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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세상을 떠난 간호사에게.

우선 조의를 표합니다. 지금 간호계는 당신의 죽음으로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무조건 사건을 덮으려는 병원과 더 이상 간호사를 보호하지 않는 협회, 간호사들의 수많은 청원을 요청해도 5만 명 이상을 넘기지 않는 여론, 태움을 정당화하는 동료 간호사들의 행동. 참 많은 것들이 당신으로 인해서 수면위로 떠올랐습니다. 듣고 싶은 소식이 아닐 듯하나 병원은 아직도 어떤 대처도 하지 않고 있고 언론을 멀리하라는 지침만 내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가장 마음이 아픈 것은 내가 간호사가 되어 태워질 것이 아닙니다. 바로 당신의 죽음입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이들이 추모에 '좋아요'를 누르며 태그를 달았던 것이 우리는 어떡하냐는 댓글이 참 많았습니다. 우리의 수준이 이 정도임에 가장 먼저 죄송합니다. 당신은 전태일과 같은 노동운동가가 아니었습니다. 간호계의 변화를 목적으로 층계를 올랐을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그럼에도 혹자는 당신에게 생각지 못한 짐을 얹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점도 미리 사과를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내일 광화문에서 많은 간호사가 촛불을 들고 나갈 듯합니다. ‘나도 너였다’라는 피켓을 들고 광장에 설 것입니다. 당신의 이름을 시민으로서 설 수 있는 가장 권위 있는 자리에서 외치고 촛불을 들고 다수의 책임자에게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제가 먼저 유감을 표한 것은 이로써 끝나는 것이 아닌 시스템의 변화 앞으로의 간호시스템의 개혁촉구가 이뤄질 듯하여 이렇게 거듭 말씀을 드립니다. 이게 당신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겠지만 같은 간호인으로서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더 글을 쓸 염치도 없군요. 사실 저도 강철같던 벽이 당신의 죽음으로 인해 개혁이 조금이라도 꿈틀댈 것으로 생각했음이 창피합니다. 당신의 희생이 아닌 죽음임을 다른 이들이 더욱 생각하게끔 많은 질문을 스스로 혹은 주변의 사람들에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당신의 명복을 빕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리틀 포레스트

자기만의 작은 숲으로 달려가는 과정을 예쁜 그림으로 묘사했다. 가장 돋보인 것은 물론 음식. 김태리는 시골집을 도착해 바로 요리를 시작한다. 배추와 몇 채소를 눈에서 털털 털어내 끓여 먹는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육식은 철저히 배제됐다. 밤이 맛있는 것은 가을이 왔기 때문이라고 했고 곶감이 맛있다는 것은 겨울이 왔다는 것이라고 했다. 음식은 자연으로부터 오고 그 자연은 계절이고 사람인 것을 표현하려 한 듯했다. 그리고 틈틈이 자연 아래 인간의 노력이 부질없음도 낙과 등을 통해 잘 보여줬다.적절한 자연과의 조화, 도시에서는 이룰 수 없는 함께 됨을 사람, 자연, 음식을 통해 잘 섞어낸 작품이었다. 영화는 여기까지고 지금 네이버 검색 1위는 김태리이고 연관검색어에는 00여상이 떠 있다. 뉴스룸에 지금 게스트로 초대된 것이 검색어에 오른 이유다.사람들은 누군가 예쁘다는 말을 듣는 것 혹은 잘 풀리는 것을 보면 마음이 많이 불편한가 보다.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는 배우를 쌍욕을 섞어가며 깎아내리고 있다. 상고를 나와서 말도 못 하느니 원래는 좋았는데 언플이 싫어서 싫어졌다느니. 악플을 다는 사람들에게 특히 입에 담지도 못할 말을 내뱉는 사람은 처벌받았으면 좋겠다. 자기는 그렇게 컴퓨터로 웃으며 심지어는 노래도 켜놓은 상태로 흥얼거리며 악플을 달고 발 뻗고 편히 잘 텐데. 관심을 받는 만큼 욕도 달게 받으라는 조언은 참 쓸모없는 조언인 듯싶다. 그 수많은 대사를 외우고 자신의 감정까지 집어넣는 사람에게 이것저것 다 잘 하라고 한다면 유재석 강호동은 뭐 먹고 사냐. 각자 할 일이 있는 건데. 참 아쉽다.

반면교사

나는 교회에 다닌다. 8년간 본 선배가 있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스타일의 꼰대다. 그 꼰대는 나보다 잘난 게 없다고 생각한다. 정신승리인가 싶은 생각도 들지만 근데 객관적으로 봐도 내가 빠지는 구석이 하나도 없다. 문제는 그 사람이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나를 정말 자주 가르치려 한다는 것이다. 근데 오늘은 그 사람의 발표가 있던 날이었다. 있어 보이는 제목을 들고나와서 잘난 체를 멋들어지게 하려고 했지만 맞춤법 테러가 일어났다. 마침표는 하나도 없었고 마치면서를 맞치면서 라고 적었다.개중에 더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본인보다 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짓밟는 것이다. 내 추측이건대 교회에 정신과 진료를 받아야 수도 있는 성도도 있다. 그사람을 가르치려 하고 무언가 더 우위에 서려고 하는 모습과 무슨 질문을 하든 간에 조소로 시작해버리는 꼴사나운 행동을 볼 때마다 네 맞춤법이나 행동을 돌아보라 이야기하고 싶다. 당신 정말 조심했으면 좋겠다. 나 또한 당신을 사랑할 수 없지만 많은 이들이 당신으로 인해서 받을 상처가 더욱 무섭다. 그 꼴같잖은 행동이 이어지면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행동 똑바로 해라. 나이가 많다는 건 벼슬이 아니다.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만이 조언할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난 꼰대가 아닐 거야 하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미 꼰대일 확률이 높다는 걸 알도록. 나이가 적은 사람에게 비칠 나의 모습을 항상 생각하고 돌아봐라. 그럴 생각도 의지도 없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