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fiction
5,000+ Views

제주 우당도서관

제주에 내려와 있을 때가 가끔 우기와 겹치는 경우가 있다. 8월 중순에서 하순으로 넘어가는 즈음엔 일주일 내내 하염없이 비가 내렸다. 2년 전 내도바당에서 원고를 쓸 적에는 비가 오는 날을 대청소날로 잡고 밀린 빨래와 청소를 쓱싹쓱싹 해치우기도 했지만, 제주에서 비란 거의 반드시 강풍을 동반하기 때문에 그런 날이면 나돌아다니기가 쉽지 않다. 보통 한 군데를 정해 풍경 속에 들어앉아 있는 게 가장 좋다. 일 강수량 10~30mm 내외라면 성산포로 가서 물안개 피어오르는 일출봉을 바라보는 게 제 맛이고, 30~50mm 정도라면 교래리 같은 중산간마을을 찾아 눈 앞의 사물을 감추어버리는 구름에 휩싸여 사위를 연무로 붓칠하는 한라산의 영험을 즐기는 게 별미다. 일 강수량이 50mm가 넘어가면 엉또폭포를 찾아가 퍼붓듯이 쏟아져 내리는 간헐폭포의 장엄을 누리는 게 최고다. 70~100mm 사이라면 제주 서쪽의 바다절벽을 따라 난 해안도로나 모슬포에다 차를 멈추고 세상을 잡아먹을 듯이 세차게 물보라치는 섬의 거친 바당을 말없이 바라보는 게 제일이다. 그렇지만 하루 이틀도 아니고 계속 비가 내린다면...그리하여 앞에서 얘기한 곳들을 다 둘러보고도 더 비가 쏟아진다면 그 다음부터는 제주도가 가진 실내의 장소들을 찾아보는 것을 권한다. 표선 해수욕장 부근의 제주민속촌박물관과 시흥리 부근의 성산포조가비박물관, 서귀포에 자리한 감귤박물관과 세화리 부근의 해녀박물관, 말이 필요없는 제주시 건입동의 국립제주박물관이 이 섬에서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최고의 눈요기 및 학습 장소다. 아, 한라수목원과 도깨비 도로 사이의 제주도립미술관과 서귀포시 중심가의 이중섭미술관, 외돌개 근처의 기당미술관도 절대 빼놓을 수 없겠다. 취향과 거리에 따라, 이 박물관과 미술관들을 한번 돌아보고 나면 우리가 제주에 대해 이해하게 되는 깊이가 몇 뼘이나 늘어난다. 스스로 하는 공부와 감상이란 당연히 재미난 것이고 그 효율 역시 억지로 할 때와는 댈 수 없이 높은 법이니까. 당신이 이 모든 것을 섭렵했다면, 비올 때 더욱 근사한 명소들과 각종 미술관 박물관까지 모두 둘러보았다면 그 다음으로 추천해 주고 싶은 곳이 몇 군데 있다. 그중 하나는 우당도서관이다. 국립제주박물관 바로 옆, 사라봉 별도봉으로 이어지는 근사한 오름간 사잇길로 빠져나오면 만날 수 있는 우당도서관은 서울의 도서관과는 다르게 넓직한 시설과 길고 여유로운 산책로, 높은 개방감을 가지고 있어 꼭 책을 읽지 않더라도 가볼만 하다. 어디든 이 땅의 도서관이 고시와 공무원 시험, 토익을 위한 열람실로 전락하지 않은 곳이 있으랴만, 다행히 당신이 그처럼 막연하고 쓸쓸한 삶에서 벗어나 있다면 고유의 책읽기와 한가로움을 위해 우당도서관을 찾는 일은 각별한 기쁨이 될 것이다. 종합자료실이나 어린이자료실(어른들도 입장 및 이용이 가능하며, 생각보다 재미있는 책이 많다)에서 예상하지 못한 책들을 만나는 설렘도 얻을 수 있다. 저렴한 식당과 카페테리아에서 제주의 도서관만이 가지는 독특한 정취를 느껴보는 것도 색다르다. 로비의 휴게실 긴 의자에 앉아 제주 젊은이들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 그들의 삶과 고민을 엿볼 수도 있을 것이다. 