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와 놀러갈 맛집
by
favorite
https://media.vingle.net/images/co_m/jrwkbl94l6.jpg
여자친구와 놀러갈 맛집
10,295 Followers
닭 부위별 최강 맛집을 찾아서
병신년이 가고 ‘닭의 해’ 정유년이 밝았다. 올해 마스코트가 ‘닭’이니만큼 이미 식품업계에서는 닭으로 뭐든 해보자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심지어 아무 관계도 없는 빵집에서도 닭알 모양 빵을 만들어 이벤트를 할 정도다. 그런 의미에서 정유년이 되었으니 힘차게 닭을 먹으며 한 해를 시작해 보는 게 어떨까. 치킨을 먹다 보면 알겠지만, 닭은 소나 돼지만큼 버릴 곳이 없다. 1인 1닭 시대에 새삼스러운 얘기지만, 닭을 부위별로 분류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하지만 워낙 고기 크기가 작다 보니, 부위 별 맛을 세심하게 느껴 본 사람이 드물다. 튀김옷과 양념이 절반인 치킨을 먹으며 각 부위 별 순수한 맛을 음미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그래서 에디터가 직접 발품을 팔고, 야근을 하고, 삼시 세 끼씩 닭을 먹어 가며 부위 별 맛집을 정리해 봤다. 올해 우리 독자분들도 이 기사를 계기로 맛있는 닭 많이 드시고 건강한 해를 보내시길 바란다. 닭의 장기자랑은 역시 ‘똥집’ – 종로3가 <한국통닭> 첫인상 미슐랭가이드 탑골버전이 있다면 반드시 등재될 법한 맛집이 있다. 종로 3가 먹거리 골목에 있는 한국통닭이다. 얼마 전 우연히 근처를 지나던 에디터는 구수한 촉에 끌려 이 곳을 찾았다. 저녁 시간에는 줄을 서는데, 여느 닭집이 그렇듯 낮에는 한가하다. 아침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문을 여는 닭집이 얼마나 있겠냐마는 점심부터 닭을 뜯으려는 사람들이 몇몇 보인다. 문을 들어서면 닭을 튀기시는 사장님 옆에 늘어선 무언가가 시선을 빼앗는다. 잘 보면 2열 종대로 늘어선 종이컵이다. 그 안에 튀김옷과 함께 연갈색의 무언가가 정갈하게 담겨 있다. 닭똥집이다. 매장 입구에 있는 오디오가 80년대생의 향수를 자극한다. 김건모의 <서울의 달>, 야다의 <진혼>같은 노래다. 내가 여기서 들은 가장 최신곡은 무려 2012년에 발매된 오승근의 <내나이가 어때서>였다. 오후 종로 3가라는 TPO에 최적인 선곡이다. 사장님과 야다 보컬 전인혁의 판타스틱 듀오를 감상하며, 나와 후배는 말없이 닭을 기다린다. 맛 흔히 튀김 하면 새우튀김이나 김말이처럼 튀김옷을 완벽하게 두른 음식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곳의 똥집튀김은 좀 독특하다. 바싹 튀겨진 닭똥집 본체에 잭슨 폴락이 흩뿌린 듯 바삭한 튀김옷이 불규칙하게 붙은 형태다. 꼬도독하게 씹히며 쫄깃하게 질겅대는 닭똥집 특유의 식감이 바삭한 튀김옷과 어우러져 세상 어떤 동물의 장기도 가질 수 없는 담백한 맛을 낸다. 이대로 은접시에 에멘탈 치즈와 플레이팅해도 좋겠다. 