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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먹은 놈들 // 2일차
벌써 귀찮습니다. 꾸준글을 쓰겠다고 마음먹은 지 하루밖에 안지났는데 귀찮습니다. 마치 회사를 다니는 일처럼... 결국 어떤 일이 지겨워지는 이유는 실재적인 반복이 아니라 그것이 계속 반복되어야한다는 소명 의식 때문 아닐까... 시지프의 바위가 생각납니다. 끝없는 형벌...바위굴리기... 그러나 끝내는 웃고 있을거라던 카뮈놈...개소리 집어쳐 오늘 아침엔 데미안의 유명한 구절이 생각났습니다.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누구든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 저에게는 저를 감싼 이불이 제 알이었고 세계였습니다. 그러나 제 세계를 파괴하려는 의지는 개 구려 터진 보일러와 차갑게 식은 방 공기에 꺾여버렸습니다. 넘 추워서 일어나기 싫었고 그래서 오늘 지각할 뻔했습니다. 이따위 날씨라니. 출근하자마자 차 한 잔. 지각할 뻔 해놓고 염치없어 뵈지만 원래 삶은 뻔뻔한 놈이 오래 사는 거라고 배웠습니다. twinings (of london)사의 스트로베리 망고 차 입니다. 아 물론 탕비실에서 뽀렸지요. 처음엔 딸기와 망고라니 이 무슨 괴랄한 조합인가 싶었지만 생각보단 괜찮습니다. 물론 어제 마셨던 얼그레이보단 비인기 품목인지 많이 남아 있더라구요. 그나저나 회사 네이밍 센스가 별로네요. LG Twins 같습니다. 저 티백 꼭다리를 보면 1706년에 세워진 회사라고 합니다. 어쩐지 제국주의의 향내가 나는 것 같습니다...식민지 원주민의 설움이 담긴 딸기...망고... *근데 찾아보니 공정거래로도 유명한 회사였네요...죄송합니다 차에는 문외한이라 회사 다니기 전에 먹은 차라곤 술쳐먹고 헛개차마신게 다라서요... 점심은 일식집에서 일식집은 정말 오랜만에 가봅니다. 여기는 원래 나베가 유명한 곳인데 요번엔 사이드 메뉴인 가라아게와 뭐 뭔 쥬쥬덮밥?같은 걸 시켰습니다. 사실 처음 가보는 곳이라 아무거나 골랐습니다. 가라아게는 쥰내 뜨거웠습니다 진짜 개개개개 뜨거워 그래도 맛있습니다. 짭짤하니 겉은 바삭하고 육즙도 쵹쵹... 약간 냉동 가라아게 다시 튀긴거같긴 한데 전 그 맛도 좋아해서 상관없었습니다. 그치만 가라아게에 시판 칠리소스가 나온 건 조금 에러 아닐까. 황교익 선생님께서 좋아하시는 일본풍 ㅋㅎ 따끈한 밥 위에 아삭하게 볶아낸 숙주, 불맛을 입힌 돼지고기와 양배추를 비롯한 채소들, 그 위에 온센타마고 풍의 반숙란, 새순을 잔뜩 얹어 이쁘게 내왔네요. 결과적으로 싹싹 긁어 먹긴 했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은 1. 간이 조금 센 편 2. 때문에 계란의 맛이 그닥 느껴지지 않음. 식감도 약한 편인데 맛도 미미함. 3. 불 맛은 조금 나는데 숙주 때문인지 수분감이 너무 많음. 그래도 맛있게 먹긴 했습니다. 다른 분들은 좀 남기시던데...나만 없어보이게 다 쳐먹었네. 교이쿠 센세...보고 계십니까? 제주 현미 녹차와 참쌀 설병, 카라멜 한 세시 쯤 탕비실 갔더니 그새 스트로베리 망고 차도 다 떨어진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가장 안팔리는 제주 현미 녹차를 들고왔습니다. 평소엔 쳐다도 안 보다가 이번에야 먹어보게 됐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진짜 반전의 맛 이거 미친 세상 맛있습니다. 미쳤다 왜 이제야 먹었지 엄청 크리스피하면서 과자 부분은 약간 짭짤하되 저 위에 흩뿌려진 티눈같은 것들은 세상 달달합니다. 기가 막힌 단짠 조합에 어제 자본가놈에게 쌓였던 화가 약간 풀리는 듯 했습니다. 세상에...어제 그 소 여물같은거 쳐먹지 말고 이걸 먹었으면 삶의 만족도가 올라갔을텐데... 어느 나라인지는 모르겠으나 쨌든 카라멜 아마 다른 직원분이 사오셨다고 들었는데, 카라멜치곤 큼직한게 맛있습니다. 사실 저는 이런류 식품을 먹으면 위험한데, 그 이유는 제 아래 송곳니 옆 이빨이 가짜 이빨이기 때무닙니다,,, 그것은 술쳐먹고 맨날 이빨로 맥주병을 까다가...이빨이 깨졌기 때문... 그래서 마이쮸나 카라멜 먹을 때 잘못 씹으면 이빨이 들썩거립니다. 난 뭐하는 인간이지. 아무래도 매일매일 회사에서 먹은 것들을 써보려 했는데 도저히 안되겠습니다...너무 귀찮아요... 내 꼴릴 때 쓰는 걸로 작전을 바꿔야겠습니다. 그리고 제에에발 메뉴 추천 좀 해주세요...
