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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의 마술을 만나다"
언어 통합번역 마켓 '플리토' 구글번역기, 파파고, 지니톡 등 세상에 언어 번역 서비스는 많다. 그럼에도 청년 스타트업 '플리토'의 6년 업력을 기록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철학'이다. 플리토는 기계번역과 인간번역을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통합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언어장벽 없는 세상을 실현하자는 전략으로 현재 173개국 750만 사용자를 확보했다. 얼마전 폴란드, 체코, 네덜란드, 말레지아어을 포함 23개 언어를 지원하며 매일 7만건 이상의 번역 요청을 처리하고 있다. 시작은 이정수 대표가 유년시절 외국인 학교에서 다국적 학생들이 서로의 언어를 알려주며 소통하는 모습에서 언어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고, 자동 번역 시스템이 언제가는 나올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꼭 필요하지만 세상에는 없는 기능을 담은 서비스로 첫번째는 사라지고 있는 과거 언어의 창고로 두번째는 정확하고 완벽한 번역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지금의 플리토 탄생 배경이다. 풀리지 않은 것에 대한 고민과 언어 데이터가 없는 사례를 연결하여 플리토 번역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용자들 간에 포인트를 이용하여 번역을 요청하고 받을 수 있는 집단지성 번역 플랫폼으로 시작한 플리토는 2017년에는 그동안 구축한 언어 데이터를 활용해 앱 내에 인공신경망 기반 자동번역 서비스인 인공지능 번역 기능을 선보이며 서비스 영역을 넓혔다. 현재 인공지능, 집단 지성, QR코드, 1대1 전문번역 등을 활용한 서비스와 번역 서비스 외에 기관 및 기업에 언어 데이터를 판매하는 B2B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30분 만에 다국어로 번역된 메뉴판 제작할 수 있는 ‘QR 플레이스’ 출시하여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23개 언어로 다국어 메뉴판 제작할 수 있다. 메뉴 변경 혹은 추가 등으로 인해 메뉴판을 변경하더라도 플리토 앱에서 지속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QR 플레이스 번역 요청을 통해 음식점 정보를 설정한 후, 번역이 필요한 메뉴판 혹은 기타 안내문 이미지를 촬영해 전 세계 집단 지성 번역가에게 번역 요청을 보낸다. 번역이 완료되면 QR코드가 생성되고, 사용자는 생성된 QR코드를 출력해 원하는 곳에 비치해 외국인 고객에게 안내하면 된다. 또한 번역 결과만 보여주고 끝나는 유사 자동번역 서비스와는 달리 번역을 더 요청할 수 있도록 플리토의 집단지성 번역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둔 것이 이점이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와는 사못 달라진 분위기에 초창기를 회상하며 벤치마킹을 할 곳도 어려움이 닥쳤을 때 기댈 곳도 없이 버틸 수 있었던 단 한가지 이유가 돈을 따라가지 않고 자신이 명확하게 하고 싶었던 일에 대한 철학과 책임감 이었다. 언어에 있어 철학 있는 회사가 되고 싶고, 철학을 인정하면 철학이 힘을 만든다. 이어 그는 대기업은 위치가 자리를 만들지만 스타트업은 철학이 자리를 만든다. 가치 창출 철학 아래 기회는 오고 그것이 발판이 되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준다. 플리토는 수학적 확률 계산이 어려운 언어 영역에서 언어 데이터 최고의 회사를 꿈꾸며 언어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모든 회사에서 플리토가 사용되는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EU 학생들의 언어 선택