청평 고성리 쁘띠프랑스 지방에서 공수한 발렌타인 30년산과 함께 먹어도 위화감이 없을 것 같다. 이 순간만큼은 에스카르고도 부럽지 않다. 똥집이라고 해서 엄한 부분을 상상하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닭똥집은 ‘근위’라 불리는 닭의 위 부위다. 프랑스의 고급 거위 간 요리 ‘푸아그라’와 맥락은 같지만, 훨씬 인간적이면서도 덜 인위적이지 않은가. 언젠가 닭똥집도 서민 음식이라는 대중성과 미식의 조건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한국 대표 술안주로 거듭났으면 한다. 만약 국제화가 된다면 영문 표기는 Chicken Asshole이 되려나. 한줄평 맛과 가격 모두를 만족시키는 종로 닭집의 마스터피스. 좁은 가게가 아쉬울 뿐. 가격 1마리 4000원 2마리 7000원 3마리 10000원 똥컵 4000원 위치 서울 종로구 수표로 110-1 갈비가 아닌 닭갈비 – 양재동 <희래> 조조가 닭갈비를 뜯으며 ‘계륵’이라고 외쳤다고 하는 내용의 고사가 있다. ‘먹자니 먹을 게 없고 버리자니 아깝다’는 뜻. 이 때 위나라는 ‘한중’이라는 남의 땅을 먹고 있었는데, 이 단어의 숨을 뜻을 이해한 IQ 쩌는 신하가 한중에서 미리 철수 준비를 지시했다는 스토리다. 근데 만약 조조가 춘천에서 닭갈비를 뜯었다면 이런 말을 함부로 하진 못했을 거다. 뼈는 없고 살코기만 가득 붙은 닭갈비라니 상식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춘천식 닭갈비를 둘러싼 미스테리를 풀고자, 양재동에 위치한 닭갈비 전문점 <희래>를 찾았다. 첫인상 타지에서 찾아가기에 위치가 너무 난해하다. 한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양재꽃시장 역에서 내려, 한파를 뚫고 20분을 걸어간 그곳에는 이런 메시지가 붙어 있었다. "매주 월요일은 오후 5시부터 영업을 시작합니다" 그래서 다음 날 다시 찾아왔을 땐 가게 문이 열려 있었다. 문을 열자 사장님과 직원으로 보이는 두 남자분이 막 식사를 마친 상태였다. ‘오픈하자마자 혼자 식사를 하러 온 남자가 낯설다’, ‘기본 2인분부터라 곤란하다’는 표정이었지만 괜찮다고 너스레를 떨며 앉았다. 먼저 기본 소스가 셋팅된다. 정체 불명의 빨간 소스가 있는데 찍어 먹어 보니 고추장과 설탕, 참기름, 마늘을 적당히 휘저어 만든 매콤달콤한 소스다. 이걸 찍어먹는 숯불 닭갈비는 어떤 맛일까. 맛 숯불과 철판이 준비되었지만 한 번 초벌해서 나오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 곧 은쟁반에 노릇하게 구워진 닭갈비가 곱게 썰린 채 철판 위에 하나 둘 올라왔다. 이미 한 번 초벌된 고기라 살코기 부위는 그대로 먹어도 좋다고 한다. 보기와 달리 맛은 투박하지 않다. 빨간 양념에 절어 있으니 닭 본연의 맛을 잃을 수도 있었을 텐데, 껍질이 바삭하게 익을 뿐 닭 살코기 맛이 그대로 느껴진다. 젓가락으로 집으면 바삭한 껍질 아래 육즙을 머금은 살코기가 고개를 빼꼼 내민다. 살을 맞대고 있지만, 둘은 일면식도 없는 것처럼 너무도 다르다. 깔린 모습만 보자면 고추장불고기나 제육볶음처럼 밥을 비벼먹고 싶을 정도인데 양념 맛이 거의 안 난다. 