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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 데이. (St. Valentine's Day)
로마시대의 아우구스투스황제 재위시절 당시 제법 넓어진 제국을 자랑하며 국경선이 길어지자, 가족이 그리워 병사가 탈영할 것을 우려하여 병사의 결혼을 법적으로 금했지만, 발렌티노라는 신부가 법령을 제낀 채, 결혼을 성사시켜주다 끝내 걸려 처형 당한 후... 이를 기리고자 생긴 "성 발렌타인 축일"(St. Valentine's Day) 이라 불려지는 "발렌타인 데이". (참고로 외래어 표기법에 의하면 '밸런타인 데이'가 맞다.) 매년 2월 14일이 되면 여성들이 마음에 드는 남성들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이고, 서양에서도 우리처럼 요란떨진 않지만 꼭 남녀가 아니여도 이웃, 친구 사이에도 가벼운 초콜릿이나 케이크 등을 주고 받는 날이다. 위의 유래에서 보듯, 크리스챤들의 기념일에서 시작되었으나 크리스마스처럼 종교와 무관히 누구나 즐기는 날이 되었다. 그런데 이런 일상 속 이벤트데이의 대명사인 이 날을, 언제부터인가 나오는 주장이 불편케 만들기 시작했으니... 바로 "안중근 의사의 사형선고일"이 그것이다. 당시 조선총독 이토 히로부미를 골로 보내고 뤼순감옥에 투옥된 안의사는 1910년 2월 14일에 사형을 선도받았고 그 날을 기리자는 미친뻘소리인데...ㅋ 왜 저걸 미친뻘소리라는지, 과연 내가 나라도 근본도 없는 매국노라 그런가? 그게 아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 안의사의 생일, 또는 사망일을 아시는 분 계시나?? 내 생각에 이 글을 읽고 자시고 떠나 한반도 내외의 총 도합 7,750여 만 명의 남북한국민들을 통틀어도 아마 5%가 안될 거다. 당장 안의사까지 안가더라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존경받는 위인 투탑인 세종대왕과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생일과 사망일을 아는 이도 블락비 지코의 생일을 아는 인간 수보다 적음을 난 장담할 수 있다. 더구나 독립운동은 안의사 혼자 하신 것도 아니며, 네임드 독립투사만 해도 벌써 역사의 문외한인 내가 이름 댈 수 있는 분들이 김구, 유관순, 나석주, 강우규, 김좌진, 홍범도, 이봉창, 윤봉길 등.. 다수인데 이 분들을 스킵한 체, 생일도.. 사망일도 아닌 애매한 사형선고일까지 기리며 챙길만큼 안의사가 어마무시한 분이라고는 생각 않는다. 일부 난독증 가진 분들의 오해의 소지가 있을까 강조하지만, 안의사가 별로란 게 절대 아닌! 위에 언급된 숱한 여러 위대하신 독립투사분들과 안의사를 굳이 우열을 가릴 게 아니란거다. 그럼에도 이 발렌타인 데이만 되면 뜬금없이 나도는 안의사 사망선고일 드립의 명분은 "일본의 초콜릿업체가 시작한 상술에 놀아나지 말자"이다.... 부연설명 하자면, 일본에 의해 목숨 잃은 안의사를 위해 일본제과업체의 상술에 휩쓸리지 말자라는건데, 이 또한 난데없는 안의사 드립이 다시금 개소리임을 입증해준다. 자, 그럼 일본제과업체가 상술을 부려서 옛 식민지인 대한민국에서 얼마나 큰 이득을 취하고 있는지 어디 발렌타인 데이 무렵에 판매되는 초콜릿 및 초콜릿가공품, (이하 초코류)판매매출액을 따져보자. 일단 국내 초코류 판매의 부동의 원톱은 자타공인 "롯데"다. 가나초콜렛, 크런키, 빼빼로, 드림카카오, ABC초콜렛, 몽쉘통통 등등..... 여기에 롯데제과의 주특기인 미투상품 중 하나인 가나파이, 롯데 초코파이와 그 외 각종 잡다구리 초코류들의 매출액이 남한의 총 초코류 매출액의 22%에 이르는 초코왕국을 넘어 가히 초코의 제국이라 부를만 하다. 한국에서 팔리는 초코류 5분의 1 ~ 4분의 1이 롯데제품이란 이야기이며, 혹자는 롯데가 일본회사 아니냐고 따지겠지만, 롯데는 일본롯데와 한국롯데가 엄연히 분립해 있는 별도의 독립법인들이고 일부 계열사들은 지분률이 혼재해 있기도 하는 샴쌍둥이같은 구조지만 그건 "롯데그룹"전체를 포괄해 따질 때의 이야기고, 초코류만을 생산 및 판매하는 "롯데제과"는 국내에 생산공장의 대부분과 생산인력의 대부분이 한국인에 한국자본이 투입된 "국내기업"이다. 