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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말 맛보기1]-26 거침돌
 오란비(장마)가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비가 어제부터 쉬지 않고 내립니다. 걸어가도 될 곳을 비가 오니 수레를 몰고 나온 사람들이 많아서 길이 막히는 걸 보며 사람 마음은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제는 들말마을배곳 움직그림 동아리 아이들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토박이말을 널리 알리는 움직그림을 만들어서 올릴 거라고 하더군요. 아이들이 스스로 앞생각(계획)을 짜고 스스로 찍도록 하고 옆에서 살짝 살짝 도와 주시는 갈침이님의 꼼꼼함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혼자 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주신다는 것을 알았지요.   아이들과 함께 마을에 있는 아름다운 토박이말 이름 가게를 찾아 보기로 했는데 미리 여러 가지 것들을 챙겨 보시고 아이들 스스로 배움이 이루어지도록 챙기시는 마을배곳 갈침이님들을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와 하신다는 걸을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고 참 고마웠습니다.^^   오늘 맛보여 드리는 '거침돌'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걸림돌'과 비슷한말입니다. 많이 쓰는 '장애물'과도 비슷한말이지요.  하지만 우리 말모이(사전)에는 이 세 가지 낱말이 비슷한말이라는 것을 알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걸림돌'에는 비슷한말이 '거침돌'이라고 되어 있는데, '거침돌'에는 비슷한말이 없고, '장애물'에는 '방애물', '방해물'만 비슷한말이라고 해 놓았습니다.    '장애물'과 뜻이 비슷한 토박이말을 쓰고 싶어도 말모이(사전)에도 나오지 않으니 그럴 수가 없는 것이지요. 말모이가  토박이말을 살려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거침돌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장애물'이란 말을 써야 할 때 '거침돌', '걸림돌'이란 토박이말을 떠올려 쓰시는 분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문장을 깔끔하게 쓰는 9가지 개꿀팁
어버...ㅂ......어버....ㅏㅂ..... 하면서 멍청하게 글쓰지 말고 우리 이제 김영하 작가처럼 깔롱진 글을 써보자. 이제 초등학교시절 일기장st 글쓰기는 졸업하자고~!~! 1. 지긋지긋한 접속사, '및' 문장을 고치면서 가장 많이 접하는 단어 중 단연 1등은 '및'이라는 접속사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다. (나쁜 예) 타부서 및 타기관의 요청에 대하여 신속 및 정확한 대응 및 방안을 제시한다. 무슨 말인지 대략 알겠는데, 여러 번 읽어봐야 정확한 뜻이 들어오는 문장이다. '및'을 남발했기 때문이다. '~와(과)'나 '~하고'라고 하면 될 문장에 '및'을 여러 개 중첩해서 써서 난독증을 유발한다. 소리 내어 읽으면 '및'이란 단어에 액센트가 들어가기 때문에 술술 읽히지 않는다. 깔끔하고 잘 읽히는 문장을 쓰려면 절대로 '및'이란 접속사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및'을 쓰지 않고도 충분히 기술이 가능하다. (좋은 예) 타부서와 타기관의 요청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하고 방안을 제시한다. 절대 '및'을 쓰지 마라. 다 잊어도 이것 하나만 기억해 두자. 2. '~하도록 한다'식 서술어 국민 MC 유재석의 진행 멘트를 잘 들어보면 '본격적으로 무엇무엇을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라는 식의 말이 귀에 걸릴 때가 많다. 이러한 오류는 너무 많아서 일일이 고치기 어려울 정도다. (나쁜 예) 마케팅 계획 및 전략 수립시 OOO부서의 입장을 반영하도록 한다. '~하도록 한다'라는 서술어는 누군가(타인)에게 무언가를 하도록 만들겠다는 뜻이다. 