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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대중오락의 완결판이야

'이건 대중오락의 완결판이야 _ 브라이언 맥도널드'
'인생 최악의 순간' 캣니스 에버딘은 죽어가는 카토의 신음과 비명소리에 압도당했다. 여러 동물이 뒤섞인 기괴한 변종생물은 아주 천천히 카토를 갈가리 찢어놓았다. 그리고 마침내 얼굴근육을 무시무시하게 움직여 이미 경기에서 살해당한 조공인들의 표정을 지었다. "놈들은 왜 카토를 그냥 죽이지 않는거야?" 울부짖는 캣니스에게 피타 멜라크가 간단히 답한다. "너도 알잖아." 사실은 캣니스도 알고 있다. "게임 제작자들에게 이건 대중오락(entertainment)'의 완결판이야"
언뜻 경박해 보이는 이 절망적인 말에는 《헝거 게임》의 핵심주제 가운데 하나가 담겨 있다. 《헝거 게임》은 무엇보다 오락의 어두운 면을 경계하는 이야기다. 수잔 콜린스는 '갈 데까지 가기'를 듣기 좋게 찬양하는 대중문화 시대에, 그 행태를 지속할 때 초래될 결말을 상상한다. <서바이버>나 <아메리칸 아이돌>에 깔린 생각이 극단으로 치닫는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국내 프로그램이라면 <정글의 법칙>이나 <슈퍼스타 K> 같은 방송으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사람들이 문신이나 익스트림 스포츠에 더 깊이 사로잡힌다면? 오락이 삶의 전부가 되고, 흥분에 대한 갈망 때문에 오래된 도덕적 감수성으로 설정한 한계가 사라져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헝거 게임》의 작가 수잔 콜린스는 오락에 대한 세간의 열광을 풍자하고, 그것이 가져올지 모를 공포와 박해의 '완결판'을 매우 효과적으로 극화한다. 하지만 현실이 정말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전형적인 디스토피아 묘사가 늘 그렇듯, 콜린스는 오늘날 문화의 부정적인 유행을 과장하면서 그것이 삶의 모든 것을 지배하는 또 다른 세계나 상상 속 미래를 보여준다. 하지만 과장은 바로 그 특성 때문에 철학적 반성 수단이 될 수 있다. 《헝거 게임》의 과장은 다양한 형태의 예술 창작을 가능케 하는 상상력이 지금 어디에 와 있는가를 말해줄 것이다.
독자로서 우리는 《헝거 게임》이 지닌 재현의 힘 때문에 정신없이 책장을 넘길 정도의 재미만 얻는 게 아니다. 인간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달라지고 어떤 일을 감내해야 하는지, 그 고통스러운 진실을 깊게 생각할 기회를 얻고 진정한 카타르시스도 경험할 수 있다. 우리는 겹겹이 쌓인 비극적 불운을 알아보고 연민을 느낀다.
특히 피타가 전략적으로 카메라를 의식하면서 늘 사랑에 빠진 모습을 보이고, 캣니스는 계속 피타의 진심을 의심하면서 어두운 표정을 지을 때 그렇다. 독자가 이 상황을 완벽하게 비극적이라고 느낀다면, 카메라와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가 편재하는 이 시대에 진짜인지 연기인지가 무엇보다 첨예한 화두이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캐피톨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는, 실제를 통째로 위조하고 도착적으로 모방한 것과 관련된다. 그들은 카타르시스만 느낄 뿐 어떤 통찰도 얻지 못한다. 시저가 '정말 고통스러운 목소리로' "오, 불행한 일이네요."하고 외치거나, 관객들이 웅성거리면서 '약간의 비탄'을 토해낼 수는 있다. 하지만 그들은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관객은 작은 신처럼 다른 인간에 가해진 비극을 구경할 권리를 지닌다. 그러면서 그들은 이미 비극의 공모자가 되어 희생자를 파괴하는 데 기여한다. 한편으로 희생자의 운명에 아픔을 느끼기는 하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악은 더 심각해진다.
진정한 카타르시스는 단순한 감정 배출이 아니다. 참된 비극에서 연민과 두려움은 지혜와 미덕을 깨우치는 통로다. 예술은 그런 의미에서 삶을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캐피톨은 예술과 삶의 바른 관계를 전도한다. 비극은 쾌락을 위한 구경거리로 연출되고, 관객은 쾌락을 높여주는 만큼만 주인공에게 연민을 느낀다. 윤리적·인간적 충동의 잔해가 남아 있어서 구경꾼이 비명을 지르기도 한다. 하지만 더 큰 흥분으로 구경거리가 오락적 가치를 가지면 그뿐이다.
