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먹고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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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먹고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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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낭만 가득한 도시, 리스본 여행 추천 스팟 3개 - 2
LX Factory 힙(hip)함 그 자체, 인더스트리얼의 정수 저희의 리스본 여행은 LX Factory가 있었기에 성공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어요! 여긴 저희가 이번 포르투갈 여행에서 가장 강한 인상을 받았던 곳이며, 방문했을 때 가장 즐거워했던 곳이에요. 원래 여기는 1846년에 문을 연 크나큰 방직 공장이 있던 곳이었다고 해요. 공장이 문을 닫은 후, 언제부턴가 온갖 예술가들과 IT 종사자들이 모여들면서 2008년부터 방직 공장이 이른바 '크리에이티브 공장'으로 탈바꿈했다고 하네요. 6900평 정도의 크기라 거의 하나의 지역 내지 지구 수준인데요, 감각적인 상점, 음식점, 코워킹 스페이스들이 모두 모여 있어요. 힙(hip)하다는 단어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예술적이면서도 재치 있고, 인더스트리얼한 느낌이 나는 곳. 공장의 겉면을 그대로 보존해서 더 멋스럽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로 따지면 요새 핫한 성수동 같달까요. 다만 성수동보다는 모든 것들이 더 밀집되어 있고, 스케일도 더 크고 거친 느낌이에요. 리스본을 다녀온 직후에 대림창고가 유명해져서 방문했었는데, LX Factory와 비교하면 대림창고는 스케일도 작고 굉장히 소프트하게 느껴졌어요. LX Factory는 구석구석 돌아볼 가치가 있는 곳이니 늦어도 2시쯤에는 여기 도착하시길 권해요. 저희는 해지기 직전에 가서 욕심만큼 많은 곳들을 둘러보지 못했거든요. 쇼윈도로만 봐도 특색 있는 인테리어와 제품이 가득한데, 그 안에 들어가면 느낌이 또 다를 거예요. 만약 상점 구경이 내키지 않으시더라도 "Ler Devagar"라는 서점은 꼭 들러보세요.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세계 10대 서점에도 들었을 만큼 멋진 곳이에요. 엄청나게 높은 천장 가운데에는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소녀가 있고, 건물 가장자리를 멋스러운 철제 계단들이 빙 둘러싸고 있죠. 중간중간 마시고 먹을 곳도 있어서 사실은 서점이라기보다 복합 문화 공간 같은 느낌이었달까요. 서점 이름인 "Ler Devagar"가 '천천히 읽어라(Read Slowly)'라는 뜻이라는데, 그 말에 부합하게 천천히 즐기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같았어요. 식사로는 이 곳의 1300 Taberna라는 식당의 평이 가장 좋더라구요. 하지만 예약이 꽉 차서 먹을 수가 없었어요. 분위기가 정말 좋아서 꼭 식사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웠고, 손님이 너무 많아서인지 직원들이 좀 불친절해서 아쉬웠어요. 대신 위 사진의 A Praca라는 곳에서 먹었는데 이 곳도 꽤나 만족스러웠답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Lx Factory 근처의 Coworklisboa(위)나 Village Underground(아래)라는 코워킹 스페이스가 있는 곳들도 함께 방문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Coworklisboa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무료 체험을 할 수 있는 걸로 알고 있고, Village Underground는 스웨덴에서 만든 코워킹 스페이스인데 2007년 런던에 상륙한 이후 2014년에 리스본점을 오픈했다고 하네요. 