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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동화 Click

제페토를 사랑한 피노키오 1화 빈 오두막 집 마당의 작은 나무로 살아가는 일은 쓸쓸한 것이었다. 나는 오두막 옆에서 태어난 람툰 나무다. 내 성격이 나쁘다는 것쯤은 나도 안다. 그런데 아무도 오지 않는 이곳에서 성격이 좋아서 무엇 하겠는가? 나는 바람이 부는 날엔 오두막집에게 내 가지를 집어 던졌고, 그 일이 지겨워지면 푸른 머리칼을 헝클어트렸다. 헝클어진 머리는 종종 붉게 낙엽이 되어 떨어졌고, 그렇게 나는 시간을 느꼈다. 나는 내 나뭇가지로 집이라도 하나 지어줄 새 한 마리를 기다렸다. 그러나 이 공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익은 람툰 열매를 툭툭 허무하게 땅에 떨어뜨려 보는 것뿐이었다. 그런데 그 일요일엔 조금 다른 일이 일어났다. 옅은 갈색 머리칼에 하얀 피부를 가진 남자 아이가 울타리를 넘어 들어왔다. 울타리는 내게 고독의 경계였다. 누군가 이 벽을 허물고 내 눈을 마주해 주기를 나는 간절히 원했고 동시에 누군가가 이 벽을 허물고 내 눈을 마주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었다. 그런데 그는 마치 아이의 발에 채여 굴러온 돌처럼 무의미하게 내 경계를 넘었고, 시간은 늘 그랬듯 무의미한 우연을 의미 있는 인연으로 만들었다. 제페토는 떨어진 람툰 열매를 집어 들더니 한입 크게 베어 물었다. 붉은 람툰 열매가 그의 입술을 물들였고 제페토는 입안 가득한 람툰 열매의 달콤함에 미소지었다. “아! 맛있다.” 라고 제페토는 말했다. 제페토는 고개를 들어 눈을 맞췄고 한참 동안 나를 봐주었다. 그는 싱긋 웃고는 가버렸지만, 나는 그가 내게 준 웃음을 기억하려 내 안에 가장 예쁜 나이테 하나를 담았다. 그 후 매주 일요일마다 그는 자신의 친구들을 데리고 마당으로 놀러왔다. “여기가 내가 발견한 장소야 놀기에 딱이지!” 작은 제페토는 우쭐해 하며 친구들에게 나와 이 오두막을 소개했다. 그는 전쟁놀이를 가장 좋아했다. 제페토가 전쟁놀이를 할 때면 나는 그를 나의 푸른 머리칼 사이에 숨겨 다른 병사들이 못 찾도록 도왔다. 제페토는 자신을 찾지 못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끅끅 숨죽여 웃었다. 그렇게 몇 번 그의 놀이가 변했고, 그의 웃음소리가 줄었다. 즐겁지 않아서였을까? 그는 내게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벌레가 먹은 양 가슴이 아팠다. 흙 뿌리에 힘을 주어 흙을 움켜쥐어 보았지만, 나는 한 걸음도 걸을 수 없었다. 그를 위해 나는 더 성숙했고, 머리가 길어 무성해졌지만, 그는 오지 않았다. 제페토에게 한걸음조차 걸어 볼 수 없는 나를 보며 나는 작은 개미가 부러웠고, 마당 너머의 강아지 한 마리가 부러웠다.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사람이 부러웠다. 처음으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스쳤다. 내 머리칼은 붉어지고 푸르러짐을 반복했고, 나는 조금씩 돌아오지 않는 제페토를 받아들였다.
창작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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