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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뢰한: 사랑하며, 속이며

<무뢰한>의 시놉시스를 보았을 때 처음 떠올린 이미지는 <레옹>, <아저씨> 같은 권총과 소녀의 플롯이었습니다. 형사 재곤(=김남길)이 살인범 준길(박성웅)을 잡기 위해 유일한 단서, 준길의 애인 혜경(=전도연)을 표적수사한다는 줄거리만 놓고 보자면 말이죠. 여기에 예고편만 보자면 혜경의 이미지는 너무나도 쉽게 팜므 파탈의 전형적인 이미지에 편승한 느낌까지 줍니다. 제목도 <응징자>, <용의자>류의 세글자 시리즈였으니 사실 <무뢰한>을 보러 갔을 때는 일종의 좋지 않은 기대감을 가지고 간 셈이었습니다. 그러나 첫 화면부터 <무뢰한>은 쓸 때 없는 걱정을 잠재워주었습니다. 연출 이력이 무려 15년의 간격이 있는 감독의 작품이 맞는가, 싶을 정도였지요. 미술/소품을 비롯한 장면 요소들과 컷에서 컷으로 넘어갈 때의 행간을 살린 편집이 아무런 말이 없는 장면에도 이야기를 불어 넣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미쟝센이니, 몽타주니 하는 아주 기본적인 영화 미학적인 요소를 맛깔나게 살린 한국 영화를 그간 만나기 어려웠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무뢰한>의 관람의 키포인트라고 한다면 역시나 '허세'를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는가, 하는 관용도의 문제입니다.

페미니즘의 시각에서 본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단편화된 여성 묘사를 극복한 <매드맥스> 샤를리즈 테론은 칸 영화제의 기자회견에서 이 영화가 페미니즘 영화냐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이런 답변을 낸 바 있다. "매드맥스 4의 좋은 점은 조지 밀러 감독이 페미니즘적인 시각을 가지고 만들지는 않았지만, 그는 단지 진실을 추구했고 이를 통해 여성도 복잡하고 흥미로운 존재라는 것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뒀기에 '매드맥스4'는 훌륭한 페미니스트 영화가 됐다" -샤를리즈 테론 기존의 액션 영화들이 여성을 오로지 남성 우월주의적인 시각으로 매우 단편적으로 그려냈다면, <매드맥스4>의 여성묘사는 여성이기 이전에 한명의 사람으로서의 생생한 개성을 살려냈다. 퓨리오사 외에도 씨앗을 품고 다니는 할머니나, 다시 임모탄에게로 달려가는 치도, 그리고 책임감 있게 임모탄과 대적하는 스플렌디드에 대한 묘사를 보라. 여성이 등장하면 당연히 키스씬을 집어 넣어야 한다는 강박증을 벗어나자 영화는 놀라울 정도로 깊어졌고, 풍부해졌다. 달리 생각하면 그간의 여성이 등장하는 영화들은 얼마나 단편적이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