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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청와대 하명 논란' 레미콘 사건, 검찰 사실 확인 '부실'
울산지역 자재 사용 권장, 특정업체 특혜 아니라고 무혐의 처분 울산업체 배제, 경주업체 2곳 레미콘 공급한 것으로 검찰 파악 CBS 노컷뉴스 입수 문건… 경주업체 아닌 울산업체로 드러나 민원이후 특정업체 다시 레미콘 공급, 기존 울산업체 수 억 피해 울산지방검찰청 청사 전경.(사진=자료사진) 청와대 하명 수사 논란의 촉발이 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과 레미콘업체 간 유착 의혹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수사 초기 단계부터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배제된 울산지역 한 특정 업체가 다시 레미콘을 납품할 수 있도록 민원을 처리해 준 비서실장과 도시창조국장의 업무를 정당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해당 업체가 배제되면서 경주업체들만 납품하게 된 상황에서 지역 업체의 자재를 사용하도록 권장한 울산시 조례도 이를 뒷받침한다며 검찰은 불기소처분했다. 하지만 CBS 노컷뉴스가 입수한 문건을 통해 검찰이 울산업체를 경주업체로 잘 못 판단한 것으로 확인돼 검찰의 부실수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검찰이 공사현장을 파악하지 않았거나 일부 참고인의 진술에만 의지해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수사의 첫 단추부터 잘 못 끼운 것으로 보인다. 레미콘 업체대표 김모씨는 2016년 10월부터 울산 북구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했다. 김씨는 레미콘 타설 위치로 놓고 시공사와 갈등을 빚었다. 6개월(11월 제외) 동안 레미콘을 공급했던 김씨는 갈등이 계속되자 2017년 4월 12일 공급을 중단했다. 이어 김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비서실장 박모씨에게 찾아가 민원을 제기했다. 이를 전달받은 이는 울산시청 도시창조국장 이모씨. 이씨는 자신의 사무실로 아파트 시공사 현장소장을, 4월 14일과 5월 10일 두 차례에 불렀다. 5월 10일에는 시공사 본부장도 불려갔다. 이 자리에는 건축주택과장과 건축주택계장, 건축승인 담당 공무원이 동석했다. 김씨 업체의 레미콘을 공급받도록 시공사 관계자들에게 압력을 행사하고 강요해 박씨와 이씨가 공무원으로서 직권을 남용했다는 게 경찰 수사 결과다. 검찰은 다르게 판단했다. 이씨가 시공사 현장소장과 본부장을 부른 것은 맞지만 그 자리에서 '울산지역 업체의 자재(레미콘) 사용을 권장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또 이씨가 김씨 업체라고 지칭해 언급하지 않았다는 거다. 박씨와 이씨는 이렇게 민원을 처리할 수 있었던 근거로, 지역 업체의 하도급을 권장하는 시 조례를 내세웠다. 이를 두고 검찰은 공무원의 정당한 업무처리로 봤다. 당시 레미콘을 주로 공급했던 업체가 3곳 이었는데 김씨 업체를 제외한 2곳이 경주업체였다는 점도, 충분히 민원을 제기하고 처리할 수 있었던 사안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민원 이후 김씨 업체만 유일하게 레미콘을 공급하게 된 것은 다른 울산업체들이 납품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무혐의로 처리한 검찰은 99쪽에 달하는 불기소결정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문제는 해당 아파트 공사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했던 경주업체 2곳 중 한 곳이 울산업체라는 사실이다. 울산업체가 김씨 업체를 비롯해 A업체 한 곳이 더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A업체를 경주업체로 잘 못 파악하면서 사실관계부터 틀린 거다. 취재진이 입수한 문건과 취재를 종합해보면, A업체는 법인 등기부등본상 2016년부터 울산에 본사를 두고, 레미콘을 공급하고 있다. 울산레미콘공업협동조합에도 가입되어 있었다. A업체는 울산과 경주에서 레미콘공장 2개를 가동 중이다. 검찰이 A업체의 레미콘공장만 보고 헷갈렸거나 해당 업체에 대해 잘 못 알고 있는 참고인의 진술을 의지했다가 실수를 한 것으로 보인다. 레미콘 타설 위치로 시공사와 갈등을 빚던 김씨가 공사현장을 스스로 빠져나오고 민원을 제기하기 전까지 이미 A업체가 레미콘을 공급하고 있었다. 김씨가 빠져나간 뒤 이 물량까지 맡게 된 A업체가 3개월 동안 60%가량 레미콘을 공급하게 된 거다. 시공사가 울산업체를 쓰지 않아 시 조례를 어겼다고 보기에도 어려운 대목이다. 결국, 민원을 제기한 김씨가 다시 공사현장에 납품하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물량이 줄게 된 A업체가 수 억원의 피해를 보게 됐다. A업체 관계자는 "우리가 울산업체인지 시에 전화 한 통화 해보면 확인할 수 있는 건데 검찰이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고 수사를 한 것이 아니겠냐"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울산지검 관계자는 "현재 수사 중인 내용으로 알려줄 수 없다"라고 밝혔다. 수사의 기본인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으면서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설득력이 떨어지게 된 것을 비롯해 99쪽에 달하는 공문서도 무색하게 됐다.