저녁이면 도시와는 확연히 다르게 깜깜해지는 제주의 밤거리를 걸어 귀가해 보는 것도 신기한 체험이다. 제주의 특색은, 바람불고 비 내리며 바다에 둘러싸여 있는 동시에 한라산의 품 안에 있는, 섬의 모든 곳에 절절히 깃들어 있다. 자연물은 물론 인공의 모든 조형물과 거기 사는 사람들에게도 제주만의 색과 향과 정취가 오롯이 숨쉬고 있는 것이다. 강렬한 개성을 가진 커다란 존재를 당연한 내 삶의 기반으로 의식하며 그와 공존하게 될 때, 인생은 그때까지와는 전혀 다른 빛을 띠게 된다. 가급적 제주의 일상적인 장소에서 제주만의 특색을 차분하게 느껴보라고 내가 권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나는 우당도서관에서 무엇을 읽었던가. 최부의 표해록과 섬의 향토자료들을 살폈더랬지. 비 내리는 오후, 산그늘이 희부윰해지며 스스로를 감추는 동안, 차 한 잔을 손에 든 채 바람에 실려오는 바닷내음이 건입동의 숲을 가만히 쓸어주고는 곱게 흩어져 가기까지 한참을 기다렸었지. 마침내 어두워지고 나무들이 가지를 흔들며 어서 가라고 손 흔들어 줄 때,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서는 옅은 가로등빛을 따라 오랫동안 걸어가 바다로 가는, 집으로 가는 38번 버스를 탔었지. 집에 와 옷을 갈아입고 나면 바지 주머니나 셔츠 주름 속에서 배어나오는 도서관의 훗훗한 냄새가 얼마나 은은했는지. 서울에서도 비가 내리면 종종 우당도서관 생각이 난다. 나는 노스탤지어, 언제쯤 섬에 아예 붙박을거나. 공항을 오가는 일이 그저 괜한 짓만 같아지누나.
Comment
Suggested
Recent
Cards you may also be interested in
안면도 꽃지해수욕장과 조용한 장곡해수욕장
<<태안 가볼만한곳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일몰. 한적한 장곡해수욕장>> #태안가볼만한곳 #꽃지해수욕장 #조용한바다_장곡해수욕장 안녕하세요. 호미숙 여행작가입니다. 오늘도 기온이 높은데다 불쾌지수가 높다고 합니다. 더위까지 이어지고 여름 바다로 가고 싶지 않나요. 그러고 보니 이번 6월에는 서해바다와 동해바다를 다녀왔네요. 서해는 서해만의 특징이 있지요. 갯벌체험이 가능하고 석양을 즐길 수 있습니다. 동해바다 여행은 맑은 바닷물에 해돋이가 일품이 있으니까요. 오늘 소개할 여행지는 서해안 해수욕장에서 빼어난 곳으로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입니다. 특히 할미할아비 바위에서 일몰을 담았습니다. 마침 안면도 오마이갤러리 김기춘 관장님께서 자전거를 대여해주셔서 석양 무렵의 낙조를 담았습니다. 1. 꽃지해수욕장 2. 장곡해수욕장 3.지중해아침펜션 바람아래 언덕 조용한 바닷가 한곳으로 장곡해수욕장이있는데요. 사람들이 거의 모르는? 작은 해변입니다. 인근 펜션 전용 바다라고 할 정도에요. 장곡 인근의 지중해아침펜션 바람아래언덕이란 곳에 들러 보세요. 태안해변길 7코스에 있는 곳으로 봄에는 수선화, 여름엔 수국, 가을엔 핑크뮬리가 아름답게 장식하는 곳입니다. * 댓글 링크를 누르면 상세한 여행정보와 생생한 영상을 볼 수 있어요* #태안가볼만한곳 #안면도가볼만한곳 #안면도갈만한곳 #태안안면도 #안면도 #안면도꽃지해수욕장 #꽃지해수욕장 #장곡해수욕장 #장돌해수욕장 #장곡해변 #서해바다 #서해바다추천 #태안여행 #안면도여행 #바다여행 #바다여행지추천 #딴뚝식당 #지중해아침펜션 #바람아래언덕 #조용한바닷가 #조용한해변 #조용한피서지 #한적한해수욕장 #조용한해수욕장 #한적한여행지 #국내조용한여행지
