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핏_비즈니스
by
BENEFIT
https://media.vingle.net/images/co_m/hkqomjalig.jpg
베네핏_비즈니스
138 Followers
우리 바비(Barbie)가 달라졌어요
여자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하나쯤은 있을 소녀들의 로망, 바비인형. 큰 눈에 오똑한 코, 잘록한 허리와 긴 다리를 가진 바비인형을 보면서 '나도 바비처럼 예뻐지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무의식중에 바비는 미의 기준이 되어버린다. 의사 바비, 소방관 바비, 우주비행사 바비, 가정주부 바비 등 다양한 캐릭터가 있어도 인형 위에 입혀진 제복은 비현실적인 외모를 부각하는 도구로 전락할 뿐이다. 전 세계적으로 바비인형이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Photo cc via nathália carpenedo ferrari / flickr.com) 그랬던 바비인형이 확 달라졌다. 바비를 만드는 세계적인 완구회사 마텔은 다양한 피부색, 키, 몸매, 눈동자 색을 적용한 인형을 출시하더니, 지난해에는 실존 여성을 모델로 한 '여성영웅(Shero)' 캠페인을 진행했다. 외모를 바꾸는 것에 이어, 인형에 스토리를 부여한 셈이다. 모델이 된 6명의 여성은 성 고정관념에 도전하면서도, 그들이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사람들이다. 명단은 이렇다. (왼쪽부터 트리샤 이어우드, 시드니 메이헴 카이저, 에미 로섬, 에바 두버네이, 크리스틴 체노웨스, 에바 첸) - 에바 두버네이(Ava DuVernay) : 마틴 루터 킹을 다룬 영화 '셀마'의 감독이자, 흑인 영화인들이 영화계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돕는 단체 African American Film Festival Releasing Movement의 설립자 - 에미 로섬(Emmy Rossum) : 배우이자 가수면서, 동물을 죽이는 것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전개하는 동물복지단체 Best Friends Animal Society의 대변인 - 시드니 메이헴 카이저(Sydney "Mayhem" Keiser) : 보그, 제이크루 등 유명 브랜드와 협업 중인 다섯 살의 패션 디자이너 - 에바 첸(Eva Chen) : 럭키 매거진 최연소 여성 편집장 - 크리스틴 체노웨스(Kristin Chenoweth) : 토니상과 에미상 후보에 올랐던 배우이자 가수, 크리스틴 체노웨스 예술교육기금의 설립자 - 트리샤 이어우드(Trisha Yearwood) : Country Music Award 수상자, 베스트셀러 작가, TV 쇼 Trisha's Southern Kitchen의 진행자 마텔은 이 인형들을 한 개씩만 제작해 경매를 부친 다음 그 수익금을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하지만 바비의 새로운 변화를 지켜본 대중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특히 셀마를 연출한 에바 두버네이 감독을 모델로 한 바비인형은 대중들의 열화와 같은 호응에 힘입어 결국 대량생산에 들어가 판매를 시작했다. 최근 이 shero 컬렉션에 한 명이 추가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바로 미국의 유명 플러스사이즈 모델 애슐리 그레이엄이다. 평소 여성의 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노력해 온 그레이엄은 마텔과의 협업에서 그녀의 외모와 특징을 정확히 표현해낼 것을 요구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thigh gap'이라고 불리는 허벅지 사이의 공간을 없애달라는 것. 완성된 바비 인형은 허벅지 사이의 공간을 없앴을 뿐만 아니라 둥근 배, 둥근 엉덩이 등 그레이엄의 특징을 충실히 본떠 만들어졌다. 이 제품 역시 에바 두버네이 인형처럼 대량생산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혹자는 마텔이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이러한 인형을 출시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한다. 아무렴 어떤가. 이제 소녀들은 '바비처럼 예뻐져야지'하고 말하는 대신, '나도 바비처럼 유명한 영화감독이 되어야지' 혹은 '차별을 극복하고 성공한 여성이 되어야지'라는 새로운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아, 이 얼마나 반가운 변화인지. Images courtesy of Mattel, Glamour 에디터 성노들