추미애 전진 배치…文정부 vs 검찰 '정면 대결'
檢, '하명수사'와 '감찰무마' 의혹 수사 박차'…靑으로 향하는 칼끝 靑, 당대표 출신 '추미애' 의원 법무장관 후보자 지명 與, 오늘 검.경 차장 호출…"檢 바른길 벗어나면 특검" 문재인 정부와 검찰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 검찰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수사 논란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관련 의혹을 집중 수사하며 권력의 핵심부에 칼 끝을 겨누는 모양새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원포인트' 인사로 판사 출신의 중진 추미애 의원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고, 특별검사 도입을 거론하는 등 '검찰과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 하명수사·유재수 의혹…종착지는 결국 靑? 현재 검찰에서 진행하는 청와대 관련 수사는 크게 두 줄기다. 먼저 김기현 전 울산시장과 그의 측근들에 대한 경찰수사의 뒷배경에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가 김 전 시장과 관련한 첩보를 경찰청을 통해 울산지방검찰청으로 내려보낸 부분과 관련해 통상적인 절차였는지, 아니면 선거개입을 목적으로 한 하명(下命)이었는지 수사하고 있다. 다른 수사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관련 의혹이다. 검찰은 유 전 부시장이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재직시절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 감찰이 진행되다가 갑자기 중지된 경위와 배경 등을 수사하고 있다. 두 수사의 공통점은 수사의 종착점이 청와대 등 정권의 심장이라는 점이다. 검찰은 5일 하명수사 논란과 관련해 김 전 시장 관련 첩보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A경정을 불러 조사했다. 또 전날에는 유 전 부시장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 판사 출신 '추다르크', 돌격 앞으로 청와대 전경(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문재인 정부는 검찰 수사가 상당히 정치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하명수사 논란이나 유 전 부시장 관련 의혹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널리 알려진 내용인데, '검찰개혁법'이 통과되기 직전이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 갑자기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것 자체가 불순한 의도라는 의심이다. 게다가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를 받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에 대한 수사는 혐의를 입증할 증거와 상황이 명백한데도, 검찰이 고의로 수사를 지체한다고 보고 있다. 추미애 의원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도 이런 문재인 정부의 상황 인식과 맞닿아 있다. 추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초대 당 대표이면서 5선 중진 의원이다. 당 대표 출신 인사가 부처 장관으로 간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얘기가 당 안팎에서 나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검찰 수사가 정권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해오는 상황에서 더 이상 법무부 장관을 공석으로 둘 수 없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에 대한 감찰권과 인사권을 가지고 있다. 추 후보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은 시대적 요구가 됐다. 소명의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겠다"며 당 대표 출신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에 대해 "개인적인 입장을 비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그런 시대적 요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 민주당 검·경 차장 호출…檢 '안간다' 문재인 정부와 검찰 간 신경전은 6일 국회에서 열리는 '김기현 측근 비리 사건 등 공정수사 촉구 간담회'를 두고도 일어났다. 더불어민주당 검찰공정수사촉구 특별위원회는 6일 대검찰청 차장과 경찰청 차장을 국회로 불러 이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검찰이 전날 저녁 "현재 수사 중인 사건의 사실관계 파악 등을 위하여 사건 관계자들까지 참석시켜 개최하는 간담회에 수사 관계자가 참석하는 것은 수사의 중립성, 공정성 등을 고려할 때 적절하지 않아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당에 통보했다. 이에 경찰도 마찬가지로 간담회 불참을 통보했다. 검찰 측에서 참석하지 않는 상황에서 경찰 측만 참석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검찰공정수사촉구 특위는 향후 김 전 시장과 유 전 부시장 관련 검찰수사와 수사지휘 내용 등을 살피며 검찰의 판단에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민주당 설훈 특위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검찰과 경찰을 같이 불러 쌍방의 의견을 들은 후 '검찰이 상궤를 벗어났구나' 하면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특검 도입의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단독] '하명수사 논란' 레미콘 사건, 檢무혐의결정 살펴보니
