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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뚜기? 오뚜기 총정리!
국물이 진한 진라면, 밥 말아 먹으면 맛있는 스낵면, 짜장과 카레부터 미트볼과 춘천닭갈비까지 다양한 시리즈의 3분 요리, 골드 마요네스와 케첩, 애들은 간식으로 어른은 맥주 안주로 먹는 뿌셔뿌셔, 왠지 일요일에는 꼭 먹어줘야 할 것 같은 국내 카레 시장의 압도적 1인자 카레까지, 오뚜기의 히트 상품은 셀 수도 없습니다. 작년 9월 이 오뚜기의 창업자인 고 함태호 회장의 장례식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깔끔하고 세련된 의전이 준비되었을 것이며 검은 양복을 입은 높으신 분이 모일 것이라 생각했죠. 그런데 조문객 중에 어린 아이들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어떤 조문객보다 슬프게 울었죠. 바로 함 회장의 후원으로 새 생명을 얻은 아이들이었죠. 어떻게 살았기에 경영자의 미담이 끊이지 않고, 어떤 회사기에 오뚜기는 갓뚜기가 되었을까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식품회사 오뚜기는 장난감인 ‘오뚝이’에서 따온 이름이죠. 온갖 소스와 인스턴트식품, 냉동식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B2C뿐 아니라 B2B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상당합니다. 회사 홈페이지부터 시작해 포장 디자인과 제품 이름까지 솔직히 뭔가 촌스럽죠. 이 회사가 좋아하는 색은 노란색, 당장 오뚜기 카레나 진라면의 포장 색깔을 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회사는 1969년 함태호 회장이 마흔 살에 창업한 풍림상사에서 시작합니다. 카레라이스로 시작해 1년 간격으로 스프, 케첩, 마요네즈를 출시했죠. 1980년대 후반에는 청보식품을 인수하며 라면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동안 라면업계에서 2인자도 아닌 3인자로 고생을 했죠. 신라면과 삼양라면이 워낙 막강하니까요. 2013년 하반기, 드디어 삼양라면을 누르고 라면 시장 점유율 2위로 뛰어올랐습니다. 참깨라면과 열라면이 선전했고, 특히 리뉴얼한 진라면이 가성비가 좋기로 소문이 났기 때문입니다. 밥 말아먹으면 가장 맛있는 스낵면도 한몫 했겠죠. 2014년에는 맨유와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반 페르시와 다비드 데 헤아를 포함한 선수들이 한국을 방문했는데 퀸튼 포춘이 오뚜기 카레로 해 준 요리를 먹고 다들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인터뷰했습니다. 그리고 TV CF가 나왔는데 이게 참……. 보면 웃음을 자아냅니다. 전성기 시절의 효도르가 한국 양봉농협의 선유꿀 광고를 찍었던 때와 비슷한 느낌이죠. 2016년에 비정규직이 없는 착한 기업이라는 얘기와 함께 3년 만에 주식이 6배까지 올랐습니다. 시식사원 1,800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한 것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비정규직을 전환한 것으로 잘못 알려졌는데 아예 정규직으로 채용한 겁니다. 물론 업계 특성상 다른 회사의 시식사원도 정규직인 것이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그게 중한 게 아니죠. 갓뚜기가 된 이유는 아직 시작도 안 했습니다. 2016년 9월 창업자인 함태호 회장이 사망했는데 이 때 삼성서울병원에 찾아온 학생들을 통해 그의 선행이 알려졌습니다. 24년간 무려 4,242명의 심장질환 어린이에게 79억을 지원하여 새 생명을 얻게 해준 것이죠. 오뚜기와 함께 심장병 어린이 돕기를 하던 한국심장재단에 의하면 직접 조문을 오지 못한 아동들이 하루에 수십 통씩 추모편지를 보냈다고 합니다. 함 회장은 생전에 이런 편지를 받으면 모두 답장을 해줬다죠. 무엇이든 거침없이 대충 정리해서 배달해 드리는 내 손안의 지식인, 총정리! 이번 60화의 주제는 ‘오뚜기’입니다. - 오뚜기의 역사를 통해 갓뚜기가 된 이유를 살펴봅니다. - 심장병 어린이 돕기, 상속세, 굿윌스토어, 정규직……. 