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s Random clip
by
uncleJ
https://media.vingle.net/images/co_m/z837j94qpa.jpg
Jans Random clip
40 Followers
<즐겁게 미친 큐레이터> by 이일수 : 큐레이터 세계에 대한 생생한 르포
큐레이터(Curator)에 대한 환상과 실제 미술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분들은 큐레이터라는 직업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있지만, 한없이 우아해 보이고 고상할 것 같은 겉모습 뒤로 얼마나 많은 고민과 노가다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물며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거의 가 본 적이 없는 분들에게 큐레이터라는 직업은 드라마 속에서 볼 수 있는 교양을 갖춘 요조숙녀의 이미지로 고정된 것 같습니다. ​ 제 네이버 아이디는 curatever.. curator와 forever를 합성해서 만든 것으로 큐레이터 혹은 큐레이션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지요. 인생의 한 시점에서 직업으로서 큐레이터의 길도 고민한 적은 있었지만, 결국 미술과 관련한 것은 제 커리어 인생 제 1 스테이지에서 메인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아직 길고도 긴 인생길에서 제 2 스테이지에서는 다시 찾아가게 될지도 모르겠지만요.. ​ 舊 하나코(하늘을 나는 코끼리, 일본어 아님) 갤러리 관장님이시자 현재는 프리랜서 전시기획감독이자 미술서 저자이신 이일수 선생님의 <즐겁게 미친 큐레이터>는 큐레이터란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에 대해 궁금한 일반인, 큐레이터를 일생의 업으로 삼고자 하는 예비 큐레이터, 한국 미술계(소위 그 바닥)의 현장은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특히 상업 갤러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하신 분들에게는 안성맞춤인 책입니다. 2014년 서울시 교육청에서 선정한 직업탐색 추천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는데요. 매우 적절한 선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큐레이터라는 직업에 대한 일방적인 찬사도 아니고 비판도 아닌, 주로 상업갤러리 소속의 큐레이터가 맞이하게 될 현실적 상황에 대해 가감없이 편안한 문체로 현장소식을 들려줍니다. 그녀(성함은 남성틱하지만 두 딸의 어머님)의 글을 읽고 있으면 큐레이터를 꿈꾸는 후배를 앞에 두고 밝게 웃는 얼굴로 조분조분 조언을 해 주시다가 어느 순간 정신교육이 필요한 부분에는 군기를 꽉 잡는 카리스마 넘치는 선배 큐레이터의 이미지가 그려집니다. ​ 독자의 대상은 큐레이터 지망생 뿐만 아니라 예술경영을 꿈꾸는 예비 갤러리 관장님/사장님도 읽어두시면 좋을만한 폭넓은 경험이 담겨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앞서 얘기했듯 그녀 자신이 피고용자인 큐레이터이기 전에 독립갤러리의 운영자로 수많은 전시기획을 했던 '경영자'였기 때문에 가능한 스펙트럼입니다. - 큐레이터 하면 떠오르는 대중적 이미지는 이정도? 그러나 실상은...?? - 큐레이터에게 요구되는 역량과 자질에 대해 ​ 이 책에서 얘기하는 핵심 메시지를 요약하면 "기획전시의 운영자와 큐레이터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조건은 인간관계 50%, 미술지식 30%, 행정수완 20%" 라고 합니다. 그리고 뼈있는 한 마디 "미술현장에서 한 2년 웃는 얼굴로 도를 닦았다면 어느 분야의 어떤 일을 어떤 사람들과 일해도 굶지는 않을 것이다" ​ 흔히 인사가 만사라고 합니다만.. 좁은 바닥일수록 인간관계의 중요성이 높아지죠. 