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읽어보기
by
rambfer
나중에 읽어보기
0 Followers
여성이 신비감을 잃으면 끝인가요? - 스핑크스(Sphynx)를 통해 본 여성의 매력
스핑크스(Sphynx)하면 떠오르는 것이 이집트 기자의 쿠푸왕 피라밋 주변에 있는 코가 무너진 석상이 대표적인데요. 스핑크스는 이집트 이외의 지방에도 널리 알려져 있었다고 합니다. 반드시 여성 캐릭터는 아니었고, 남성 캐릭으로 나타난 전설도 있다고 합니다.  이번엔 미술작품에 나타난 스핑크스에 대한 묘사를 중심으로 작품에 나타난 여성의 심리에 대해 분석해 보려 합니다. 다만... 작품을 그린 작가들이 100% 남성이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남성이 생각한 여성의 심리라 할수도 있는데, 제가 생각한 대로 작가들이 생각하고 그린게 아니므로 원작자의 의도와는 다른 분석이 될수도 있을 것 같아요. 즉 꿈보다 해몽이 될수도 있단 얘기죠 ^^*   스핑크스는 이집트 외에 시리아 ·페니키아 ·바빌로니아 ·페르시아 ·그리스 등지에도 일찍부터 알려져 있다. 특히 그리스 신화에서는 에키드나와 오로토로스의 아들, 또는 라이오스의 딸이라는 등 여러 가지 전설이 있다. 그 중에서도 테베의 암산(岩山) 부근에 살면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아침에는 네 다리로, 낮에는 두 다리로, 밤에는 세 다리로 걷는 짐승이 무엇이냐”라는, 이른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내어 그 수수께끼를 풀지 못한 사람을 잡아먹었다는 전설은 유명하다. 그러나 오이디푸스가 “그것은 사람이다(사람은 어렸을 때 네 다리로 기고, 자라서는 두 발로 걷고, 늙어서는 지팡이를 짚어 세 다리로 걷기 때문에)”라고 대답하자, 스핑크스는 물속에 몸을 던져 죽었다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스핑크스 [Sphinx] (두산백과) 고대 그리스 화병이나 조각 작품에 나타난 스핑크의 모습인데요. 공통적인 특징은 여성의 얼굴, 맹수의 손발.. 즉 네다리.. 그리고 새의 날개를 갖고 있네요. 이렇게 날개를 가진 스핑크스가 자신이 낸 수수께끼를 맞춰버렸다고 물에 뛰어들어 죽는다는 것이 좀 어색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얼마나 속상했으면 그랬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통상 단순한 괴물류로 표현되던 스핑크스가 19세기 상징주의 화가 - 특히 구스타프 모로나 폰 슈투크 - 의 작품세계에서 갑자기 강한 성적 매력과 함께 치명적인 죽음을 선사하는 여성 캐릭터 - 팜므파탈 - 의 이미지를 부여받게 됩니다. The-Victorious-Sphinx-artist-Gustave-Moreau, 1886 모로의 1886년 작품을 보면 스핑크스의 전설에 나온대로 도도한 모습으로 바위 위에 지키고 앉아 지나가는 여행객들에게 수수께끼를 내고 맞추지 못하면 잡아먹어 버린 모습이 섬뜩하게 그려져 있어요. 스핑크스의 얼굴은 하얗게 빛나고 머리엔 꽃장식을 했고 풍만한 가슴엔 잔혹성이란 하나도 보이지 않지만 스핑크스의 가슴 아래로는 사자의 모습을 하고 있네요. 그 아래로는 희생된 남자들이 애처롭게 매달려 있거나 썩어가는 모습으로 방치되어 있습니다. 스핑크스의 눈은 감정도 없이 냉정하게 먼 곳을 바라보며 다음 희생자를 기다리고 있는 듯 하군요. 바위산 아래쪽의 검붉은 색조는 아직도 마르지 않은 희생자의 피가 뭍어 있는 것 같은 흉흉한 분위기입니다. Jean_Auguste_Dominique_Ingres_-_Oedipus_and_the_Sphynx, 1808년 고전주의의 대가 앵그르가 표현한 스핑크스와 외디푸스의 모습입니다. 외디푸스의 발치에는 희생자의 유골과 발바닥만 보이는 시체가 널려 있고, 언덕 아래쪽에서는 또다른 여행자가 올라오다가 스핑크스를 발견하고 허걱~~ 하고 도망치려는 순간을 그린 것 같네요. 스핑크스가 수천년간 호적수없이 지내왔지만 오늘은 드디어 외디푸스라는 호적수를 만난듯 합니다. 그간의 겁에 질렸던 여행자들과 달리 외디푸스는 자신만만하고 약간은 건방진 태도도 스핑크스와 마치 네고를 하는 것 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네요. 역시 이 작품에서도 스핑크스의 얼굴은 어둠 속에 있긴 하지만 냉정한 눈을 하고 있는 것을 볼수 있고 빛을 받고 있는 상반신이 유독 강조되어 보이는 군요. 그래도 아직 스핑크스의 치명적인 성적 매력은 발산되지 않은 모습입니다. Franz_von_Stuck_le_Baiser_du_Sphinx_the_Kiss_of_the_Sphinx, 1895 스핑크스가 나그네를 덮치는(?) 순간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프란츠 폰 슈투크는 스핑크스나 릴리쓰를 소재로 한 작품을 통해 에로스와 타나토스의 공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팜므파탈의 존재들을 그림으로 표현했는데요. 위의 작품도 그런 주제의식을 강렬히 드러내고 있죠. 전체적으로 붉은 빛이 도는 배경으로 관능적인 느낌을 표현했구요. 희생자가 될 남성은 지금 죽음 직전의 최후의 열락을 맛보는 상황이겠죠. 마치 숫사마귀가 교미후에 암사마귀의 먹이가 되는... 아니.. 교미중에 머리부터 먹힌다고 했던가요..? 여행자의 옆구리를 두르고 있는 맹수의 앞발은 이미 여행자의 살을 파고들 것만 같은데 여행자의 표정이나 오른손은 쾌락의 극치를 맛보고 있는 듯 합니다. FranzVonStuck-The-Sphinx-V2-c1889 슈투크가 그린 또다른 스핑크스의 모습인데요. 