그럼에도 롯데제과를 일본기업이라 우기게 되면, 국내기업 중, 유럽지사가 별도의 법인으로 독립되어 운영되며 심지어 유럽법인에서 제작 및 생산과 판매가 되는 모델도 있는 기아자동차도 "유럽회사"가 된다는 논리다. 참고로 많은 분들이 벨기에 브랜드로 알고 있는 해산물 디자인으로 유명한 "길리언"은 원래는 벨기에 기업이였으나 롯데제과가 M&A(기업인수합병)하여 흡수한 이제는 엄연한 국내 브랜드가 되었다ㅋㅋ 그럼 2위는 어디냐? 세계 초코류 매출액 1위를 자랑하는 천조국의 "허쉬"다. 허쉬초콜릿과 키세스, 밀크초코(우리식으로 쪼꼬우유)와 초코시럽 등 각종 초코류에서 매출 월드와이드 랭크 1이다. 3위는 2위와 거의 근소한 차이 밖에 나지 않는 국내기업, "오리온"이다. 오리온은 다른 것들은 댈 필요도 없이 지구를 몇 바퀴나 휘감을만큼 팔리고, 러시아에서는 일부 화폐의 기능(!?)을 대체할 정도의 인기... 군부대 특히 훈련소에서는 종교의 선택에 있어 큰 기준을 세워주는 "초코파이"라는 캐시카우가 있다. 왠지 오리온이 허쉬 이상일 것 같음에도 근소하나마 등수가 밀린데에는 저 랭크 기준이 판매량이 아닌 "매출액" 이기 때문이며 허쉬 브랜드 제품들은 오리온 제품들보다 무게 대비 더 고가인 관계로...., 4위 역시 국내 기업인 "해태"인데, 해태는 마케팅의 부실함 탓에 사명은 거의 다들 알지만 그 사명과 바로 연관되어 떠오르는 브랜드가 잘 없는 편이다. 하지만 초코파이의 영원한 라이벌인 "오예스"와 국내 초코바 판매 부동의 콩라인, "자유시간"을 보유하고 있다. 오예스의 경우, 지금 이 새벽에 일 없이 이런 글이나 쓰고 있는 나를 비롯... "나는 초코파이보다 오예스"라는 수 많은 매니아층을 지닌.ㅎ 5위는 국내 초코바 매출액 원탑인 스니커즈와 또 그런 스니커즈와는 또 다른 맛을 주는 트윅스, 그리고 효자상품 "m&m"을 갖고 있는 미국의 식품기업인 "마즈"다. 우리나라에서는 마즈라는 기업명은 거의 인지도가 없이, 각각의 제품들의 독립적 네임밸류가 압도적으로 크기에 스니커즈, 트윅스, 엠엔엠즈가 같은 회사의 제품이라는 걸 아는 사람이 의외로 잘 없다. 참고로 이 회사 브랜드 중, "도브"라는 밀크초콜렛이 있는데 말이 초콜릿이지, 초콜릿의 껍데기만 둘렀을 뿐.. 속은 버터, 견과류, 크래커 등등 칼로리폭발물들을 잔뜩 머금은 나머지 스,트,엠과 달리 얘는 진짜 오리지널 초콜릿! 그러나... 우리에게 도브는 비누일뿐.. 저 제품을 아예 본적조차 없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6위는 이탈리아의 초콜릿 브랜드인 "페레로". 페레로 로셰로 많이 알려져 있다. 페레로 로쉐라고도 많이 표기하나, 외래어 표기법에 의하면 역시 로쉐아닌 로셰가 맞다. 사실, 잘 발음해보면 로쉐는 좀 이상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메스티지 초콜릿(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저가형 초콜릿) 중에서는 고급으로 인식되어 있으나 솔까말 패키지가 삐까뻔쩍해서 그렇지, 전혀 고급은 아니고, CF에서처럼 셰프가 진지하게 만드는 그런 거 아닌 그냥 공장에서 찍어내는 제품이다. 여담으로 몇 년 전부터 돌풍의 주역으로서 국내에 비만을 널리 보급하는데 일조 중인 "악마의 잼" 누텔라가 이 페레로의 효자상품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 중 하나는... 몇 년전부터 미취학 땅꼬맹이들 및 그 부모들을 대상으로 미친듯이 인지도를 높여오고 있는 "킨더 초콜릿"도 바로 페레로의 브랜드 중 하나라는거! 이탈리아 회사 제품에 왠 독일어 네이밍인고 하면 바로 페레로의 독일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이기 때문. 7위는 스위스의 식품기업인 "네슬레"이며, 여기는 "킷캣"과 초코분말(핫초코)로도 유명하지만, 네슬레 자체에서는 초코일변도의 기업이 아니고 "네스카페", "네스프레소" 등의 브랜드를 앞세워 커피시장 공략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 원래 옛날에는 "스위스"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특산품이 '시계'와 '초콜릿'이였는데, 국내에서는 '스위스 초콜릿'의 위명이 무색해졌고... 