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모르고 쓰는 불교 용어들
시즌2 오픈을 앞두고 점점 주목도가 높아지는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 재미있는 대사가 나옵니다. 이사라가 다니는 교회에서 문동은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죠. '뭐, 커서 만나니까 이판사판이다 이거야?' '큰일 나, 사라야.이판사판은 원래 불교용어야 주인공인 동은과 건달 느낌이 많이 나는 욕설이 다반사인 사라의 이 야단법석 상황 중에 나온 이판사판은 결국 사라를 나락으로 떨어뜨립니다. 간단히 정리한 위 글에도 불교용어가 무려 여섯개나 나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차례대로 살펴보겠습니다. 1. 주인공(主人公) 불교에서 ‘득도한 이’, ‘참된 자아’를 가리키던 단어였습니다. 2. 건달(乾達) 간다르바(gandharva)는 산스크리트어의 단어인데, ‘음악의 신’이라는 의미였고, 이게 중국에서 한자로 음을 따서 ‘건달’로 표기된 것입니다. 그런데 근면 성실을 강조하던 우리 조상님들이 보기에는 일하지 않고 놀고먹는 것은 옳은 행동이 아니었기에 완전히 의미가 바뀐 경우지요. 3.다반사(茶飯事) 일상다반사의 ‘다반사’도 ‘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 일’을 의미하는데, 참선이라는 것이 유별난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며, 차를 마시고 밥을 먹듯이 일상생활이 곧 선(禪, zen)으로 연결됨을 상징하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4. 야단법석(野壇法席) 이 단어는 원래 부처님이 ‘법화경’을 설파하고자 했는데 너무 많은 중생들이 모여들자 실내 법당에서 나와 ‘들판에 단을 만들고(野壇) 법회를 열었다(法席)’는 데에서 유래된 용어입니다. 이후 큰스님들이 대규모 법회를 열 때 이 용어를 사용했는데, 조선시대에 불교가 탄압되면서 이후 시끄럽고 정신없는 상황을 묘사하는 말로 왜곡된 것이죠. 5.이판사판(理判事判) 조선시대에는 불교 사원이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했기에 사찰에서 승려들을 그 역할에 따라 이판승과 사판승, 두 부류로 나누었다고 합니다. 즉, 본연의 참선을 수행하고자 정진하는 승려는 ‘이판승’이라 불렀고, 이들이 정진할 수 있도록 조정의 노역에 응하고, 절에 찾아와 고기와 술을 내어오라며 갑질하던 일부 못난 유생들의 비위를 맞추고 공양드리러 온 교인들을 응대하는 등, 사찰 유지를 위한 잡일을 도맡아 하는 승려들을 ‘사판승’으로 구분한 것이죠.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우대받던 불교가 유교 사회로 변한 조선에서는 이단시되면서 승려가 되면 천민 신분으로 강등당하는 사회적 불이익을 감수해야만 했으니, 스님의 역할을 구분하던 이 단어가 막판 인생을 의미하는 용어로 변한 것이죠. 6. 나락(那落) 지옥을 의미하는 고대 인도어인 산스크리트어의 ‘나라카(Naraka)’의 발음을 한자로 옮긴 것인데, 원래는 바닥이 없는 구멍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출처).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우리말 우리글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