헥헥. 파파미! - 봅슬레이 국가대표를 진라면 CF 모델로 기용한 이유를 공개합니다. - 사발면 스프의 구멍, 건더기 스프에서 이물질, 갓뚜기의 응대는? - 석봉 토스트와의 콜라보, 그리고 오뚜기의 미래도 짚어봅니다. 오뚜기는 최근 네티즌 사이에서 ‘갓뚜기’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창업자인 함태호 회장의 장남, 함영준 회장이 상속세 1,500억 원을 납부하기로 결정한 것도 큰 이유였습니다. 한국에서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상속세를 내게 된 것입니다. 아시겠지만 이재용 삼성 부회장은 16억을 냈죠. 기득권, 큰 기업의 오너들에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오뚜기 부자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함영준 회장은 일반소비재 부문에서 대학생들이 뽑은 ‘닮고 싶은 CEO’ 1위로 선정되기까지 했죠. 4,242명의 심장병 어린이를 도운 것 외에도 갓뚜기의 선행이 연달아 드러나고 있습니다. 1996년에 오뚜기재단을 설립하고는 500명에게 25억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습니다. 고 함 회장은 돌아가시기 사흘 전 1,000억 원 상당의 주식을 이 재단에 기부했습니다. 아들 역시 아버지의 뜻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장애인 직업재활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굿윌스토어는 ‘장애인의 선한일터’를 표방하는 곳으로 시회복지법인인 밀알복지재단에서 설립한 곳이죠. 오뚜기는 2012년부터는 굿윌스토어에 오뚜기 선물 세트의 조립과 가공을 위탁하였습니다. 기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거리를 준 것이죠. 2015년 고 함태호 회장과 관련한 뉴스가 또 나왔습니다. 밀알복지재단에 자신의 오뚜기 주식 3만주를 기부했다는 내용이었죠. 당시 시가로 계산하면 315억이 넘는 금액입니다. 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이유는 오뚜기에서 아무런 홍보 기사도 내보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고 함 회장의 보유주식이 감소한 것이 공시되고 나서야 알려진 것이죠. 대한민국에서는 이른바 금수저라는 사람들이 몇 년간 많은 사고를 저질렀습니다. 대기업 회장 장남이 술집에서 난동을 부렸고, 중소기업 대표 아들은 비행기 안에서 행패를 부렸죠. 땅콩회항으로 대표되는 갑질은 셀 수도 없이 많습니다. 평범한 서민인 우리는 ‘저 놈들이 다 그렇지’라며 씁쓸해했죠. 하지만 온갖 선행을 조용히 베푼 고 함태호 회장, 이재용의 100배에 달하는 상속세를 내기로 한 함영준 회장을 보고 우리는 갓뚜기라 외쳤습니다. 모 종편 프로그램의 ‘착한 식당’은 참 많은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착한 식당을 찾는다는 명목의 이 나쁜 방송은 허술했고 과장과 조작 의혹으로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했습니다. 진짜 착한 기업은 소비자가 알아서 소문을 내죠. 작년에 오뚜기는 드디어 매출 2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사상 최대의 성과였죠. 특히 진짬뽕의 선전이 눈부셨습니다. 중식전문가에게도 호평을 받은 맛과 품질 때문이겠죠. 하지만 마트 시식직원을 포함한 임직원이 회사와 제품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오뚜기의 기업 문화 덕분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최근에 인기를 끌고 있는 또 하나의 일화가 있습니다. 석봉토스트에 대한 얘기입니다. 석봉토스트는 아이스께끼 장사로 시작한 김석봉 씨의 프랜차이즈입니다. 무교동 길거리의 작은 노점이 이제는 기업이 되었죠. 자신의 힘든 시절을 생각하며 가맹비도 받지 않고 불우이웃 돕기에도 열심입니다. 석봉토스트와 오뚜기의 콜라보레이션 미담은 요즘에서야 주목을 받지만, 사실 2004년 김석봉 사장이 출간한 “석봉 토스트 연봉 1억 신화”라는 책에 실린 내용입니다. 