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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만 바꿔도 판매량 껑충? 주목받는 보드게임 그래픽 디자인
보드게임 디자인 라운드 테이블 부산 2019, 게임올로지 최정희 대표 발표 2월 16일과 17일 양일간 부산콘텐츠코리아랩에서 보드게임 산업 종사자와 지망생을 위한 ‘보드게임 디자인 라운드 테이블 부산 2019’가 열린다. 행사를 주최한 사부작 놀이 디자인 협동조합의 정희권씨는 “개성있는 보드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만든 행사다”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행사는 크게 컨퍼런스와 전시로 나뉘어 진행됐다. 부산콘텐츠코리아랩에 마련된 전시 공간에서는 작가들이 저마다 자신의 게임을 소개하거나 관람객들의 플레이를 돕는다. 양일 각각 다른 테마로 진행되는 컨퍼런스에서는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보드게임 작가와 퍼블리셔가 보드게임 디자인과 생태계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한다.  첫날 컨퍼런스에서는 날로 중요해져가는 보드게임 디자인에 대해 게임올로지 최정희 대표가 발표했다.(여기서 디자인은 패키지는 물론 보드와 컴포넌트의 디자인을 모두 포함한다.) 최정희 대표는 2002년 업계에 입문해 크고 작은 회사를 거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 게임올로지가 제작하는 보드게임들은 캐주얼한 게임성에 심플하고 귀여운 디자인, 톡톡 튀는 색감이 특징이다. 최정희 게임올로지 대표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회사의 대표이니만큼 최 대표는 보드게임 디자인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상세한 예시와 함께 풀어놨다. 최 대표는 “보드게임은 어떻게 생겨야 할까요?”라는 질문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최 대표는 <베니스 커넥션>이라는 캐주얼 보드게임을 예로 들었다. <베니스 커넥션>은 ㄱ자와 1자 타일을 이어붙여 하나의 운하를 만드는 게임으로 독일에서 최고의 권위를 가진 보드게임 어워드의 ‘아름다운 게임’ 부문을 수상했다.  <베니스 커넥트> 알렉스 랜돌프 作 <베니스 커넥션>은 알렉스 랜돌프라는 디자이너가 만든 웰메이드 보드게임이다. 그러나 그가 처음 출판사를 찾아 꺼내 놓은 <베니스 커넥션>의 외형은 보잘 것 없었다. 선과 면만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디자인, ㄱ자와 1자 만으로 이루어진 이 게임을 퍼블리셔들은 좋은 게임이라 판단할 수 있을까? 좋은 게임으로 판단했다면 과연 어떻게 이 게임을 겉으로 보기에도 좋은 게임처럼 보이게 할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베니스 커넥션>은 큰 성공을 거뒀다. 지금은 독일 최대 보드게임 업체에 인수된 ‘드라이 마 기어’의 3인방이 알렉스가 만든 게임의 가치를 알아보고, 볼품없는 프로토타입 버전에 멋진 디자인을 입혀 게임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베니스 커넥스> 초기 버전 두 번째 예시는 <캔트 스탑>. 주사위를 던져 산을 등반하는 게임으로, 시스 색슨이라는 미국인이 디자인했다. <캔트 스탑>은 <베니스 커넥션>과 반대의 운명을 맞았다. 판권이 여러 업체에 팔렸고, 각각의 회사가 저마다 다른 디자인을 선보였다. 잘 된 버전도 있고, 잘 안 된 버전도 있었지만 잘 안 된 버전이 훨씬 많았다. 시드 색슨 사후 트래픽 콘 버전으로 재출시된 <캔트 스탑>은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이렇듯 좋은 게임이 좋은 그래픽 디자인을 만나서 마땅한 흥행을 하는 경우가 있고, 좋은 게임이 나쁜 그래픽 디자인을 만나서 암흑기를 겪는 일도 있다. 과연 그래픽 디자인은 보드게임 세일즈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 대표는 여기서 ‘왜 게임성이 아닌 그래픽인가?’에 대해 자신만의 분석을 내놓았다. 과거에는 디자이너가 퍼블리셔를 통해서만 게임을 출시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시장이 커지며 디자이너가 직접 소비자를 만나는 일이 생겨났다. 과연 소비자는 퍼블리셔만큼 게임을 면밀하게 살펴볼까? 최 대표의 답은 No다. 소비자는 온라인에서 보고, 친구의 추천으로, 게임샵에서 사람들이 많이 사는 것들을 주로 구매한다. 게임을 퍼블리셔만큼 면밀히 살펴보지 않는다. 게임성은 물론 겉으로 보이는 디자인도 중요해 진 시대가 온 것이다.  