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공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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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드 인디고> 당신의 사랑은 무슨 색깔입니까?
안녕, 닥터규라고 해~! 안녕. 닥터규라고 해. 닥터규는 뭐랄까, 닥터구의 또 다른 자아? 요샌 이런 다중인격이 유행인 것 같길래 트렌드에 민감한 나도 한 번 따라해 보려고. 닥터구는 존댓말에 착하고 진지하게 영화를 추천하는 친구라면, 닥터규는 경어 같은 건 생략하고 하고 싶은 말은 가리지 않고 하는 쿨내나는 친구지. 뭐? 손발이 오글거린다고? 이봐, 지금 이걸 쓰고 있는 나는 오죽하겠어? 심지어 지금 술도 한 잔 안 마신 상태라고. 아무튼 자기 소개는 이 정도만 하고 본론으로 넘어가지. 오늘 소개할 영화는 <무드 인디고>야. 누가 뭐래도 이 영화의 핵심 포인트는 감독이 미셸 공드리라는 프랑스 아저씨라는 거지. 수많은 대한민국 젊은 여성들이 워너비 로맨스 무비로 꼽는 <이터널 선샤인> 알지? 그래. 짐 캐리가 그렇게까지 했는데 아카데미랑 골든글로브에서 후보까지만 가고 정작 상을 못 받았던 바로 그 영화라고. 죽기 전에 짐 캐리 아카데미 받는 거 한 번 봤음 좋겠다. 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아카데미 받는 소리하고 있다고? 이 유머 다 이해하고 있다면 당신도 훌륭한 영화매니아야. 자비 털어서 영화 빅 5라도 하나 선물로 주고 싶어지는 걸. 아 자꾸 잡소리가 길어지네 미안. 암튼 그 아저씨가 찍은 영화야. <수면의 과학>까진 참 좋았는데 그 이후로 평타만 치다 <그린 호넷>에서 한 번 휘청한 다음에 맘 먹고 찍은 것 같은 영화란 말이지. 그래서 그런가, 영화 처음에 틀고 딱 5분만 봐도 이 아저씨 완전 쥐어짜셨네, 이런 생각이 빡 온다니까. 현관 도어벨이 바퀴벌레 마냥 기어다니고, 생선요리가 접시 위에서 브레이킹 댄스를 추는 기묘한 광경들이 아주 끝도 없이 쏟아져 나와. 아마 모르긴 몰라도 이쯤에서 아 님 취향저격 좀 짱 이러면서 눈이 핑크빛 하트로 변하는 사람들 제법 있을걸? 난 뭐 그 정도까진 아니었지만 암튼 이 아저씨 저 정신 나간 상상력 하나는 인정해 줄 수 밖에 없어. 작년에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웨스 엔더슨도 좀 쩔었지만, 이 아저씨도 만만치 않게 쩔어. 미쳤는데 넘 귀여워서 정신 아득해지는 뭐 그런 느낌이랄까? 싫어하는 사람은 엄청 싫어할지도 모르지만. 게다가 화면 색감으로 주인공들의 심리나 이야기를 담아내는 능력은 또 어떻구. 처음에 총천연색이다 못해 눈뽕 맞은 거 같던 화면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 햐 이 아저씨 아직 안 죽었네 싶은 감탄을 한 번 더 내뱉게 되지. 물론 난 쉬운 남자가 아니라 감탄 같은 건 내뱉지 않았어. 흥. 따.. 딱히 이런 거 따위에 감탄하고 그러진 않으니까! 아 미안해. 흥분해서 나도 모르게 그만 느낌표가 튀어나왔어. 이해해줘. 좋은 얘기는 여기까지만. 사실 이 영화는 그렇게 막 칭찬만 하고 싶은 영화는 아냐. 왜냐면 내용이 너무 부실하거든. 이야기가 단순하다 뭐 이런 얘기를 하고 싶은 건 아냐. 그렇게 따지면 로맨스 영화 다 비슷하지 뭐. 첨에 신나서 썸 타다가 중간에 일 터져서 고생 좀 하고, 그러다 완전 해피해피하게 끝나거나, 아님 누구 하나 죽구 눈물 징징하면서 끝나거나. 좋은 로맨스 영화는 뻔한 얘기를 해도 재미있게 하잖아. 노팅 힐 같은 거 봐바. 뻔해서 죽을 것 같은데도 재밌어서 내가 새벽 5시까지 잠도 안 자고 봤단 말이지. 로맨스 같은 거 별로 안 좋아하는 내가 말야. 흥, 물론 그때도 따.. 딱히 감탄하고 그랬던 거는 아니니까! 이봐, 거기 너! 