경찰 "부당 지휘" vs 검찰 "증거 부족" 감정싸움 증거 유무·법리 적용 놓고 곳곳 충돌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근 청와대 하명 수사 논란을 촉발 시킨 것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이 지역 레미콘 업체와 유착됐다는 의혹이다. 해당 사건은 경찰에서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지만, 검찰에서는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정치 사건으로 비화했다. CBS노컷뉴스는 울산지방검찰청이 울산지방경찰청으로 내려보낸 '불기소이유통지'를 입수했다. ◇ 특정업체 일감몰아주기 의혹…'레미콘 사건' 이 문건에 따르면, 사건의 핵심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비서실장 박모 씨와 당시 울산시 도시창조국장 이모 씨가 울산시 소재 A레미콘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다. 박 씨는 A업체 대표 김모 씨에게 민원을 받은 뒤 이 씨와 함께 2017년 4월 14일과 5월 10일 두 차례에 걸쳐 울산의 한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는 B시공사 현장소장을 불러 A업체의 레미콘을 공급 받도록 강요했다는 게 경찰 수사 결과다. 이 대가로 박 씨와 이 씨는 A업체 대표인 김모 씨로부터 43만1천원과 34만7천원 상당의 골프 접대를 각각 받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하지만 검찰의 판단은 달랐다. 검찰은 박 씨와 이 씨가 B시공사에 구체적으로 특정업체를 언급하지 않았고, 지역업체 자재사용을 권장한 울산시 조례에 따른 권고일 뿐 위법성이 없다고 봤다. 또 골프접대 부분은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명확한 증거가 없어 마찬가지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 '강요'인가, '정당한 행정조치'인가 의혹의 위법 여부를 가르는 쟁점은 박 씨와 이 씨가 직권을 남용해 부당하게 A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냐는 것이다. 경찰은 A업체 대표 김 씨가 박 씨에게 민원을 제기한 이후 박 씨와 이 씨가 B시공사 현장소장을 불러 A업체 레미콘을 공급받도록 강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민원 처리 절차 자체도 부적절한 데다, 박 씨와 이 씨가 B시공사 현장소장을 불러 얘기했을 당시 배석자들의 일부 진술에 '박 씨와 이 씨의 행동이 부적절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있었다는 게 판단의 근거다. 하지만 검찰은 박 씨와 이 씨가 '지역건설산업 발전에 대한 조례'에 따라 '울산 업체로부터 자재를 공급받으라'고 권고한 것일 뿐 A업체를 콕 찝어 얘기하지 않았고, 일부 참고인들이 '민원 처리 절차가 특별하지 않다', '박 씨와 이 씨의 행동이 특별하지 않았다'는 진술로 보아 위법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조례에는 '지역건설산업에 참여하는 건설업자는 지역 건설산업체의 하도급 비율을 60% 이상'이라는 부분이 명시돼 있다. 또 경찰은 민원의 결과로 A업체만 이득을 보고 B업체는 피해를 봤다는 수사 내용을 강조하며 이들의 위법성을 강조했다. 관계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울산 지역에서 레미콘을 공급받으라는 얘기가 사실상 A업체에서 공급받으라는 얘기와 진배 없다는 것이다. 이곳에 납품할 여력이 있는 곳은 A업체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검찰은 B시공사가 조례 내용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들이 없었기에 박 씨와 이 씨가 관련 얘기를 한 것 자체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 두 차례 골프…현금으로 돌려줬나? 다른 핵심 쟁점은 박 씨와 이 씨가 A업체 대표 김 씨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았느냐 여부다. 박 씨와 이 씨가 골프 접대를 받았다고 의심되는 만남은 2017년 7월 29일과 11월 4일인데, 경찰은 김 씨가 '두 사람 몫을 대납했다'는 진술이 있으므로 혐의가 있다고 판단한 반면 검찰은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봤다. 검찰은 박 씨와 이 씨가 '현금으로 골프비를 돌려줬다'는 진술이 있기 때문에 뇌물수수 혐의를 입증하려면 좀 더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김 씨와 박 씨는 6월에도 골프를 함께 친 적이 있는데, 이 때 김 씨는 '골프비를 대납해줬다'고 진술했으나 실제로는 박 씨가 골프비를 계산한 카드 내역이 나왔던 점을 지적하며 김 씨의 진술 신빙성을 의심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피의자들은 가명을 활용해 골프를 치고, 골프 친 사실 또는 객관적 자료가 있기 전까지 부인하는 등 그 행위가 은밀해 참석자 외 추가적으로 관련자나 자료를 확인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검찰이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 봉투 건넨 건 인정…하지만 뇌물인지는 모른다? 수사지휘 과정에서 검찰의 소극적인 판단으로 보이는 부분도 있었다. A업체 대표 김 씨는 2017년 8월 울산시 공무원 박모 씨와 건축법과 관련한 상담을 한 뒤 사례로 봉투를 건넸고, 박 씨는 이를 거절했다. 이 점에 대해서는 경찰과 검찰 모두 사실 관계를 인정한 부분이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김 씨를 뇌물공여의사표시 혐의로 판단했지만, 검찰은 '봉투 안에 현금 기타 뇌물이 들어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경찰은 '박 씨가 일관되게 '흰 봉투 안의 내용물이 돈이라고 밖에 볼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항변했지만, 검찰은 '봉투 안에 불상액의 현금이 들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결론내렸다. ◇ "수사지휘 정당성 결여" vs "무리한 법해석"…검.