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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전가> 배삼식
<화전가> / 배삼식 저 (지극히 주관적인 제 생각을 쓴 글입니다.) 민음사 유튜브에서 이 책을 처음 접하고 민음사 온라인 패밀리 데이에 충동적으로 구매했다. 배삼식 작가가 쓴 희곡인 <화전가>는 제목처럼 경북 안동에 있는 한 집안의 여성들이 4월의 봄에 꽃놀이를 가는 내용이다. 희곡은 글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무대에 선 배우들의 말로 완성되는 문학이다. 언뜻 같다고 착각하곤 하는 글과 말이지만 <화전가>를 읽어보면 글과 말의 다름을, 그리고 말로 언어를 내뱉을 때만 표현되는 독특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경북 안동에 있는 한 집안에는 여성들 밖에 남아있지 않다. 1950년 4월, 한창 이념과 진영이 국토를 휩쓸며 거대한 내전을 앞두고 있던 그때, 남성들은 이념에 의해 빨갱이로 몰려 감옥에 갇혀 있거나 감옥에 갇히지 않기 위해 숨거나 그도 아니면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여성들만이 집안을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집의 안주인, 김씨의 환갑을 축하하기 위해 서울에서 공부를 하던 김씨의 막내딸 봉아가 내려오고 대구로 시집간 둘째 딸 박실이도 집을 찾아와 오랜만에 집안이 북적대기 시작한다. 마침 밤을 새우며 귀신을 쫓는다는 경신야(庚申夜). 밤이 지나는 동안 여인들은 봉아가 가져온 초콜릿과 커피를 나눠먹고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그 와중 흥이 오른 여인들은 다음날 화전놀이를 가기로 하며 밤을 지새운다. 다음날 화전놀이를 다녀온 여인들이 헤어지는 것을 마지막으로 막이 내린다. 암울한 상황이다. 집안의 남자들은 전부 감옥에 있거나 행방을 알 수 없고 전 국토가 이념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불안정하다. 그 와중에 여인들이 웃고 떠들며 즐기는 하룻밤은 꿈만 같다. 오랜만에 얼굴을 보며 기뻐하는 여인들의 모습을 보면 이념과 진영, 전쟁은 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끝없이 혼란스러운 시대의 어느 한 구석에서 펼쳐지는 여인들만의 즐거운 경신야와 화전놀이가 영원히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곤 했다. 그래서 마지막에 헤어지는 여인들의 모습이 슬프다. 김씨는 두 달 뒤에 6.25 전쟁이 벌어지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봉아와 박실이, 홍다리댁을 보내고 며느리인 장림댁에게는 친가에 다녀오라며 귀한 치마와 가락지를 싼 보자기를 쥐어준다. 그렇게 헤어진 그들은 아마 다시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두 달 뒤 벌어진 전쟁이 모두를 갈라놓았을 것이다. 이념이 무엇이고 진영이 무엇이기에 그녀들을 갈라놓았는지, 이념과 진영과 전쟁에 그녀들의 만남과 이야기와 화전놀이를 막을 권리가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희곡은 배우들의 말과 행동을 위해 쓰인 문학이다. <화전가> 속 글들은 글만으로는 완전하지 않다. 배우들의 입에서 말로 변환되어야만 완전해진다. <화전가>의 배경이 1950년 4월 경북 안동인만큼 그 당시 경북에서 쓰이던 사투리가 계속해서 튀어나온다. 도저히 이 문장이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는 문장들도 수두룩하다. 아무리 글자를 들여다봐도 도무지 뜻을 알 수가 없다. 그렇게 한참을 읽다 포기하려고 할 때쯤 이 책이 희곡이라는 것을 새삼 상기하고 글을 소리 내어 읽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해가 되지 않던 문장의 뜻이 마법처럼 떠오르는 것이다. 글로는 이해되지 않던 문장이 입을 열어 말로 꺼내는 순간 이해가 되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 뒤로 잘 되지도 않는 경상도 사투리 억양을 흉내 내가며 책을 소리 내어 읽었다. 혹시 <화전가> 속 사투리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독자가 있다면 소리 내어 문장을 읽어보기 바란다. 화전가 뒤표지에 적힌 박민정 소설가의 추천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화전가>에는 대문자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슬픔과 투쟁,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나가려는 사람들의 놀이가 회화처럼 담겨 있다." 1950년 6월 25일에 일어난 전쟁은 모두가 알고 있으나 1950년 4월의 어느 날 경북 안동 한 집안의 여성들이 화전놀이를 갔다는 사실은 그 누구도 모른다. <화전가>는 전쟁에 가려져 있던 일반인들의 삶을 끄집어내 우리 앞에 보여준다. 이것이 문학의 의의다. 알려지지 않은, 가려진 자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들춰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것. 화전가와 같은 희곡이, 또는 문학이 더 많아져야만 한다, 반드시. 책 속 한 문장 김씨   그래, 무신 생각을 그래 장하게 했노? 봉아   인생, 인생에 대해서. 김씨   (터지려는 웃음을 겨우 참으며) 생각해 보이 어떻드나? 봉아   머 빌거 없는데. 김씨   없는데? 봉아   빌것도 없는 인새이 와 이래 힘드노?