세계적으로 따져도 최근은 벨기에나 미국 등을 위시한 신흥초콜릿강호들의 득세 중이다. 8위는 초콜릿과는 별 큰 관련 없어 보이는 "동서식품"인데, 여기는 다른거 없이 "핫초코 미떼"로 초코류 매출액 8위에 랭크되어 있다. 9위는 영국인 고다이바 부인의 감동실화에서 이름을 따왔음에도 엉뚱하게도 벨기에 초콜릿 브랜드인 "고디바" 여기는 진짜 오로지 가격이 금값이라 매출액이 9위나 되는 브랜드다. 보통 백화점 내에 거의 다 입점해서 초콜릿과 초코음료, 초코소프트크림을 파는데 맛은 진짜 좋긴 한데 그래도 비싸다. . . . . . 자, 지금 뭔가 글이 삼천포로 빠져서 초콜릿 메이커의 매출 랭킹쇼가 되었는데.... 지금 9위까지 나열했고 저 1~9위까지의 업체들이 대한민국 국내 초코류 매출의 89%를 차지한다. 초코류는 저런 이름 있는 회사들만 만드는 것도 아니고 완전 초저가로, 이름 없는 중소업체들이 만드는 것들도 정말 많다. 그런데.... 지금 저 위의 브랜드들 중, 일본기업이 있었나? 마냥 순위를 내리다보면 14위에 가서야 비로소 일본기업이 등장한다. 바로 "메이지". 다양한 초코류 및 각종 젤리류와 캔디류 등도 만드는 제과업체인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것은 "마카다미아" 라는... 보통 해외여행 다녀오는 사람이, 빈손으로 귀국하자니 좀 그렇고... 그렇다고 여러 사람들에게 또 좋은 기념품 일일히 사주자니 돈 아까워서 공항이나 기내에서 사는 바로 그 마카다미아가 메이지의 상품이다. 9위까지가 팔아먹는게 89%인데, 10, 11, 12, 13도 아닌 14위면 뭐 얼마나 매출이 될런지... 더 아래로 내려가 16위에 일본 홋카이도의 자랑이라는 "로이스"의 초콜릿이 있는데, 국내에서는 가격이 이빠시 뻥튀기되어 위에 언급된 고디바급으로 비싸지만, 홋카이도에 가보면 경주에서 경주빵 팔듯 흔해빠진 초콜릿이다. 아무튼 국내에서 판매되는 메이지와 로이스의 매출액은 둘을 합쳐도 기업 대 기업까지 갈 것도 없이, 국내에서 판매되는 롯데의 빼빼로 단일품목 매출액에도 훨씬 못 미친다 위에서 언급된 기업들의 매출액의 3분의 2 이상이 국내기업에서 기록하는 매출이고, 다시 말해... 저 기업들의 매출신장은 내수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가 된다. 초코류 많이 팔면, 그만큼 거기 종사하는 고용도 늘고 임금도 상승하며 관련된 일자리가 증가하게 될 테니. 고로... 우리나라에서는 발렌타인 데이에 초코류를 웃으며 주고받는 것이, 집에서 안의사의 사망선고를 기리며 눈물 훔치는 것보다 여러모로 이득임은 물론, 그로 인한 일본기업의 베네핏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수준인 것이다. 나 역시 한국인이고, 그렇기에 당연히 안의사를 존경하며 그분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다른 수 많은 독립투사분들이 계셨는데 그 분들을 제치고 유독 안의사에 대해 다른 것도 아닌 '사망 선고일'을 기리자는 건 그저 내가 보기에는 애국심(Patriotism)이 아닌, 소위 "국뽕"이라 일컫는 맹목적이자 호전배타적 애국심인 쇼비니즘(Chauvinism) 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쇼비니즘은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도 인정과 존중을 받기 어렵고... 이는 대표적 쇼비니즘의 아이콘들인 일본의 극우단체들이나 우리나라의 박사모를 위시한 태극기세력 및 어버이연합들만 봐도 알 수 있다. 영화 "베테랑" 속 악역인 조태오가 이런 말을 한다.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안되는데,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된다고 그랬어요.' 저 말이 맞다. 굳이 사람들이 안그래도 퍽퍽하고 무미건조한 세상과 삶을 사는 와중에 어쩌다 있는 웃을 수 있는 건전한 기념일을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된다. 안의사를 비롯, 수 많은 독립투사들과 호국영령들은 우리가 한 시도 망각해선 안되는 분들인만큼 항상 기리고 생각하되, 저런 류의 기념일 또는 이벤트데이는 그냥 가볍게 웃고 넘어가자. 그게 나와 너와 우리 모두를 위해 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