애슐리퀸즈 제주서귀포점 디너뷔페 후기
제주 애슐리퀸즈 뷔페 오픈 소식에 길잡이 에디터들도 함께 다녀왔어요~ 제주 애슐리퀸즈 뷔페는 서귀포 켄싱턴 리조트 1층에 위치하고 있답니다. 제주에는 원래 제주시에 애슐리 클래식 밖에 없어 아쉬웠는데, 퀸즈 뷔페로 즐길 수 있어 너무 행복했어요~ 애슐리 퀸즈 스탠다드 뷔페는 평일 런치 메뉴로 오전 11시 30분부터 14시까지 즐길 수 있는데요. 19,900원에 즐길 수 있답니다. 그리고 제가 다녀온 프리미엄 뷔페는 18시부터 21시까지 이용 가능하며, 평일 디너는 25,900원, 주말에는 29,900원이었어요! 저녁 뷔페에는 스테이크도 함께 나오고 있었답니다 :) 호텔 뷔페를 이용하다 보면, 인당 가격이 너무 비싸 부담스러웠는데, 애슐리 퀸즈는 가성비가 너무 좋아 만족스러웠어요~ 과일과 디저트 종류들도 다양했는데, 애슐리 퀸즈는 200여 가지의 다채로운 메뉴들로 구성되어 있어, 든든하게 즐기기 좋았어요. 음료도 탄산 뿐만 아니라 레몬 시럽주스, 녹차, 스트로베리 시럽 주스, 와인 홍차 등 다양해서 골라 먹는 맛이 있더라구요! 다양한 피자 종류와 고기, 나초와 치즈폭포, 스시와 스테이크 등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어 행복 그 자체였어요! 즉석에서 와플도 만들어 먹을 수 있는데,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답니다. 가족들과 함께 맛있는 점심, 저녁 식사를 즐겨보세요!! 위치: 제주 서귀포시 강정동 2677 켄싱턴리조트 서귀포점 1층 시간: 평일 07시~21시 [브레이크 타임: 14시~18시] / 샐러드바 마감: 20시 30분
꼬마들 이사했어요...
오래전에 집에 알로카시아를 데려온적이 있었어요. 근데 저의 무지로 아이들이 병이 들어 죽기 일보직전 아니 죽은거나 마찬가지 상태가 됐었어요. 알로카시아는 무조건 과습주의 ㅡ..ㅡ 암튼 뿌리와 몸통까지 썩어들어간 아이들 살리기위해 몸통을 잘라서 페트병에 물을 넣고 꽂아두니 뿌리가 자라났어요. 그래서 큰아이 둘을 죽이고 작은아이 둘을 얻었답니다. 작은아이들을 화분에 다시 옮겨심고 가끔 물만 주는 정도였는데 어느새 꼬마들이 생겨나더라구요. 그래서 꼬마들 집을 마련해줄 생각이었는데 마침 마트에서 화분발견. 꼬마들이 셋이었는데 화분도 세개짜리여서 굿... ㅋ 분갈이 흙도 샀어요. 이 아이들 오늘 이사갑니다. 일단 요렇게 이사를 했어요. 귀엽죠? 간만에 흙냄새 제대로 맡았더니 좋네요. 스무살때 농활가서 맡아보고 제대로 흙냄새 맡은건 첨인듯요 ㅋ https://vin.gl/p/3790118?isrc=copylink 이사 끝내고 샤워 한판하고 커피 한잔하면서 이사할때부터 계속 듣고있던 라흐마니노프 들어줍니다. 아, 뭐지 이 뿌듯함은 ㅋ 아, 베란다에서 막 이사준비를 하고 있다가 요녀석을 발견했어요. 근데 왜 이녀석이 저기서 뛰어내릴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걸까요. 한참을 저러고 있더라구요. 야! 안된다 안돼! 근데 한참을 가만 있더니 낮은 곳으로 가서 사뿐히 뛰어내리더라구요. 휴, 낮아도 2m는 넘어보이던데 ㅡ..ㅡ 횡단보도를 앞에 두고 무단횡단해서 어디론가 사라지는 녀석이었습니다 ㅋ
아이와 함께 떠나는 제주도 가족여행 코스!
