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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전날

내일이다. 우리가 결혼하는 날이. 정확히 말하면 열두시간 후다. 결혼전날은 여느 날과 다름이 없었다(고 느낀다). 좀 더 정신이 없고 챙겨야 할 게 많다는 것만 빼면. 동생은 여전히 능글능글 자기 축가를 기대하라며 제 머리에만 신경을 쓰고, 엄마는 언제나처럼 하나부터 열까지 챙기라며 성화셨고, 아빠는 또 그런 엄마에게 잔소리를 했다. 그렇게 모든걸 챙기지 않아도 닥치면 다 무리 없이 지나간다며. 엄마 옆에서 잔다고 했더니 그럼 잠이 오지 않을테니 따로 자란다. 세번이나 물었는데도 요지부동. 그래서 내 방에 왔지만 잠이 오지 않는 건 나도 매한가지다. (세상에나, 5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결혼한 이후의 삶이 얼마나 달라질지는 모르겠고 가늠도 할 수 없다. 하지만 아까 남친이 결혼 전 마지막 통화라더니, "세상에 우리 내일이면 결혼한다. 우리 낼 결혼해. 진짜 신기해!" 라고 들뜬듯 외치는 목소리를 들었을 땐. 아 우리는 이제껏 그래왔듯 종종 싸우면서, 그러나 즐겁게 잘 살겠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