재미나는 보고서가 하나 있다. EC에서 발행(2018.4)한 The European Education Area이다. 링크: http://ec.europa.eu/commfrontoffice/publicopinionmobile/index.cfm/survey/getsurveydetail/instruments/flash/surveyky/2186?CFID=6256953&CFTOKEN=4dd869d36a40e090-5A86A3A8-D751-3923-103574A43137FD75 (영어로 되어 있으니 걱정 말고 보시라.) 사실 써머리만 봐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학생 8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절대 다수(90%)는 해외 경험이 중요하다 여기고 이왕이면(91%) 자동적으로 해외 수학 기간이나 학위도 회원국끼리 인정하면 좋겠다고 본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당연할 것이다.) 그래서 EU 내 대학들끼리 연계된 학위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유럽학생증 같은 것도 좋겠다는 의견이 90%였다. 다만 의외로(?) 1/3 가량은 언어 한 가지로만 공부할 수 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기꺼이 외국어를 배우겠다는 의견은 77%. 응답자의 84%는 이미 알고 있는 외국어 능력을 더 기르고 싶다고 답했다. 흥미로운 통계는 뒤편에 있다. 언어 하나만 아는 학생 비율은 역시나 명불허전, 영국이 제일 많다(68%). 다른 언어를 배울 필요가 없는 나라이니까 말이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 학생들은 언어 2-3개를 구사했다. 3개 언어 이상을 구사하는 학생이 제일 많은 나라는 (또) 역시나 룩셈부르크, 무려 69%가 3개 이상 언어 구사자들이다. (당연할 것이다. 학년별로/과목별로 가르치는 언어(독어, 불어, 영어)가 바뀌는 나라다.) 그래서 다른 나라(영어가 공식 언어가 아닌 나라들) 학생들 입장에서 제1외국어는 당연히 영어다. 그 다음 인기 있는 언어는 불어, 독일어 순이다. 하지만 인기 투표를 하면 어떨까? 그것이 바로 별첨한 그림이다. 스페인어가 1등이다. 왠지 가성비가 좋을 것 같아서 아닐까? 재밌는 건, 인기 2위가 독일어인데, 모두 다 독일에서 일해야 할 입장의 나라들(루마니아, 포르투갈, 스페인, 헝가리, 슬로베니아, 라트비아)이다. 체코와 리투아니아가 불어를 좋아하는 건 의외이고, 키프로스가 러시아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것도 눈여겨 보자. 이게 다 지정학의 효과다. 러시아가 얼마나 많이 투자를 했으면 그럴까. 그러나 절대 다수의 국가 학생들은 다들 영어 실력을 좀 키우고 싶어한다. 우리나라만 그렇지 않다는 점에 위안을 갖되, 얘네들은 어순이 대충 비슷한 언어가 많으니 우리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빠르게 익힌다는 점에 대해서는 위안을 갖지 말자.
헬로의 모험
기사에 나빌라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이 인물은 모르셔도 된다. 리얼리티 TV 쇼로 뜬 모델/배우이고, 뭔가 좀 맛이 간(?) 느낌으로 말을 하기 때문에 대중의 호오가 극도로 갈린다. 하지만 나빌라의 상징어라 할 수 있는 말이 바로 “여보세요(allô)”다. 그렇다면 여보세요는 어디서 나왔을까? 친구들도 알고 계시다.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처음 전화를 만들었을 때 사용했던 단어이기 때문이다. 물론 음모론으로 나가자면(여기서 이 글이 주말 특집임이 드러난다), 벨 형님의 여인(!) 중에 Allessandra Lolita Oswaldo라는 여자가 있었다. 그녀를 그리워하던 벨이 이름의 약자인 ALO를 사용해서 그렇다는 설이다. 정말 그랬다면 좋겠지만(신빙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사실 “헬로”를 누가 먼저 고안했는지는 밝혀져 있다(참조 1). 그 고안자는 다름 아닌 토마스 에디슨. 하지만 여기서 끝낼 수는 없다. 그래도 누군가 에디슨에게 헬로가 좋다고 영향을 끼친 사람이 있지 않을까? 여기서 헝가리인 푸쉬카시 티버더르(Puskás Tivadar, 성-이름 순이다)가 등장한다. 지금으로 비유하자면 뭔가 스티브 워즈니악스러운 인물인데, 원래는 전보 시스템을 궁리하다가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그리고 토마스 에디슨의 소식을 듣고 에디슨과 같이 일하기로 한다. 