주말 맞이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제주도 가족여행 코스들을 소개해드릴게요~ 아기자기 귀여운 캐릭터는 물론, 동물 친구들과 교감하며,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곳들로 추려봤답니다! 참고용으로 확인하시고, 더 더워지기 전에 아이들과 특별한 추억을 남겨보세요! 제주 곶자왈을 기차타고 즐길 수 있는 에코랜드는 구석구석 포토존들이 아이들의 예쁜 모습을 남겨줄 수 있는 여행지에요. 공원이 넓다보니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며 제주의 자연 속에서 즐길 수 있답니다. 여름에는 수국이 활짝 펴 예쁜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잇어요! 6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활짝 만개한 수국을 만나볼 수 있어요~ 캐릭파크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영화는 물론, 다양한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전시관람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몸소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오락거리들이 다양하답니다. 아기자기 포토존들 앞에서 아이들 예쁜 사진도 찍어주고, 볼링 체험 그리고 격투기 체험 등 다양한 게임 체험관들을 즐길 수 있답니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즐거워하는 공간이에요. 시간가는 지 모르고 즐길 수 있는 곳이기에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방문하시길 추천드릴게요. 맹금류 체험과 알파카 먹이주기, 사랑앵무 먹이주기 등 다양한 동물체험이 가능한 화조원은 TV속 매사냥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곳이에요! 올빼미와 앵무새 등 실제로 접하기 힘든 동물들을 눈 앞에서 보니 정말 신기했던 곳이에요~ 손 위에 새를 올려보기도 하고, 동물들 먹이주기 체험도 하고, 특별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곳이랍니다
구석구석 맛집투어! 제주 서귀포 맛집 3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한 제주! 다양한 종류의 서귀포 맛집들을 소개해드릴게요~ 오늘의 콘텐츠는 지극히 개인적인,, 에디터의 주관이 살짝 담겨져 있습니다 ** 참고용으로 확인하시고, 오늘도 맛있는 점심을 즐겨요!! 서귀포권 여행코스 계획할 때, 자주 찾는 곳 중 한곳인데요 참방참방은 참치와 방어 전문점이에요~ 점심 특선 메뉴가 있어 비싼 참치 특수부위도 가성비 있게 즐길 수 있는 곳이랍니다 송악산이랑 차로 거리가 약 10분 정도 걸려, 주변 즐길거리도 다양한 곳이었어요. 참방참방은 참치 중에서도 최고급 어종인 참다랑어와 10kg 이상 마라도 특 대방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해요~ 회에 진심이신.. 분들에게 추천 드리고 싶은 식당이랍니다! 산방식당은 관광객 뿐만 아니라 많은 도민들에게도 사랑을 받는 로컬 밥집 중 한 곳인데요. 후텁지근한 요즘 같은 날씨에 특히 생각나는 국수집이에요. 밀냉면과 비빔밀냉면, 그리고 함께 곁들일 수 있는 수육까지! 메뉴가 다양한 편은 아니지만, 메뉴가 적을 수록 찐.. 맛집인거!! 다들 아시죠? 산방식당은 면의 두께도 도톰해서 식감도 좋고, 시원한 국물의 맛을 즐길 수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추천해드리고 싶은 장소는 중섭이네식당이에요. 이전에 찍어온 사진인데, 검색해보니 6/17~21일까지 임시휴무라고 해요ㅠㅠ 방문전 오픈했는지 확인 후 다녀오시길 추천드릴게요! 이중섭 거리를 걷다 우연히 발견한 곳인데, 문어 해물라면과 돌문어덮밥, 그리고 고등어덮밥과 아보카도 명란덮밥 등..! 덮밥 메뉴 치고는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화려한 비주얼과 맛에 매료된 곳이었어요. ** 참고용으로 보시고, 오늘도 맛있는 점심식사를 즐겨요!
충남 아산 가볼만한곳 신정호국민관광지.신정호수