인상적이고 아름다운 뮤지컬과 연극의 대사들
대사와 가사 같이 있습니다. 작품의 스포가 되는 대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연인들을 잃더라도 사랑은 잃지 않으리라 연인들을 잃더라도 사랑은 잃지 않으리라 - 뮤지컬 리틀잭 수줍은 인사에 싹을 틔어 마주한 눈빛에 잎이 나서 어느새 훌쩍 자라난 꽃봉오리 전하지 못해 피어날 수 없는 꽃봉오리 -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봄을 깨우는 따사로운 햇살처럼 마른 들판에 내려오는 빗물처럼 미움도 분노도 괴로움도 그녀 숨결에 녹아서 사라질 거야 그만 아파도 돼 그만 슬퍼도 돼 그녀만 믿으면 돼 언제나 우리를 비추는 눈부신 그녀만 믿으면 돼 여신님이 보고 계셔 -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우리 같이 있을 때 내가 너에게 닿았을 때 우리 사이엔 그런 이야기가 있어 * 너와 나 우리 둘 사이의 이야기 우린 이야기가 있어 우린 역사를 가졌다는 거야, 올리버 * 그치만 사랑이야 필립 너한테는 사랑이야 너한테만 사랑이야 * 올리버, 네가 '필립' 이라고 부르면 언제나 난 돌아볼 준비가 되어있어 * 지금의 잠 못 이루는 밤도 가치가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 난 진심을 다해 니가 원하는 걸 찾길 바라 너도 분명 외로울 거야 * 사는 이유보다 이불이 더 포근하게 느껴질 때 난 그 때, 누군가를 부를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봐 내가 누군가를 부르거나 아님, 날 불러줄 목소리 그 목소리가 닿으면서 시작되는 변화 그게 사는 이유가 아닐까 - 연극 프라이드 눈송이같아, 앨빈 손에 잡을 수 없어 바로 사라져버려 인생처럼 * 네 머릿속에 이야기만 몇 천 개야 왜 없는 이야기를 찾아? 이게 다야, 이게 전부야 참 아름답지 않니 -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죽으면 좋은 얘기만 해주네 그게 송덕문이라는 거야 * 너는 강한 나비야, 나의 힘이야 네가 춤출 때 난 하늘 위로 날 수 있단다 네 몸으로 공기 흔들며 그 춤을 출 때면 네 날개짓에 이 세상이 변해 -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난 아이나 강아지들처럼 아무 이유도 없이 사랑받는 것들이 싫어 사랑에도 총량이 정해져있어 그런 것들이 이유도 없이 사랑받기 때문에 나 같은 놈들이 생기는 거야 - 연극 언체인 감히 나한테 명령을 해! - 뮤지컬 미드나잇 나와 같은 슬픔을 가진 사람을 나는 늘 그리워했습니다 당신을 만나면 한없이 존경하겠습니다 * 언젠가 그일 만나면 나를 사랑한다 말하면 저 산의 꽃을 모두 주겠어 어느새 흐드러지게 피어난 마음 * 뮤즈, 그들은 달콤하고 뮤즈, 그들은 잔인해 내 모든 걸 잃어도 좋으니 오늘밤 내 창가에 찾아와주오 * 그리하여 물결은 퍼지는 법 나비 한 마리에도 봄은 오듯이 - 뮤지컬 팬레터 결국 우리들은 사랑의 모든 형태에 탐닉했으며, 사랑이 베풀어줄 수 있는 모든 희열을 맛보았노라 * 우리 두 개의 부재가 됩시다 세상에 나란히 까맣게 뚫린 두 개의 공백이 됩시다 * 그대의 한 줄로 내가 나날을 버티었소 * 너의 말들로 그 때를 내가 버티었다 그게 누구라도, 편지의 주인을 나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편지의 주인을 나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한결같이 너의 답장을 기다리마 삼월 십칠일 해진으로부터 * 모두들 그래 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해 난 아직 안 지났는데 어떻게 그래 모두들 그래 다 지나고 나면 잊고 살아진다 해 난 아무리 지나도 그렇게 될 수 없어 영원히 