최 대표는 세일즈와 그래픽의 연관성을 설명하기 위해 세 가지 예시를 들었다. 1) 게임성이 좋은데 영업 현장에서 잘 노출되지 않은 경우 2) 게임성은 별로인데 그래픽 디자인이 아름다운 경우 3) 게임도 좋고 그래픽 디자인도 좋은 경우다.  1의 경우 영업 현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시연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떤 게임인지 직접 보여주는 것이다. <할리갈리 컵스>는 많은 기대를 받으며 한국에 출시됐지만 초기에는 거의 팔리지 않았다. <할리갈리 컵스>가 팔리기 시작한 것은 대형 마트에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시연 행사를 열기 시작하고 나서 부터다. 결국 좋은 게임은 팔린다는 얘긴데, 중요한 건 소비자가 어떤 게임인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게임성이 안 좋은데 그래픽이 좋은 게임은 아주 많다. 단종된 게임인 <호퍼스>가 대표적이다. 이런 게임은 일단 초반에 팔리긴 한다. 그러나 게임성이 좋지 못하면 결국 한계에 부딪힌다. <호퍼스> 역시 초반 성적을 이어가지 못하고 결국 단종됐다. 세 번째, 게임도 좋고 그래픽도 좋은 게임은 가장 이상적인 케이스다. 최 대표는 <사그리다>를 예로 들었다. <사그라다>는 잘 만들어진 보드게임이었으나 20개 이상의 퍼블리셔에 출판을 퇴짜맞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심한 작가는 여행길에 올랐고, 여행지에서 본 ‘사그리다 성당’이 새로운 영감을 불러 일으켰다. 성당의 디자인을 본따 게임을 다시 만들었더니 수많은 퍼블리셔가 게임을 출판하겠다며 나섰다. <사그리다>는 좋은 게임이 좋은 그래픽 디자인을 만난 케이스다. 그렇다면 무엇이 좋은 그래픽 디자인일까? 최 대표는 어려운 문제지만 기준점을 세 개 정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는 게임 난이도에 따른 좋은 디자인의 기준이다. <카탄>, <어콰이어>, <스플렌더> 등은 패키지에서 게임의 인상을 설명했다. 공통점은 모두 어려운 게임이라는 것이다.  쉬운 게임들은 패키지에서 게임을 설명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할리갈리>, <클라스크>가 관련된 예다. <클라스크>의 경우 게임 설명을 패키지에 그대로 기입했는데, 간단한 게임성을 가지고 있어 가능했던 디자인이다. 파격적인 패키지 디자인의 <클라스크>는 매우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법칙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케이스도 있다. 바로 <루미큐브>다. 게임의 인상을 보여주지도 않고, 게임 내용을 설명하고 있지도 않다. 그러나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게임을 정말 잘 만들면 이런 사례가 나오기도 한다고 최 대표는 설명했다. 두 번째 기준점은 타깃에 따른 좋은 디자인 기준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팔리는 보드게임을 나열하면 공통점 하나가 보인다. 바로 어린이부터 할아버지까지 함께 할 수 있는, 모두를 타겟팅한 게임이라는 것이다. 전세계에서 보드게임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독일의 경우 특정 타깃을 대상으로 만든 보드게임도 충분히 흥행하지만 그렇지 못한 나라의 경우 대체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경향을 띈다. 바이터리아츠라는 미국의 보드게임 회사는 <룩 루나 로그아웃>이라는 캐주얼 보드게임을 개발한 회사다. 이 회사가 투자를 받는 과정에서 <룩 루나 로그아웃>의 타깃을 어린이로 바꾸게 됐고, 이에 따라 그래픽 디자인도 바뀌었다. 게임의 판매량은 폭락했다. 이후 <룩 루나 로그아웃>은 독일 최대 보드게임 회사에 인수되며 전연령층 대상으로 타깃을 변경했고, 이름도 <루나 랜딩>으로 바꿨다. 게임은 다시 팔리기 시작했다. 게임성 변경이 없었음에도 달라진 타깃에 따른 그래픽 디자인 변화로 판매량에 영향을 받은 케이스다. 세 번째는 테마를 넣을 것인지 말 것인지다. 보통 퍼블리셔들은 추상적인 게임을 유통할 때 그냥 그 상태 그대로 내자는 유혹에 빠진다.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테마가 있는 것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주사위를 굴리더라도 해적선을 차지해야 하기 때문에 주사위를 굴린다든가 하는 것들이다. 게임올로지는 <타쏘>라는 게임에 ‘사파리’라는 테마를 입힌 <타쏘 사파리>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기존 <타쏘>의 경우 해외 바이어들의 외면을 받았으나 사파리 테마를 입힌 <타쏘 싸파리>는 이미 여러 나라에 판매 계약이 완료된 상태다.  최 대표는 그래픽 디자인과 세일즈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에 소비자와 퍼블리셔에 주목받는 보드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래픽 디자인에 대해 심도깊은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왼쪽이 기본 <타쏘>. 오른쪽은 사파리 테마를 입힌 <타쏘 사파리>다.