건축물도 멋지고 중간중간 행사도 하는 걸로 알고 있어서 맞춰서 가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외부인 출입이 어디까지 가능한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요. *시리즈 보기 1. A Cevicheria : https://goo.gl/r6mTME *사진 출처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https://goo.gl/MAooYe *클립과 하트 모두모두 환영해요, 감사합니다♥
#3 낭만 가득한 도시, 리스본 여행 추천 스팟 3개 - 1
누구에게나 최고의 여행지가 있죠, 어딜 가도 그곳과 비교하게 되는. 리스본은 제게 그런 곳이었어요. 도시적인 편리함과 세련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낭만이 가득하고, 휴양지 특유의 여유로운 분위기도 나는 곳. 앞으로 오랜 기간 제 여행의 준거점이 될 것만 같은, 리스본의 추천 스팟을 소개할게요. 참고) 워낙 내용이 길어서, 3개의 포스팅에 나눠서 하나씩 소개하려 해요! A Cevicheria 평생 기억날만한 페루 음식 리스본이 제 인생 최고의 여행지라면, A Cevicheria는 제 인생 최고의 식당이죠. 페루의 세비체(Ceviche)라는, 회에 레몬즙, 양파, 올리브오일 등을 첨가해 절여 만든 음식을 주로 만드는 식당인데요. 셰프들이 모두 젊어 활기찬 가운데에도 장인 정신이 느껴지는 곳이었어요. 훈남 셰프들이 도제식 교육을 받으면서 음식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느낌이었달까요. 거기에다가 거대한 문어를 천장 위에 배치하는 과감한 인테리어에, 바다를 연상시키는 하얗고 파란 색감까지. 분위기만으로도 맛있을 만한 곳이었는데 음식도 예술 그 자체였죠. 위 사진은 저희가 시킨 Quinoto do Mar, 즉 Sea Quinoto예요. 참고로 퀴노또는 퀴노아(quinoa)라는 곡물을 재료로 만든 리조또랑 비슷한 음식이랍니다. 저희가 시킨 건 그중에서도 해산물 리조또인 셈이죠. 그런데 이 음식, 해변이랑 닮지 않았나요. 실제로 하얀 문어 거품은 하얀 파도, 퀴노아는 모래, 그리고 이름이 기억 안나는 저 채소들은 해조류를 형상화한 거라고 설명해주더라고요. 과장 살짝 보태서, 그림을 먹는 기분이었답니다. 여기 메인 음식인 세비체는 또 어떻구요. 저희가 먹은 Tuna Ceviche, 즉 참치 세비체에는 참치가 회로 들어가고, 비트(beetroot)와 푸아그라(fois gras), 고수 등등을 섞어 소스를 만들어내는데요. 소스가 특이하면서도 매력적이에요. 푸아그라가 들어가서 고소한 맛이 나는데 또 고수 덕에 깔끔하게 떨어지거든요. 색도 비트 덕분에 보라색이라 독특해서 시각적인 재미도 있구요. 먹으면서 행복하단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몰라요. 사실 이 곳의 음식은 많이 이국적인 편이어서, 남편의 한국식 입맛에 완벽히 맞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럼에도 남편은 한국에서도 여기가 계속 떠오른다고 하더라구요. 분위기나 음식의 깊은 맛 같은 게 인상적이었다며, 한국에도 세비체 식당이 있는지 찾아보기까지 했답니다. 참고로 여기는 예약을 받지 않아서 이름을 써 놓고 대기해야 해요. 저희는 저녁 7시 반쯤 갔는데 30분 정도 대기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줄이 더 길어지는 느낌이었어요. 차라리 좀 일찍 저녁 6시쯤 가면 어떨까 싶은데, 사실 30분을 대기해도 전혀 아깝지 않은 분위기와 맛이었답니다. 