잊히지도 넘길 수도 없는 그 페이지를 붙들고 오늘을 살아 난 아직도 그 한가운데에 하루해살이 풀처럼 내 사랑이 죽었을 때, 내 청춘도 죽었고 차마 돌아보지 못했던 나의 봄을 이제야 보낸다 - 뮤지컬 팬레터 그건 내가 뭐든 할 수 있다는 뜻인가요? -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그대를 여름날에 비교한다면, 그댄 그 어떤 여름날보다 사랑스럽고 그 어떤 날보다 온화합니다 아무리 거친 비바람이 사랑스러운 꽃망울을 흔든다해도,  이 여름은 너무나도 짧습니다 * 변화를 따르는 것도 움직여가는 것도 사랑이 아니므로 결코 사랑이 아니므로 - 연극 알앤제이 잘 됐네 어차피 오래 살 생각 없어 난 찰나에 사는 사람이니까 순간의 미. 그걸 얻을 수 없다면 이미 난 죽은 거나 마찬가지야 * 그럼 날 한 번 탐미해봐 미안하지만 내가 빠지고 싶은 남자는 니가 아니야 내가 아니야? 생각을 바꿔주지 * 생에 열중하는 가련한 인생아 너는 그저 칼 위에 춤추는 광대일뿐 허영의 늪에 빠져 허덕이며 날뛰는 그 인생아 너 스스로 자신을 속였음을 너 아느냐 - 뮤지컬 사의 찬미 밤하늘 제일 빛나는 별을 곁에두고 아침이 올 때까지 눈 한 번 감지 못하던 날 기억해 * 내가 가진 건 너를 뺀 전부 * 가장 아름다운 기억이 될 수 없다면 가장 잔인한 기억으로 남아줄게 * 내 곁에서만 빛날 수 있어 / 언제나 스스로 빛나는 존재 * 그의 이름을 불러본 밤이 있어 - 뮤지컬 니진스키 빛 바랜 책갈피에 찢어진 사진처럼 나의 파편이 너의 기억에 남아 있을까 나는 영원히, 나는 영원히 알 수 없겠지만 - 뮤지컬 사춘기 미팅 시켜준다던 선배는 어디가고! 운동하는 선배는 훌륭하고 지랄이냐! * 내 후배들은 절대로 뛰어내리거나 몸에 불지르지 않고도 싸울 수 있게 할거야 다같이 노래부르고 춤추고 하면서 싸울 수 있게 하려고 내 선배들은, 내 친구들은, 그리고 나는! 그것 때문에 데모하는거다! - 연극 더헬멧 여러분 제발 책 쓰지 마세요 제멋에 겨워서 함부로 책 쓰면  무식의 증거가 영원히 남아요 게으른 정신을 그대로 들켜요 재치있는 문장이라 착각하지 마세요 파렴치한 배설물을 전시하지 마세요 너절한 생각을 인쇄하기엔 나무의 생명이 너무너무너무너무나 소중하답니다 - 뮤지컬 최후진술 그토록 찬란한 순간이 있었으니 이렇게 무너진 폐허여도 괜찮다고 - 뮤지컬 천사에 관하여: 타락천사편 열려있네요? 닫혀있는 줄 알았는데 - 뮤지컬 라흐마니노프 랭보. 내가 정말로 원한 건 시를 쓸 잠깐의 시간, 그리고 너 그 두 가지뿐이었어 * 숲이 노래하고 바람이 속삭인다 그것은 사랑이다 * 뭘 했지, 울고 있는 너 말해봐, 대답 없이 울고만 있는 너 네 젊음을 가지고 뭘 했어 * 열매 꽃 잎사귀 가지들이 여기 있소 그리고 당신 때문에 뛰는 내 가슴이 여기에 있소 오로지 당신만을 향해 꿈을 꾸는 이 마음을 사랑스런 그대 손길로 따스하게 감싸주오 오로지 당신만을 향해 고동치는 이 마음을 아름다운 그대 두 눈에 부드럽게 담아주오 - 뮤지컬 랭보 밤하늘에 헤엄치는 고래와 밤바다에 가라앉은 별 하나 그게 나야, 잊지마 - 뮤지컬 해적 오늘 아침에, 우리가 돌아서서 쳐다 봤을 때 말이야 타지마할을 쳐다 봤을 때 난 달이 떨어진 줄 알았어 달이 강 위로 떨어진 줄 알았어 -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 이미지 출처: Manuel Harlan(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플레이디비(천사에 관하여), 더 뮤지컬(타지마할의 근위병)이외에는 전부 공식 계정의 영상과 사진(에이치제이컬쳐, 연우무대, 연극열전, 오디컴퍼니, 콘텐츠플래닝, 모먼트메이커, 라이브, 쇼노트, 네오 프러덕션, 쇼플레이, 아이엠컬처, 장인엔터테인먼트,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출처ㅣ쭉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