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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는 쾌락의 음식이다.

'국수주의자' 박찬일님의 글 모음입니다. 개인적으로 언제나 재미있게 읽고 있는데, 최근 SNS 등으로도 유명해지고 있더군요. 빙글러님들도 좋아할 것 같아서 공유합니다. ㅎㅎ <<국수, 쾌락의 음식>> 모든 생명체는 먹는다. 미생물조차 먹는다. 먹지 않으면 죽는다. 인간도 똑같다. 생명체는 지속적으로 무엇인가를 먹어야 한다. 육식동물은 그마나 덜하다. 초식동물은 하루종일 입을 오물거리고 있다. 잠자는 시간 빼고는 먹는다. 잡식동물인 인간도 만만치 않다. 하루 세 끼 외에도 온종일 입에 무엇인가를 집어넣는다. 먹는다는 일이, 자세히 관찰하면 참 지루하다. 이 지루한 일을 지속하여야만 생명이 유지되니 그 어떤 보상이 없으면 이 일을 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생명 유지 외의 또 다른 보상이 있다는 말이다. 바로 쾌락이다. 일단 배가 부르면 기분이 좋아진다. 통통해진 배를 하늘로 향해 두고 입이 찢어지게 하품을 하는 동물을 상상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인간도 다르지 않다. 배부름의 쾌락만큼 원초적인 것은 없다. 인간은 여기에서 조금 더 나아갔다. 먹는 행위에서 오는 쾌락을 더 잘게 분화하였다. 위장에서의 쾌락을 넘어 입에서의 쾌락을 집중적으로 키웠다. 달고 짜고 맵고 시고 쓰고 하는 음식물의 맛에서 쾌락을 얻는 방식으로 진화시켰다. 마침내는, 생명 유지와는 관련 없이 그 음식물이 주는 쾌락을 먹는 행위의 최종 목표로 여기는 일에까지 이르고 있다. 이를 미식이니 식도락이니 하는 그럴 듯한 이름으로 부른다. 이는 인간만의 일이다. 국수와 이 쾌락이 무슨 관계냐 하면, 국수라는 음식은 인간이 음식에서 얻을 수 있는 쾌락을 극대화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국수는 ‘쾌락의 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