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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이여(Addio del Passato)
<녹음 : 전시담당 큐레이터 김석모>
쇼니바레는 마치 카메라 감독이 렌즈를 밀고 당기며 하나의 피사체를 다양한 모습으로 담아내는 것처럼 넬슨 제독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다양한 관점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작가는 2011년 영상작업 안녕, 지난날이여(Addio del Passato)에서 영웅으로서의 넬슨 제독이 아니라 불운한 내연관계에 빠진 인간 넬슨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쇼니바레는 넬슨의 사생활을 다루기 위해 베르디(Verdi)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를 인용합니다. 제3막에 연주되는 아리아(Aria) <안녕, 지난날이여>에서 여주인공 비올레타는 죽음을 목전에 두고 사랑과 배신 그리고 이별에 대한 비통한 심정을 노래합니다. 쇼니바레는 극중 여주인공인 비올레타 대신 사랑하는 남편을 다른 여자에게 빼앗겨 슬픔에 빠져 있는 넬슨 제독의 부인 니스벳(Nisbet)을 등장시킵니다. 하지만 니스벳 부인은 원작에서와 같은 백인이 아니라 흑인으로 나타납니다.
넬슨과 해밀턴(Hamilton) 부인이 부적절한 관계를 맺음으로 인해 니스벳은 남편으로부터 버림을 받았습니다. 커져만 가는 남편의 빈자리, 니스벳 부인은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냅니다. 그녀는 아름다운 대저택의 정원을 거닐면서 베르디의 비극적인 아리아 <안녕, 지난날이여>를 목놓아 부릅니다. 반복적으로 흘러나오는 슬픈 선율은 절망과 체념을 극대화 시킵니다. 쇼니바레는 연출된 장면에 현장성을 부여하기 위해 런던 외곽의 사이온(Syon) 공원을 배경으로 이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대저택에서 떠난 남편을 뼈에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검은 피부의 부인이 쓸쓸히 읊조리는 애절한 아리아, 하지만 쇼니바레가 이 작품을 통해 본질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바는 단순히 고통을 받는 니스벳 부인의 안타까운 심정만은 아닙니다. 이 작품에는 사치스러운 귀족들의 삶과 문란한 개인사 그리고 그것들을 가능하게 한 사회적 조건들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습니다.
원작과 달리 백인이 아닌 흑인으로 ..,
YouTube ᆞLA TRAVIATA - Maria Callas, Lisbon 1958 (Complete Opera Verdi)
https://youtu.be/4oJwdMG-e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