참고로 식당 자체는 좀 작은 편이에요. 제가 추천드리는 코스는 A Cevicheria에서 저녁을 먹은 후 R. Dom Pedro V 거리를 따라 Mu라는 맛있는 아이스크림 집에 들러서 후식을 먹고, 알칸타라(Alcantara) 언덕에서 해질녘부터 야경을 보는 거예요. 알칸타라 언덕에서 보이는 하얗고 네모난 집들이 잔잔하게 참 예쁘거든요. 생각도 많이 하게 되고요. 남편이 리스본에 처음 갔을 때 여기서의 야경이 가장 좋았다고 많이 이야기하곤 했었는데, 저 역시 가장 인상 깊었던 풍경이었어요. *사진 출처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https://goo.gl/MAooYe *클립과 하트 모두모두 환영해요, 감사합니다♥
#2 마냥 행복해질 걸요, 포르투 추천 스팟 4개
6월 말의 포르투는 여행하기 딱 좋은 날씨였어요. 햇볕은 따사로운데 바람은 놀라우리만치 차가웠거든요. 에어컨을 가득 튼 호텔방에서 두꺼운 이불을 덮고 있는 느낌이었달까요. 저희가 다녀온 포르투의 추천 스팟도 비슷해요. 그곳들은 아늑한데 왠지 모르게 시원하고, 바다 냄새가 나는 것만 같았거든요. 포르투에 다시 가게 되면 꼭 다시 방문할 곳들만 엄선했답니다. 함께 보실까요. Cantina 32 살면서 한 번쯤은, 이런 분위기 거리를 걷다 분위기에 매료되어 저희도 모르게 들어갔던 곳이에요. 식사하려고 들어가니 사람이 가득 찬 상태여서 다음날 밤 10시로 예약하고 식사했어요. 8시, 9시도 아닌 10시라니, 인기를 실감했죠. 포르투갈의 식당은 하나같이 인테리어가 수준급이에요. 원래 인테리어에 많이 공들이는 곳이 아니면 부족한 구석이 한두 군데는 있기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포르투갈의 식당들은 어쩜 그렇게 모두 완벽한지. 칸티나32는 그중에서도 인테리어가 가장 훌륭했던 곳 중 하나예요. 분명 투박한 느낌인데 로맨틱하고, 모던한데 차가운 느낌이 없어요. 저희가 먹었던 메뉴는 사진 속의 소고기와 감자요리, 해산물 요리 등이에요. 하지만 메뉴 보시고 취향대로 시켜 드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이 곳의 주인공은 따로 있거든요. 그건 바로 화분 케이크. 치즈케이크에 오레오를 범벅한 건데 진짜 화분처럼 생겼어요. 먹는 재미가 쏠쏠해요. 맛도 그럭저럭 괜찮답니다. 포르투를 떠나기 전 마지막 날 밤에 들러보시면 어떨까 해요. 와인 없이도 분위기만으로 취할 수 있는 곳이니까요. 저희가 반했던 칸티나32의 외관. 사진보다 실제 모습이 훨씬 더 고급스러워요. Taberna Dos Mercadores 정성스레 요리한 장인의 식탁 장인이 운영하는 것 같은 작은 식당이에요. 굽이굽이 골목길을 건너 찾아갔어요. 테이블이 다섯 개 정도밖에 없었던 그 작은 공간에는 엄청나게 인자한 주인아저씨와, 오랜 단골 같아 보이는 손님들이 앉아 있었어요. 위의 칸티나 32가 럭셔리하고 세련된 분위기라면 이 식당은 조금 더 소박한 느낌이 나요. 하지만 소홀함이 없죠. 식전빵도 이렇게 분위기 있고요. 해산물 스튜도 이렇게 정갈하답니다. 토마토 맛이 조금 강하다는 것 빼고는 어딘가 한국스러운 느낌이었어요. 유럽에서는 흔하지 않은, 하나만 시켜 둘이 나눠 먹는 요리라 더 그렇게 느꼈던 걸까요. 한국 요리 없이 못 사는 남편이 너무 좋아하며 잘 먹었던 메뉴예요. 거기에 와인까지 곁들여 마시니 괜히 저희도 오랜 단골이 된 느낌. 동 루이스 다리로 가는 길에 꼭 들러 보세요. 포르투 비탈길의 작은 식당에서 정성스레 요리한 음식을 먹는 기분은 꽤나 근사하거든요. Restaurante O Valentim 정상급 퀄리티의 생선 요리 저희 부부가 공통적으로 꼽은, 포르투에서 가장 맛있었던 집이에요. 오 발렌팀은 Matoshinhos라는 지역에 위치한 식당이에요. Matoshinhos는 포르투에서 살짝 떨어져 있는 어촌 마을인데, 세계 정상급 퀄리티의 생선을 자랑한대요. 도로에 말 그대로 갈매기들이 옹기종기 걸어 다닐 정도로 바다와 가까운 곳이에요. R. Herois de Franca라는 거리에 생선구이집이 즐비해 있어요. 