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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브리핑101회]영화 ‘오피스’가 현실로···두렵고도 무서운 노동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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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가 노동시장 개혁 핵심 쟁점인 ‘일반해고 도입’과 ‘취업규칙 변경 요건 완화’ 등에 관한 조정안에 합의했습니다. 성과가 낮은 근로자와 근무불량자를 해고하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국회 통과 절차가 남아있긴 합니다.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을 제한한 국회선진화법이 살아 있는 한 여당 단독으로는 국회통과가 불가능한 상태죠. 이 때문에 정부와 여당 등에서는 “청년 일자리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노사정이 수용한 대승적 결단으로 평가하며 환영한다”고 밝히며 대타협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의 기대대로 이번 타협으로 청년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을까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만우 의원실이 기획재정부 국정감사를 앞두고 낸 자료에 따르면 2011~2015년 청년경제활동인구(취업자+실업자)는 총 18만5000명 증가했지만 청년 취업자수는 5만6000명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특히 이 기간동안 정규직으로 진입한 청년취업자 수는 오히려 6000명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나마 상황이 호전된 올해만 살펴봐도 청년경제활동인구는 12만9000명 증가한 반면 정규직은 1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합니다. 이는 새롭게 취업활동연령대에 진입한 청년 129명을 위해 우리 사회가 지난 1년간 정규직을 1자리만 늘려놓았다는 의미죠.
정부의 바람대로 노동개혁이 진행된다면 결국 비정규직 일자리만 늘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더 ‘슬픈’ 자료도 나왔습니다. 삼성·현대차가 국민 혈세로 R&D를 한다는 내용을 96회 방송을 통해 말씀드린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혈세를 받은 기업들이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만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최원식 의원이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 ‘2014년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수행한 대기업 및 중견기업 현황’에 수록된 666개 가운데 2014~2015년 고용형태를 공시한 33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1년 동안 늘어난 일자리의 91%가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료를 살펴보면 1년 동안 증가한 일자리 1만6969명 중 정규직은 9% 1587명에 그친 반면 나머지 91% 1만5382명은 비정규직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의 정규직 비중은 2014년 66%에서 1년 만에 65%로 1% 감소했습니다.
이들 330개 기업에 지원된 R&D 예산은 무려 8605억원에 달했습니다. 특히 이중 대기업계열 105개사가 지원받은 혈세도 4890억원이나 됩니다. 삼성은 15개 계열사를 통해 988억원을, LG는 10개 계열사를 통해 625억원을, 현대자동차는 15개 계열사를 통해 574억원을 각각 지원받습니다.
이런대도 삼성은 정규직 5587명 늘리는데 그쳤습니다. 2014년 한해 동안 25조원 넘게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국민의 혈세를 4890억원이나 지원받은 것을 감안하면 너무 적은 수치입니다. 574억원의 혈세를 수혈받은 현대차의 경우에는 정규직은 4821명 늘린데 반해 비정규직은 두배에 가까운 9023명이나 늘렸습니다.
625억원의 혈세를 쓴 LG는 더 심각합니다. 정규직 947명 비정규직 1514명 등 2461명의 직원이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사람이 미래’라고 광고하는 두산도 434억원의 국민 혈세를 갖다 써 놓고선 정규직 438명, 비정규직 360명을 줄였습니다.
380억원의 혈세를 수혈한 포스코의 경우에는 정규직 966명, 비정규직 4375명 등 무려 5341명의 직원이 감소했습니다.
129억~316억원의 국민 돈으로 R&D를 해온 SK, 효성, 코오롱, 현대중공업, GS 등 나머지 그룹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이처럼 국민들의 지원을 엄청나게 받고 있는 재벌들이 임금피크제를 한다고, 일반해고를 도입한다고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릴까요. 정규직마저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불안한 신분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이번 합의에 대해 “하향 평준화”라고 돌직구를 날린 것처럼 말입니다.
‘웃픈 댓글’도 있습니다. 노사정 협의 기사에 대한 한 네티즌은 ‘국내 모든 기업 사무실에서 영화 오피스가 현실이 될 것’이라고 한탄했습니다. 드라마 ‘미생’의 스릴러판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오피스’는 ‘성실하면 성공한다’는 믿음이 배신당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업무 능력보다 사내 정치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공공연한 비밀이 영화로 다뤄진 것이죠. 최선을 다했지만 해고·왕따를 당한 직장인의 분노가 칼로 표현된다는 줄거리입니다.
노사정 합의를 보면서 이 끔찍한 영화가 진짜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스물 스물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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