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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나였을까. 그러니까 지난 토요일이었다. 이번 달에도 옷을 사면 내가 미친놈이다, 선언했지만 결국 미친놈이 되었고, 생각보다 택배가 빨리 도착했다. 택배가 도착했다는 문자가 와서 문을 열어보았는데, 무언가 묵직한 것이 문을 가로막고 있었다. 이상했다. 나는 갑옷을 산 게 아닌데. 힘을 주어 문을 열고 나가니 문 앞에는 대량 휴지 묶음이 있었다. 그리고 정작 내 옷은 그 뒤에 보일 듯 말듯 가려져 있었다. 내가 휴지를 주문했던가. 그런 기억은 없었다. 당연히 잘못 왔겠거니, 하고 택배 송장 위 호수를 살폈다. 203호. 호수는 맞는데 내 이름이 아니었다. 이웃들의 이름을 아는 것도 아니고, 호수를 잘못 기재했더라도 아주 다른 호수를 적은 것은 아닐 것 같아서, 적어도 같은 층의 누군가의 것이겠지 했다. 그러니까 그대로 두면 같은 층의 휴지 주인이 가져가겠지 싶었던 거다. 그래서 물건을 문 옆에 조금 밀어두었다. 이것은 내 것이 아닙니다, 라는 일종의 항변이었다. 하루가 지났다. 휴지는 문 근처에 그대로 있었다. 이틀이 지났다. 역시 그대로 있었다. 사흘이 지난 오늘. 이건 뭔가 문제가 있구나 싶었다. 아예 다른 층 사람의 것이어서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고 있구나 싶었고, 집주인 어르신에게 문자를 남겨 택배 주인의 이름을 알려주고, 혹시 같은 건물 세입자가 맞다면 전해달라고 할 요량으로 출근길에 송장을 다시 살폈다. 세상에. 호수만 살핀 것이 문제였다. 처음으로 주소를 제대로 살펴보았더니, 아예 다른 건물이었다. 공교롭게도 호수가 같았을 뿐. 내비로 검색해보니 걸어서 5분 정도의 생판 다른 건물이었다. 우선은 출근을 해야 했으므로, 우리 건물 현관에 잠시 두고 문을 나섰다. 퇴근을 하면서는 누구라도 처리했기를 바라면서, 귀가했다. 그럴 리가 없지. 물건은 내가 아침에 두고 간 그대로 그곳에 있었다. 하. 물건을 들었다. 내비를 켜고 물건의 주인을 찾아 나섰다. 힘이 들어간 팔을 바라보며, 세상이 나한테 왜 이러는 걸까, 어째서 하필 내게 이런 시련이 주어지는 걸까, 생각했다. 드디어 건물을 찾았다. 뭐 개방된 건물이라면 이왕 온 거 직접 호수까지 찾아가 앞에 몰래 두고 와줄 마음도 있었지만, 어차피 개방되지 않은 곳이었고,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했고, 귀찮다고 생각했고, 건물 현관 앞에 물건을 내려놓았다. 터덜터덜 집으로 걸어오며, 일일 택배기사 체험, 체험 삶의 현장 같은 말을 떠올렸다. 뭐 그럴 수도 있지. 택배 기사도 사람 아닌가, 실수할 수도 있지, 생각은 들었지만 역시나 귀찮은 건 사실이었다.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나는 지금 두고두고 기억할 미담 하나를 남기기는 개뿔,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김지윤 씨 물건은 잘 받으셨나요. 아이고 의미 없다.
결핍
세상에 내 편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을 때 나만 사는 게 힘든 것 같을 때... 매일 만나는 상처를 이겨내고 괜찮은 어른으로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상처를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중요한 것은 어쩔 수 없이 받게 되는 상처에 대처하는 방법이다. 아무리 기분 나쁜 상처일지라도 그것을 받아들일지, 받아들이지 않을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까운 사람들이 던진 사소한 말 한마디에 쉽게 상처받고, 세상이 주는 상처에 아파하는 것이 우리들이다. 이때 나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근본적인 치유법을 알아차려야 한다. 마치 모래성을 쌓고 깃발을 꼽고 그리고 백사장 모래를 나의 편으로 쓸어 담으면서 깃발이 상대편에서 쓰러지게 모래를 아슬 아슬하게 가져오는 것이 상처를 받거나 주는 과정과 동일하다. 이때 우리는 스스로를 일깨워야 한다.스스로 힘주어 말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상처를 다루는 법을 모르지 않는다. 자라면서 형제와 다투면서, 친구를 만나고 어른이 되어 가면서 결코 혼자인적이 없었기 때문에 누구나 상처를 주거나 받는 법을 알고 있다. 그래서 결국은 상처를 이기려면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그 가운데서 나름의 방법으로 섞여 살면서 세상에 대하여 사람에 대해서 직업과 직장에 관하여 우리는 사람들과 얽히고설켜 살며 상처와 고통과 씁슬함을 체화해 나가야 한다. 즉, 누구나 사람에게서 희망과 사랑만을 배울 수 없으며 누구나 똑같은 상황에서 각기 다른 방법으로 때론 거짓과 미움 또 실망과 체념도 깨우쳐 나간다. 그렇게 우리는 결핍을 채우듯 상처를 배워 나가야 한다. 내가 몸으로 마음으로 겪은 꼭 그만큼만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상처를 다루는 법이기 때문에 우리는 상처가 준 상처의 흔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그것이 다른 상처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라도 상처를 견디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20대 연애와 30대 연애 차이.txt