만약 간이 센 유가네 닭갈비를 선호한다면 기대에 못 미칠지도 모른다. 대신 양념장에 고기를 푹 입수 아니 입장시켜서 담가 먹어도 간이 세지 않고 맛있다. 자, 이제 슬슬 진실을 밝히자면 이렇게 부드러운 살코기 부위는 사실 허벅지살이다. 일반적으로 닭갈비라고 하면 허벅지/다리 부위를 쓴다는 사실. 만약 조조가 먹은 것처럼 진짜 ‘갈비’를 갖다 팔았다면 매운 야채볶음(feat.닭고기)이 되었음은 물론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재가 들어왔을 거다. 흔한 철판 닭갈비가 싫증난 닭고기 마니아라든지, 가볍게 2차를 할 만큼 양에 연연하지 않는 식당을 찾는 사람들은 반드시 찾아가 먹어 보자. 한국식 닭고기 요리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한줄평 특별하지 않은 척 하면서도 특별한 닭고기. 가격대비 양은 아쉽다. 가격 닭갈비 기본 33000원(2인) 1인분 추가 11000원 위치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산로6길 37 세원빌딩 비웃지 마라 닭 목살 – 한남동 <세미계> 첫인상 먹을 게 없지만 버리긴 아까운 것이 갈비라 하면, 닭목은 먹을 여지조차 없다. 후라이드를 시키면 잘 알 거다. 하나 밖에 없는 부위지만 바싹 마른 튀김옷을 벗겨먹는 게 전부다. 신기하게도 이걸 선호하는 소수의 마니아들이 있다. 이런 닭목을 단일메뉴로 파는 집이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부속고기 집 혹은 정육식당 같은 건가 싶어 찾아보니 건물 값 비싼 한남동에 있었다. 파리 샹젤리제 대로에서 순대국집을 찾는 기분으로 투덜거리며 도착한 곳에는 이런 가게가 있었다. ‘세미계’라는 닭갈비집이다. 고급스런 외관에서 이미 일찍부터 강남의 정취가 느껴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테이블 곳곳에 올블랙 쉐프복으로 차려입은 젠틀한 종업원들이 점잖게 고기를 굽고 있다. 맛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자니, 주문한 양념구이 목살이 나왔다. 종업원들이 잘 달궈진 숯불 위에 양념 닭목살을 올리고 하나하나 정성스레 뒤집어 구운다. 마치 최고급 한우 스테이크를 굽듯 손놀림은 섬세하지만 바쁘다. 취재가 아니었다면 이런 고급진 레스토랑에 언제 와 볼까. 고작 닭갈비집에서 법인카드의 호사를 누리는 내 모습이 처량해 눈시울이 붉어졌다. 잘 익은 닭목살을 미리 시킨 치즈 퐁당에 찍어 입에 넣자 고소하고 짭조름한 치즈가 입안 전체에 퍼진다. 치즈 향을 음미하며 씹다 보면 족발의 젤라틴 같은 쫄깃함과 임연수의 생선살처럼 부드러운 식감이 교차한다. 그간 우리가 알던 닭목은 장근석의 싸이월드 같은 것일까. 후라이드의 부속품이라는 흑역사를 벗은 닭목의 진면모는 이런 것이었다. 다만 야들야들한 만큼 기름기가 많아서 혼자 1인분 이상을 먹기 쉽지 않다. 1인 1닭을 자랑스럽게 외치는 에디터도 남길 정도였으니까. 양념구이를 먹고 만족한 나는 궁금한 마음에 소금구이까지 시켰다. 오렌지껍질로 마블링해 잡내를 제거한 목살이다. 