회사에서 먹은 놈들 // 1일차
DOBBY IS BACK. 안녕. 도비입니다. 좆소 썰 다 퍼오고 할 거 없어서 돌아왔습니다. 머 딱히 퍼올만한 것도 안보이고 그거 찾자고 농땡이를 정성스럽게 피우자니 눈치가 보이는 바람에 이제부터는 회사에서 먹은 것들이나 좀 보여주면서 글이나 찌끄릴까 합니다. 머요? 니가 먹은거 안궁금하다고요? 커뮤니티가 뻘소리 싸지르라고 있는거지 뭐 그렇게 말하십니까 서로 일상을 공유하고...이야기를 나누고... 마치 애인처럼...핰... 사실 일기나 다름없는 자기기록용이기도 하구요. 쨌든 내 돈으로 사먹은 점심 혹은 탕비실에서 털어온 것들 위주일 겁니다. 여러분 노동자에게 탕비실은 굉장히 큰 의미를 지닙니다. 생계를 목줄삼아 우리를 위협하는 자본가들... 이에 대항하지 못하는 소시민적인 노동자들에게 탕비실 털이는 못된 자본가놈의 지갑을 탈탈 터는 아주 소극적이지만 실천적인 운동입니다...흐힠..힠킼...키킼... 오늘 점심은 곰탕입니다 하 비쥬얼 이쁜거보소... 사실 사진은 엊그제 찍은건데 같은 집 또 다녀온 김에 걍 갖다 썼습니다.(눈치보여서 사진 못찍음) 저 맑은 국물 보이십니까. 어릴 적 어머니가 한 됫박은 끓여놓던 개 질리는 사골곰탕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안정적으로 사태의 감칠맛만을 끌어내면서 사골곰탕과는 달리 뒷맛이 기름지지 않습니다. 풍성한 파의 향과 계란 지단의 디테일도 좋네요. 따로국밥이 아니라 밥이 말아져 나오는 것도 좋습니다. 밥은 뜨겁지 않고 딱 먹기 적당한 온도로 나오는 걸 보니 토렴을 했나봅니다. 그리고 여기의 가장 좋은 점은 점심시간동안 동동주가 무료입니다. 하...정말 사장님 배우신 분이고 만수무강하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점심에 팀원들이랑 주전자 두 개 비우고 왔습니다. 의도적으로 술에 취해 일의 능률을 떨어트려 자본가놈의 속을 썩히려는 저의 큰 그림이었습니다. 회사에 돌아와서 좀 쉬다가 탕비실을 털었습니다. 마가렛트 얼그레이 홍차 저는 커피를 잘 마시지 않습니다. 쓰기만 하고 딱히 향 좋은지도 모르겠고 가장 큰 이유는 담배피고 커피마시면 아가리 똥내 죠지기 때문입니다. 홍차는 맛도 순하고 향도 좋고 담배와의 시너지도 덜 하니 딱이지요. 그러고보니 영국차를 먹으면서 마가렛트를 먹네요. 마가렛트...마가렛...마가렛 대처... 아무 생각 없이 집어왔는데 정말 놀라운 우연의 일치군요. 신자유주의의 선봉에 섰던 이 철의 여인을 도비의 이름으로 벌해야겠지요. 이미 부서져있군요. 씨바 잘 좀 갖다놓지 그리고 견과류따위 먹을 기회가 없는 자취생이기에 건강을 챙기고자 하나 더 털어왔습니다. PPL(이었으면 좋겠다.) 사장놈 이런것까지 구비해놓다니...약간 감동했습니다. 이름이 복잡하길래 대체 뭐가 들었나 싶어 일단 뜯어보려 했습니다만 팔에 힘이 없어가지고...잘못뜯었습니다. 등신같이 뜯어버림 뭐가 많이 들었습니다. 대강 보니 아몬드, 호두, 건포도 등등이 들은 것 같았습니다. 간만에 견과류를 먹으니 하루 8시간을 앉아있기만 하지만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더군요. 이정도면 일할 만 하네...라고 생각하던 찰나, 모래자갈인지 조리퐁 부스러기인지 모를 무언가들이 잔뜩 있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볶은 귀리와 볶은 현미, 볶은 통밀이라고 합니다. 내 예상에 들어있지 않던 것들이었는데....당혹스럽지만 맛을 봅니다. 시발... 시장 뻥튀기가 오래된 맛과 중세 농노들이 쫄쫄 굶다 먹었을법한 맛이 납니다. 이건 아무리 건강하다해도 도가 지나쳤습니다. 황량한 미식의 사막을 걷는 기분입니다. 마침 먹으면 먹을수록 입도 건조해집니다. 뻑뻑하고 바스락한 느낌... 사장놈에게 잠깐 혹했던 내가 등신이지. 자본가를 다신 믿지 않으리. 가라. 다음생에는... 아니 태어나지 마라. 슬슬 배가 부르니 오늘은 여기까지만 줏어먹어야겠습니다. 내일 또 뵙겠습니다...허허 내일 뭐 먹을지 댓글로 추천 좀 해줍시다. (ㄹㅇ 시급함. 맨날 팀장님이 뭐먹을거냐고 물어볼 때마다 메뉴 준비 안해놔서 개 쫄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