2017년 경제는 사회적경제로 시작하자 - 주목할만한 서울시 사회적경제기업 3곳
올해 경제도 쉽지 않다. 조선업 구조조정과 국정 농단 사태 등 각종 악재 속에서 추진력을 상실했고, 계속되는 내수 부진과 AI와 같은 부정적 외부효과들로 인해 경제 활성화는 멀게만 느껴진다. 5년째 이어지는 2%대의 저성장은 올해도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회복은커녕 점점 침체의 늪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만 같다. 하지만 아직 희망을 버리긴 이르다. 우리 경제 회복의 희망은 바로 사회적경제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 경제의 어려움은 하나의 공동체로서의 불안과 성장 동력의 고갈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지속가능한 발전’과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경제야말로 우리 경제의 새로운 가능성인 셈이다. 서울시는 이러한 가능성을 확장하고자 우수 사회적경제기업 선정·육성 사업을 펼치고 있다. 시는 2013년부터 지속가능성과 사회적가치를 잘 구현하고 있는 사회적경제조직을 선정하고, 체계적으로 지원중이다. 서울시 사회적경제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면 회계, 인사, 법률 등 각종 행정 지원은 물론, 홍보 및 마케팅 지원을 받을 수 있고, 개별 기업마다 필요한 맞춤 컨설팅도 제공한다. 사회적경제기업으로서는 한단계 높이 도약할 수 있는 모멘텀이 생기는 것이다. 지난 3년간 지원받은 사회적기업의 매출 성장을 살펴 본 결과, 약 50%가 향상해 그 육성 효과는 이미 입증되었다. 이번 2016년 서울시 사회적경제 우수기업 또한 ‘지속가능성’과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경제조직들로 채워졌다. 그중에서 주목할만한 3곳의 사회적경제기업을 소개한다. 1. 우리도 할 수 있다 - (주)청밀 경제가 어려워지면 누구보다 제일 힘든 이들이 누굴까? 바로 사회 취약계층이다. (주)청밀의 시작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긴축 정책에 따른 복지 축소와 빈곤 심화로 인해 노인 등 일자리 취약계층에겐 '하루 벌어 하루 먹는다'는 말은 그저 한탄이 아니라 현실이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사회적기업 (주)청밀은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과 그들에 대한 ‘사회적인식 개선’의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그때만 하더라도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제정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제대로 된 지원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고용한다는 것은 경영상 상당한 부담이었다. 하지만 (주)청밀은 취약계층과 함께 노력했고, 모두 걱정했던 리스크를 극복해 지금은 어엿한 중견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주)청밀은 식자재유통 사업을 주력으로 농산물전처리, 농산물 유통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또 풀무원 등 많은 일반기업과 협력하고, 많은 사회복지기관에도 안정적으로 먹거리를 공급한다. 또 직접 농산물 공급지와 거래하며 양곡, 달걀, 수산 등에 특화된 영역을 확보하는 등 유통업체로서도 활약 중이다. Images courtesy of chungmil.co.kr 2. 자신의 이름을 찾다 - 광진아이누리애 사회적협동조합 우리나라에서 여성의 사회생활은 어렵다. 양성평등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우리 사회는 남성 중심적으로 움직이며, 여전히 남성의 법칙이 지배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성 중에서도 특히 엄마는 더욱 심하다. 가족 측면에서 ‘아이를 낳고 키우라’는 극히 제한적인 역할만 주어졌을 따름이다. 결국, 여성은 자기 자신은 사라지고 부모의 딸, 남편의 부인, 자식의 엄마로만 남게 된다. 광진아이누리애 사회적협동조합(이하 광진누리애)은 여성들의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한 노력의 결실이다. 광진누리애는 광진구 지역여성들이 모여 만든 마을기업으로 부모들에게 아이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육아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광진구 부모 평생교육원도 운영한다. 