대기업에서 일해도 당연히 인간관계는 중요합니다만, 시스템이, 조직이 해결해주는 일들도 많기 때문에 개인의 디테일한 역량이나 인간관계는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소규모 갤러리나 미술계와 같이 좁은 바닥.. 말도 많고 탈도 많으며 몇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이고.. 인력수급도 돌고도는..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은 생태계라고 한다면 더더욱 인간관계의 중요성은 높아질수 밖에 없겠지요. ​ 책을 읽으며 이일수 선생님이 마치 저에게 직접 얘기를 해 주시는 것같은 착각에 빠져들며 몰입할 수 있었는데요. 책 속에는 선생님께서 성공적으로 기획전시를 이끌며 하나코 갤러리의 주가를 높이던 시절의 빛나는 이야기도 있고, 꼼꼼하게 작가를 체크하고 관리하지 못해 아차하는 순간 부끄러운 전시회가 되어버린 실패담도 있습니다. ​ 기쁘고 즐겁고 훈훈한 이야기가 있는가하면 생각만해도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를 정도로 혈압이 오르는 일화지만 꾹꾹 참아가며 보살 미소를 지어가며 쓰신 것이 보이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일방적인 성공기도 아니고 비판하는 내용도 아닙니다. 감정의 고저는 있을지언정 중용을 지켜가는 내용들이고, 더욱 중요한 것은 큐레이터로서의 정신자세와 사명감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입니다. 큐레이터는 무엇으로 사는가 ​ 예전에 저도 고민했던 부분과 오버랩되기도 합니다. 제가 고민했을 당시 큰 걸림돌 중의 하나는 큐레이터라는 직업이 이미지와는 다르게 매우 박봉이라는 점입니다. 돈이 적다는 것은 불편할 때가 있을 뿐이지 행복을 방해하는 요소는 아니라고 합니다만, 저는 독신으로 살아갈 인생길을 고려하면 젊을 때는 일단 충분히 벌어두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부분도 있었네요. ​ 어느 직업인들 그렇지 않겠습니까만.. 저는 큐레이터를 업으로 택하는 분들은 가급적이면 경제적인 걱정이 없는 사람들이면 좋겠습니다. 예술과 항상 함께 하지만 직접적인 창작은 하지 않는 입장에서.. 작가와 콜렉터의 가교로서.. 전시를 기획하고 수많은 관계자들의 이해관계와 입장을 조율해야 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같은 위치에서.. 적은 보수때문에 생활에 곤란을 겪고 자존감에 상처를 받을 상황이라면.. 그런 분들은 말리고 싶습니다. 미술이 좋아서 그 안에서 굶어죽어도 행복할 분들이라면 예외겠지만요.. ​ 그렇다면 작가님이 얘기하는 큐레이터의 자부심은 무엇이 있을까요? 바로 큐레이터가 일하는 곳이 한국미술사의 현장이고.. 후대에 문화유산이 될 공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수행자라는 것입니다. 일반 기업에서 일하다보면 가끔 그런 생각이 들때가 있죠.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밤새 일하고 있나. 크게 보면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 일조하고 있는 것이고.. 합리적인 경영상의 결정을 통해 내가 돕는 기업의 경쟁력을 보다 제고시키기 위한 것입니다만.. 내가 몇 년 동안 일했다고 해서 후대에 내가 이런 일 했다는 것이 어디 한 줄 남아 있을리 만무하지요. 반면에 큐레이터의 전시기획은 해당 전시의 리플릿으로 도록으로 갤러리의 역사로 남고.. 그것이 모여 다시 한국미술사가 되는 것을 볼수 있습니다. 즐겁게 미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중요하다 ​ 이 책에서 말하는 미친다는 것의 의미는 중의적입니다. 美술과 親해진다는 뜻으로의 미친다는 것도 있고요. 불광불급(不狂不及).. 어떤 분야에서 뭔가를 이루려면.. 미치지 않으면 다다를수 없다는 의미도 담겨있어요. 작가님은 그 중에서도 "웃음"을 많이 강조하십니다. 