자기 자신을 그렇게 하도록 만들겠다고? 사역동사(make 등)를 쓰는 영어에서는 가능한 표현이지만 국어에서는 거북한 표현이다. 그냥 '본격적으로 무엇무엇을 시작하겠습니다'라고 해도 충분하다. (좋은 예) 마케팅 계획과 전략을 수립할 때 OOO부서의 입장을 반영한다. 덧붙여서, 위의 '전략 수립시'라는 표현도 어색하긴 마찬가지다. 아마 일본식 표현에서 유래된 습관 같은데, 간단하게 '~할 때'라고 써야 깔끔하다. 3. '~대하여' 혹은 '~관하여'의 남발 이 문구는 쓸데없이 문장 길이를 늘여서 가독성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주범 중 하나다. (나쁜 예) OO분석 결과에 대하여 문제점을 발견하고 신규제품 지식에 관하여 숙지할 수 있다. '~대하여'라는 문구가 들어가면 뭔가 대단한 내용을 이야기하듯 느껴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공식적인 문서에서 많이 발견된다. 하지만 지나치게 남발하면 촌부가 화려한 장신구를 주렁주렁 건 모습처럼 어색하다. '~대하여' 혹은 '~관하여'라는 말을 쓰지 않고도 얼마든지 간결하게 기술이 가능하다. (좋은 예) OO분석 결과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신규제품 지식을 숙지한다. 4. '~할 수 있다'라는 서술어 위의 예에서 '숙지할 수 있다'를 '숙지한다'라고 고쳐 썼다. 영어 번역 문장에 길들여져 'can'이나 'may'에 해당하는 '~할 수 있다'라는 서술어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나쁜 예) 적절한 담당자의 도움을 받아 연구 및 프로젝트 수행을 할 수 있다.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안정효는 그의 책 '글쓰기 만보'에서 '~할 수 있다'식의 서술어를 문장쓰기에서 척결해야 할 습관 중 하나로 지적한다. 물론 '~할 수 있다'를 빼기가 곤란한 문장도 간혹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한다'라고만 해도 충분하다. 안정효는 문장 전체를 뜯어 고쳐서라도 '~할 수 있다'를 없애라고 조언한다. 5. '~하고 있다'라는 서술어 동작이 계속되는 상황을 표현하는 '~하고 있다'라는 서술어가 많이 쓰인다. 이것 또한 불필요한 장식이다. 안정효는 문장에 자신이 없기 때문에 '~하고 있다'가 남발된다고 꼬집는다. 직원들이 쓴 문장에서는 '이해하고 있다', '보유하고 있다', '알고 있다' 등의 표현이 많다. (나쁜 예) OO산업 및 XX시스템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 그저 아래의 예처럼 '이해한다', '보유한다', '안다'라고 해도 뜻을 전달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안정효가 말했듯이, '~하고 있다'라는 표현은 문장력의 밑천이 드러날까 두려워하기 때문에 나온다. 진정한 문장력은 짧게 쓰는 용기에서 나옴을 기억하자. (좋은 예) OO산업과 XX시스템을 이해한다. 6. '~시킨다'라는 서술어 이 서술어는 위에서 언급한 '~하도록 한다'와 유사하다. '시킨다'는 다른 이가 하게 만든다는 뜻이므로 자신에게 쓰기엔 어색한 말투이다. 보통 아래의 예처럼 자신의 의지를 강조하려고 '~시킨다'라는 붙인다. (나쁜 예) OO을 제안하여 XX시스템을 변경시킨다. 그저 '~한다'라고 해도 충분하다. '~시킨다'라는 군더더기를 붙일 까닭이 없다. (좋은 예) OO을 제안하여 XX시스템을 변경한다. 7. 명사형의 나열 가독성을 떨어뜨는 주범은 명사형 단어들을 지나치게 주렁주렁 이은 문장이다. 아래의 예를 보라. (나쁜 예) 프로젝트 진행 과정 판단 미숙으로 문제 발생 확률 예측 실패 야기 가능성을 점검한다. 설마 이런 문장을 누가 썼을까 싶지만, 실제로 직원에게서 받은 문장이다. 읽어보면 숨이 턱턱 막혀서 괴롭기까지 한 문장이다. 문장을 짧게 쓰는 것도 좋지만 이 경우는 심했다. 명사형을 지양하고 서술어를 적절하게 사용하라. 주렁주렁 달린 명사 몇 개를 빼내어 간결하게 하라. 그래야 문장이 한껏 정갈해지고 우아해진다. (좋은 예) 프로젝트 진행을 잘못 판단하여 문제가 발생할 확률을 예측하지 못하는지 점검한다. 8. '~성(性)'이란 명사 직원들이 쓴 문장에서 '방향성, '효율성', '효과성', '중요성', '연관성'처럼 '~성'으로 끝나는 단어를 자주 접한다. (나쁜 예) 회사 방향성과 관련하여 전문성 있는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하나의 명사로 굳어진 단어라면 모를까, 아무 명사에나 '~성'을 붙이면 꽤 어색하다. '~성'으로 끝나는 명사는 대개 젠체하려는 수단이다. '방향성'이 대표적인데, 그냥 '방향'이라고 하면 충분하다. 