사실 아무 곳이나 들어가도 될 정도로 평이 모두 좋아요. 저희가 간 O Valentim은 그중에서도 트립어드바이저에서 2위를 했던 곳. 이 곳의 특징은 다른 식당들보다 훨씬 깨끗하고 모던하다는 점이에요. 밖은 조금 허름해 보이는데, 안은 꽤나 고급스럽고 깔끔해서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어요. 저희는 직원의 추천에 따라 농어구이와 밥을 함께 먹었어요. 해산물의 퀄리티가 좋다는 게 먹으면서도 느껴질 정도였고 소스도 적당했어요.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딱 적당한 맛! 1/2 웨이트리스가 정성스레 살만 발라준 생선을 한가로이 먹고 있노라면 시간이 왠지 천천히 가는 느낌이에요. 저희는 여기에 한동안 머물면서 포르투의 주거 지역을 가보기로 정하고, 포르투를 정말 구석구석 보고 있다고 저희들끼리 괜히 즐거워했답니다. 구불구불한 포르투뿐만 아니라 넓은 도로들이 시원시원하게 뻗어있는 포르투도 경험했다는 건 아직도 꽤 뿌듯한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참, 근처에 Parque da Ciudad라는 큰 공원이 있는데 여기도 함께 방문해 보세요. 온갖 콘서트를 이곳에서 할 만큼 크기가 엄청 큰데, 사람이 거의 없거든요. 한적하게 둘만의 시간, 혹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 좋아요. 자전거를 타고 바다를 보며 공원을 한 바퀴 돌아도 좋을 테고, 잔디에 누워서 하늘을 마냥 바라봐도 근사한 추억거리가 될 거예요. Mercado와 Matosinhos Sul이라는 지하철역이 근처이지만 우버를 이용해서 바로 공원에 가시길 추천해요. 저희는 오전에는 공원을 거닐다가 점심때쯤 걸어서 O Valentim으로 이동했답니다. Conga 중독되는 나쁜 맛 포르투갈은 우리나라에선 그리 유명하지 않지만 유럽에서는 매우 인기 있는 관광지예요. 그래서 어딜 가든 관광객으로 보이는 유럽인들이 즐비한데, 이곳에서는 한 명도 보지 못했어요. 오히려 콩가 반대편 식당에 줄을 길게 서 있었죠. 영어를 할 줄 아는 직원도 아무도 없었으니 진정한 로컬 맛집이 아닐까 싶어요. Conga는 bifana라는 음식을 포르투갈에서 잘 하는 집으로 유명해요. Bifana는 돼지고기를 빵 사이에 끼우고 소스를 뿌린 포르투갈만의 '돼지고기 샌드위치' 요리인데요. 1/2 생긴 건 정말 투박해요. 돼지고기랑 소스, 빵 세 가지 밖에 들어간 게 없거든요. 그런데 드셔 보시면 정말 놀랄 거예요. 소스가 살짝 매콤하면서 마늘향도 나는데 중독될 것 같은 맛이거든요. 매장이 오픈한 1976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가족들 사이에서만 공유되고 있는 비밀 레시피로 만드는 소스래요. 남편은 양념이 안 된 제육 햄버거 같다고 평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있다는 데에는 동의했어요. 분명 이국적이지만, 한국인들이 정말 좋아할 만한 이국적인 맛이랄까요. 그리고 왠지 MSG가 가득한 느낌이에요! Bifana는 Snack 메뉴에 자리하고 있지만, 2개 정도 드시면 식사로도 든든할 거예요. 가격도 저렴해서 배만 안 부르다면 한 개 더 먹고 싶어 질걸요. 매장은 시끌벅적해요. 사람들도 정말 자유롭게 먹고 있고, 직원들 목소리도 크거든요. 그만큼 포르투의 로컬 정서를 느끼기에는 딱이랍니다. 주위 다른 사람들처럼 포크나 나이프도 없이 손으로 우걱우걱 샌드위치를 먹고 있으면, 현지인이 된 것 같은 맘에 괜히 으쓱할지도 몰라요. 여행 초반에 꼭 들러 보세요. 분명 또 가고 싶어질 테니까요! * 포르투갈 시리즈는 단순 에세이와 기존의 추천스팟 에세이가 번갈아 가며 작성될 예정이에요. 소개하고 싶은 곳들도, 느낀 것도 너무 많은 곳이네요. * 출처가 표기되지 않은 사진은 모두 저희가 직접 찍은 사진입니다. 꼭 출처 표기해 주세요.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번에 무단으로 퍼가신 블로거분 봤어요...) 하트, 클립, 댓글 모두 좋아요! :D