그리고 바로 이 푸쉬카시가 전화 교환기를 발명했다. 초기의 전화기에는 교환 시스템이 없었다. 그냥 설치 장소간 선으로 연결한 것에 불과했기 때문에, 교환기의 발명은 전화기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하지만 아마 처음 들어보셨을 것이다. 푸쉬카시가 곧바로 에디슨 회사의 유럽 지사를 세우러 파리에 들어가서 미국에서의 에디슨과 일은 금방 끝났 때문이다(1879년). 동생과 함께 그는 전화 테스트에 들어간다. 듣고 있니? Hallod? 듣고 있어. Hallom. 들려. Halló. 헬로랑 너무 비슷하지 않으신가? 그렇기 때문에 아마 에디슨도 헬로우를 더 좋아했을지 모를 일이다. 게다가 푸쉬카시는 고국(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으로 돌아간 다음, 전화 뉴스 서비스를 개설한다! 아마 예전에 썼던 19세기의 전화 스트리밍 서비스, 이른바 Théâtrophone이다(참조 2). 다만 이 Théâtrophone이 오페라 위주였고, 푸쉬카시의 Telefon Hírmondó는 뉴스 위주. 전자가 MTV라면 후자는 CNN의 느낌? 역시 세상은 바뀌지 않는가. 시기를 따지자면 원래는 비행기 엔지니어의 선구자로 유명한 Clément Ader의 Théâtrophone은 1881년이고 푸쉬카시의 Telefon Hírmondó은 1893년이니 아무래도 뉴스보다는 음악이 먼저일 것이다(응?). Théâtrophone의 경우, 빅토르 위고나 마르셀 푸르스트와 같은 네임드(...) 얼리 어돕터들이 덕질을 해대니 더 빨리 발생했을 테고 말이다. P.S. 여보세요나 모시모시는 유래가 모두 각각 한국어와 일본어에서 나왔다. 별로 낭만적인 연원은 없는 셈이지만, Hello 및 그 계열의 단어를 안 쓰는 나라가 별로 없기 때문에 좀 튀기는 튄다. ---------- 참조 1. Great 'Hello' Mystery Is Solved(1992년 3월 5일): http://www.nytimes.com/1992/03/05/garden/great-hello-mystery-is-solved.html 2. 19세기의 스트리밍 서비스(2014년 4월 22일): https://www.facebook.com/minbok/posts/10152322654979831
이베리아 반도의 언어
일요일은 역시 공부지. 서유럽 언어들, 특히 로망스 언어 계열은 올리브 기름을 당연히 olive oil과 같은 표현을 각자에게 맞게 사용한다. 여기서 로망스 언어 계열은 로마 제국/라틴어의 후예들을 의미하는데, 대체로는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카탈루니아어, 갈리시아어 등등을 말함이다. 그래서 같은, 혹은 같아 보이는, 뿌리가 하나로 보이는 단어들을 상당히 많이 공유하며, 그렇기 때문에 그 지역 사람들이 여러가지 언어를 한꺼번에 하는 건 그다지 신기한 일이 아니다. 이를테면 한국어와 일본어의 관계보다 더 가깝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뿌리가 다른 게르만 어족이나 슬라브 어족의 언어까지 다 한다면 그건 신기한 게 맞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베리아 반도의 언어들이 다른 로망스 계열 언어와 다른 점이 있다. 기본적인 단어들이 전혀 다른 것이 많기 때문이다. 가령 위에 사례로 든 올리브 오일을 포르투갈어에서는 azeite, 스페인어와 갈리시아어에서는 aceite라 부른다. (카탈루니아어는 그렇지 않지만 이건…) 범인은 하나, 아랍어입니다요. 아랍어에서 올리브를 어디서 많이 들어 보셨을 자이툰(زيتون), 올리브유를 자이트(زيت)라고 한다. 이제 올리브를 스페인과 포르투갈, 갈리시아가 어째서 저렇게 부르는지 아셨을 것이다. 이베리아 반도가 아랍의 지배를 거의 750년간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랍식 어휘가 대량으로 들어온 것이 오늘날의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이다. 다만 또 한 가지. 미묘하게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그리고 갈리시아어까지)에 차이점이 있다. 아랍어의 영향이 포르투갈어보다는 스페인어에 더 많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가령 스페인어의 /ㅎ/ 발음이 나는 자음은 g와 j, 그리고 x이다. 