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밤 - 정유정
STORY
- 세령호의 재앙이라 불리는 사건에서 살아남은 열두 살 서원, 세상은 그에게 ‘살인마의 아들’이라는 올가미를 덧씌운다. 친척집을 전전하던 끝에 결국 모두에게 버려진 서원은 세령마을에서 한집에서 지냈던 승환을 다시 만나 함께 살기 시작한다. 소설가이자 아버지의 부하 직원이었던 승환에게 의지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던 서원에게 아버지의 사형집행 확정 소식이 칼처럼 날아들고 서원에게 ‘살인마의 아들’이라는 낙인을 찍은 잡지 ‘선데이매거진’이 그를 세상으로부터 내몬다. 서원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승환과 떠돌이 생활을 하며 승환에게 잠수를 배우며 살아간다.
세령호의 재앙으로부터 7년 후, 등대마을에서 조용히 지내던 승환과 서원은 야간 스쿠버다이빙을 하다가 사고를 당한 청년들을 구조하게 된다. 이 사건으로 인해 세간의 관심을 다시 받게 된 서원은 발신자를 알 수 없는 상자를 배달받는다. 상자 속에 들어 있던 소설은 승환이 쓴 것으로 7년 전 세령호의 재앙이 낱낱이 기록되어 있다.
승환의 소설 [세령호]는 교통사고를 당한 뒤 누군가에게 목 졸려 죽은 소녀를 둘러싸고 세령마을에서 일어났던 그날 밤의 사건으로부터 시작한다.
소설의 주인공들은 서원의 아버지이며 실패한 프로야구선수였던 최현수, 최현수의 아내이자 악착같이 중산층을 꿈꾸는 강은주, 소설의 뮤즈를 찾아 세령호에 잠긴 마을을 탐사하기 위해 잠수를 시도하는 안승환, 엘리트처럼 보이지만 아내와 딸에게 서슴없이 폭행을 가하는 무자비한 치과의사 오영제, 오영제의 딸이자 죽임을 당한 채 호수 속으로 사라져 버린 비운의 소녀 오세령, 최현수의 아들이며 당차고 겁 없는 열두 살 소년이었던 최서원이다.
7년 전 사건을 복기하는 것에 염증을 느낀 서원은 읽던 소설을 팽개치고 집을 나서다 아버지의 사형이 집행되었다는 전보를 받는다. 서원은 뱃속에서 격렬하게 일렁이는 불을 끄기 위해 바닷속으로 잠수를 시도한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수면 위로 떠오른 순간, 저 멀리 자신을 바라보는 낯선 이를 목격하고, 비로소 서원은 자신의 아버지가 교수대로 간 이유를 아직도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는 걸 깨닫는다. 그리고 승환의 소설을 펼쳐서 마저 읽기 시작하는데……. 진실과 사실 사이, 과연 세령호의 재앙 이면의 진실은 무엇일까? (중략) [인터파크 도서 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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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 '내 심장을 쏴라' 로 제 5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한국 문학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정유정'이 2년만에 야심차게 칼을 갈고 돌아왔다.
'아마존'답게 '치밀'하며 '단단'하고 '거침'없고 '섬세'하며 빠르다. 이런 모든 자신만의 장점을 여과없이 보여준 작품이 이 '7년의 밤'이다.
전작인 '내 심장을 쏴라' 에서도 그랬지만, 각 인물들의 특징과 설정, 구성이 완벽하다. 그래서 서로 얽히고 엮여있으며, 복잡하면서도 완벽하게 관계를 맺고있다. 특히 이 작품은 더욱더 그렇다.
그리고 인물, 대사, 장면 하나하나에 정유정 특유의 '비꼼'이 들어있다.
<'반 친구를 괴롭히는' 선량한 시민 VS '이유없이 괴롭힘 당하는' 살인자 아들 >
<'가정폭력을 일삼는' 종합메디컬센터 원장이자 치과의사인 오영제 VS '딸을 구해서 치료해준' 댐관리인 안승환>
물론 소설에서 전자의 경우가 우위의 관계에 서있다. 단어에서도 '중산층 진입' 등등 이 사회를 꼬집는 것들을 소설 중간중간 심심치 않게 배치시켜 놓는다.
'2년'동안 '치밀한 사전조사'와 '배경, 인물설정' (책 앞장을 보면 세령호 마을의 지도가 첨부되어 있다.)
첫 몇발을 과녁 9, 10점에 내리꽂던 '아마존 '정유정이 '퍼펙트 골드'를 노리고 2년만에 활시위를 힘껏 당겼다가 놓았다. 그리고 렌즈는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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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 부성애끼리 부딫혀서 일으키는 엄청난 스파크, 그 부성애는 제대로 된 부성애일까.
- 모든 사건에는 '진실'로 밝혀지지 않은 '진실'이 있다.
- 읽을수록 소설 심연으로 깊게 잠수한다.
-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뒷목에 짜릿한 전기충격기를 댈줄 아는 '정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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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감동 '추창민'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2014년에 영화화 예정
- 주연은 '7번방의 선물'의 '류승룡'이 박현수役,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이현우'가 박서원役이 유력하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