#1 시공간을 함께 여행하다, 포르투갈
"여긴 묘하게 한국 느낌이 나" 오빠와 내가 포르투갈을 여행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말. 포르투갈은 우리가 지금까지 다녔던 여행지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우리가 사랑해 마지않은 보라카이 화이트비치에서 우리는 넋 놓고 휘황찬란한 구름을 마냥 바라봤었고, 비엔나에서는 도시적인 편안함에 이 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했었는데, 이상하게 포르투갈에서는, 포르투갈에만 집중할 수가 없는 거다. 포르투갈은 자꾸만 너무 뜬금없는 포인트에서 우리를 과거로 데려다 놓았으니까. 그것도 한국에서의 과거로. 리스본. 포르투갈의 수도이자 바다와 맞닿아 있는 도시. 한여름이 시작되던 6월 말의 밤 10시에 우리는 리스본의 바닷가를 거닐었고, 걸으면서 이상하게도 한강 생각을 했다. 네모나게 잘 정돈된 모양새가 꼭 정비사업이 끝난 한강 같아서였는지, 아니면 축제가 끝난 거리에 여운처럼 들리는 노래가 괜히 한국 트로트와 닮아 보여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아니 분명 달랐을 거다. 남유럽 도시의 바닷가와 서울의 강가가 같을 리가 없지. 하지만 여행 내내 비슷한 경험은 되풀이됐다. 포르투갈 느낌이 가득한 오래된 식당에서 내온 밥과 새우가 들어간 스튜는 꼭 우리나라 어딘가에서 먹어본 맛이었고, 낮보다 사람이 많았던 리스본의 밤거리는 서울의 번화가를 떠오르게 했으며, 잘 정돈된 포르투의 공원은 올림픽공원에서의 첫 데이트를 생각나게 했으니 말이다. 우리는 그렇게 자꾸만 포르투갈에서 한국에 있는 과거의 우리와, 과거의 각자와 만났다. 그 과거에는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한 늦은 밤 함께 천천히 한강을 거닐던 우리가 있었고, 긴장한 마음에 넓디넓은 올림픽공원을 마냥 같은 코스로만 돌던 첫 데이트 날의 수줍던 우리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그 과거에는 참 빛나던 때였다는 걸 모르고 자신감 없이 축 쳐져있던 안쓰러운 내 모습도 있었고. 포르투갈은 그렇게 과거의 우리를 불러내어 포르투갈에서의 추억을 슬며시 덧입혔다. 포르투갈에서 괜스레 감성적으로 변했던 날이 많았던 건, 아마 그곳에서 공간과 시간을 동시에 여행했기 때문일 거다.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보다 우리 스스로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했던 여행은, 포르투갈에서 처음이었으니까. 번외) 유난히 한국스러웠던 것들 # 한국 느낌의 음식 해외여행 중에 반드시 1일1라면을 실천하는 한국인 입맛의 정석인 남편은 포르투에 머무른 5일 동안 라면을 단 한 번밖에 먹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현지화된 외국 요리를 먹는 듯한 느낌이랄까, 한식이 아닌데도 이상하게 한국 레스토랑에서 먹는 맛이 났다. 리스본은 그래도 꽤 이국적이었는데, 포르투는 거의 예외 없이 음식 맛이 친숙했다. # 낮보다 활기찬 밤의 거리 많은 식당들이 오후 3시부터 늦게는 8시까지 문을 닫기 때문에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하려면 보통 8시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렇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올 즈음인 오후 10시에는 사람들이 놀랄 정도로 많다. 유명한 거리에서는 줄 서서 걷는듯한 느낌마저 들 정도. smalltalk._ 하트와 클립은 언제나 감사해요, 댓글도요 :) 사진은 모두 저희 부부가 찍은 것들입니다. 무단으로 퍼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