그렇게 키득키득 웃지 말라구! 아, 미안, 또 흥분해 버렸네. 오늘 이상하게 말리는 느낌인데. 암튼 다시 하던 얘기로 넘어가서. 얘는 뻔한 얘기를 너무 뻔하게 해.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어. 초중반까지는 비주얼 뽕 맞느라 헤롱헤롱해서 그런 게 눈에 잘 안 보이는데 뒤로 갈 수록 그런 단점이 점점 눈에 밟히더란 말이지. 막판 가서는 좀 지루하기도 했고 말야. 어쨌거나 영화의 가장 중요한 기둥은 내러티브인데 그런 기본기가 영 부실한 거야. 인테리어 끝내주는 샵에서 포장도 화려하고 완전 맛있어 보이는 케잌이 있길래 신나서 샀더니 걍 동네 빵집보다 별로 나을 게 없는 그런 맛이랄까? 원작 소설이 구린건지, 아니면 각색이 구린건지, 그도 아니면 연출이 구린건지는 모르겠어. 원작을 읽어보질 못했으니까. 뭐, 암튼 중요한 건 눈에 보이는 영화가 아쉬운거니 어찌되었든 별 상관은 없지만. 이 아저씨도 나름 초조할 거야. 사실 이 아저씨가 짱 먹었던 <이터널 선샤인>은 완전 쩌는 각본가로 유명한 찰리 카우프먼이랑 각본 작업을 같이 했던 거거든. 둘이 시너지가 나면서 완전 포텐 터졌던 건데, 그 이후로 혼자 각본 쓰고 작업한 영화들이 그만한 평가를 못 받고 있으니까 답답한 거지. 그래서 이번에 자기가 직접 오리지널 각본 안 쓰고 원작 각색하면서 피해간 거 아닐까 하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도 좀 있긴 해. 근데 뭐 어찌되건 재미있게 잘 찍기만 하면 장땡인 거니까 그런 걸로 디스할 필요는 없지. 그렇다고 이야기가 부실한 게 용서되는 건 아니지만. 흥. 뭐 이러쿵 저러쿵 했는데 그래도 얘는 재밌게 볼 사람은 재밌게 볼 영화야. 재미없게 볼 사람은 재미없게 볼 거고. 다른 영화들보다 이런 경향이 비교적 뚜렷하게 나뉠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응? 그래서 나는 어땠냐고? 난 10점 만점에 6점 정도 주고 싶달까. 뭐 매력은 있는 영화야. 그건 인정. 미셸 공드리하면 어느 정도 기본적인 건 보장이 되는 사람이니까. (물론 <그린 호넷>은 아니었어. 그때도 나름 기대했었는데 쳇) 하지만 좀 일반적인 관점에서, 아, 일반적이라고 하면 이상하려나? 암튼 평균적인 혹은 대중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도 누구나 재미있는 영화라 하기는 좀 애매한 그런 거지. 본인이 어느 쪽에 속하는지 궁금하면 속는 셈 치고 한 번 질러보라고. 그래도 스타벅스 라떼 한 잔 값보다는 싸잖아? 아 물론 이 영화 볼 때는 손에 우아하게 커피 한 잔 정도는 들고 보면 더 좋긴 해. 그건 부인할 수 없지. 아, 뭐 내가 커피 값까지 내주겠다는 얘기는 아니고.. 음. 그럼 이렇게 하자. 이 영화 보고 댓글로 리뷰 쓴 사람 중에서 두 명을 뽑아서 자비로 착한 무비 패스 1달 이용권을 선물해 줄게. 진짜 자비야. 농담 아니라구. 절대 닥터구 대신 점수 따려고 노력하는 건 아니니까 오해는 하지 말구. 어차피 걔가 걘데 쓸데없이 경쟁해서 어따 쓰겠어. 따.. 딱히 hoppin 꾸준히 쓰는 너희들이 고마워서 그러는 건 아니니까! - written by 또 볼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닥터규 * '무드 인디고' 보러가기>> http://bit.ly/1zM80cu
In Montauk; 영화 '이터널 선샤인'에 대한 이야기
