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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상실증을 다룬 영화와 책
'알츠하이머에 걸린 살인자'라는 설정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주인공은 가정폭력을 저지르던 아버지를 시작으로 평생 '세상의 쓰레기들을 청소한다'는 명목 하에 수많은 살인을 저지른 병수(설경구 분)입니다. 이제 나이들어 병약해진 그는 같은 메뉴를 깜박하고 또 먹지 않기 위해 녹음기를 붙들고 "짜장면을 먹었다."고 녹음해야 할 정도로 일상적인 생활조차 힘겨운 처지가 되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또 다른 연쇄살인범, 태주(김남길 분)가 나타납니다. 마을에서 연이어 시체가 발견되면서 연쇄살인을 의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병수는 우연히 태주의 차에 접촉사고를 내게 되죠. 열린 트렁크에서 떨어지는 핏방울. 같은 살인자끼리 알아볼 수 있는 태주의 눈빛... 병수는 그가 범인임을 확신하고 신고하는데 태주는 다름아닌 경찰이었습니다. 태주에 대한 신고는 동료들의 우스개 농담으로 묻혀 버리고... 태주는 병수의 하나뿐인 딸, 은희(설현 분)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며 병수를 협박해 옵니다. 딸을 지키기 위해 살인자와 맞서야 하지만 이내 태주의 존재조차 잊어버리는 병수. 태주와 함께 있는 은희를 찾기 위해 영화관에 들어왔다가 자신이 무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 채, 자리에 앉아 영화를 감상하는 식입니다. 영화는 점점 병수의 왜곡된 기억이 드러나며 반전을 맞게 되고, 종내에는 연쇄살인범이라고 확신했던 태주의 존재조차 의심하게 되는 상황에 이르게 되죠. 이 영화는 잘 알려진대로  김영하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비교적 원작의 느낌을 잘 살렸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왜곡된 기억과 살인의 방법이 뒤엉킨 영화는 또 있습니다. 바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메멘토>에는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인공 레너드의 짧은 기억을 역추적하는 독특한 구성으로 극찬을 받았습니다. 집에 침입한 괴한에게 아내를 잃고 후유증으로 10분 이상을 기억하지 못하게 된 레너드는 복수를 다짐하며 살인자를 찾아 다니지만 쉽지 않습니다.  기억의 왜곡을 막기 위해 사진을 찍고, 몸에 문신을 새길 정도로 처절하게 싸우죠. 그러나 밝혀진 진실은 차라리 고장난 기억력으로 가려두고 싶은 끔찍한 상처였습니다. 영화 <메멘토>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동생이 쓴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그의 동생이 쓴 소설은 출간되지 않았지만 그가 모티프로 한 인물은 최근 책으로 출간되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 인물은 바로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환자로 불리는 '환자 H.M.'. 1950년대에 간질을 치료하기 위해 뇌절제술을 받은 헨리 몰래슨은 의사의 실수로 해마가 제거되어 평생 30초 이상은 기억하지 못하는 '단기기억상실증' 환자로 살아야 했습니다. 27살에 수술을 받은 후, 연구실에 은폐된 채 82세의 나이로 사망할 때까지 평생 온갖 실험의 대상이 되어야 했죠. 의료계의 기술 남용과 해체된 의료 윤리를 고발하며 한 남자의 비극적인 삶의 진실을 담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등극, <LA타임스>·<이코노미스트>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책을 지금 만나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