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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시와 이야기

그를 만나면서 마음이 한 없이 추락하던 때가 있었다. 스스로 답을 찾을 수가 없어서 혼란스러웠고 절망스러웠다. 나의 감정인데 나의 것들인데 나를 벗어나 나의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되찾으려하면 할 수록 늪같이 나를 삼켜왔고 더 간절한 감정으로 몰아갔다. 아이러니하지, 절망적이면서 간절하다니. 점차 그 감정들은 절박함으로 이어졌고 나를 더욱 옭아매기 시작했다. 그를 생각에서 멀리 내보낼수록 그 반동이 나에게로 돌아왔다. 나를 밀쳐내며 붙잡았다. 벗어날 수가 없었다. 벗어날 수가 없다. 눈을 가리고 싶었고 귀를 닫아버리고 싶었고 입을 막아버리고 싶었다. 이 끝없는 반복에 지쳐가고 있었다. 아프고 아팠다. 차라리 정말 나의 전부를 그에게 던져 나에겐 아무것도 남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차마 그러지 못했다. 나의 가난한 마음에 슬픔이 다가온다면 그것을 마음으로 소화시켜야한다. 거부하고 피하는게 아니라, 마음 한 곳에 그것을 위한 자리를 내주어, 뿌리를 내리게하고 열심히 다듬어야한다. 그 감정조차 소중히 여겨 결국 열매를 맺으면 그것은 더 이상 슬픔이 아니다. 그 슬픔들이 기쁨이 되어 열매를 맺는것이지. 나의 손에 쥐어진 아픔은 나를 비참하게 만든다. 그러나 그는 이런 아픔을 꺼내 직접 보여주지 않으면, 다가가지 않으면 그 자리에 서서 나를 지켜본다. 침묵한채 나를 따라오기만 한다. 붙잡지 않고 서있는 나를 내버려두고 가는 나를 보내준다. 그는 항상 그랬다. " 상처는 혼자 극복해야해. " 뭐든지 혼자, 각자, 스스로. 우리, 서로라는 단어는 항상 내 입에서 먼저 나왔다. 그가 기분이 안좋으면 나는 풀어주려 온갖 애를 썼고 내가 기분이 안좋으면 나 스스로 그와 풀려고 온갖 애를 썼다. 그가 내 아픔에 나를 지쳐할까 겁이났었다. 그의 아픔은 내 아픔이였다. 대신 아파해 주고싶고 든든하게 곁을 지켜주고 무엇이든지 도와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 너의 일이니까 네가 해야돼. 나는 모르잖아. " 라는 태도다. 아프다. 내 입에서 내 손에서 나의 아픔을 쥐고 뜯어야 한다. 내가 다가가야한다. 먼저 다가와 줄수는 없었을까. 먼저 나의 아픔을 보듬어 줄수는 없었을까. 욕심인걸까. 욕심인가보다. 욕심이다.

유명인 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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