하지만 양념 먹고 먹자니 심심한 건 어쩔 수 없다. 만약 소금구이와 양념구이를 모두 맛보고 싶다면 소금구이를 먼저 먹도록 하자. 한줄평 고급 레스토랑에서 즐기는 생소한 닭 맛. 하지만 낯설다면 역시 닭은 닭집에서. 가격 닭목살 양념구이 13000원 닭목살 소금구이 13000원 마약 치즈뚝배기 7000원 위치 서울 용산구 한남동 653-95 과소평가된 영웅, 닭가슴 – 상수역 <쿠시무라> 첫인상 인적이 드문 상수역 4번 출구. 시끌벅적한 홍대 거리와 달리 적막한 이 근처엔 최근 마포구에서 내로라 하는 술집이 곳곳에 늘어서 있다. 역에서 나와 큰길을 따라 가다 보면 닭 한 마리 그려진 엄청 밝은 간판이 섬광탄처럼 눈을 때린다. 야끼도리(닭꼬치) 하나로 홍대를 평정한 ‘쿠시무라’다. 사전조사했을 땐 혼술하기 좋다고 소개한 매체가 많았는데 정말이다. 혼이 나갈 정도로 시끌벅적한 술집이다. 조금 늦은 시간에 왔더니 이미 만석. 다행히 커플과 커플 사이 모서리에 비어 있는 자리가 딱 하나 남아 있었다. 다찌만 보고 혼밥 혼술 추천 좀 그만해라 기자놈들아. 맛1 – 가슴 연골 무뚝뚝한 사장님에게 닭안심 꼬치와 닭가슴 연골 꼬치를 주문했다. 이번엔 사이다 대신 거친 남자의 소프트 드링크 진저에일을 시켰다. 혀뿌리를 자극하는 생강맛을 음미하고 있자니 닭날개 비슷하게 생긴 꼬치 두 개가 나왔다. “가슴 연골입니다.” 소금간이 살짝 되어있는데, 불에 그을린 ‘불맛’을 잔뜩 품고 있다. 돼지 오돌뼈보다 부드러우면서도 잡내는 없다. 살이 얕게 붙은 삼각기둥 모양 뼈가 입 안에서 오도독 뽀독 뽀독 하는 기분 좋은 소리를 낸다. 이건 이로 느끼는 ‘씹는 맛’이다. 뼈 사이사이에 붙은 담백하고 고소한 닭의 살코기가 뼈와 함께 으스러지고 씹을수록 담백하다. 이 집은 비장탄이라는 숯을 쓰는데, 이게 졸가시나무라는 일본산 활엽수로 만든 최고급 숯이란다. 음이온을 발생하니 전자파를 흡수하니 효능이 많은데 황토 흙침대가 아니니까 상관없고 그냥 화력이 뛰어나다. 꼬치구이의 육즙을 살려 맛까지 좌우할 정도라고. 결국 맛의 비결은 불과 미니멀리즘의 하모니다. 맛2 – 안심 혼자 연골을 씹으며 진저에일을 홀짝이고 있자니 시간은 어느덧 저녁 8시 반. 오버워치도 못하고 취재 때문에 의도찮은 야근을 하고 있으니 분노의 취기가 좀 올라왔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런 노답 기획을 했을까. 생각하고 있을 때 쯤 닭 안심이 나왔다. 보통 ‘가슴살’은 가슴을 치게 만드는 뻑뻑함 때문에 ‘뻑살’이라는 오명을 가진 부위가 아니던가. 하지만 이 집 안심은 다르다. 이가 닿으면 푸딩처럼 폭 하고 씹히며, 이로 물어 당기면 엊그제 동네 천원 샵에서 산 빨래망보다 훨씬 쉽고 부드럽게 찢어진다. 비결은 미디엄이다. 닭가슴살을 미디엄 레어로 먹어 본 적 있는가? 촉촉한 수분을 머금은 채 칼집 사이로 육즙이 흐르는 안심은 1등급 한우 스테이크만큼 부드럽다. 한 입 물때마다 구강에서 펼쳐지는 신세계. 표현력이 진부한 이유는 경험한 데이터가 머릿속에 없기 때문이다. 정유라 같은 두뇌에게 손석희 같은 맛을 설명하라면 어떡하냐. 생와사비와 간장으로 간을 한 것이 신의 한 수다. 연골처럼 살이 적고 뼈가 붙은 부위는 소금간만 해도 씹는 맛이 있어서 괜찮다. 