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mondt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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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먹으면 후회할 중국식 만두집 <구복만두: 숙대입구역>

빙글에 글 처음 올린다. 아니, 맛집에 대해서 인터넷에 직접 글을 올리는 것 자체가 처음인가.
참고로 나는 자타가 공인하는 미식가다. 온라인에 글을 올리지는 않지만 가치없는 맛집을 추천하는 블로그 글을 보면 악평다는 것을 절대 게을리하지 않는다.
빙글에서도 악평을 단 기억이 난다. 지금은 잘 폐업해버린 마스터셰프 시즌 1 준우승자 박준우의 디저트가게에 대한 빙글러의 카드에 악플(?)을 달았던 것이다. 제작년에 와이프와 함께 레몬타르트가 유명하다고 하여 찾아갔다. 그 디저트집은 레몬타르트가 정말 맛있다는 '혀의 감각이 마비되거나 멍청한 블로거들'의 글을 하도 많이 봐서 레몬타르트를 너무도 사랑하는 내가 와이프와 함께 찾아가지 않을 수 없었지.
기대감을 안고 한 입 먹어본 레몬타르트는 내가 서울에서 먹어본 레몬 타르트 중 신맛과 단맛의 밸런스가 최악이었던 레몬타르트로 등극. 무식하게 시기만 한 레몬에 머랭은 폼으로 달려있는건지 뭔지. 대만 이름도 모르는 카페에서 사먹은 훨씬 싸고 맛있던 레몬타르트가 생각나는 날이었다.
그런데 또 빙글 맛집 커뮤니티를 보고 있자니 생각없이 '거기 가서 너무 좋았어요~~ 꺄악!'하는 사람이 있길래 생각이 있는거냐 없는거냐, 맛을 느낄줄은 아는거냐는 댓글을 달았고 그 분은 충격받아서인지 카드를 지워버렸다(아이디가 생각은 안나지만 죄송합니다. 하지만 정말 생각이 없어요. 남이 맛있다고 하면 그냥 생각없이 가서 먹고 맛있다고 하지 말고 제발 생각좀 해요.)
내가 서론이 길었는데
요지는 나는 맛집 포스팅을 잘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 집은 내가 안올렸다가 망해서 앞으로 못먹게 되면 어떡하나 걱정되어 빙글에 올린다. 다른데 올리면 사람들이 내 글을 발견하기조차 어려우니까.
구복만두는 상해에서 직접 모셔온건지 아니면 함께 창업하신건지 여하튼 한국말 아직 익숙하지 않으시고 웃는 모습이 귀여우시며 마음씨 좋은 어느 중국인? 조선족분? 아주머니가 만두를 빚으신다. 다행히(?) 손님이 많지 않고 손님들과 대화하는 걸 즐기는 주인아저씨와 요리사 아주머니 덕분에 중국식 만두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레알 중국식 만두란다. 재료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들어가자마자 바로 주문하면 나오는 만두는 생각하면 안된다. 직접 빚어서 만들고 미리 만들어놓지 않기 때문에 기본으로 1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 이정도의 장인정신은 되어야지!!!!! 이미 그 순간부터 이 집에 대한 기대감은 하늘을 찌른다.
가격도 싼 편이다. 와이프와 둘이 먹는데 딱 만원 돈 썼다.
만두는 위 사진처럼 생겼다. 메뉴는 현재 3가지 밖에 없다. 고기만두와 새우야채만두, 그리고 물만두. 일반 중국집 물만두의 식감을 내가 별로 안좋아하기에 고기만두와 새우야채만두를 주문했다. 외관 상 둘이 똑같이 생겨서 이거 사진 하나 투척하는 것 정도로 충분하다. 식감? 매우 훌륭하다.
둘 다 너무 맛있었다. 하나하나씩 간단하게만 리뷰해본다.
1. 새우야채만두
새우야채만두에는 새우 2개 정도(냉동새우처럼 보이지만 아니다. 조리하는 과정에서 원래 크기보다 작아지는건데 새우의 상태가 아주 좋았다.) 와 고명계란이라고 해야하나? 하여간 계란을 얇게 부친것과 호박이 아주아주 많이 들어가있다.
간장을 촉촉히 적셔준 뒤 한 입 베어물고 들었던 첫 번째 생각은

오! 완전 깔끔한데????