완전한 여인의 몸을 하고 있습니다. 맹수의 앞다리도 하반신도 없어지고 온전한 여성의 육체이지만 그 속성은 스핑크스와 다르지 않다는 것으로 읽혀지죠.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수 없는, 그 끝은 죽음 뿐인 스핑크스의 속성... 아니 팜므파탈의 속성임을 슈투크는 그림을 통해 얘기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자태로 기다리고 있는 매혹의 여성. 파국의 결과를 알면서도 부나방처럼 이끌리는 남성. 슈투크가 생각한 남녀 관계의 위험성은 당시 세기말로 치달아가며 문란해진 성풍속과 매독의 만연이라는 사회상의 영향이 크다 하겠지요. 예술, 애무 혹은 스핑크스, Fernand_Khnopff, 1896 페르난드 크노프의 스핑크스를 묘사한 이 작품은 크노프 작품 중에 유명한 작품이죠. 표범? 치타?의 몸을 한 스핑크스는 자신의 얼굴이고, 외디푸스의 얼굴은 평생 아끼고 사랑한 자신의 여동생 마르그리트의 얼굴이라고 합니다. 제목을 통해 유추해 볼수 있는 것은 스핑크스라는 존재가 크노프에게 있어서는 여성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예술을 의미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사랑스럽게 애무하고 얼굴을 부비는 달콤한 희열이 있는 것과 동시에 배위에 올려져 있는 맹수의 발톱은 언제나 육신을 갈기갈기 찢어놓을수도 있는 위험성이 상존한다는 불편한 진실. 그래서 외디푸스의 얼굴이 마냥 편해보이는 않는지도 모릅니다. 예술에 취해 그 열락 안에서 살다 그 안에서 파멸한 예술가들의 사례는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이죠. Oedipus_and_the_Sphinx, Gustav Moreua, 1864 구스타프 모로가 그린 외디푸스와 스핑크스입니다. 역시 화면 아래쪽에는 다른 희생자의 비참한 모습이 깔려 있구요.. 그런데 모로의 이 버전의 스핑크스는 그간의 스핑크스와 사정이 사뭇 다릅니다. 외디푸스의 몸에 애완동물마냥 구애하는 표정으로 외디푸스를 응시하며 달라붙어 있죠. 맹수의 앞발은 발톱을 감춘채 안간힘을 다해 단지 그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정도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구요. 스핑크스의 육탄 공세에도 불구하고 외디푸스의 표정은 아주 냉담해 보입니다. 외디푸스의 표정에는 '너 따위에게는 흥미가 없어. 수수께끼가 풀린 스핑크스는 더 이상 스핑크스가 아니다' 라고 말하는 것 같네요. 오늘 제목으로 정했던 주제가 등장하는 부분인데요. 어쩌면 스핑크스라는 여성(?)에게 그녀가 품었던 수수께끼는 그녀의 마지막 보루... 끊임없는 신비감을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 수수께끼가 외디푸스라는 호적수에게 풀린 그때... 그녀의 바닥까지 드러나버린 텅 빈 존재감이란 이제 외디푸스를 품지 않으면 견딜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 아닐까요? 나의 마지막 비밀을 알아버린 그에게만은 얌전한 애완동물이 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조차 허락하지 않는 외디푸스의 냉담함에 스핑크스가 물로 뛰어들어 스스로 생을 마감한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후일 외디푸스는 모로의 작품에 나타난 냉담한 눈길에 대한 처절한 댓가를 치르게 됩니다. 오이디푸스가 수수께끼를 풀어 스핑크스를 죽인 후 왕위에 올랐고, 모친인 줄도 모르고 왕비를 아내로 삼았다. 둘 사이에는 네 자녀가 태어났는데, 왕가의 불륜이 사단이 되어 테베에 나쁜 병이 나돈다. 오이디푸스는 그 원인이 자기 자신임을 알자 두 눈을 뽑아내고 방랑의 길을 떠나 코로노스의 성림(聖林)에서 죽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오이디푸스 [Oedipus] (두산백과) 물론 자신의 두 눈을 뽑은 것이 스핑크스를 냉담하게 대했기 때문이라는 것은 너무 견강부회격인 해석이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연결된다는 거죠 ^^* 여성이던 남성이던 간에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항상 신선한 매력.. 영원히 샘솟을 것 같은 신비감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관계 유지를 위한 건강한 원동력이 된다는 것은 이 글을 쓰기 전부터 평소에 갖고 있던 생각이에요.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남녀 관계에 있어서도 그 정도의 노력은 필수겠죠? 아래쪽은 오마케로 Contemporary Art 중에 Sphynx를 소재로 한 아마츄어 작품 몇 개를 골라봤으니 감상해 보세요! (5/5) 마지막 컷은 애니메이션 <파프리카>의 한 장면이라는데요. 명백한 모로의 작품에 대한 오마쥬를 담고 있는 것 같아서 마지막으로 올렸습니다. 즐감하셨길~ - 혜연 ※ 본 카드 아이디어의 흐름은 기본적으로 <괴물이 된 그림>, 이연식 저, 은행나무 刊, 2013의 p.47~58에서 가져왔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