이 가슴살은 닭다리보다 부드러우니 적당히 낸 칼집 사이로 촉촉한 간장 소스가 잘 스며든다. 훌륭한 조합이다. 이런 음식을 술과 먹으면 어떤 기분일까. 알코올에 약한 내가 안타까울 뿐이다. 한줄평 ‘불’만이 낼 수 있는 닭고기 맛의 정점. 어느 부위도 빼놓을 수 없다. 가격 사사미(닭안심) 45000원 낭꼬츠(가슴연골) 4500원 위치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3길 13 오감을 자극하는 닭발 – 신당동 <우정> 첫인상 떡볶이로 유명한 신당동, 하지만 근처 가게를 잘 둘러 보면 메뉴판에 ‘닭발’이 붙은 곳이 많다. 투잡을 뛰는 가게가 그만큼 많지만 특이하게도 보조메뉴인 닭발이 더 유명한 집이 있으니 바로 <우정>이다. 백종원의 3대천왕에서 ‘국물 닭발’로 소개된 바 있다는데 국물이 자작하게 있는 수준이 아니라 국물이 보글보글 끓을 정도로 많다. 너무 시뻘겋고 뜨거운데 비닐장갑을 껴도 뜨거운 건 마찬가지다. 펄펄 끓는 용암에 빠진 드래곤 발 건지는 기분이랄까. 1인분에 5천 원이라는 가격이 심히 의심스러워 즉석떡볶이도 함께 시켰지만 맛은 실망스러웠다. 역시 떡볶이는 구색 맞추기용 페이크 메뉴였나. 상업주의에 물든 현대 무술계에 복싱 도장을 세운 영춘권의 달인처럼, 사장님에게서 재야의 닭발 고수 냄새가 풀풀 난다. 매운 냄새도 풀풀 난다. 맛 맛을 볼까 하고 한 짝(?)을 입에 넣어 본다. 혀를 굴리니 부드러운 닭발과 뼈가 분리된다. 관절 하나하나가 팝핀현준의 팝핀처럼 리드미컬하게 끊어진다. 매콤한 맛이 혀를 때리고 이윽고 담백한 육향이 목젖을 넘어 후각으로 올라온다. 매운 소스는 무식하게 캡사이신만 들이부은 게 아니라 치킨스톡, 닭육수를 우려낸 듯 깊은 맛이 감돈다. 식감은 쫄깃하고 부드럽다. 입천장으로 작은 뼈마디 하나하나를 느끼면서 살코기만 골라내려 혀를 이리저리 굴리다 보면 작은 뼈 몇 조각이 목으로 넘어간다. 그래도 에라 모르겠다 할 정도로 맛있다. 발가락 뼈마디까지 발라 먹다니 인간은 정말 잔인하다. 매운 맛과 순한 맛이 있는데, 순한 맛은 적당히 맛있게 맵고 매운 맛은 적당히 맛있게 맵… 하 스흡 후 하아 맵다. 캡사이신이 활약하는 음식이 늘 그렇듯 고통은 한 발자국 뒤에서 다가온다. 방심하거나 자만하지 말고 반드시 쿨피스를 시키자. 땀을 흘리며 먹으니 고통스럽지만 달달하게 매콤해서 밥을 부른다. 그래서 양념 다 된 떡볶이 떡을 닭발 소스에 찍어먹는 진풍경도 벌어진다. 역시 떡볶이는 페이크다. 볶음밥이 있지만 역시 양념 묻은 장갑으로 조물거리며 먹는 주먹밥이 닭발 최고의 마리아주 아니던가. 이 조합은 배신하지 않으니 반드시 시켜 먹자. 한줄평 고통에 몸부림치다가도 두 시간 후에 다시 생각나는 사디스트적인 맛 가격 매운닭발(순한맛/매운맛) 5000원(1인) 즉석떡볶이 11000원~25000원(2인~5인) 위치 서울 중구 퇴계로76길 55 다시 태어난 닭날개 – 봉천동 <계수작> 첫인상 아무도 없는 한적한 가게. 6시 반에 딱 맞추어 간 가게엔 젊은 사장님과 여직원 한명이 있었다. 오픈시간에 맞추어 혼자 이자카야에 온 에디터는 아무도 없는 바 자리 구석에 앉아 메뉴판을 집어들었다. 메뉴판에는 ‘야끼도리’라 불리는 닭 부위별 꼬치 요리가 열 가지 정도 적혀 있었다. 