여러가지 힘든 여건에도 불구하고 항상 공부하고 웃으며 일할 수 있는, 그래서 함께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하는, 나도 행복하고 남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는... ​ 그게 바로 즐겁게 미치는... 열정과 프로의식을 갖고 즐겁게 일하는 사람이라면 큐레이터 뿐만 아니라 어떤 직업에서든 성공의 열쇠 아닐까요? ※ 쓰다보니 책 내용과 제 주관적인 의견이 혼재된 부분도 있습니다만.. 짧은 독서리뷰에 다 담기 어려운 알토란 얘기들이 한가득입니다. 강추합니다~ ​ ※ 제가 읽은 책은 개정판 1쇄였는데 아직(?) 오타가 몇 개 눈에 띄어서 표기해 둡니다. ​ 일러두기 페이지 : 갤러리스트Galleriest → Gallerist가 맞음 54페이지 : 큐레이터Curater → Curator 191페이지 10번째줄 : 기획전시으로 → 기획전시로 209페이지 11번째줄 : 반입이 있을 대 → 있을 때 294페이지 9번째줄 : 나 도한 → 나 또한 - 혜연
안보다는 밖이 좋다(Better Out than In) - 스트리트 아티스트 뱅크시(Banksy)
카드를 적다보니 계속 테마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데요 ^^ 처음이 잘 기억이 안나는데 어느 카드에서인가 예술의 본질과 상업성에 대한 댓글이 있었고 거기에 대한 답으로 현대 미술의 뒷모습을 담은 <은밀한 갤러리>를 통해 자본주의에 종속된 현대 미술을 살펴 봤어요. 그렇다면 그 정반대편에서 자본주의와 폭력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자유롭게 표현하는 화가가 있다면..? 여기에 답이 되는 화가가 바로 뱅크시가 되겠죠. 오늘은 뱅크시의 작품을 만나보실께요. Naked Man, on the wall of a Sexual Health Clinic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수많은 슈퍼스타들.. 그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자본주의에 철저히 예속되어 있고 그것을 즐기고 있다는 점이죠. 아무리 파격적인 메시지를 들고 작품을 만들어도 결국은 머니머니해도 머니를 위한 작품들이 됩니다. 그들의 작품은 만들어지자마자 옥션에 등장하거나 전속 갤러리를 통해 개인예약자에게 팔려나가게 되죠.  현대미술은 결국 자본주의 사회의 속성, 즉 소비가 미덕이 되는 사회, 인간의 욕망의 끝판을 보여주는 돈놀이판으로 보이지만, 다른 한 쪽에서는 돈의 노예가 되지 않고 의미있는 메시지들을 세상에 던지고 있는 현대예술가들이 있어요. 그 중의 한 명이 바로 오늘 소개하는 그래피티 아트의 테러리스트, 거리 예술의 대가 뱅크시(Banksy)입니다.  제일 먼저 보여드린 벌거벗인 남자가 창틀에 매달려 있는 그래피티 작품은 영국 브리스톨의 파크 스트리트에 있는 섹스 클리닉 건물의 벽에 어느 날 밤 그려진 그래피티 작품입니다. 뱅크시의 작품은 일반적인 캔버스에 그려지지 않아요. 법적으로보면 경범죄에 해당하는, 건물이나 주택의 벽에 그리는 낙서와 다를 바 없죠. 하지만 그 예술성과 메시지로 인해 점차 유명해졌고 아직까지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Banksy"라는 가명만으로 활동하고 있는 독특한 예술가랍니다.   거리 예술의 특성상 언제든지 훼손될 수 있고.. 청소부들이 지울수도 있고.. 다른 낙서가 더해질수도 있는 취약점이 있죠. 뱅크시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다만 필요한 곳에 필요한 작품을 그려넣을 뿐이죠. 불법적으로 빨리 그리고 사라져야 하기 때문에 스텐실 기법으로 사용해 스피디하게 작품을 완성합니다. 예를 들면 형태를 미리 도려낸 종이를 벽에 대고 스프레이를 뿌려 작품을 형상화하는 것이지요. 뱅크시의 눈에는 허물어져 가는 벽의 페인트가 벗겨진 형태도 거대한 물소가 쓰러진 실루엣으로 보입니다. 많은 칼라를 사용하지 않고 주로 흑백을 이용한 명암 표현만으로 멋진 작품을 만들어내죠. 위 작품은 뱅크시가 2012년가 엘리자베스 2세 즉위 60주년을 맞이하는 때에 런던 북부에 어느 건물에 작업한 작품인데요.. 