<<충남 아산 가볼만한곳 신정호.신정호수 국민관광지>> * 더보기를 눌러주세요 * #충남가볼만한곳 #아산가볼만한곳 #아산신정호 안녕하세요. 호미숙 네이버 인플루언서 여행작가입니다. 새벽부터 흐리더니 아침엔 비가 내리는 화요일입니다. 이제 나이가 들긴했나봐요. 연이은 여행으로 피로가 풀리지 않았는데 비까지 오니 묵직합니다. 그래도 하루하루 충실하고 그에 따른 보람과 기쁨이 충만한 시간들입니다. 화요일도 더욱 산뜻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오늘 소개하는 여행지는 충남 아산의 신정호 국민관광지에요. 인공호수로 잘 가꿔서 아이들과 가볼만한곳이고 산책하기 좋고 힐링여행지로 추천해요. 호수길 따라 잘 가꾼 산책로 그리고 주변에 카페거리가 있어서 여유롭게 데이트도 즐기고 드라이브코스로 추천해요. 암벽등반과 야외 수영장도 있습니다. 가족 여행지로 갈만한 곳입니다. 주변에 아산 지중해마을을 비롯해서 공세리성당 등 아산 가볼만한곳과 연계하면 좋습니다. 규모가 넓어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아산 공영사전거 대여 서비스를 이용해보세요. 커플 자전거 등 다 준비되어 있습니다. * 댓글 링크를 눌러 생생한 영상과 함께 감상해보세요. * #아산가볼만한곳 #아산신정호 #아산신정호수 #신정호수 #신정호 #신정호자전거 #아산여행 #아산아이와가볼만한곳 #아이와가볼만한곳 #아산데이트 #아산데이트추천 #아산산책하기좋은곳 #아산둘레길 #신정호수변산책로 #신정호수변공원 #신정호카페 #충남아산드라이브 #천안근교 #아산가족여행 #가족여행 #자전거데이트 #커플자전거
LACK 라크 조립
이번엔 TV장 조립입니다. https://vin.gl/p/3796597?isrc=copylink 첨으로 해리단길까지 진출했다가 라멘 맛있게 먹고 이케아에 몇가지 살게 있어서 넘어가봅니다. 평일이라 이동네도 다닐만 하네요. 역시나 아주 간단해 보입니다. 부속품도 이게 전부. 햐, 오늘은 거저 먹기구나 했습니다 이때까지는요. 하지만 악마는 역시 디테일에 숨어 있었습니다 ㅋ. 아, 라크장 16,000원밖에 안한답니다. 간단하죠. 오, 요런 나사는첨봐요. 근데 3번 머냐? 손으로 돌리라고? 4번을 실행하니 손가락은 안아픈데 팔이 아프다... 오, 그래도 뭔가 다 된거 같은데... 하지만... 여기서부터 살짝 헷갈... 분명 한갠데... 갑자기 두개로 표시된다. 한참 헷갈렸네요. 나만 헷갈리는건가. 부속품 모자란다고 이케아에 전화할뻔... 저 부속 한개를 이리저리 옮겨가며 나사 박을 곳을 표시합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문제 발생. 바로 위 그림처럼 하려고보니 맨 처음 공정으로 했던 간단한 작업때문에 이렇게 걸림. 그래도 정확히 설명서대로는 해야겠기에 저 하얀아이를 잠깐 저렇게 빼고 작업. 보통 이케아가구는 나사를 박을 자리에 구멍이 뚫려있기 마련인데 라크는 표시한 곳에 직접 나사를 박아야 되요. 그나마 전드가 있어서 잘 박았는데 마지막 한곳에서 사고. 나사가 계속 헛돌아 버리네요. 억지로 나사를 고정시키려다보니 새가구에 흠집도 생겼어요. 그래서 응급처치. 요 아이를 나사 구멍에 박고 다시 나사를 박아주니 완전 튼튼하게 고정이 됐어요. 이렇게 하지말고 아예 첨부터 펀칭을 해놓을 것이지... 그래도 다 이유가 있겠죠. 네군데 구멍 뚫는데 시간 좀 뺐겼습니다 ㅋ 자, 이제 거의다 왔어요. 아이고 젤 간단해 보이더니 디테일에 숨은 악마때문에 ㅡ..ㅡ 벽에 고정을 하면 이렇게... 하지만 전 고정안할거라서... 와입은 넘 작은거 아니냐는데 저는 지난번에 있던 큰아이보단 얘가 낫네요. https://vin.gl/p/3710066?isrc=copylink 알렉스 옆에 잘 놨습니다...
197
휴무일인데 직장 근처에 갔다. 웃기지만 책을 마저 읽고 직장 근처의 도서관에 반납하기 위해서였다. 꼭 그것 때문에만 거길 일부러 간 것은 아니고, 마침 직장 근처에 볼일이 있어, 가는 김에 도서관 근처 카페에 앉아 책이나 읽을 요량이었다. 그게 아니라면 주말에는 굳이 오고 싶지 않아서, 그렇다면 도서 반납이 너무 많이 지연될 것 같았다. 다음 주 월요일에는 마지막 기한인 예약 도서를 빌려야 하니까. 책은 재미있었지만 남은 분량이 꽤 되었고, 한 카페에 한 시간 반 남짓 있게 되자, 고민이 되었다. 커피를 한 잔 더 시킬 것인가. 아니면 다른 카페를 갈 것인가. 결국은 자리를 떴고, 쟁반을 반납하고 나가는데 어떠한 인사도 없었다. 내가 너무 오래 있었던 건가. 나는 눈치를 받고 있는 건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두 번째로 찾아간 카페에서는 생강차를 주문해서 마셨다. 통유리 밖으로 학교를 파한 중학생 무리가 보였다. 맞은편 분식집에 우르르 몰려가 떡볶이를 먹는 그네들을 보며, 아 맛있겠다, 맛있겠다, 생각했다. 책을 마저 읽고, 도서관 앞의 반납함에 책을 밀어넣으며, 아 나는 독서에 이토록 열정적이구나, 그리고 나는 정말 할 일이 없는 사람이구나, 또 생각했다. 카페에서 책을 읽은 이유는 도서관 역시 휴무일이기 때문이다. 눈독만 들이고 가보지는 못했던 반찬 가게에 들렀다. 적당한 것이 있으면 한두 개 정도는 사려고 했지만, 적당한 것이 보이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서는 다음 주에 마감인 시를 조금 끼적였지만, 난항이 예상되었다. 아 큰일 났다, 이러고 있다.
