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대행소 왱] 직장생활이 쉽지 않다는 얘기는 누구나 귀에 못이 박히게 듣는다. '신입사원'은 그 쉽지 않은 생활을 목표로 오랜 기간 준비한 사람, 치열한 경쟁을 뚫고 마침내 목표를 이룬 사람을 뜻한다. 그런데 사원증 잉크도 마르기 전에 그들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기고 있다. 신입사원 10명 중 6명 이상이 '퇴사'를 희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중 37%는 조직문화 때문에, 30.6%는 직장 상사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고 답했다.
사표 부추기는 ‘눈치문화’
국민일보가 모바일리서치업체 오픈서베이를 통해 ‘회사에 대한 신입사원들의 생각’을 조사한 결과 입사 1∼2년차 25∼34세 신입사원 858명 중 62.8%(539명)가 ‘사표를 내고 싶다’고 답했다. 퇴사를 원하는 500명에게 견디기 힘든 점을 물었더니 ‘정시퇴근 및 휴가가 자유롭지 못한 눈치 문화’(68.4%·복수응답)를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신입사원들은 ‘조직 및 직무 적응’(49.1%)을 가장 큰 고충으로 꼽았었다. 상사 눈치 때문에 할 일이 없어도 사무실에 남아 있거나 휴가 얘기를 꺼내기 부담스러운 분위기를 힘들어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 밥 먹듯이 야근하는 ‘버티기 문화’(47.0%), 인격모독에 가까운 ‘무시 문화’(39.4%)를 지적한 답변이 많았다. 특히 ‘인격 무시’는 상대적으로 여성 응답자가 많이 꼽았다. 기업 조직에 여성 신입사원을 무시하는 분위기가 여전히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자기계발을 하지 않는 ‘무기력 문화’(37.2%), 위계질서가 엄격한 ‘군대 문화’(34.8%), 배경에 따른 ‘차별 문화’(20.6%), 회식을 시작하면 끝을 보는 문화(20.2%) 등이 뒤를 이었다. 일부 응답자는 “일을 떠넘기는 빈대 문화”나 “퇴근 후 또는 주말의 카카오톡 업무지시 문화”를 지적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4.38% 포인트다.
지난해 상반기 유통 대기업에서 퇴사한 김승혜(이하 가명·28·여)씨는 이번 설문조사에 등장한 조직문화를 “하나도 빠짐없이 고스란히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 기업에 대한 악평을 익히 듣고 입사했지만 아는 것과 겪는 것은 달랐다고 한다. 김씨는 “취업난이 심하니까 처음에는 어디든 뽑아주는 곳에 나를 맞추겠다고 다짐했는데, 생각보다 버티는 게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부장님, 소통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