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872's Collection
by
jane872
j
jane872's Collection
0 Followers
[LUViewing] 세상의 모든 달콤한 것은 거짓이라고.
세상의 모든 달콤한 것은 거짓이라고 [Hello Stranger? Good-bye Closer.] 이토록 사랑에 대한 사랑이 없는 영화는 처음이다. 모든 장면이 역설적이며 등장인물들 모두가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는 영화 또한 나는 처음이다. 이 영화의 제목은 『Closer』 그렇지만 영화의 첫 대사는 “Hello stranger” 1. 안녕? 낯선 사람. 모든 연애의 시작은 의미 없었던 대상에서 시작한다. 그의 어디가 좋았건 우리의 접점에서 마주치게 되기 전까지 그는 내게 횡단보도 위의 ‘낯선 사람’이다. 그랬던 그가 내게 의미를 갖게 되는 건, 내가 상대를 사랑하게 되는 그 순간부터이다. Stranger가 Closer로 변하는 그 순간, 그는 내게로 와서 꽃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때부터 우리는 수많은 진실들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끊임없이 서로에게 묻는다. “Who are you?” 2. <물고기를 싫어하는 여자>와 <물고기를 바라보기만 하는 여자> 우리가 물고기와 사랑에 빠진다고 가정해보자. 내게 그 바다생물을 취하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그것을 물 밖으로 꺼내 손에 쥐고 있거나, 어항 속에 넣고 그저 바라만 보거나. 전자는 필연적으로 물고기를 ‘죽일 수밖에’없고 후자는 영원히 물고기를 ‘바라볼 수밖에’없다. 그러나 물고기가 「갖고 싶은」 우리에게는 저 위의 두 가지 방법 말고는 딱히 묘안이 없다. 결국 사랑은 선택이다. 손에 넣을 것이냐, 아니면 그를 자유롭게 할 것이냐. 하지만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선택은 좀 더 복잡하다. -위의 사진에서 처럼, 엘리스는 물고기가 바다에 쉬를 한다는 이유로 그것들을 싫어하고, 안나는 휴일에 수족관에 가는 것만으로도 치유를 받는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그녀들의 공통점은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시선이다. 애초에 자신의 마음을 꽁꽁 ‘숨겨’버리거나, 하나가 된다는 것의 가능성을 아예 ‘배제’해버리거나. 영화 속 사진 전시회의 장면에서 엘리스는 래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낯선 사람들의 슬픔이 아름답게 찍혀있고, 번쩍이는 속물들은 예술을 감상하며 아름답다고 하죠. 하지만 사진 속 사람들은 슬프고 혼자에요. 사진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 뿐.” 결국 그녀에게 진실은 셔터 뒤에 가려진 어떤 것이다. 그래서 앨리스는 변해버린 진실을 이야기하는 댄에게 “왜 사랑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거야?”라고 되묻고, 안나는 다른 여자와 잤다고 이야기하는 래리에게 “괜찮아요, 나도 다른 사람을 사랑하니까”라고 대답한다. 그녀들에게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진실은 언제고 가공될 수 있으며 순수한 진실은 때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만을 남기는 법이니까. 3. 진실만을 궁금해 하는 남자와 처음부터 진실 따위엔 관심이 없는 남자. 앨리스와 안나가 진실에 대한 <태도>를 이야기한다면 댄과 래리는 영화의 러닝 타임 내내 진실에 접근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댄은 스스로가 믿고 싶은 것만을 믿는다. 그리고 하염없는 불안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믿음을 확인받고 싶어 한다. 그런 자신으로 인해 상대방이 상처를 받는 것은 중요치 않다. 하지만 그가 그렇게 찾아 헤메는 것들은 대개 ‘보이지 않는 것들’이다.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네 맘속에 나 말고 다른 누군가가 있는 건 아닌지. 너의 과거가 내게 수긍이 갈 만한 것인지. 반면 래리는 마음이나 진실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는 마음보다는, 눈앞에 있는 대상과 자신 내부에서 느껴지는 본능에 더 충실하다. 그에게 사랑의 순결함은 중요하지 않다. 대신 상대에 대한 자신의 판단과 반복되는 관계 속의 통찰력을 더 믿는다. 결국 머리로 생각하는 진실(댄)과 마음으로 부딪히는 통찰력(래리)의 싸움에서 최후의 승자는 래리이다. (어쩌면 이 영화에 공감하지 못하는 이들의 많은 이유 중 하나는, 솔직하고 노골적이며 우악스럽기까지 한 래리의 방식이 결론적으로는 앨리스의 진실과 안나의 사랑 모두를 쟁취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 둘의 차이는 래리의 병원에 댄이 찾아가 나누는 둘의 대화 속에서 더욱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결국 댄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만 안나를 바라보았기에, 그녀를 끝까지 알 수 없었다. 그녀가 누구인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런 댄에게 래리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당신처럼 위대한 로맨티스트에게 나는 보통 사람으로 밖에 보이지 않겠지. 당신이 사랑에서 우선 이해해야 하는데 못 하는 게 있어. 바로 ‘타협’이라는 거야.” 4. "Who are you??" "I'm no one!!" 영화의 막바지 장면에서 “Who are you?”라고 절규하는 댄에게 엘리스는 “I am no one!”이라고 소리친다. 그렇게 끝까지 진실에 집착하던 댄은 사랑했던 그녀의 이름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엘리스와 헤어진다. 앨리스는 말한다. “사랑이 어디 있어? 보여줘! 나는 만질 수도 없고 볼 수도 없어. 그저 들을 수 있을 뿐이야, 하지만 너의 그 쉬운 단어들로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그렇게 더 이상 댄을 사랑하지 않는 그녀는 그를 만나기 전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끝까지 이야기 하지 않았던 ‘그녀 자신’의 진짜 모습으로. 아마 그녀는 그를 영원히 사랑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의 앞에서 그녀는 스트리퍼도, 상처를 받은 여자도, 궁극적으로는 엘리스도 아닌, 그를 사랑하는 ‘no one’이었으니까. 어쩌면 진실은 손에 잡을 수도 없고, 잡히지도 않는 허공 위의 물고기와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마음은 언제고 변할 수 있고, 진실은 얼마든지 우리를 배반할 수 있다. 결국 사랑에 빠진 우리가 믿어야 하는 건 그 어디에서도 확인받을 수 없는 그의 실체가 아니라, 지금 내 눈 앞에 살아 숨 쉬고 있는 상대방 ‘그 자체’이다. 상대를 그저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 그 모습 그대로 사유하고, 존중하며, 그에 대한 통찰력을 기르는 것. 우리가 찾는 진실은 아마 그 안에 있는 것일지도. 나아가 어쩌면 그것만이 Stranger를 Closer로, Closer를 Stranger로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지도. *본문의 제목은 가인-진실의 가사에서 차용하였습니다. *여러분들의 like와 clip 그리고 comment는 저에게 큰 힘이 된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