아랍어 철자의 ح와 خ, ه와 같다. 두 번째로 아랍인들이 이베리아/안달루시아에서 주로 다스리던 지역이 아무래도 까스떼야 지방이었다. 그렇다면 포르투갈은? 세 번째 이유, 까스떼야 지방보다 비교적 일찍 크리스트교 세력의 레콩키스타가 진전됐었다. 지금의 갈리시아 지방과 지도에서 보이는 스페인 북부가 중심인데, 그때문에 갈리시아가 지금도 독자적인 언어를 보존하고 있기도 하고, 포르투갈어가 갈리시아어에서 갈라져 나왔다고 봐도 좋은 이유 중 하나다(똑같은 이치로, 카탈루니아어는 프랑스어와 상당히 유사하다). 이 갈리시아-레온 왕국에서 싸우라고 보낸 기사들이 대체로 남프랑스, 프로방스였다 이거다. 게다가 남프랑스로부터 이민도 많이 내려왔었고, 그 영향이 포르투갈에 남았다. 그 결과 포트투갈어에서는 여러 어휘가 아랍어에서 다시 로망스어 계열로 바뀐다. 스페인어는 아랍식이 그대로 남아있는데 말이다. (어쩌면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의 R 그리고 J발음이 그토록 차이나는 이유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대표적인 것이 스페인어에서 市長을 의미하는 alcalde, 포르투갈어에서는 prefeito이다. 카페트를 의미하는 스페인어의 alfombra(al이 있다!)는 포르투갈어에서 tapete, 옥상을 의미하는 azotea가 포르투갈어에서는 terraço. 테라스다. 그러니까 스페인어를 공부하실 때는 아랍어와 함께, 포르투갈어를 공부하실 때는 프랑스어와 함께 공부하시면 능률이 더 오릅니다?
어느 작가의 오후
'어느 작가의 오후' / 페터 한트케 저 (지극히 주관적인 제 생각을 쓴 글입니다.) 짧은 중편 소설이다. 2019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페터 한트케의 소설로 제목 그대로 어느 작가의 오후를 그리고 있다. 평범한 오후의 일상은 글을 쓰는 자, 작가가 언어로 표현하는 순간 현실과 환상을 넘나 든다. 소설 속 화자이자 주인공인 어느 작가는 글쓰기를 마치고 집을 나선다.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하고, 식당에 들어가 무언가를 먹기도 하며, 하늘과 광장과 건물들을 바라보고 관찰하기도 한다. 그리고 작가는 집으로 돌아온다. 그게 전부다.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 어떤 사건도 없으며 그저 작가의 눈으로 바라보는 오후의 풍경이 묘사될 뿐이다. 그렇지만 그 모든 일들을 작가의 눈으로 바라보고 작가의 언어로 기술하면서 온갖 환상과 상상과 사건들이 생겨난다. 갑자기 누군가 길을 틀어막고 작가에게 "당신의 문학을 기소합니다!"라고 외치기도 하고 머리카락이 다 빠진 늙은 여자가 나뭇가지 위에 걸쳐져 있기도 하며 일에 대한 강박에 화자가 갑작스러운 대인기피증에 걸리기도 한다. 작가는 일반인에게는 평범한 오후의 풍경에서 온갖 문장들과 언어, 새로운 상상들을 불러낸다. 그 때문에 이 소설에서는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오후의 풍경이고 또 작가의 생각과 언어의 확장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페터 한트케는 언어 자체에 대한 연구에 골몰하며 전통적인 문학의 형식, 언어를 사용하는 기법 등에 질문을 던지고 때로는 과감히 파괴하기도 하는 작가다. 그는 "문학이란 언어로 서술된 사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바로 언어 그 자체로 이루어진다"라고 말하며 언어의 기능과 언어로 이루어진 문학의 본질을 깊게 탐구했다. 만약 이 소설이 "언어로 서술된 사물"로 이뤄진 소설이었다면 작가가 지나다니는 경로에서 보이는 풍경과 사물들의 묘사만으로 소설이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화자는 소설의 세계 속에 존재하는 평범한 오후의 사물들을 그대로 묘사하는 것으로 언어의 기술을 끝내지 않는다. 단순하게 묘사된 오후의 풍경과 사물들에서 출발한 화자는 자신의 기분, 감정, 생각, 사상 등을 묘사된 사물들에 투영하여 언어를 확장시킨다. 작가를 지나치는 인파들은 작가의 글을 읽는 독자로 둔갑하여 작가가 느끼는 자신의 작품, 그리고 그것을 읽는 독자들에 대한 불안감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고 묘지에서 그리스어와 라틴어로 된 묘비명을 보고 그들이 살아생전 내질렀을 그리스어와 라틴어로 된 비명을 듣기도 한다. 