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밤 문득 어머니 생각에 잠을 더 설치네.
초등학교 시절 우리 어머니는 동안에 참 이쁘셨다. 그럴수 밖에 없는게 23살때 형을 낳으시고 26에 나를 낳으셨으니까. 그래도 기본적으로 동안이셨다.
중학생 시절에도 어머니는 여전히 이쁘셨다. 이때까지만 하더라고 우리 엄마의 얼굴은 항상 그대로일 거라 생각했었던 때였다.
고등학생 시절엔 여전히 이쁘셨지만 얼굴에 고생이 진하게 묻으시기 시작했던것 같다. 아버지는 사회가 만든 무능한 아버지가 되셨고, 어머니는 장사를 하시며 두형제를 키우셨다. 그래도 예쁜 얼굴이셨다.
대학을 들어가고서 부터인지 그때부턴 어머니 얼굴에 대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언제부턴가 집안에 염색약이 놓여져 있었고, 드문드문 봤던 어머니의 잔주름 정도일까... 집안사정이 여의치 않아 학년마다 휴학을 했어야 했던 사정을 핑계로 어머니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것 같다.
졸업 후 우여곡절 끝에 취업을 하고 타지생활을 하면서 혼자 서겠다는 생각에 어머니가 계신 집을 등한시 했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돈도 건강도 잃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