196
2년 전 대학원 소설창작 수업에서 우연히 접한 소설가 김홍이 장편소설 이후 드디어 첫 소설집을 묶어내 그것을 읽고 있다. 그때 나는 그의 병맛에 가까운 광기에 아낌없이 혀를 내두르며 감탄을 했지만, 그의 소설은 수업 중 호불호가 지나칠 만큼 갈려 누군가는 혹평 중에서도 아주 가혹한 혹평을 내리기도 했다. 그는 문학계의 주성치라는 별명을 얻은 것 같다. 출판사 홍보였던가, 어디서 그런 카피를 봤다. 뭐 어느 정도는 인정한다. 지금 절반 정도, 그러니까 단편 4개를 읽었는데, 그의 소설은 어떤 이야기를 개략적으로 빠르게 훑어주는 느낌이 있다. 2년 전에 처음 봤던 <실화>라는 단편도 다소 그런 느낌이었다. 디테일보다는 속도감과 유머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랄까. 아직은 그보다는 오한기 소설가에게 더 끌리기는 한다. 이제는 지겨운, 문학 작품을 두고 벌이는, 정치냐 미학이냐의 논쟁에서 예전에는 무조건 미학에 손을 들어주었고, 김홍을 응원하는 것도 그런 경향이 있지만, 사실 지금은 그것이 정치와 미학 중 택일해야 할 문제는 아니라고 보고, 두 가지 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지금은 다소 귀한 남자 소설가들의 유머러스한 소설 미학들은 여전히 응원하고 싶어진다. 김홍의 소설집을 다 읽은 뒤에는 이제 막 나온 오한기의 <인간만세>를 읽을 예정이다. 여하튼 두 소설가 모두 만세다. * 다음 주 수요일까지 마감해야 할 시의 초고를 완성했다. 어제는 너무나 지지부진해서 정말 큰일 났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꽤 쉽게 풀렸다. 손은 조금 더 봐야겠지만 만족스러운 편이다. 몇 달 전 친구와 다녀온 캠핑에서의 정황들을 가지고 <조난자(가제)>라는 시를 썼다. 쓰고 보니 거의 친구를 향한 헌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데, 문제는 그 친구가 시를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 쓰는 사람으로서 일종의 콤플렉스가 있다면, 누군가를 위한 시를 써도 당사자가 대체로 알아듣지 못한다는 데 있다. 시 장르의 태생적 난해함 때문일 수도 있고, 상대의 독서 체험 한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전자의 탓이 더 크다. 이것은 꼭 내가 우리 말을 모르는 외국인에게 뭔가를 고백하는 느낌이다. 그를 위해 뭔가를 얘기해주는데, 그가 그걸 알아들을 수가 없다. 이토록 난감한 상황이라니. 사실 나는 이런 것이 내내 고민이어서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요즘은 지나친 수사를 쓰지 않으려고 한다. 시라는 것이 정보 전달의 언어라기보다는 언어 미학 자체의 목적이긴 하지만, 때로는 전달해야 할 때도 있다. 나는 그 중간이 어디일지를 늘 생각한다. 생각처럼 되지는 않을지라도. 서로의 말을 모르는 외국인들끼리 소통하려 하는 마음만 있다면, 어떤 식으로는 그 뉘앙스는 전달된다고 믿는다. 표정이든, 제스처든, 눈빛이든, 그 어떤 것으로든. 나는 바로 그런 것들을 지향한다. 나는 일부러 난해해지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독자 역시 마음을 열고 내 시를 읽어줬으면 한다. 다 알아들을 수는 없다고 해도, 어떤 뉘앙스가 전해졌다면 그것으로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