또 조합원들은 발효차, 수제 잼 등 먹거리를 만들어 쇼핑몰 ’바른'에서 판매 중이다. 사업으로 얻어지는 수익은 다시 지역 내 여성의 복지 증진 사업에 투자함으로써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동시에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고 있다. 3. 같이 살아가기 위해, 같이 영화를 보자 - 사단법인 배리어프리 영화위원회 매주 CBS 라디오에서는 ‘소리로 보는 영화’라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방송된다. 말 그대로 소리로 보는 영화로, 영상 도움말과 내용 해설을 통해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들려준다. 이처럼 기존 영화의 소리에 화면을 설정하는 음성을 추가하는 등 시청각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과 함께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제작된 영화를 ‘배리어프리’영화라고 한다. 사단법인 배리어프리 영화위원회는 우리나라에서 배리어프리 영화를 널리 알리고 있는 사회적기업이다. 전문영화인들로 구성된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는 사회적기업으로서 시청각장애인 등 자신의 제약 때문에 영화를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이들에게 배리어프리 영화를 제작, 공급하고 있다. Images courtesy of barrierfreefilms.or.kr) 일반인 입장에서 보면 내용에 방해만 되리라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장애인을 위한 목소리나 자막 설명 또한 영화라는 하나의 틀에서 믹싱 작업을 거쳐 영화 완성도를 그대로 유지한다. 오히려 장애인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며 그들이 그동안 어떻게 영화를 봤는지, 무엇 때문에 힘들었는지 직접 경험하며 공동체의식까지도 느낄 수 있다. ‘같이 살아간다’는 상생이야말로 지금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사회적가치가 아닐까? 사회적기업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는 그 상생을 세상에 알리고 있다. (배리어프리 영화는 모두 무료로 상영되며, 일정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의 사회적경제조직은 우리 주변의 보이지 않는 틈을 채우고, 소외된 이들의 상처를 보살핀다. 사회적경제는 단지 가난한 사람들이 아니라 나의 친구, 너의 이웃, 우리의 동료로 향한다. 바로 그 방향이 우리 경제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길이다.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사회적경제기업을 응원한다. Images courtesy of barrierfreefilms.or.kr
자폐성 장애인은 단순 업무만 하라는 법이 있나요?
우리나라에서 자폐성 장애인이 가질 수 있는 직업은 그리 많지 않다. 바리스타나 제과제빵 또는 공장 생산직 등. 단순 반복 작업만이 그들에게 보기로 주어질 뿐이다. 그나마 일자리를 얻을 수 있으면 다행. 실제로 자폐성 장애인은 전체 장애인 중에서도 가장 낮은 취업률을 보인다. 비즈니스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국내외 다양한 소셜벤처들은 몇 년 전부터 이러한 자폐성 장애인의 자립 문제에 주목해왔다. 단순 생산직을 넘어 장애인의 특질을 고려한 직업을 개발하는가 하면 사회성을 높이고 삶의 질을 개선할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사안이 복잡하고 중대할수록 그 답을 찾기 쉽지 않은 법. 평소 다양한 소셜벤처를 만나는 일이 많았던 국내 최초의 사회혁신 컨설팅 기업 MYSC는 생각했다. 소셜벤처, ‘집합적 임팩트 창출’을 말하다. ‘자폐성 장애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다양한 주체가 모여 서로 연결된다면 훨씬 효과적인 모델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에 대해 MYSC가 제시한 답은 집합적 임팩트 창출(Collective Impact). 일종의 어벤저스처럼 하나의 소셜미션으로 중심으로 다양한 주체가 모여 시너지를 내는 일이다. 집합적 임팩트는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다양한 섹터, 기관들이 힘을 모으는 과정으로 단순한 협업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투자 등을 기반으로 한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사회혁신채권(SIB) 역시 집합적 임팩트의 예다. 