작가의 주관적인 경험과 생각들이 오후의 풍경과 사물 속에 스며들어 단순한 묘사가 아닌 새로운 언어로 탄생하는 것이다. 소설 속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확정적인 모든 것을 그는 오래전부터 무시무시하게 생각했다." 언어란 한없이 비확정적이다. 같은 문장, 같은 단어를 보고도 모든 사람은 제각각 모두 다른 생각을 떠올린다. "사과"라는 하나의 단어를 보고도 누군가는 뉴턴의 사과를, 누군가는 사과의 단맛을, 누군가는 사과를 딴 경험을 떠올린다. 어느 누구도 "사과"라는 단어를 보고 정확히 같은 것을 떠올린 사람은 없다.(같은 빨간 사과를 떠올렸을지언정 크기, 모양, 빨간색의 진하기 등등 어느 사소한 부분에서라도 차이가 생긴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오후의 풍경에서 느낀 한없이 주관적인 자신의 경험들을 언어로 기술함으로써 독자들이 객관적인 사물에 대한 단어가 아닌 주관적인 경험의 언어를 과연 어디까지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알아보려고 한 것이 아니었을까. 언어가 사유를 전달하는 수단으로써 어느 정도까지 정확하게 기능할 수 있는가에 대한 실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짧은 중편소설이기에 페터 한트케의 소설을 읽어보고픈 이들의 시작으로 좋을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언어의 불확정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소설 속 한 문장 확정적인 모든 것을 그는 오래전부터 무시무시하게 생각했다.
태국 동굴소년, 어떻게 영국 다이버와 의사소통했을까?
미얀마 와족 출신 소년, 다국적 구조대에 영어로 의사전달 구조작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아둘 삼온(사진=ABC뉴스) "I'm Adul, I'm in good health. What day is it?"(저는 아둘입니다. 제 건강은 괜찮습니다. 오늘이 무슨 요일인가요?) 태국 북부 치앙라이 동굴에 고립됐다가 구출된 유소년 축구팀 가운데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다국적 구조대와 소통을 도운 한 소년이 주목 받고 있다. 태국에서 자란 소년은 어떻게 외국어인 영어를 할 수 있었을까? 태국 정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저녁 동굴 안에 갇혀있던 12명의 소년과 코치가 전원 구조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동굴에 고립됐던 유소년 축구팀의 14세 아둘 삼온은 태국어를 할 줄 몰랐던 다국적 구조대와 영어로 소통하며 구조작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태국 매체 더 네이션은 그가 발군의 영어실력을 발휘하게 된 데에는 그가 다닌 교회와 학교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아둘은 미얀마 소수민족인 와족 출신으로 그의 부모는 아들이 7살일때 더 나은 교육을 받게 하기위해 아둘을 태국 북부로 보냈다. 혼자가 된 아둘을 돌봐준 건 태국과 미얀마 국경지대에 있는 한 교회였다. 목사부부의 헌신적인 보살핌 속에서 아둘은 교회와 학교에서 다양한 친구를 만나며 성장할 수 있었다. 그가 재학 중인 위앙판 학교는 지리적 특성상 소수민족 출신이 많아 정책적으로 태국어와 미얀마어, 중국어 그리고 영어를 가르쳤다고 한다. 아둘이 재학 중인 위앙판 학교의 푼나윗 텝수림 교장은 "우리 학교는 중국어 및 영어를 가르치는 데 중점을 두어 학생들은 일상 생활에서 중국어와 영어로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다" 고 더 네이션에 설명했다. 특히 아둘은 학업성적도 높은편으로 평균학점이 3.96에 달하며 영어 외에도, 태국어, 중국어, 미얀마어를 구사할 수 있다고 더 네이션은 전했다. 프나윗 텝수림 학교장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아둘은 보석이다. 그는 공부와 스포츠 모두에 능하며 그가 수상한 메달과 상들이 학교에 걸려있을 정도"라고 아둘의 학업생활을 평가했다.