김석봉 사장은 2001년 SBS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번 돈을 어떻게 쓰는가에 대한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한 정장 차림의 중년남자가 찾아와 어느 회사 제품의 소스를 쓰고 있냐고 뜬금없는 질문을 했죠. 어떤 의도로 묻는 것인지 몰라 김석봉 사장은 긴장했다고 합니다. 대답도 하기 전에 그 남자는 자신이 오뚜기식품에서 나온 박광명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오뚜기식품 아시죠?”라는 그 남자의 질문에 김석봉 사장은 ‘물론이죠. 지금 쓰는 소스도 오뚜기 건데요.’라고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이어서 그 오뚜기 직원은 “어제 그 방송을 보고 우리 사장님이 감동을 했습니다. 그래서 당장 찾아가서 어떤 소스를 쓰는지 물어보라고 해서 왔습니다.”라고 밝혔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석봉토스트 얘기를 듣고 소스를 무상으로 제공할 테니 앞으로도 좋은 일 많이 해달라는 얘기였습니다. 여기에 김석봉 사장은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원래 쓰던 오뚜기식품 소스인데 분에 넘치는 호의여서 망설였다고 하죠. 하지만 먼 길까지 찾아와 좋은 일에 동참하겠다는 선한 마음을 거절할 수 없었고 이후 오뚜기식품에서 생산하는 소스를 협찬 받고 있다고 책에서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 미담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김석봉 사장은 소스 비용을 절감한 만큼 할아버지들 드리던 달걀을 한 판에서 두 판으로 늘였다고 합니다. 선행의 연쇄작용 때문에 살맛이 났다면서 약육강식의 법칙이 아니라 나눔의 법칙으로 움직이는 양심의 자본주의가 있다는 확실을 갖게 됐다고 고백했죠. 총정리 31화에서 다룬 LG전자와 함께 오뚜기에 향한 소비자의 열광, 그 본질적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더피알 박형재 기자의 해석이 가장 와 닿았습니다. 이 두 기업은 삼성과 농심에 밀린 2인자였죠. 하지만 이제 바른 기업의 이미지로 자리매김했죠. 도덕성으로 칭찬받는 것은 전통적인 마케팅 이론에서 비중 있게 다루는 방식이 아닙니다. 돈을 들여 홍보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숨은 선행을 발굴해냈습니다. 다른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티가 납니다. 홍보팀이 이벤트를 기획하면 옷을 맞춰입고 연출된 사진을 찍어댄 후 언론에 배포합니다. 하지만 LG전자와 오뚜기의 선행은 그 과정과 결과에서 흔한 인증샷 하나 찾을 수 없습니다. 여기에서 소비자들은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는 우리가 알고 있던 대기업의 스테레오타입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흔한 갑질이나 상속문제, 비정규직문제, 골목상권침해 같은 것이 흔한 대기업의 일상이었죠. 재벌 2세, 3세의 각종 사고에 진절머리가 날 지경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뚜기는 달랐습니다. 촌스러운 디자인만큼 허술했지만 아픈 아이들에게 새 생명을 주었고 장애인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정직한 경영자는 존경을 받고 있고 회사 제품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평소에 라면을 즐기지 않지만 이 글을 쓰자마자 저는 진라면을 하나 끓여먹었습니다. - 이 글은 전체 방송의 일부분만 다루었습니다. - 무엇이든 정리해드리는 "총정리" - 아래 주소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 PC, 모바일: http://www.podbbang.com/ch/12078 * 아이폰 팟캐스트: https://itunes.apple.com/kr/podcast/chongjeongli/id1130129527?mt=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