이처럼 ‘자폐성 장애인의 일자리, 자립’이라는 하나의 사회문제를 두고 MYSC는 먼저 현재 소셜섹터에서 활동 중인 다양한 팀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텃밭 활동을 통해 자폐성 장애인의 사회성을 길러주는 동구밭, 초능력 콩 감별사란 이름으로 자폐성 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한 바리스타 일자리를 창출한 커피지아, 자폐성 장애인을 위한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는 피치마켓, 디자인 놀이도구로 스트레스를 이완하는 플레이 31,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열린 게임 공간을 운영하는 모두다가 바로 그들이다. ‘Autism spectrum disorder Impact Network (A.I.N)’ 이란 이름으로 모인 이들은 최근 구체적인 첫 번째 실험에 나섰다. 바로 고기능성 자폐 및 아스퍼거 증후군의 SW 테스터로서 가능성을 점쳐보는 <Autism@work : IT 소프트웨어 테스팅 교육 프로그램>, (이하 <Autism@work>)이다. 자폐성 장애인이 SW 테스터가 될 수 있을까? <Autism@work>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에 재능을 보이는 자폐 청년을 선발해 그 능력을 개발하고 점검하는 시간이었다. 특정 분야에서 일반인보다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자폐성 장애인의 재능을 발굴하고 이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지난 8월 말 3명의 학생을 선발했으며 2개월간의 교육을 통해 2명을 재선정,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SAP 코리아에서 3주간 인턴십 과정을 제공했다. 약 6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친 지난 12월 22일, MYSC는 다양한 주체들을 한 자리에 모으고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소기의 성과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A.I.N.을 비롯해 SAP 코리아, D.KOREA, 테스트웍스, 모두다, MYSC가 함께한 그 구체적인 결과물은 다음과 같다. 먼저 MYSC는 학생들의 선발을 비롯해 전체 코디네이터를 맡았다. A.I.N. 등을 통해 컴퓨터에 재능을 보이고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고기능 자폐성 장애인을 모집했으며, 면접 과정에서는 자폐성 장애인의 재능은 물론 부모님과의 면담 등을 통해 개인의 특성에 대해 알아갔다. 그렇게 선발된 최종 3인을 기다리고 있던 건 SW테스트 전문 예비사회적기업 테스트웍스와 함께하는 스포트웨어 테스팅 전문교육. 이들은 함께 소프트웨어 테스팅 국제자격증(ISTQB) 취득을 준비했는데, 목표한 기간 안에 3명 모두 자격증을 얻는 성과를 냈다. 이와 동시에 선발된 3인은 모두다에서 진행하는 커뮤니케이션 역량 강화 교육을 받았다. 사실 자폐성 장애인이 구직시장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는 이유는 사회성 부족에 있다. 원만한 의사소통이 힘들다 보니 일자리를 구하더라도 근속연수가 채 1년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커뮤니케이션 교육이 필요한 법. A.I.N. 소속이자, 게임을 통해 자폐성 장애인의 사회성을 길러주는 모두다는 이런 면에서 최고의 파트너였다. 모두다는 게임을 통한 강점강화 지도를 통해 업무 수행능력을 증진한다는 목표를 바탕으로, 자폐성 장애인들과 다양한 게임을 즐기며 이들의 변화 등을 기록했다. 그 결과 시간이 지날수록 업무 집중력, 자신감, 사회적 의사소통 능력 모두 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 있었는데 이러한 내용을 실제 업무 시에도 참고할 수 있도록 도왔다. 모든 교육이 끝난 후 이들에게 남은 건 SAP 코리아에서 펼쳐지는 3주간의 인턴십. 글로벌 IT/SW 기업 SAP를 통해 맛보는 첫 사회생활이었다. 사실 SAP는 2013년부터 자폐증 환자의 취업에 누구보다 발 벗고 나선 기업이다. 이들은 ‘Autism@work’라는 자폐성 장애인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아일랜드, 영국, 캐나다, 인도 등에서 업무 역량을 갖춘 고기능 자폐성 장애인을 채용하고 있다. 2020년까지 전체 직원의 1%를 자폐성 장애인으로 채용하는 것을 목표를 세웠으며 한국에서는 작년 4월 첫 프로그램을 런칭했다. <Autism@work : IT 소프트웨어 테스팅 교육 프로그램> 역시 그 일환으로 진행된 것으로, 융합형 창의인재 양성을 지원하는 비영리 재단 D.KOREA는 후원사로 함께 했다. 