사각지대는 어디에나 존재
확장을 통해 IT가 사각지대를 채운다 사각지대는 말 그대로, ‘죽은 각도의 공간’으로 어느 위치에서도 보이는 공간을 뜻한다. 영어로도 ‘데드 스페이스(Dead Space)’로 풀이된다. 흔히 운전 중인 운전자의 시야에 잡히지 않는 차량 뒤 측면을 가리킨다. 반대로 보이지 않은 사람이 있는 곳도 곧 사각지대가 된다. 지난 2014년 발생한 ‘송파 세 모녀’ 사건처럼 분명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사회안전망이 작동하고 있었음에도, 우리 사회는 그들을 보지 못했고 비극적인 결말을 초래했다. “세상이 살기 나아졌다는 건 헛소리다. 적어도 날 위해 좋아지진 않았다”며 말하던 어느 장애인의 외침은 사각지대는 어디에나 있다는 걸 방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멈춰있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발전은 선진이 아니라 확장에서 온다. IT가 세상 곳곳에서 사각지대를 채우고 있다. '약자' 관점에서 바라보는 애플 워치가 필요한 이들은 따로 있다 지난 2월 4일(현지시간), 노르웨이에 거주하는 67세 토랄브 스트방(Toralv Østvang) 씨는 새벽에 화장실에서 기절해 넘어졌다. 이미 의식을 잃었고 얼굴을 심하게 다쳤다. 집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때, 그의 손목의 애플워치가 긴급 구조 요청을 보냈다. 이번 애플 워치 4시리즈부터 탑재된 ‘추락 감지(Fall detection)’ 기능이 작동한 것이다. 애플 워치는 쓰러진 노인의 위치를 응급 구조기관에 자동 전송했고, 그의 목숨을 살렸다. 앞서 스웨덴에서도 넘어지다 등을 다쳐 움직일 수 없었던 환자를 애플 워치가 도움을 요청해 응급 구조되기도 했다. 목소리를 낼 수 없다면? 손이 없다면? IT는 기기뿐 아니라, SW로도 보이지 않던 사각지대를 채운다. 누구에게는 편리한 기능이지만, 어떤 이에게는 유일한 기능이 되기도 한다. 지난 1월, 구글은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 구글 홈 허브에 ‘페이스 매치(Face Match)’ 기능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의 페이스 아이디처럼, 개인화 기능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주요 목적이었다. 하지만 의외의 지점에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카메라 인식을 통한 ‘AI스피커’가 아닌, ‘AI스크린’으로 발전한다면, 청각 장애인의 접근성이 극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IT는 창작 영역에서도 사각지대를 채우는 중이다. 지난 5일, 어도비XD는 한국어 인식 기능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별도의 타이핑 작업 없이도, 클릭과 목소리만으로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점점 신체적 한계로 때문에 포기하는 일은 사라질 것이다. '턱 없는 세상'을 위해 사각지대는 사각지대의 안에서부터 문제를 인식하고 고쳐지기도 한다. 1급 지체장애인으로 2살 이후 휠체어를 탔던 故김찬기 대표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 턱이 높고 많은 모습을 발견했다. 턱이 많은 만큼 훨체어 장애인이나 유모차를 끄는 부모, 거동 지체 노인 등이 갈 수 없는 곳이 적다. 이동 장애인인 그들에게 ‘발길 돌리기’는 일상. 하지만 통행에 아무 불편이 없는 일반인들에게 그들은 보이지 않는다. 사각지대였다. 사회적기업 배리어윙스의 그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캔고(CAN-GO)’를 만들었다. ‘캔고’는 누구나 갈 수 있는 ‘배리어 프리(Barrier free)’를 지도 플랫폼으로 표기한 애플리케이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