경 '감정 충돌' '불기소이유통지문'에서는 '레미콘 사건'을 둘러싼 법리다툼 과정에서 검.경 서로가 감정적으로 부딪치는 부분이 수 차례 목격된다. 경찰이 박 씨와 이 씨 등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2018년 5월 11일 이후부터 올해 3월까지 검찰은 네 차례 수사 지휘 명령을 내린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다소 이례적으로 검찰에 '재지휘 건의'를 한다. 다시 말해, 검찰의 수사지휘가 부당하다는 내용을 검찰에 보낸 것이다. 경찰은 '재지휘 건의'에서 수사결과의 타당성을 강조하며 "(검찰이) 판단 혹은 반론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3차례 지휘했음에도 보완되지 않았다며 일방적으로 '혐의없음' 의견으로 송치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수사지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 검찰의 수사지휘를 "정당성이 결여돼 있음은 물론 불필요하게 수사기관에서 사건이 계류되도록 해, 피의자 혹은 피해자의 재판받을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한 것"이라며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검찰은 "증거가 부족해 그 혐의를 인정할 수 없음이 명백한 사안"이라며 "검사의 지적을 무시하고 거듭 동일한 증거와 무리한 법리해석을 토대로 피의자들의 혐의 유무에 대한 결론을 변경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검찰은 이번 사안이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진행된 수사인 점을 적시해 "(경찰 수사의) 구체적인 피의사실이 언론에 지속적으로 공표되고, 김기현 울산시장 후보와 자유한국당 쪽에서 정치수사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며 "경찰 수사를 지휘한 검찰까지도 수사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시비 그리고 수사권 남용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수사"였다며 "고 설명했다.
[단독] '김기현 첩보', 靑 민정실서 한차례 만졌다
靑 민정실, 경찰에 첩보 이첩 전 '보완 작업' 경찰서 파견된 A경정 '첩보 보완자'로 지목 "첩보 그대로 전달만 했다" 靑 해명과 배치 검찰, 첩보 보완에 靑 '윗선' 지시 여부 조사 (그래픽=연합뉴스)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첩보를 경찰에 이첩하기 전에 법리 사실을 추가하는 등의 보완 작업을 한차례 거친 것으로 파악됐다. 청와대는 이같은 작업이 민정수석실의 통상적 업무의 일환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취하며, 방어 논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4일 CBS 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2017년 11월 '김기현 첩보'를 경찰로 하달하기 전에 문건을 한차례 보완했다. 수정 작업을 통해 적용되는 혐의와 법적 요건에 대한 설명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특감반원들은 첩보를 중간에서 만진 인물로 경찰에서 파견된 A경정을 지목하고 있다. 첩보의 형식도 이같은 보완 정황을 뒷받침한다. 첩보는 김 전 시장 측 의혹을 범죄 구성 요건에 맞춰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은 데다, 일반인이 투서한 통상적인 민원 제보와 달리 수사기관에서 작성하는 '범죄 첩보' 형식을 띄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앞서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내놓은 해명과 배치된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최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김기현 전 시장은 청와대의 조사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첩보를) 그대로 이첩했다"고 말했다.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도 지난달 28일 입장문에서 "우리는 관련 제보를 단순 이첩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첩보에 약간의 손을 댄 것은 민정수석실의 통상적 업무일 뿐으로, 단순 이첩이나 마찬가지라는 시각을 기본에 깔고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비위 제보가 들어오면 내용을 보고 범죄 구성 요건을 한번 정리해서 내려보내는 것은 민정수석실 직원들의 일상적 업무"며 "범죄 혐의가 있으면 절차대로 수사하라고 넘기는 게 통상적인 첩보 이첩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전 시장의 경우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감찰 대상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이같은 해명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 민정수석실 첩보 수집 대상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고위 공직자로, 김 전 시장과 같은 선출직 공무원은 해당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김 전 시장의 첩보를 수정해 이첩한 것은 직무 범위를 벗어난 것이자, 경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애초 울산지역 건설업자가 청와대에 투서한 김 전 시장 관련 비위 문건과 경찰이 청와대로부터 이첩받은 첩보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경정이 첩보를 스스로 보완했는지, 민정수석실 내 다른 윗선의 지시를 받아 보완했는지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속도 내던 '靑 하명수사 의혹'…핵심 참고인 사망에 '당혹'