다양한 과정 중 실제 업무를 함께한 SAP 직원들의 이야기는 프로그램의 성공 가능성을 충분히 점쳐볼 만했다. 모두 입을 모아 자폐 청년들의 능력이 일반 직원 못지않다 말한 것은 물론 점심시간에도 활발하고 사교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다만 여러 주체가 공통으로 아쉬움을 내비친 부분이 있었다면, ‘기간’이었다. 2개월의 교육과 3개월의 인턴십 등 좀 더 다양한 이야기를 도출하기에는 짧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향후 지속가능성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면에서는 유의미한 파일럿 프로그램이었단 점은 분명했다. 관련 주체들 역시 계속해서 협력해 나가고 싶다는 의지와 기대감을 동시에 비췄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고,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이에 관해 MYSC 김정태 대표는 ‘한 번 하고 말 프로그램이었다면 시작도 하지 않았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특히 일반 협업이 선수 각자의 점수를 합산하는 복식 게임이라면, 집합적 임팩트는 공격과 수비 등 각자 다른 역할을 맡은 선수들이 하나의 팀을 이룬 축구와 같다며, 집합적 임팩트 창출이 가져올 무한한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자폐성 장애인의 자립이란 화두를 중심으로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A.I.N.과 <Autism@work>. 이들이 앞으로 어떤 해결책을 만들어 나갈지 그 구체적인 모양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첫 실험을 통해 던지는 메시지는 확실하다. 바로 혼자보다 여럿이 힘을 합칠 때 다양한 가능성의 세계를 열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처음으로 자폐성 장애인, 특히 고기능성 자폐성 장애인이 꿈꿀 수 있는 새로운 직종의 문을 열었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교육 과정 또한 확립했다. 비록 이번에는 인턴십이 실제 취업까지 이어지진 못했지만, 국내 첫 고기능성 자폐 S/W 테스터가 탄생할 순간. 그날이 멀지 않았다. 사진제공 : MYSC
EDITOR'S PICK | 올해의 워커홀릭
누군가 한 사회적기업가에게 물었다고 한다. “그렇게 일이 많은데 대체 퇴근은 언제 하세요?” 질문을 받은 사회적기업가는 잠시 어안이 벙벙했고, 이내 사업하는 사람에게 출근과 퇴근이 따로 어딨냐는 답을 돌려주었다. 사업과 개인 삶이 도저히 분리될 틈이 없는 것. 이는 절대 비단 몇몇 대표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일 중독’ 아니냐 말하기엔 그들의 삶은 다분히 매력적이다. 올 한해도 수고한 그들의 삶을 돌아보며 작은 응원의 인사를 보내고 싶다. 1. 매일 밤 10시, 아이들이 잠든 후 그녀가 움직인다 "매일 밤 10시, 아이들이 잠든 후 40대 주부가 향하는 그곳은?" ‘충격, 경악, 헉’ 같은 낚시성 감탄사가 뒤따를 것 같은 위 질문에 대한 답은 애석하게도 광고성 인터넷 기사가 좋아할 만한 장소는 아니다. 우리 나이로 10살, 12살 남매를 둔 임신화 이사장은 발달 장애를 앓고 있는 두 자녀가 모두 잠든 뒤에야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으로 다시 발걸음을 돌린다. 그 시간은 보통 밤 10시. 몇몇 서류작업과 수업 준비를 마무리 하다 보면 어느새 자정을 훌쩍 넘기기 일쑤다. 그렇다고 그녀의 낮 시간대가 개인적인 업무로 채워져 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낮에는 종일 외부 사람들과 미팅을 하고 치료실을 운영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러다 보면 이런저런 업무는 자연스레 모두가 잠든 저녁 시간으로 밀리기 마련. 출근이 밤 10시라면 퇴근이 따로 없는 삶인 셈이다. 임신화 이사장을 보면 한없이 안쓰럽고 미안하고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직장 동료들의 말처럼 그녀는 자신을 한없이 불태우고 있다. 그녀가 이토록 쉼 없이 달리는 이유는 단 하나. 더는 '자녀보다 하루 더 사는 게 장애아동 부모의 꿈’이 되지 않길 바라기 때문이다. 장애아동 양육에 대한 부담이 고스란히 부모의 몫으로 돌아오는 대한민국에서 그녀는 최초의 한국형 공동체 캠프를 만들고 싶다는 꿈이 있다. 부모가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두고 맘 편히 여행도 다니고 눈도 먼저 감을 수 있는 세상. 