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미루어둔 안부를 묻는 일만큼 여간 품이드는 일도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마치 바로 물에 담가두지 않아서 그릇에 바싹 말라붙어버린 밥풀을 떼어내는 일과 같다고,도 생각했다.
미루고 미루다 보면 더 큰 수고와 용기를 요구하는 그런 일 일지도 모르겠다고, 이미 오래전에 부쳤어야 하는 편지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쉽게 들여와 제 때 물을 주지 못해 말려죽인 화분 속 꽃이 떠오른다.
때가 되면 기름칠을 해주어야 하는 자동차가 떠오르기도 하고,
잔뜩 사두었다 신경쓰지 못한 사이에 썩어버린 채소를 버려야할 때의 허망한 마음이 떠오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