'백원우 특감반' 일원, 수사관 A씨 사망 (사진=연합뉴스)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직·간접적 수사 지시가 있었는 지를 밝힐 중요 참고인이 사망하면서 검찰의 수사도 재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서울중앙지검은 전날 오후 사망한 채로 발견된 검찰 수사관 A씨에 대해 "전 민정비서관실 특감반원인 고인은 오랫동안 공무원으로 봉직하면서 강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성실하게 근무해왔다"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은 최근까지도 소속 검찰청에서 헌신적으로 근무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찰은 고인의 사망경위에 대해 한 점의 의문이 없도록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휘하 팀원으로,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산하 특별감찰반관(이하 특감반)과는 별도로 사정 관련 업무를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백원우 특감반'의 일원이었던 셈이다. 이 '백원우 특감반'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가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에 대해 하명(下命) 수사를 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며 최근 존재가 드러나고 있다. 청와대에서 공무원의 비리 제보는 반부패비서관 산하 특감반에서 포괄적으로 다룬다. 그런데 김 전 시장에 대한 비위 첩보 문건은 백 전 비서관 측이 최초 입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생성 경위를 두고 의혹이 일고 있는 것이다. 백 전 비서관이 있던 민정비서관실은 대통령 친인척에 대한 관리가 주 업무여서 일반 공무원에 대해서는 감찰 권한이 없다. 그런데도 백 전 비서관이 감찰반까지 따로 뒀다면 일종의 월권 활동을 한 셈이다. 백 전 비서관이 이 문건을 박 비서관에게 전하자 해당 특감반에서는 이를 자체 조사할 사건이 아니라고 보고 경찰로 바로 이첩했다. 김 전 시장 문건을 애초부터 경찰이 '셀프 생산'해 백 전 비서관에게 전달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는 가운데, 검찰은 전날 A씨를 불러 첩보의 생성 과정과 이후 다시 경찰에 전달된 경위 등을 물을 계획이었다. 이번 사건이 서울중앙지검으로 이관되기 전 울산지검에서 A씨는 한 차례 조사에 응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고인은 아직 피의자도 아니고 책임을 져야하는 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이런 일이 벌어져 당황스럽다"고 말을 아꼈다. 검찰은 참고인들에 대한 조사를 빠르게 마친 후 조만간 백 전 비서관을 소환할 계획이었지만 다소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백 전 비서관은 김 전 시장에 대한 하명수사 의혹 외에도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의 비위혐의에 대한 감찰을 무마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은 서울동부지검에서 '김기현 하명수사' 논란은 서울중앙지검에서 각각 수사 중이다.
백원우의 '김기현 첩보' 원출처는 다시 경찰? '사찰' 논란 번지나
김기현 첩보, 백원우→박형철→경찰청 전달 검찰, 첩보 양식 비춰 '경찰 작성' 의심 일각서 백원우 밑 '윤총경' 작성 주도 의혹 첩보 수집에 경찰 동원시 '민간인 사찰' 여지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비위가 담긴 첩보 문건을 2017년 말 백원우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산하에서 만든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해당 문건의 생성자로 경찰이 강한 의심을 받고 있다. 민정수석실의 첩보 수집 대상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고위 공직자로, 김 전 시장과 같은 선출직 공무원은 해당되지 않는다. 감찰 대상 밖 인물의 첩보 수집에 경찰이 동원됐을 경우 민간인 사찰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9일 CBS 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백 전 비서관은 2017년 9~10월쯤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게 김 전 시장의 비위 첩보 문건을 전달했다. 한 두 장짜리가 아니라 묵직하게 느낄 정도로 분량이 많았다고 한다. 박 비서관은 해당 문건을 본인 산하 특별감찰반에 파견된 경찰 편에 맡겨 경찰청 특수수사과(현 중대범죄수사과)로 보냈다. 문건은 행정대봉투라고 부르는 노란 서류 봉투에 밀봉된 상태였다. 문건을 전달한 특감반 경찰은 본인이 첩보 보고서를 작성한 건 아니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우리는 원본을 받아서 판단만 했을 뿐 첩보가 누가 어떻게 작성한 건지는 모른다"고 설명했다. 현재 해당 첩보를 넘겨받은 검찰은 양식을 봤을 때 경찰이 작성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 첩보 생산을 주도한 인물로 당시 백 비서관 밑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경찰총장' 윤규근 총경(현 구속상태)일 것이라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다만 사정당국 한 관계자는 "분량이 꽤 많다는 점에서 만약 했더라도 데스크(반장) 역할을 한 윤 총경이 직접 보고서를 작성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감반 파견 경찰 또는 외부 경찰을 첩보 생산 과정에 동원했을 여지가 있다는 취지다. 