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추웠던 작년 겨울
북극에서 내려오는 븍극한파로 대지의 모든 생명의 소리가 정지된 것만 같았다
더군다나 가뭄까지 겹쳐 계곡에 그리 많지는 않지만 흐르던 물도 흐름을 멈추고 그나마 고인 물마져 꽁꽁 얼어 붙어 한동안 물을 길어 먹기도 했다
그러나 서서히 변해가는 계절의 힘에 맹렬하게 동장군의 기세도 서서히 꺾기기 시작하나 보다
며칠동안 날씨도 포근하고 거기다가 비까지 내려주니 말라버린 계곡에 조금씩물이 고이기 시작하고 꽁꽁 얼어버린 빙판위로 끊임없이 물이 흐르니 빙판도 견디지 못하고 계곡의 원래 바닥을 들러낸다
그리고 땅바닥에는 이렇게 냉이가 푸르른 빛을 뽐내고 나뭇가지에는 붐이 오고 있음을 알리는 새싹이 움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