영국기업의 해외기업이 현지에서 벌이고 있는 어린이 노동의 실태를 고발하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노예 노동 - 영국 국기를 만드는 소년> 이라는 제목이 있는데.. 이것은 뱅크시가 직접 붙인 제목은 아닌 것 같아요. 그가 던지는 작품 성격은 주로 이런 식입니다. 자세히 보시면 영국 국기는 그가 작업한 것이 아니고 벽에 저렇게 걸려 있었던 것이구요.. 이를 이용해 절묘한 작품을 만들어 냈어요. 화염병 대신에 꽃을 던지는 청년의 모습.. 이 모습이야말로 뱅크시가 추구하는 전복과 저항의 미학을 잘 형상화한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뱅크시 작품의 아이콘과 같은 이미지입니다. 그나저나 우리나라에서 이러면 복면가왕이라고 철컹철컹!! (판사님 이건 제가 쓴 것이.. 읍읍~~~) 자본주의의 추악한 모습은 뱅크시의 작품을 그냥 두지 않았어요. 그의 작품이 유명세를 타자 그가 남긴 작품들을 어떻게든 벽에서 분리해내서 옥션에 내놓는 일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작품가는 점점 올라가서 최근에는 수십만 파운드를 호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케이스로 위의 사진은 로이터 통신이 보도한 내용인데요.. 그의 작품이 그려져 있던 건물 벽이 며칠 동안 공사를 하는듯 포장이 쳐져 있다가 걷히더니.. 그의 작품이 있던 벽은 시멘트로 메워져 있고.. 해당 작품은 바다를 건너가 며칠 후 미국의 경매장에 나왔다는 어이없는 뉴스였어요. 건물주는 모르는 일이라 발뺌한다고 하지만.. ㅎㅎ 참 잘도 모르겠습니다... 그죠?  뱅크시가 한 말 중에 유명한 말이 있는데요.. "When you go to an art gallery you are simply a tourist looking at the trophy cabinet of a few millionaires." (갤러리에 가면 여러분들은 단지 소수의 백만장자들의 트로피 진열장을 구경하는 여행객이 될뿐이다) 그는 미술작품이 있어야 할 곳이 미술관 안이 아니라 밖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의 제목도 "Better Out Than In"인가 봐요. 그가 미술관 안의 예술들이 얼마나 제도화된 욕망이며 허상인지를 보여주기 위해 세계 유명 미술관 - 영국 내셔널 갤러리, 파리 루브르,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 에 들어가 자기 작품을 기존 작품들 사이에 슬쩍 전시를 했답니다. 2000년대 초반 이야기이구요. 잘 이해는 안가지만 이 작품들은 실제로 며칠씩 별 탈없이 전시되어 있었다고 하구요.. 이 도둑전시 퍼포먼스로 그의 명성이 높아지게 되었답니다.  그의 작품들이 원래 있어야 할 곳에 있지 못하고 엉뚱한 사람들의 지갑을 채워주는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그는 오늘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곳 저곳에서 번개같은 스트리트 아트 작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어느 도시의 어두운 골목에서 스프레이를 뿌리고 있을지도 모르죠. 한국에도 한번 건너와 작업해 준다면 명물이 될것 같은데 말이죠..  현대 미술은 이렇게 길거리에서도 이뤄지고 있고... 그것이 또다시 작가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자본주의의 블랙홀에 빠져들어 돌고 돌기도 하는 요지경같은 모습... 그것이 현대 미술의 양태 중의 하나인지도 모르겠어요. 그의 비교적 최근 작품들을 몇 개 추가로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 할께요. 이미지 출처 : http://www.banksy.co.uk/ (뱅크시 블로그) 보다 사회적인 메시지를 해학적으로 보여주는 뱅크시 작품의 백미들은 별도의 카드로 소개할께요~ - 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