당시 특감반에 지방 토착 세력의 비위를 적극적으로 캐라는 주문이 들어왔다는 정황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 사정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감반에서 지방 토착 세력의 비위를 집중적으로 파헤쳐야 한다는 기류가 있었다"며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큰 문제의식 없이 김 전 시장의 비위를 수집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사기관 안팎에서는 김 전 시장 비위 첩보 수집에 경찰 정보라인뿐만 아니라 수사라인도 동원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의혹이 사실일 경우 경찰이 민간인을 불법 사찰해가면서 선거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비판은 불가피하다. 백 전 비서관은 전날 입장문에서 "(첩보 전달은) 민정수석실 내 업무분장에 따라 시스템대로 분류한 단순한 행정적 처리일 뿐"이라며 "전 울산시장 관련 제보를 박형철 비서관에게 전달했다는 보도에 대해 특별히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내용의 첩보가 집중되고 또 외부로 이첩된다"고 밝혔다. 자신이 박 비서관에게 김기현 관련 첩보를 넘겼는지 여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첩보 출처 대해서도 "민정수석실에는 각종 첩보 및 우편 등으로 접수되는 수많은 제보가 집중된다"며 다소 원론적으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으로 황운하 현 대전경찰청장이 고발된 것은 벌써 1년 전 일"이라며 "어떤 수사나 조사도 하지 않았던 사안을 지금 (검찰이) 이 시점에 꺼내들고 엉뚱한 사람들을 겨냥하는 것이 정치적인 의도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한편 윤규근 총경은 전직 사업가에게 주식을 받고 수사를 무마해준 혐의 등으로 지난달 29일 구속 기소됐다.
[단독] 민주당 "유재수 비위 소문 괜찮냐" 묻자, 금융위 "문제없다"
민주당, 지난해 초 전문위원 임명 과정서 유 전 부시장 비위 정황 인지 "금융위에 물었으나 별 문제 아니라는 답 들었다" 금융위, 민주당에 복수 후보군 올렸지만…사실상 유재수 추천 최종구도 국회서 "제 판단으로 추천" 발언 서울동부지검은 11월 25일 금융위원회 재직 당시 업체들로부터 금품과 향응 등을 받은 혐의(뇌물수수·수뢰 후 부정처사 혐의)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사진=연합뉴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5)이 지난해 여당 수석전문위원으로 임명되기 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에서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정황의 심각성을 금융위원회에 질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는 유 전 부시장의 청와대 특별감찰반 감찰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여당 정책위의 질의에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는 취지로 답했고, 민주당은 별다른 추가 검증 과정 없이 유 전 부시장을 전문위원으로 채용했다. 당시 사정에 정통한 여당 관계자는 27일 CBS노컷뉴스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금융위에서 유 전 부시장을 (후보로) 추천을 했는데, 비위 소문이 돌자 금융위에 '괜찮냐'고 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금융위에서는 민주당 정책위에 '별 문제가 없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권 초반부에는 현안법이 많은 부처들이 국회와 가교 역할을 하는 전문위원을 보내고 싶어하는데, 금융위는 당시 삼성 이건희 회장 차명계좌나 인터넷은행 관련법 등 현안이 많아 전문위원을 보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위에서 유 전 부시장을 추천했는데, 투서가 들어왔고 기자들도 비위 소문에 대해 문의를 하고 했었다"며 "그래서 금융위에 직접 확인해보니 큰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해 넘어갔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부터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의혹 등을 통보받고 대기발령 조치를 내린 뒤 사표처리 했음에도, 민주당 측에 "문제가 없다"고 통보를 한 것이다. 금융위는 유 전 부시장과 함께 또다른 인물을 복수로 추천했지만 경력이나 행정고시 기수 등 여러 면에서 뒤쳐져 애초 유 전 부시장이 선발되도록 후보를 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채용을 주관했던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문제가 없다"는 금융위 답변을 듣고 별다른 인사 검증을 하지 않은 채 유 전 부시장을 낙점했다. 유재수 추천에는 최종구 당시 금융위원장의 입김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최 전 위원장은 지난해 12월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당시 "경력 등을 볼때 (유 전 부시장이) 당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제 판단으로 추천했다"고 말했다.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자료사진=황진환 기자) '유재수 국장이 비위 의혹으로 청와대 감찰 조사를 받았다'는 소문이 업계에 파다했고, 본인도 두달간 잠적 끝에 사표까지 낸 상황에서 최 전 위원장이 민주당에 그를 추천한 것은 석연치 않은 부분이다. 