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공기입 타이어??
사실 오늘날의 타이어 이전에는 모든 타이어가 다 비공기입 타이어였죠. 나무 바퀴나 철제 바퀴같은 것들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공기입 타이어는 왜 탄생하게 되었을까요?
마찰력의 중요성
바퀴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마찰력이 필요합니다. 마찰력이 없으면 빙판길이나 진흙길처럼 타이어가 미끌어 지면서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됩니다. 특히 여름철 비가 많이 오는 경우에는 수막현상으로 인해 마찰력이 극도로 낮아지므로 고속 주행시에는 매우 주의하셔야 합니다.
따라서 자동차의 궁극적인 목적인 "이동성"의 진정한 진보는 바퀴, 즉 타이어가 마찰력을 어떻게 극복해 내는가가 관건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공기와 마찰력의 관계
바퀴에서 오늘 날의 타이어로 이동 수단의 핵심 요소가 바뀌게 된 결정적인 혁신은 바로 공기주입식 타이어의 개발때문입니다. 1888년 영국의 과학자인 존 보이드 던롭(John Boyd Dunlop)에 의해 발명된 공기주입식 타이어는 마찰력이 월등하게 좋을 뿐만 아니라 승차감 역시 뛰어난 성능을 가져 타이어가 대부분의 이동수단을 커버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그 던롭이 맞습니다. 자동차나 타이어 회사들은 창업자나 개발자의 이름을 딴 경우가 많습니다.)



타이어에 공기가 없다면?
어떻게 보면 드라이빙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공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에어로 다이나믹(Aerodynamic)이나 터보챠저, 스포일러 등 주행을 위한 공기의 테크놀로지도 물론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만, 타이어를 지탱하는 근본 힘인 공기압은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죠. 당연한 말이지만, 공기압 타이어는 공기가 없으면 정상적으로 주행하기가 어렵습니다. 예전에 고속도로에서 타이어가 벗겨져 휠로만 다니는 차량을 보았는데요. 알루미늄 휠에서 불꽃이 튀더군요.ㅎㅎ
따라서 자동차와 타이어 메이커에게는 타이어가 주행중에 내부의 '공기압'을 얼마나 안전하게 유지시키는 가가 기술력을 가늠하는 절대 명제가 되었을 정도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우리에게 TPMS로 잘 알려져 있는 타이어 공기압 제어 장치를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의무화한 것도 이 때문이죠.


타이어 리콜 사태
TPMS가 의무화된 것은 타이어 펑크로 인한 사고 때문입니다. 2000년, 당시 미국 시장 점유율 2위였던 타이어 기업인 파이어스톤 타이어의 펑크 사고로 무려 88명이 사망하게 됩니다. 조사 결과 파이어스톤과 포드가 타이어 결함을 은폐한 사실이 드러나 미국 사회를 경악케 했습니다. 이 후 파이어스톤은 미국 이외 지역의 리콜을 거부키로 하는 등 적절치 못한 대응으로 되레 화를 자초하고 말았고, 이후 궁지에 몰린 파이어스톤은 전 세계 타이어 650만 개에 대한 리콜을 하고 3억 5,0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은 채 결국 파산하고 말았습니다.
이 후 미국에서는 2007년 부터 TPMS의 의무 장착이 실시되었고 유럽에서도 2012년부터 의무장착이 법제화되었습니다. 국내에서도 2013년 이후 양산되는 신차에는 TPMS가 장착되어야 하죠.

비공기입 타이어 테크놀로지의 발전
타이어 공기압을 유지해 어떠한 경우에라도 타이어가 원형의 형태를 유지하게 하는 것은 공기입 타이어가 개발된 이 후 모든 타이어 메이커가 고민하고 있는 과제입니다. 이러한 고민에서부터 발전된 타이어 테크놀로지로 오늘날 상용화된 기술은 대표적으로 런플랫 타이어, 자가 봉합 타이어가 있습니다.
즉, 타이어 펑크 이후에도 타이어 자체의 변형을 최소화하거나, 펑크를 즉각적으로 메워 공기 유출을 최소화하는 아이디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공기압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죠. 그래서 세계 유수의 타이어 메이커들이 비공기입 타이어 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것입니다. 타이어에 공기가 없다면 펑크날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비공기입 타이어 기술력의 선두주자 - 한국타이어
오늘날의 비공기입 타이어는 미쉐린에서 먼저 시작하였습니다. 트윌(Tweel)이라는 제품인데요. 타이어와 휠을 합쳤다고 해서 트윌이라고 부릅니다. 굴곡에 대한 충격성도 높고 승차감, 핸들링, 코너링도 나쁘지 않은 정도이죠. 하지만 고속에서 주행은 아직 의문부호가 있습니다.
세계 1위 타이어 기업인 브리지스톤도 비공기입 타이어를 개발했습니다. 토요타의 1인승 자동차인 아이로드(i-Road)에 공급한다고 하니 아직 양산형 승용차에는 적용이 어려워 보입니다.
타이어 기술력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타이어는 최근 레이(Ray) 시승 테스트를 통해 시속 130km/h의 테스트를 통과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였습니다. 한국타이어 역시 바로 상용화하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제조 공정의 간소화, 재활용, 연비 성능의 획기적 개선 등 장점이 많은 만큼 꾸준한 노력으로 얼른 상용화하길 바랍니다.
불과 50년 전만 하더라도 드라이빙의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이 최첨단 드라이빙 기술의 메카로 발돋움할 날이 올것 같다는 것은 허황된 생각만은 아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