효율성, 효과성도 효율, 효과라고 하면 그만이다. (좋은 예) 회사의 방향에 전문가로서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9. 기타 위의 8가지 사항 이외에도 많은 사항들이 있다. '~것', '~통해', '~등'이라는 문구도 자주 남발되는데, 최대한 이런 표현들을 생략 한다. 100% 없애기 어렵겠지만 최대한 쓰지 않아야 깔끔하고 맛있는 문장이 된다. 특히 '~것'은 매우 자주 쓰이는데, 그걸 쓰지 않고도 문장을 만드는 방법을 매번 고심하기 바란다.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89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89 닮은꼴, 늘인그림, 줄인그림, 짝진변, 짝진각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4해(1951년) 펴낸 ‘셈본 6-1’의 42쪽, 4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42쪽 첫째 줄에 ‘닮은꼴’이 나옵니다. 요즘 배움책에는 ‘도형의 닮음’이라고 하기 때문에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닮다’라는 말을 나날살이에서 많이 쓰고 처음 보더라도 생김새가 닮은 것을 말하는 것임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앞서 ‘도형’을 옛날 배움책에서 ‘그림꼴’이라고 했다는 것을 보여 드린 적이 있어서 ‘닮은꼴’이라는 보신 분들은 낯설지 않은 말일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그림꼴’이라는 말을 두루 썼던 옛날 배움책에서는 ‘닮은꼴’이 아무렇지도 않은데 ‘도형’이라는 말을 쓰게 되니 이 말도 ‘도형의 닮음’이라는 말로 바뀌었음을 미루어 알 수 있습니다. 어떤 말을 쓰는 것이 아이들한테 도움이 되는지를 두고 좀 더 깊이 따져 보는 것이 얼마나 종요로운 것인지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다섯째 줄에 나오는 ‘견주어 보자’도 앞서 말씀을 드린 말인데 반갑게만 여겨지지 않습니다. 왜, 언제부터 ‘비교해 보자’로 바뀌게 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그걸 밝혀 보는 것도 뜻이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43쪽에는 반가운 말들이 여럿 있습니다. 먼저 여덟째 줄에 요즘 교과서에서는 ‘배’라는 말을 쓰기 때문에 보기 어려운 ‘갑절’이 나와 반가웠습니다. 여덟째 줄과 아홉째 줄에 걸쳐서 나오는 ‘늘인그림’과 이어서 나오는 ‘줄인그림’은 저도 처음 보는 말이라 더 반가웠습니다. 앞서 옛날 배움책에서 ‘전개도’를 ‘펼친그림’이라고 했다는 것을 보여 드린 적이 있는데 그 말과 짜임이 같기 때문에 무슨 뜻인지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요즘 흔히 쓰는 ‘확대도’, ‘축소도’보다 훨씬 쉬운 말이라는 것에도 생각을 같이하실 분들이 많을 거라 믿습니다. 열한째 줄과 열둘째 줄에 이어 나오는 ‘짝진 변’과 ‘짝진 각’도 제 눈을 번쩍 뜨이게 한 말입니다. ‘대응변’, ‘대응각’이라는 말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 반가운 말이었습니다. 제가 이 말을 갈음할 말을 생각해 본 적이 있지만 미처 생각하지는 못했거든요. 우리가 ‘짝’이라는 말을 나날살이에서 자주 쓰기 때문에 알맞은 말이면서도 쉽게 뜻을 알 수 있는 좋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옛날 배움책에서 썼던 쉬운 말을 아이들에게 얼른 알려 주는 일에도 힘을 써야겠지만 그런 말을 바탕으로 이제까지 바꾸지 못한 말들을 쉬운 말로 바꾸는 일에도 마음을 모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4352해 온여름달 스무엿새 삿날 (2019년 6월 26일 수요일) ㅂㄷㅁㅈㄱ.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은 글인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