스트리머 대도서관 "학생들이 게임 중독? 성취감 못 주는 교육 환경이 문제"
유명 게임 스트리머 '대도서관'(본명 나동현)이 게임 중독 논란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아이들의 과몰입은 한국의 교육 환경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대도서관은 30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에서 게임이란 무엇인가?'라는 토론회에 참석해 '기성 세대들이 생각하는 게임 중독은 그들이 만든 교육 환경 때문'이라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학생들이 게임에 빠진 것처럼 보이는 것은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는 환경' 때문이다. 그는 "사람들은 성취감으로 사는데, 현실에서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 기성 세대들이 그토록 강조하는 '공부'를 아무리 잘해도 그 중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학생들은 5% 밖에 안된다. 반면 게임은 보스 몬스터를 쓰러트리거나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등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장치가 곳곳에 있다. 게임을 비판하지 말고, 성취감을 주지 못하는 환경을 비판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대도서관은 자신의 이런 생각을 말하며, 기성 세대가 학생들을 둘러 싼 환경을 이해할 생각을 하지 않은 채 폭령성•선정성 같은 것만 부각하며 무작정 게임을 위험시 한다고 비판했다. 기성 세대가 예술이라 생각하는 영화 같은 문화 콘텐츠도 요소 요소를 분리하면 폭력적•선정적인 면이 많은데, 영화는 전체의 맥락을 보고 예술로 판단하지만 게임은 요소 요소를 분리해 비판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대도서관은 이날 행사에서 게임 중독에 대한 자신의 의견 외에도 ▲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 게임 사전 심의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그놈의 사명감 때문에. ‘정인’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참 별것 아닌데…”
“그놈의 사명감 때문에. ‘정인’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참 별것 아닌데…” 추억은 누군가에게 아름답고 아련할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정반대인 ‘냉혹한 현실’일 수도 있다. 게임 쪽에 있어서는 오락실(게임장)이 그렇지 않나 싶다. 게이머에게는 어린 시절 하나의 추억이지만, 매장을 운영하는 사장에게는 참으로 뼈아픈 현실로 와 닿고 있다. 얼마 전 화제가 됐던 노량진 ‘정인게임장’ 얘기다. 5월 중순 무렵, 게이머들 사이에서 정인게임장이 5월 말을 마지막으로 폐업한다는 얘기가 돌았다. 요금이 100원에서 200원으로 ​오르고, 게임장에 근무하던 아르바이트가 모두 그만두면서 폐업은 사실화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난 29일, 정인게임장 오후 근무자라고 밝힌 이는 한 커뮤니티에 “루머는 들을 필요 없을 듯하다. 전달받은 사항은 아직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폐업의 소문은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나, 게임장이 오래전부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사실 여부를 떠나 씁쓸한 분위기는 여전히 남아있다. 정인게임장 소식을 접하며, 게임장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기억(여기에는 정인게임장도 포함되어 있다), 또 PC방 성행으로 게임장 운영을 접어야 했던 기자의 아버지에 대한 기억들이 불쑥 튀어나왔다. 찾아가서 얘기를 듣고 싶었다. 다행히, 폐업은 아니다. 하지만, 얘기를 들어 보니 현실은 참으로 냉혹했다. 추억이라는 단어로 불리기 미안할 만큼. ※ 본인 요청으로 인해 점주 이름, 사진은 별도로 넣지 않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 바랍니다.  # 기자가 방문했을 당시(31일 오전), 정인게임장 사장은 상도동 ‘숭실 게임랜드’로 가려 했다(참고로, 사장은 정인게임장, 숭실 게임랜드 2개를 운영하고 있다). 숭실 게임랜드가 오늘까지만 영업하고 폐업 하기 때문. 기계 등 큰 물건은 차차 빼더라도, 몇 개 물건을 미리 가지러 가는 길이라고 했다. 사장은 정인게임장을 운영한 지 벌써 16~7년 됐다고 말했다. 함께 숭실 게임랜드로 자리를 옮기며, 조심스럽게 최근 돌던 폐업 얘기를 꺼냈다. 사장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사실, 정인게임장도 폐업하려고 했다. 원래 계획은. 그런데, 가게가 안 나간다. 워낙 나가지 않다 보니 폐업하지 못하고 있는 거다.” 그는 부딪히는 현실에 마음이 참으로 ​씁쓸하다고 밝혔다. 100원짜리 영업을 해서는 타산을 맞출 수 없다고. 기계값은 터무니없이 계속 오르지만, 게이머에게 받을 수 있는 요금은 한계가 있다. 그러나 임대료나 기타 물가가 계속 오르니 따라가기가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장 쪽은, 현실적으로 너무 어렵다, 정말. 아마 거의 다 매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토로했다. 게임장에 게임을 하러 오는 게이머가 거의 없다는 점도 밝혔다. 환경이 바뀌면서, 모바일게임을 하거나 PC방을 가는 게이머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게임장을 잘 모르거나 익숙하지 않은 세대도 생겨나고. 여러모로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는 셈이다. 사장은 정인게임장이 한때 ​‘격투게임의 성지’로 불린 점에 대해 “그것 때문에 더욱 망가진 것 같다”고 쓴웃음과 함께 말했다. 솔직한 심정이란다. 그렇게 불러주는 것을 철저히 무시했더라면 조금이라도 나아지지 않았을까 하면서. 그는 게임장을 정리했다면 2년 전 부터 인형뽑기방을 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화곡동에 있던 인형 수입업체가 와서 “지금 운영하는 두 게임장을 모두 폐업하고 같이 인형뽑기방을 만들자”, “만약 하지 않을 거면 매장 일부에 인형뽑기 기계를 놓자”는 권유를 여러 번 했다고 말했다. 상황이 어려웠던 만큼, 사장도 많이 생각했다고 말했다. 수익도 더 많이 낼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놈의 사명감 때문에, 정인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제안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거, 참 별것 아닌데 말이다. 망해도 ‘망했네’ 소리만 들을 텐데 말이다.”라면서. 정인게임장 사장은 보름 전까지만 해도 정인게임장이 정리되면 폐업하려고 마음을 먹었다고 밝혔다. 이제는 ‘오락실’의 ‘오’ 자도 듣기 싫단다. 어떻게 보면, 당시 루머로 돌았던 폐업 설은 사실이나 다름없었던 셈이다. 사장은 정인게임장과 숭실 게임랜드 두 군데를 모두 내놨다. 그 중 숭실 게임랜드는 건물 주인과 사정을 얘기해서 계약기간이 1년 남았지만 오늘까지만 영업하고 마무리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오늘은, 숭실 게임랜드의 ‘마지막 영업일’이다. 뜻하지 않게 접한 아쉬운 소식이다. # 예전과 다르게, 시대도 바뀌다 보니 기계를 처분하려고 해도 소위 ‘껌값’도 안된다. 그렇다고 누가 맡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유통이 되지 않으니 당연한 얘기다. 그래서 일부 게임장 점주들은 기계가 아깝기도 해서 창고를 얻어 일단 쌓아 놓는다고 말했다. 창고 비용이 계속 들지만. 계륵인 셈이다.​ 숭실 게임랜드로 이동하며, 숭실 게임랜드에 대한 얘기를 더 들었다. 그 곳은 정인게임장과 다르게 아케이드 게임이 특화된 곳이다. 한 때 잘 됐지만, 점점 오르는 아케이드 게임기의 기기값을 부담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니셜 D ver.2>와 <이니셜 D ver.3>가 나왔을 때 1,500만 원, 1,800만 원을 주고 들여놨다. 하지만 실제 수익은 터무니없이 낮았다고 밝혔다. 어떻게든 기기값을 메꾸려 했지만 이내 다음 버전이 나온다. <이니셜 D ver.4>는 2,500만 원을 주고 들여놨다. 실제 자동차에 준하거나 보다 비싼 가격. 어쩔 수 없이 들여놨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6개월만에 700만 원이라는 헐값에 처분했다. 