간장과의 조화가 아주 끝내준다. 그리고 호박맛이 이렇게 많이 나는 만두는 처음먹어봤는데 왜 서울에서는 진작에 이렇게 야채만두를 주는 곳이 없었지 싶을 정도로 맛이 깔끔함 그 자체다(그러고보니 야채호빵은 있어도 야채만두는 없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난 야채는 그리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므로 넘어가자.
2. 고기만두
지금도 이 고기만두가 생각이 난다. 사진찍고 컴터로 옮겨보니 초점이 이상한 곳에 맞추어져 있네 ㅠㅠ. 각설하고 먼저 간장 없이 한입 먹어보았다. 중국음식에서 맡을 수 있는 향신료향이 은은하게 난다. 너무 심하게 나는 건 아니니 전혀 걱정하지 말길. 처음에는 고수향인가 했는데 자꾸 곱씹어보니 한국에서는 거의 추어탕에만 뿌려먹는 산초맛이다. 주인장 어르신께 혹시 이 향이 산초향이 맞냐고 여쭈어보니 허허 웃으시면서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신다.
원래 요리하시는 아주머니의 중국식 만두는 고수를 넣는데 한국사람들은 대부분 고수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빼게 되었다고 한다. '저 고수 좋아합니다'라고 고백했지만 뭐 어쩌라고 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시며 헤헤헤 웃으시는 주인어르신(죄송합니다). 고수를 넣은 버전의 만두가 너무 먹어보고 싶다.
이 맛을 어찌 표현하면 좋을까 고민해보다가 이렇게 표현해보기로 했다. 일본스타일 교자의 고기맛이 느끼하지 않는 정도로 기분좋게 나는데 거기에 동시에 베트남 현지 쌀국수의 국물을 동시에 촵촵 거리면서 먹는 느낌이랄까. 만두에서 나오는 육즙의 맛이 매우 훌륭하다는 말이다. 만두 먹는 내내 베이징 길거리에서 사먹었던 맛있는 국수의 맛이 생각난다. 내 와이프는 먹는 내내 깊은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다. 음~~~~
야채만두 한 입, 그 후 고기만두 한입 이렇게 왔다갔다 하면서 먹으면 매우 훌륭하다. 매우 매우 훌륭하다.
기타 1.
이렇게 바로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열심히 만두를 만들고 계신다. 믿음직스럽다.
기타 2.
새우야채만두에 들어가는 계란고명? 혹은 계란 겁나 얇게 부친 것. 만두에 들어갈 재료를 보는 눈앞에서 바로 만들고 있다. 아주 맘에 들어.
기타 3.
이 대목이 가장 기대가 되는데 앞으로 메뉴에 소룡포(샤오롱바오)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언제가 될 지 모르는게 함정이긴 하지만 벌써 마음이 설렌다. 딘타이펑같은 프랜차이즈 소룡포말고 서민적인 소룡포를 먹어볼 수 있는 것인가! 빨리 나왔으면 한다.
예전에 사람들이 찾아와 150만원인가를 주면 인터넷에 홍보를 해주겠다고 요청했단다. 블로거지 같은 놈들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내가 돈이 어딨어. 그 돈이 있으면 에어컨을 장만해서 여름에 좀 덜 덥게 하지'라고 하는 주인 어르신. 그 말을 듣고 주위를 둘러보니 정말 에어컨이 없다. 순수하고 소박한 주인어르신 때문인가. 여기가 뭐라고 벌서 정이 들고 마음과 배가 모두 배불러져서 식당을 나왔다.
위치는 숙대입구 역에서 겁나 가깝다. 지도에서 구복만두 라고 검색하면 금방 나오니 가고 싶으면 지도 검색 고고.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구복만두에 대한 리뷰가 조금씩 올라오고 있는 듯. 백종원의 3대천왕때문에 원래는 나만 알고있던 떡볶이집을 낯선 이방인들에게 빼앗겨 본 적이 있는 사람으로서, 구복만두가 에어컨 장만하고 이 만두를 먹고 싶을 때 웨이팅 라인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정도까지만 하고 흥했으면 하고 바래본다. 너무 이기적인가?
calmondt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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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mondtang 글 자주 올려주세요ㅠㅠ 이집정도가게면 달려갈게요
오늘 같이 갔었는데 정말 독특한 맛! 그 향이 산초 향이었군요ㅎㅎ 남자친구랑 이게 무슨 향일까 했는데ㅎㅎㅎㅎ 저 원래 산초 입에도 못대는데 오히려 만두는 깔끔하니 좋았던거 같아요 호박 잔뜩 들어간 새우 만두도 굿!
저는 신촌에 살고 있는데 여기도 구복이라고 만두집이 있어요. 소룡포가 대표메뉴인것 같고 신촌의 구복 사장님도 외국분 같더라구요. 기회가 된다면 숙대의 구복만두도 꼭 맛보고싶네요^^
포장도 될까요? 함께 먹고 싶은 사람이 있는대 거리가 멀어서ㅠ
여서 함 뭉칩시다~~^^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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