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an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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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읽히는 국내소설 7개.jpg
정세랑 작가 <보건교사 안은영> 사립 M 고등학교에서 보건교사로 일하고 있는 '안은영'이란 인물이 주인공이다. 안은영은 직업으로서의 '보건교사' 역할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자신만이 볼 수 있는 것들을 처치하고 쫓아내며, 또는 위로하는 '퇴마사'의 운명을 받아들인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그녀 앞에 보이기 시작한 기이한 괴물들, 학생들에게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현상들을 이 소설은 아주 재미있게 그리고 있다. 한 강 작가 <소년이 온다> 5월의 광주가 배경인 장편소설이다. 철저한 고증과 취재를 통해 한 강 작가 특유의 정교하고도 밀도 있는 문장으로  계엄군에 맞서 싸우다 죽음을 맞게 된 중학생 동호와 주변 인물들의 고통 받는 내면을 생생하게 그려낸 소설이다. 정유정 작가 <7년의 밤> 치밀한 사전 조사와 압도적인 상상력으로 무장한 작품이다.  7년의 밤 동안 아버지와 아들에게 일어난 슬프고 신비로우며 통렬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장강명 작가 <한국이 싫어서> 20대 후반의 직장 여성 계나는 종합금융회사 신용카드팀 승인실에서 꾸역꾸역 근무하던 중  일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출퇴근의 지옥철은 더더욱 참지 못한 나머지 사표를 제출한다.  말리는 가족과 눈물로 호소하는 남자 친구, ‘외국병’이라고 비아냥거리는 친구들을 뒤로하고 계나는 호주로 떠나게 된다. 사회 비판적 문제에서 SF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소재, 흡인력 있는 스토리 전개, 날렵하고 군더더기 없는 문장이 특징인 소설이다. 구병모 작가 <위저드 베이커리> 억울한 누명을 쓰고 집에서 뛰쳐나온 열여섯 살 소년이 우연히 머물게 된 신비한 빵집에서 겪게 되는 사건들을 그리고 있다.  미스터리와 호러, 판타지를 넘나드는 작가의 독특한 상상력과 서사적 역량이 돋보인다. 황정은 작가 <백의 그림자> 환상과 현실이 기묘하게 어우러진 독특한 연애소설로, 폭력적인 이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쓸쓸하고 애잔한 삶을 그리고 있다. 천명관 작가 <고래> 『고래』의 1부와 2부는 산골 소녀에서 소도시의 기업가로 성공하는 금복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그녀를 둘러싼 갖가지 인물 사이에서 빚어지는 천태만상, 우여곡절을 숨가쁘게 그려낸다.
90년대생 학교다닐때 배웠던 소설작품들.jpg