30대 중반에 들어서서 결혼 압박을 받고 있는 아재임 생각해보면 30대와 20대의 연애는 많이 다름 20대 때 연애를 3번 해봤고, 30대 들어와서 3번 해봤는데 뭐가 다르냐면 1. 20대의 연애는 3번 다 자연스러운 만남, 30대의 연애는 다 소개팅 아무래도 20대 때는 대학교, 학원 등에서 만날 수 있는 이성의 수가 많았음 굳이 소개팅을 안 받아도 주변에서 알게 된 여자와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었고 그게 훨씬 수월했음 소개팅을 해보긴 했지만, 소개팅으로 사귀어 본 적은 한 번도 없음 30대에 들어오니 주변에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는 여자가 없고 알던 여자들도 연락이 다 끊김 있어봤자 회사 동료, 다른 회사 담당자 이 정도고 의도적으로 동호회 같은 데를 나가야 만날 수 있는데 일과 사생활은 구분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그쪽은 전혀 생각이 없고, 동호회 거긴 너무 동물의 왕국이라.. 아무튼 30대 때는 소개팅이 제일 쉽고 편하게 만날 수 있는 방법이 됨. 2. 소개팅에서의 변화 내가 얼굴이 존잘이 아니라 평범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20대 때 소개팅 나가면 식사 계산, 애프터 신청은 남자가 하는 게 암묵적인 룰이었음 그런데 30대에 들어오면서 하게 된 소개팅을 보면 여자가 밥을 사고 애프터 신청을 하는 경우가 꽤 생김 그리고 20대 때에는 한번 보고 아닌 것 같으면 땡 (대부분 외적인 부분 때문에)인데 30대 소개팅에서는 최소 2번은 보고 끝냄 이건 여자도 마찬가지인 듯 3. 도도함을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 20대 때는 소개팅으로 만난 이쁜데 도도한 여자에 대한 구애 시도를 많이 했음 그 도도함 자체가 매력적이기도 했고, 얼굴이 이쁘기도 하고 ㅋㅋ 연락 씹혀도 다시 한 적도 있고, 선물 공세를 한 적도 있고 지금 생각해보면 뭐하러 그랬을까 하는데, 그때는 그게 좋으니까 ㅋㅋ 사실 생각해보면 ‘도도함’이란 태도는 예의 있는 태도도 아님. 상대방이 마음에 안 들어도 처음 만났으면 친절하게 예의를 차리는 게 보통이지 그런데 간혹 아직도 정신 못 차린 애들이 나와서 시선 아래로 내리깔고 시종일관 되게 있어 보이는 척을 할 때가 있음 그러면 시간 낭비 할 것 없이 그냥 밥 먹고 바로 집에 가고 연락도 안 함 4. 감정소모의 정도 난 개인적으로 20대 때 연애를 하며 감정 소모를 많이 함 연락에 대한 민감도도 꽤 높았고, 질투심도 있었고, 우선 내 삶에서 연애의 비중이 굉장히 컸음 물론 경험이 많이 없어서 그랬을 수도 있는데 이게 30대에 들어오며 많이 사라짐 절대 쿨해진 건 아니고, 뭐랄까.. 내 하루에서 연애는 그냥 일부일 뿐 특별한 게 아님 20대의 연애가 ‘특별한 로맨스’에 초점을 뒀다면 30대의 연애는 ‘인간관계’에 비중을 두게 됨 5. 여자들이 급해짐 남녀차별도 아니고 이상한 혐오 이런 것도 아님 20대 때는 보통 남자들이 얼른 취업해서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꽤 많이 하고, 여자들은 결혼 생각을 잘 안 함. 자기는 비혼주의라는 애들도 꽤 보임. 30대에 들어서는 순간 이게 뒤집어져서 남자들은 결혼을 미루고 여자들은 결혼을 서두름 비혼주의였던 여자들도 30대가 되면 좋은 사람 생기면 결혼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마인드로 바뀜 그래서 프러포즈를 시킴 받는 남자들이 꽤 생김 ㅋㅋ 예전에 내가 생각했던 프러포즈의 형태는 나도 결혼할 마음이 생기고 여자도 그런 것 같을 때 맛있는 음식과 예쁜 선물과 함께 여자친구에게 결혼하고 싶은 마음을 전달하는 거였는데 현실에서는 여자친구가 남자친구한테 결혼 계획이라던가 프러포즈 언제 할 거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많음 심한 경우 남자친구한테 결혼 안 할 거면 헤어지자는 경우도 있음 6. 만남의 진지함 나만 그럴 수도 있는데 여자를 만날 때 단지 외모가 내 타입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만나는 경우는 없음 반대로 외모가 내 타입이 아니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거절하는 경우도 없음 30대가 되면 당연히 소개팅과 연애가 결혼을 전제로 진행되는 게 많음 어디서 자연스럽게 만나서 연애를 하더라도 머릿속에는 이 여자와 결혼해서 잘 살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한 생각들이 계속 남. 많은 조건 중에서 외모는 당연히 중요한 조건 중 하나지만, 20대보다 그 비중이 많이 줄어들고 소개를 받는 경우에도 이쁘다고 덜컥 받지 않고 가려서 받게 됨 가려서 받는 이유는 되도록 나와 비슷한 환경인 사람과 만나기를 바라기 때문임 7. 첫사랑에 대한 그리움? 남자는 첫사랑을 잊지 못한다고 했고, 나도 그런 줄 알았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난 첫사랑 그녀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한 게 아니라 첫사랑을 하던 내 감정들을 그리워하는 것 같은 느낌임 손만 잡아도 설레고 같이 김밥천국 가서 분식을 먹어도, 단지 여자친구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했던 그 느낌을 이제 더 이상 느낄 수가 없음 20대에는 여자친구에게 더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해서 안타까웠지만 30대에는 여자친구에게 더 많은 마음을 주지 못하는 게 미안함 그래서 마음만 듬뿍 주고 다른 건 많이 부족했던 20대의 내가 이제서야 그립고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듯 출처 : 이종격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