이를 위해 오늘도 세상의 모든 장애 아동 부모를 대신해 달려나가는 그녀를 응원한다. (에디터의 글 ► 부모와 자녀가 함께 꿈꾸는 놀이터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 2. 인생은 스겜스겜 1년 과정의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이 끝나기도 전에 창업팀이 알려지는 일은 거의 없다. 적지 않은 창업팀이 육성사업이 끝날 무렵에야 법인 등록을 마치거나 간신히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열린 게임 공간을 운영하는 ‘모두다’는 그런 면에서 도저히 갓 창업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 팀이었다. 게임이 너무 좋아 게임 회사에 들어갔지만, 발달 장애인은 대부분 살면서 한 번도 게임을 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직접 게임 공간을 차린 여자. 모두다의 박비 대표는 인생도 마치 게임처럼 즐기던 사람이었다. 그녀는 인터뷰 당시 꽤 다양한 퀘스트를 동시에 깨나가고 있었다.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받으며 서너 개의 지원사업을 추가로 진행 중이었으며 KAIST 사회적기업가 MBA 과정을 밟고 있었다. 여기에 하나 더, ’게임 골라주는 여자’, 일명 게골녀라는 이름으로 기고하는 정기 칼럼까지. 넥슨 판교 사옥의 유리 한 장은 자기가 해 넣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던 그녀가 요즘에는 게임을 할 시간도 없다는 말이 전혀 농처럼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박비 대표는 모두다를 처음 방문한 사람은 꼭 게임을 하고 가야 한다며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서려는 나를 돌려세웠다. 그녀의 선택은 보드게임, 스플렌더. 예상대로 그녀는 고수였고 세 명의 플레이어 중 나는 꼴찌였다. 패배를 직감한 그 순간 한 판 더를 외치고 싶었지만, 중간중간 ‘스겜스겜’을 외치던 그녀를 떠올리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비록 나는 인터뷰 이후 두 계절이 지나도록 모두다를 다시 방문하지 못했지만, 벌써 3호점을 낼 준비를 하고 있다는 모두다의 소식을 듣고 있노라면 그 비결이 어디 있는지 너무 쉽게 알 것만 같다. 빠르고 승부에 강하지만 약자의 편에 서는 사람 박비. 앞으로도 그녀의 행보를 기대한다. (에디터의 글 ► 성공한 게임 덕후가 말하는 자기 계발의 정석) 3. 이 바쁜 남자가 사는 법 2014년 가을, 2015년 여름, 2016년 가을. 일을 시작한 후로 1년에 꼭 한 번씩은 카페형 심리상담소 토닥토닥 협동조합의 이영희 대표를 만났다. 그때마다 그는 가장 스케줄을 잡기 어려운 인터뷰이였고 나 역시 매년 또 연락한다는 게 미안할 정도였다. 하지만 어쩌겠나. 그는 정말 잘 나가는 걸, 많은 기업과 단체에서 그를 사랑하는걸. 이영희 대표는 한 달에 보통 30회 가까운 러브콜을 받는다고 말했다. 연말이면 그 수는 거의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10월 말 간신히 그를 만났을 때 듣기로 11월에는 이미 17개의 강의가 잡혀있다고 했다. 그나마 거르고 거른 것이 그 정도라니 그의 스케줄이 분초 단위로 쪼개져 있으리란 건 보나마나였다. 그 많은 강의와 상담과 회사 운영을 소화해 내는 그를 보면 나도 모르게 늘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어떻게 저게 가능할까? 그런데 3번째 그를 만나고서야 그 이유가 어렴풋이 짐작이 갔다. 3번째 그를 만난 인터뷰는 10명을 훌쩍 넘기는 전 직원이 함께하진 못했지만, 7명의 토닥토닥 사람들과 이영희 대표를 함께 만난 자리였다. 각자 맡은 업무도 나이도 다양하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토닥토닥은 정말 좋은 곳이라고, 행복한 곳이라고. 출근하지 않을 때도 신경 쓰이고 언제나 어디서나 잘 되길 바라는 곳이라고 말이다. 사람의 마음을 만지는 사람들이라서 그럴까. 그들은 정말 마음을 다해 서로를 위하고 있었다. 이런 직원들이 있으니 어찌 대표가 멈출 수 있을까. 반대로 그가 계속해서 달릴 수 있는 이유 역시 믿음직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직원들 덕분일 것이다. 그렇게 3번째 이영희 대표를 만나고 돌아서는 길. 그에 대한 내 바람 역시 한결같다. “대표님, 빨리 서울에도 토닥토닥협동조합 만들어주세요!” (에디터의 글 ► 사람의 마음 밭을 돌보는 공간, 토닥토닥협동조합에 가다!) 에디터 이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