이해의 선물 단단하고 반들반들하게 짙은 암갈색 설탕 옷을 입힌 땅콩을 위그든 씨는 조그마한 주걱으로 떠서 팔았는데, 두 주걱에 1센트였다. 물론 감초 과자도 있었다. 그것 역시 베어문 채로 입 안에서 녹여 먹으면, 꽤 오래 우물거리며 먹을 수 있었다. 비누인형 연희는 방문을 열고 비에 젖은 몸 그대로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비누 인형을 놓아둔 창틀을 보았다. 그러나 어디로 사라졌는지 비누 인형은 온데간데없고 방안 가득 비눗방울만 날리고 있었다. 연희는 멍하니 방 가운데 서 있었다. 비누 인형과 소꿉장난 하던 일, 흙놀이를 하던 일, 노을을 바라보며 언제까지나 함께 하자고 약속했던 그 날이 꿈처럼 느껴졌다. 옥상위의 민들레꽃 살고 싶지 않아 베란다나 옥상에서 떨어지려고 할 때 막아 주는 게 쇠창살이 아니라 민들레꽃이라는 것도 틀림없습니다. 그것도 내가 겪어서 이미 알고 있는 일이니까요. 그러나 어른들은 끝내 나에게 그 말을 할 기회를 안 주었습니다. 소음공해 위층으로 올라가 벨을 눌렀다. 안쪽에서 "누구세요?" 묻는 소리가 들리고도 십 분 가까이 지나 문이 열렸다. '이웃 사촌이라는데 아직 인사도 없이…….' 등등 준비했던 인사말과 함께 포장한 슬리퍼를 내밀려던 나는 첫 마디를 뗄 겨를도 없이 우두망찰했다. 좁은 현관을 꽉 채우며 휠체어에 않은 젊은 여자가 달갑잖은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안 그래도 바퀴를 갈아 볼 작정이었어요. 소리가 좀 덜 나는 것으로요. 어쨌든 죄송해요. 도와 주는 아줌마가 지금 안 계셔서 차 대접할 형편도 안 되네요." 여자의 텅 빈, 허전한 하반신을 덮은 화사한 빛깔의 담요와 휠 체어에서 황급히 시선을 떼며 나는 할 말을 잃은 채 부끄러움으로 얼굴만 붉히며 슬리퍼 든 손을 등 뒤로 감추었다. 기억속의 들꽃 “꽃 이름이 뭔지 아니?" 난생 처음 보는 듯한, 해바라기를 축소해 놓은 모양의 동전 만한 들꽃이었다. “쥐바라숭꽃……." 나는 간신히 대답했다. 시골에서 볼 수 있는 거라면 명선이는 내가 뭐든지 다 알고 있다고 믿는 눈치였다. 쥐바라숭이란 이 세상엔 없는 꽃 이름이었다. 엉겁결에 어떻게 그런 이름을 지어낼 수 있었는지 나 자신이 어리벙벙할 지경이었다. 아기장수 우투리 부부는 아기 이름을 우투리라 지었으며 우투리는 아기 때부터 남다른 모습을 보였는데, 방에 잠깐 눕혀놓고 나갔다 오면 아기가 올라갈 수 없는 시렁이나 장롱 위에 올라가 있는 것이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부부가 몰래 우투리를 바라보니 겨드랑이에 붙은 조그만한 날개로 날아다니던 것이었다. 원미동 사람들 경호네는 연탄 주문, 쌀 배달 등으로 알뜰히 살아 김포 슈퍼까지 내게 되자, 김 반장의 형제 슈퍼와 출혈 경쟁이 붙는 바람에 헐값에 물건을 살 수 있게 된 동네 사람들만 신바람이난다.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어떤 놈이든 집을 헐러 오는 놈은 그냥 놔두지 않을 테야!”하며 분노하는 영호에게 아버지 김불이는 체념의 한 마디를 던진다. “그들 옆엔 법이 있다.” 오발탄 " 나참, 오발탄 같은 손님이 걸렸군.. " 그 여자네 집 동네 노인들은 만득이가 곱단이의 신랑이 되리라는 걸 온 동네가 다 공공연하게 인정하고 있었다. 장마 "정말 지루한 장마였다." 서울, 1964년 겨울 "모두 같은 방에 들기로 하는 것이 어떻겠어요?" "혼자 있기가 싫습니다." 여관에 들어와 같이 있자고 제안하는 사내의 말을 뿌리치고 방을 각각 세개를 잡아서 한 사람씩 들어갔다. 비오는 날 동욱은 아마 십중팔구 군대에 끌려나갔을 거라고 하고, 동옥은 아이들처럼 어머니를 부르며 가끔 밤중에 울기에, 뭐라고 좀 나무랐더니, 그 다음날 저녁에 어디론가 나가 버렸다는 것이다. 시집가는 날 맹 진사: 손녀딸 갑분이 말씀인데요. 어떨까요, 김 판서 댁 자제하구? 맹 노인: 누구하구? 맹 진사: (벌떡 일어나며 소리지른다.) 호수 건너 마을 김 판서 댁 자제 미언이하구요! 맹 노인: 호오? 김 판서 댁? 좋지. 암 좋구말구! 다 잊어버린 줄 알았는데 이렇게 보니까 기억이 새록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