이렇게 윤리적 충동마저도 오락의 도구가 되어버린다. "삶을 파괴하는 희생을 치르지 않고서는 예술을 모방해 삶을 바꿀 수 없다." 리프의 말이자 《헝거 게임》에서 확인할 수 있는 진실이다. 변태적 모방은 최고의, 아니 가장 질 낮은 '오락의 완결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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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좀 다른 의견입니다만, 수잔 콜린스가 적확하게 현대 사회의 일면을 꼬집어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도 현재 한국의 예능프로그램들을 보면 모든 경쟁과정의 보상이 1위를 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것을 보고 경쟁과정에서 노력했으나 보상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 시청자들이 얼만큼의 관심과 공감을 가지느냐의 문제점을 지적할 슨 있을 것 같네요. 바쁜 일상때문에 행동반경에 제약을 가진 현대인들은 주로 가장 경제적인 수단인 TV로 대리적인 만족감을 느끼는데, 그 브라운관을 통해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기 때문에 오히려 그네들의 삶이 곧 나의 삶이라는 사실을 놓쳐버리기 일수입니다. 브라운관 안에 있는 타인의 현실은 그저 본인의 눈을 통해 한순간의 즐거움을 주는 가상의 것이 되어버리는 것이죠. 이처럼 공감 없이는 개인과 사회가 역사를 통해 일구어 낸 모랄은 기술 발전이란 미명 하에 쉬이 무너질 수 있단 예지를 그녀가 잘 잡아낸 것 같습니다.
제가 봤을 때도 @Jacqueline4024 님의 의견에 좀 더 힘이 실립니다. 그럴싸하고 전문적인 용어로 포장한듯 보이지만 인류에 있어 오락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왔죠. 호모 루덴스라는 단어가 등장했듯이 오락 자체가 지탄의 대상이 된다면 비약이라고 생각합니다. 극단적인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등을 비추어 1등만을 중히 여기는 제로섬 게임의 세태를 비판했다고 보이네요. 실제 헝거게임 1편에서 캐피톨이 피타와 캣니스커플의 손을 들어주었을 때 느끼는 카타르시스가 이러한 부분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관객들의 반응에 인한 결정이었지만요. 이례적인 '커플'의 생존를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1위를 중시하는 풍조를 경계하게끔 하면서, 두 주인공의 동시 생존에 초점을 맞추면서 극을 이끌어 나가게 하는 게 아닐까 싶네요. 하나의 주제를 단편적으로 전달한다기보다는 독자와 관객들로 하여금 일종의 선택과 판단을 하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Jacqueline4024 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분명 지금의 매스미디어는 그 순기능을 못하고 있죠. 하지만 말씀하신 세월호 부분은 대중매체의 오락성과는 무관한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헝거게임은 현재에도 존재합니다. 요 근래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소년 소녀들을 잔인하게 학살하면서 축배를 들고 기뻐했습니다. 그들이 엔터테이먼트에 영향에 취해서 도살자가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좀 더 근본적으로 무언가 잘못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그 망가지는 과정에 매스미디어가 보조하는 역활을 했다는 사실은 동감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이 재미와 흥미를 쫒았기 때문에 망가진것은 아니죠. 또한 그러한 이스라엘에 대해 세계 대부분의 사람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이 헝거게임의 작가가 말하려고 했던 부분과는 현실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red1568님의 논지 또한 분명 일리가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사람의 무의식적 사고가 행동을 결정한다고 생각하기에, 매스미디어가 사람들의 잠재의식에 심어놓는 일반화되어지는 오류들을 무시하면 안된다는 생각이어서요. 세월호 사태가 가장 적절한 실례라고 생각합니다. 유족들이 아직까지도 외롭고 힘든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국민들의 반응은 이제 지겹다, 죽은 아이들이 살아오지는 않는다, 보상 받으려고 별 짓을 다 하네 라는 것들이었습니다. 실제로 댓글 창에서 보고 심히 충격받았었죠. 뉴스 보도를 보면 과격한 언동을 하며 폭력적으로 묘사되는 유족들의 모습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스크린을 통해 보는 유족들의 슬픔은 그저 나의 삶을 귀찮게 하는 것이 되어버렸었죠. 물론 red1568님의 말씀처럼 타인을 나의 품으로 끌어들이려는 사람의 의지와 마음을 무시할수 없죠^^ 다만, 소수의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대중의 마음을 조정하려는 기류는 민주시민으로서 항상 경계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교육계에 몸 담으려하는 사람으로 한 말씀 드리자면, 교육이 인간의 근본이 되야하지만 한국처럼 자본주의 논리가 모든것을 지배하고 있는 곳에서 사실 교육이 만능열쇠가 되긴 힘들다는게 참 슬픈 현실 같아요. 하지만 만능열쇠가 될날을 꿈꿔보기는 합니다:)
분명히 매스미디어는 사람들은 현혹시키기는 하지만 타락시키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더더욱 예능 프로그램등은 아무 생각없이 단순한 재미를 위해 보는게 아닐까요? 예능에서 출연자들이 서로에게 가학적인 모습을 보이므로 웃음을 유발 한다고 해서 현실과 그것을 구분 못하고 서로에게 피해를 주거나 헝거게임처럼 사람을 죽고 죽이는 것을 보고 즐기게 된다는 것은 좀 비약인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사람들은 슬픈일이나 힘든일을 겪는 사람들의 사정에 공감하고 격려하기도 하니까요 앤디 위어의 마션이라는 소설은 그런 관점에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것 같아요. 기술과 과학의 발전보다는 올바른 교육이 사람들의 도덕과 윤리심에 더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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