그렇다고 새로운 기기를 들여놓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우리 가게에 없고 옆집 가게에 새로운 기기가 있으면 게이머가 움직이고, 1~2개월이 지나면 다른 기기에도 여파가 온다. 그러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껴 놓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암담한, 현실의 반복’이라며. 숭실 게임랜드에 도착하자마자 몇 명의 청년이 <펌프 잇 업> 기기를 분리해서 가져갔다. 사장과 아르바이트가 옮기는 것을 도와주고 청소 및 물품을 정리했다. 며칠 전부터 직원들이 올린 기기 판매 글을 보고 사려고 온 거란다. 판매액은 몇십만 원 수준. 새 기계가 대략 1,300만 원 수준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일종의 처분인 셈이다. 두 곳의 현재 ​벌이 수준에 대해, 사장은 "비슷하지만 숭실 게임랜드는 더 안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학가 주변이어서 잘 될 것 같지만 언덕에다가 숭실대학교 정문 위치가 전철역 쪽으로 바뀌면서 상권은 매우 안좋아졌다고 밝혔다. 평일 오전에 잠깐, 저녁에도 잠깐. 오후 8시쯤 되면 거의 오지도 않는다. 주말은 평일보다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설상가상으로 2일 뒤면 대학교 방학. 학생들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런 상황 속에 내린 폐업 결정. 이제, 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하면 숭실 게임랜드는 더 이상 볼 수 없다. # 자리를 옮겨, 다시 정인게임장으로 이동했다. 게임장에 붙은 자판기 커피를 대접해줬다. 매장 앞에서 마시며 마무리 대화를 이어갔다. 정인게임장 사장은 정인게임장에서 노래방을 뺀 자리에 숭실게임장의 아케이드 기기를 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번 해보는 거다. 그래도 결과가 같으면 두 손 두 발 다 드는 거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그럼에도 희망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인게임장을 계속 하고 싶지만, 현실이 본인 마음 같지 않기 때문이다. 한때 야심 차게 들여놨던 철권 기계도 적자다. 16대 기기를 대당 1,500만 원을 주고 들여놨다. 이후 버전 업그레이드 때문에 대당 450만 원을 추가로 들였다. 합해서 약 3억 1,200만 원이 들었다. 그는 철권 PC버전이 나오기 전까지는 그럭저럭 운영 됐는데, PC버전이 나오면서 상황이 매우 안좋아졌다고 말했다. 게다가 PC버전에 비해 아케이드 버전은 업데이트를 잘 해주지 않아 불만이라고 말했다. 한 때 코인노래방이 정인게임장에 ​적지 않은 수익을 가져올 때도 있었다. 하지만, 노래방이 점차 코인노래방으로 바뀌면서 게임장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것이 힘들어졌다. 결국, 얼마 전 철거 결정을 내렸다. 정인게임장에 있던 코인노래방은 점주가 직접 철거했지만, 숭실 게임랜드의 코인노래방은 몇백만 원을 들여 철거했다.  두 게임장의 코인노래방 29대 모든 구성품을 처분해도 500만 원 남짓 받아, 정인게임장의 코인노래방을 철거한 폐기물 비용 내고 나면 얼마 남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16~7년 전, 그는 약 5억 5천만 원의 비용을 들여 정인게임장을 시작했다. 막대한 비용에 주변 사람들이 많이 놀랐단다. 그는 그때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회의감은 커진 듯 했다. “다른 것을 했다면 훨씬 나았을 것 같다. 우연히 하게 됐지만, 뭐 하는 짓이었는지. ​뭐가 씌었는지 참…”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숭실 게임랜드 기기 배치, 정인게임장에서 준비할 것이 여럿 있어 사장과는 인사를 나눴다. 그는 잘 가라며, 또 놀러 오라고 기자에게 말했다. 사장과 나눴던 대화 중, 그가 했던 말이 맴돈다.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많지만, 별수 있나. 흐름 대로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