친문이었던 유 전 부시장의 인맥이나 '윗선'의 부탁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유 전 부시장은 청와대 감찰 이전에도 최종구 체제 금융위 안에서 출세 가도를 달렸다. 유 전 부시장은 기획조정관 외에 별다른 국장급 직무 경험이 없는 상태로 2017년 8월 금융위 국장 중 1순위로 꼽히는 금융정책국장에 올랐다. 유 전 부시장이 2004년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제1부속실 행정관을 지내며 현 정권의 핵심들과 두터운 친분이 있는 만큼 고속 승진을 두고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 정책위에서 유재수 비위 소문은 물론 관련 투서까지 받고도 금융위의 '문제없다'는 답변을 믿고 민정라인 등에 확인을 거치지 않은 것도 결과적으로 문제를 키웠다. 검증 없이 여당 전문위원이 된 유 전 부시장은 다시 임명 4개월 만인 2018년 7월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임명됐다가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던 지난달 31일 부시장에서 물러났다.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7일 오전 10시30분 서울동부지법 권덕진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靑 "日 분명히 사과했다…사과 없었다면 공식 항의했을 것"
日 외무성 간부 "사과한 적 없다" 보도에 靑 "요미우리 보도 사실 아니야…日 사과했다" "사과한 적 없다면 공식루트로 항의해 왔을 것" (일러스트=연합뉴스 제공) 일본이 한일간 합의 내용을 사실과 다르게 발표한 데 대해 우리 정부에게 항의를 받고 사과했다는 청와대의 발표를 부인하자, 청와대는 재차 분명한 사과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앞서 전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연기 결정과 관련한 합의 내용을 일본이 사실과 다르게 발표하자 항의했고, 사과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일본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25일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히지만 우리 측은 일본에 항의했고 일본 측은 사과했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어제 정의용 실장의 발언에 대해 일본 정부 누구도 우리 측에 '사실과 다르다거나 사과한 적이 없다'고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며 "일본 측이 사과한 적이 없다면 공식 루트를 통해 항의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윤 수석은 "한국 언론은 다시 이러한 요미우리 신문의 기사를 인용해 보도하고 있다"며 "진실 게임은 일본과 한국의 언론이 만들어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진실은 정해져 있다"며 "요미우리 신문의 보도가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사실이 없었다'는 요미우리 신문의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견강부회·Try me…문 대통령도 日 보도에 역정 강력대응 지시
지소미아 종료 연기 48시간만에 한일 정면 충돌 靑 정의용 안보실장, 日 고위당국자 작심 비판 "지소미아 종료·WTO 제소 중단은 모두 조건부였다" 日 압박 판깨기보다는 '엄중 경고' 차원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도 중요하지만 日 대응이 더 중요" 사진=연합뉴스 청와대가 24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유예'를 두고 일본측의 잇달은 '망언'에 직격탄을 날린 배경에는 향후 수출규제 철회와 강제징용 배상 관련 외교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는 것과 동시에 일본의 '여론전'에 더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의지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소미아 종료 유예를 최종 재가한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일본 고위 당국자의 무책임한 발언에 강력 대응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 정의용 안보실장, 이례적으로 부산 찾아 日 작심비판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우) 사진=연합뉴스 청와대 정의용 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이 열리는 부산 벡스코 현지 미디어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비롯해 일본 고위 당국자들의 발언, 일본 경제산업성의 발표, 일본 언론 보도 등을 조목조목 언급하며 '작심 비판'을 이어갔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공식 개최 전날 청와대 안보실장이 행사장 미디어센터를 찾아 지소미아 관련 일본의 태도를 문제 삼은 것은 그만큼 청와대가 사안을 무겁게 보고 있다는 반증으로 해석된다. 정 실장은 "일본의 이런 일련의 행동은 외교협상을 하는 데 있어서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며 "이게 최종 합의가 아니다. 지소미아 종료 통보 효력과 WTO 제소 절차 정지의 결정은 모두 조건부였고 또 잠정적"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태도에 따라 '조건부 연기' 결정에 언제든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사실상의 '대일(對日) 경고'로 해석된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난 22일 한국과 동시에 지소미아 종료 유예와 수출규제 관련 한일간 외교협상 개시 의지를 밝히면서 ▲ 한국 정부의 WTO 제소 중단으로 협의가 시작됐다 ▲ 한국이 수출 관리 시스템 문제를 개선할 의욕이 있다고 표현했다 ▲ 반도체 3개 수출규제 품목에 대한 일본의 개별 심사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힌 점도 적극 반박했다. 