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y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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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에 재미있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회 멍 때리기(아무 생각 없이 넋을 놓고 있기) 대회에 대한 기사였는데요, 꽤 많은 분들이 보셨을거라 생각합니다. 솔직히 저는 처음에는 뭐 이런 걸 다 하나 싶었는데,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 그 대회에서 1등을 한 초등학교 2학년 아이의 사연을 접한 후 그 대회에 대한 느낌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 아이는 가야금, 첼로, 피아노, 판소리, 발레, 태권도 등 모두 6개의 학원을 하루에 세 곳씩 다녔다고 합니다. 아이는 수면이 부족했고 실제로 낮에도 멍 때리는 일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교육학을 전공한 엄마는 아이의 재능을 찾아주고 싶어 여러 가지를 알려주려고 했지만 아이의 뇌에는 과중한 부담이 된 것입니다.
내용은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많은 현대인들이 업무나 학업, 다양한 자기계발로 뇌를 혹사시키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우리는 하루 종일 여러 가지 과중한 외적 자극에 시달리지만, 우리의 뇌에게 쉴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혼자 있을 때조차 뇌에 휴식을 주고 혼자만의 조용한 시간을 가지기보다는 스마트폰을 보거나 TV를 틀어놓고 ‘혼자가 아닌 나’를 위해 노력하고 많은 자극에 스스로 노출됩니다.
저자는 이와는 다른 방식으로 뇌를 단련하라고 말합니다.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을 활용해서요.
저자는 ‘혼자 있는 시간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고 주장합니다. 저자는 일본 메이지대 교수이기도 하지만 이론에만 기반해 주장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 책을 집필했습니다. 물론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게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극단적인 얘기는 아닙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잘 활용해 자신을 마주하면 함께 있을 때는 알 수 없던 것들을 느끼게 되고, 혼자만의 시간을 스스로를 단련하는 시간이나 에너지를 기술로 전환하는 시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편안하게 보내자’ ‘자신을 치유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 혹은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키우는 시간을 좀 더 갖자고 말하고 싶다. 뇌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는 지적인 생활이야말로 누구나 경험해야만 하는 ‘혼자 있는 시간’의 본질이다.” (7~8p)
사실 저자가 전달하는 모든 내용이 공감되는 건 아닙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잘 보내야 하는 본질에는 동의하지만 책에서 소개하는 저자의 방식이 모두 공감되지는 않습니다. 저자와 저는 자라온 환경도 다르고 가지고 있는 생각도 다르니 당연한 거겠죠. 각자 생활 방식에서 아주 조금이라도 혼자 있는 시간을 잘 만들어갈 방법을 생각해보는 징검다리로 활용하기만 해도 일단 그 이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만 예로 <본격적인 내관법>을 소개하는 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을 ‘내관’이라고 한다. 내관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공간에서 하루에 몇 시간 혹은 3일에서 일주일 동안 오로지 자신에게만 집중해야 한다. 이때는 밥도 혼자 먹고 신문이나 텔레비전도 보지 말아야 한다.” (66p)
일반적인 사람이 적용하기 어려운 방식일겁니다. 대신 수시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습관을 줄이고 하루에 30분씩이라도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부터 출발한다면 저자와는 다른 방식의 ‘내관법’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저자는 고독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 점점 우울한 상태에 빠지게 되며, 오늘날에는 유독 고독의 나쁜 면만을 부각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혼자 있는 시간을 잘못 보낸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가까이 하지 않거나 배제하고 싶어 하는 상태를 말하고, 혼자 있는 시간을 잘 보낸다는 것은 자신의 세계에 침잠하여 자아를 확립한 후에 다른 사람들과 유연하게 관계를 맺고 감정을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는 상태라고 설명합니다. 일반적으로 고독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으로 쓰이지만, 저자가 강조하는 본질은 접하고나니 고독이 결코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한 미디어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접했습니다. ‘창의적인 사람들의 습관 18가지’라는 타이틀의 기사에서 18가지 중 한 가지가 바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였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미국의 한 상담가는 “창의성을 가지려면 혼자만의 시간을 건설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혼자 남는 두려움을 극복해야만 한다."고 했고, 한 철학자는 ”자신을 되돌아보거나 자세히 바라보지 못하는 사람은 내면에서 발현되는 창의적인 목소리를 들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시대를 앞서가는 기업 구글도 사내 명상프로그램 '너의 내면을 검색해라(Search Inside Yourself)'를 도입해 지난 5년간 1천여 명의 직원이 이수했다고 합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의 감성지능(EQ)이 높아지고 자신감과 업무능력, 리더십이 향상되는 등 큰 변화를 겪었다고 합니다. 명상 또한 이 책에서 말하는 ‘혼자 있는 시간’과 무관하지 않은 프로그램이라 생각됩니다.
책에서 제시된 대로 일기를 쓸 수도 있고, 독서에 몰입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구글처럼 명상을 해도 좋습니다. 습관이 쉽게 만들어지지도 않을 거고 쉽게 변화가 느껴지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시간이 흐른면 어느 순간 많이 바뀐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겠죠. ‘혼자 있는 시간’, 그리고 ‘고독’이 더 발전하는 길로 이끄는 훌륭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마음속에 새긴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책읽기 시간이었습니다.
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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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교수님께서 하루 중 자기만의 시간을 꼭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던게 생각나네요. 당장 내일부터라도 실천해봐야겠어요..
@Lyla626 네. 스마트폰에만 눈길 안줘도 시간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역시 습관들이기가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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