어느 일본식 주점에서, 그녀에게 나는 이별을 겪을 때 마다 딛고 가야 할 의식처럼 혼자 이터널선샤인을 본다고 얘기하였다. 내 얘기를 가만히 듣던 그녀는 사뭇 심각한 표정으로 지금 당장 이터널선샤인을 봐야겠다고 말했다. 다소 즉흥적이었지만, 분명하게 그녀는 그걸 원했고 나로서도 딱히 주저할 이유는 없었다. 그날 나의 방에서 영화를 함께 보았고, 다 보고 난 뒤 그녀는 눈물 맺힌 눈으로 활짝 웃으며 이제 이별의 의식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긴장한 내게 그녀는 내 손에 자기 손을 포개며 말했다. ‘너와 이터널선샤인의 이별 말이야.’ 조엘이 클레멘타인에게 이끌리듯 나도 그녀의 귀여운 당돌함이 마음에 들었다. 너는 누군가가 너를 엄청 힘들게 하고 떠났어. 이터널선샤인에 나오는 기억제거장치가 있다면 사용할 거 같아? 그녀가 내 귓볼을 만지며 묻는다. 글쎄… 나는 대답을 하기 위해, 머리 속에서 이터널선샤인의 전 장면을 빠르게 돌려본다. 그러다가 문득 조엘의 가장 마지막으로 지워지는 클레멘타인에 관한 기억에 잠시 머무른다. 더 이상 도망칠 기억이 없는 상황에 ‘어떡하지?’라는 클레멘타인의 질문에 ‘그냥 음미하자.’ 라고 대답하는 조엘. 해 저문 몬타우크 바닷가를 걷는 두 사람. 그리고 바다.. 옆에 유유히 흘러가는 한강이 다시 보이고 나는 대답한다. 사용할 것 같아. 어째서? 꽤 여운을 갖고 대답한 내게 그럴듯한 이유가 있다고 그녀는 생각한 듯 하다. 음.. 그게 만약에 내가 그걸 사용하게 될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면, 그건 아마.. 더 읽고 싶으시다면 http://blog.naver.com/tyranno_2014/220145675492 by 웹진 티라노 http://blog.naver.com/tyranno_2014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 사랑의 시작보다 끝이 중요한 이유
You can erase someone from your mind. Getting them out of your heart is another story. 조용하고 소심한 조엘(짐 캐리)은 자신과 반대로 밝고 활발한 클레멘타인(케이트 윈슬렛)에게 끌려 사귀게 된다. 처음에는 마음에 담아두는 것 없이 다 쏟아내고, 자신에게 용기를 복돋아주는 클레멘타인의 모습이 자신의 어두운 면을 정화시켜주는 것 같아 행복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성격이 조울증같아 보이고, 화가 나면 어디서든 쏟아내는 그 모습을 모른 척 하고싶어 진다. 참다참다 찾아간 곳은 기억을 지워주는 병원. 클레멘타인과 함께 했던 시간을 지우기 위해 관련된 모든 물건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가져와 기억을 지우기 시작했다. 기억이 지워질 수록 개운할 줄 알았지만, 점점 말도 안될 정도로 슬퍼지기 시작했다.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는 클레멘타인을 붙잡아서 숨기도 하고 도망쳐도 봤지만, 그가 잡은 건 기억일 뿐, 실제로 상처받은 클레멘타인이 아니기에 그는 깨어나 하염없이 울 뿐이었다. 시작만큼이나 끝이 중요한 것은 어떤 일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인연이었던 사람과의 이별에도 적용된다. 세상에 좋은 이별은 없다고 한다. 여기서 내가 생각하는 좋은 이별이란, 스스로에게 이별했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많은 기억 중 좋은 추억만을 꼽아서 마음 한 켠에 묻어두는 일이다. 연인과의 다툼 이후 홧김에 상대와의 기억을 지우려했다가 이별보다 더 큰 아픔을 느낀 조엘만 봐도, 억지로 기억을 지우는 것이 생각보다 그리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별을 맞이한 순간 최선을 다했다면, 같이 했던 기억들은 시간에 맡겨도 좋다. 이 기억들 중 연인을 사랑했고, 사랑받았던 나의 모습들만 켜켜이 쌓아 마음 한켠에 묻어두자. 그래야 사랑이란 향기가 옅어질 때 즈음, 기억을 향수삼아 뿌릴 수 있으니. 마지막 영상은 영화의 엔딩 곡 Everybody's gotta learn sometime / Be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