정 실장은 "일본 경제산업성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한일 간에 발표하기로 한 일본측의 합의 내용을 아주 의도적으로 왜곡 또는 부풀렸다"며 "이러한 내용으로 협의했다면 합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또 "한일간 사전 조율과 완전히 다르다. 일본의 불합리한 행동에 대해 외교 경로를 통해 지적하고 강력히 항의했고 일본 외무성을 통해 사과를 받았다"며 관련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하며 일본을 압박했다. 이어 "영어에 트라이 미(Try me·시험해 보라)라는 말이 있다. 한쪽이 터무니 없는 주장으로 상대를 계속 자극하면 저희가 어떤 행동을 취할지 모른다는 경고성 발언"이라며 "그 말을 일본에 하고 싶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 "정부 지도자로서 양심 가지고 한 말인가"…아베 겨냥 사진=연합뉴스 청와대가 아베 총리를 비롯한 일본 고위 당국자들을 작심 비판한 것도 이례적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아베 총리의 발언은 언론 보도만 본 것이라 구체적인 코멘트는 어렵다"면서도 "만약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지극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또 "일본 정부지도자로서 양심을 가지고 할 수 있는 말인지 되묻고 싶다"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한일 지소미아 종료 효력이 조건부 연기된 지난 22일 오후 아베 총리가 주위 사람들에게 "일본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 미국이 상당히 강해서 한국이 포기했다"라고 말했다는 언론 보도(아사히), 한국 정부의 통보 직후 아베 총리가 "제대로 된 판단"이라고 언급했는 보도(마이니치) 등을 겨냥한 셈이다. 청와대는 지소미아를 종료할 경우 주한미군을 감축하겠다는 미국의 압박을 한국이 견뎌내지 못했고, 미국의 역할을 일본이 배후에서 지원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 배후에 일본 고위 관계자들의 의도적 개입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일본 정부 지도자들의 발언은) 매우 유감스러울뿐 아니라 사실과도 전혀 다른 이야기를 자신들의 논리를 합리화하기 위해 하고 있다"며 "예를 들면 '한국이 미국의 압박과 압력에 굴복한 것이다', '일본 외교의 승리다', '퍼펙트 게임' 이런 주장은 사자성어로 말씀드리면 견강부회"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 문 대통령도 日 발언에 크게 실망…강력 대응 지시 청와대가 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연기 발표 48시간만에 발끈하고 나선 배경에는 향후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와 강제징용 배상에 대한 치열한 협상을 앞두고 초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는 필요성도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외교적 승리', '주한미군 철수 압박' 등 일본측 주장은 단순히 아베 내각 지지율 높이기라는 국내 선전을 차원을 넘어, 한미 동맹은 물론 한미일 안보협력에도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일본측 여론전에 강력 대응하지 않을 경우, 도를 넘은 공세가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문 대통령 역시 최근 일본의 태도에 크게 실망했고, 정 실장이 직접 나서 '견강부회'라며 일본을 압박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청와대는 지소미아 관련 일본의 '왜곡과 부풀리기'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과 별도로 향후 협상 판 자체를 깨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의 부당한 수출규제 철회와 강제징용 배상 등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통렬한 성찰, 그리고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위해서는 이번 기회에 꽉 묶인 매듭을 풀고가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본 당국자 발언과 보도에 청와대 내부도 계속 '부글부글' 했지만 당장 지소미아 종료 유예 결정을 되돌리거나 어렵게 마련된 협상판 자체를 깨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장까지 정 실장이 찾아와 언론 브리핑을 할 경우 정상회의 취지가 다소 퇴색될까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결국 강력 대응하기로 가닥이 잡혔다"고 설명했다. 국립외교원 민정훈 교수도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정의용 실장까지 비판에 나선 것은 일본이 지소미아를 국내 정치에 악용하고, 한국이 원칙도 없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했다는 프레임이 조성되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라며 "초반부터 확실하게 입장 정리를 할 필요성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그렇다고 향후 협상 판까지 다 깨는 건 아니다. 오늘 (청와대) 발표는 상대가 하는 것 만큼 똑같이 하겠다는 메시지를 일본에 던진 것"이라며 "다가오는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을 한다고 보는 게 가장 적절할 거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