사람이 없어서인지 가게는 조용하고 깔끔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얕은 연륜에 비해 능숙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생긴 지 3년도 채 안 된 가게가 맞나 싶다. 이 정도면 서울 사우스웨스트 사이드를 평정한 이자카야 업계의 슈퍼루키 아닌가. 사장님 역시 <생생정보통>에 나온 맛집 사장님 치곤 너무 젊어서 <열린음악회>에 나온 트와이스 만큼이나 어색하다. 하지만 위생캡 대신 뉴에라를 쓰고 핏감 좋은 데님 셔츠를 소화하며 숯을 달구는 스웩 넘치는 분이다. 맛 우선 이곳을 맛집으로 만든 ‘닭날개 만두’를 주문했다. 역시나 로바다야끼(炉端焼 – 오픈형화로구이) 답게 굽는 모습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어 기다리는 심심함이 덜하다. 아무리 그래도 DSLR을 들이대고 있자니 사장님이 대놓고 긴장하시는 것 같아 미안했다. 나를 뭐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파워블로거? 전채로 나온 달달하고 짭조름한 양배추를 집어먹으며 숯불 위에 올라온 닭날개를 구경하고 있었다. 닭다리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두께다. 잠시 후 오늘의 주인공이 한 쌍 담긴 접시가 내 앞에 내어졌다. 그래서 닭다리를 먹을 때처럼 날개 끝부분을 들어 통통하게 부푼 곳을 한 입 베어 물었다. 구운 닭 껍질이 뽀도독 하는 소리를 내며 찢어지면 안쪽에서 고운 다리살과 당면 그리고 부추로 된 속이 드러난다. 껍질에 간이 되어 있어 내용물은 슴슴하지만 육즙이 흐르니 음료가 생각난다. 아니 근데 날개뼈는 대체 어디로 간 걸까? 이건 해부학적으로 불가능하다. 추측컨대 안쪽에 있는 뼈 두 개를 조심스레 제거한 뒤, 살코기와 당면, 부추로 속을 빚어 껍질로 다시 봉한 음식이다. 다시 봉한 게 왠지 신기하면서도 무섭다. 여깃 사장님은 인간지네라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젓가락을 같이 주는데 절대 쓸 필요 없다. 오히려 젓가락을 써서 찢어 먹기라도 하면 닭날개 껍질이 내는 뽀도독한 식감을 제대로 맛볼 수 없다. 이건 닭의 껍질 중에서도 아주 얇은 날개 만이 가진 특징이라고. 다리나 가슴 쪽 껍질은 두꺼워서 만두피처럼 얇고 쫄깃한 식감을 내기 힘들단다. 닭날개 맛이 궁금해 닭날개도 주문했지만, 다른 집 닭날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만두가 특별히 유명한 이유가 있었다. 집 근처에 있다면 매일 퇴근길마다 사먹을 수 있을 텐데. 단골이 되기엔 집이 멀어서 아쉬울 따름이다. 한줄평 해부학적 업적을 이룬 퓨전 닭요리. 맛과 재미를 모두 잡았다. 가격 닭날개 만두 8000원(2ea) 닭날개 꼬치 3000원(1ea) 위치 서울 관악구 봉천동 913-1 대학내일 웅자 에디터 woongja1@univ.me [대학내일] 20대 라이프 가이드 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