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떠난 나홀로 여행.
작년 겨울,
7년 반을 함께 한 그 사람과 이별하고
저번 달 웨딩드레스를 입었다는 소식까지 듣고서
마음 속에 남아있던 무언가 마저 털어내려
어디로 첫 발을 내딛을 지 계획도 없이
토요일.
무작정 기차에 몸을 실었다.






시간에 맞춰 탄 기차에 느낌대로 내린
첫 여정지는 제천.
살면서 강원도도 거의 처음 왔다 싶은데 제천에 오게 될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역전 시장에서 칼국수 한그릇 하고
의림지도 들렀다가
제천에서 유명하다는 빨간오뎅도 먹었다.
분식집에서 나와 옆 건물이 메가박스이길래 영화도 한 편 본 후 그제야 숙소 고민에 제천 게스트하우스에 연락해보니 풀 방ㅜㅜ
역 근처 모텔을 잡았는데 티비도 컴퓨터도 안 됨 젠장.
그냥 꿀잠으로 여행 첫 날 일기 끝.








원주.
박경리문학공원까지 걸었는데
예상보다 무척이나 멀었음.
걸으며 원주 시내를 지나왔는데
내가 본 여기 아이들은 여럿 뭉쳐다니며 하나같이 흰 비닐봉투를 가지고 다녔다.
무언가 생각을 해봤는데 주말이라 시내에 나와 쇼핑을 하고 담은 봉투지 않을까.
그리고 츄리닝이나 등산바지를 입고 다니는 애들이 많았고 외투를 허리에 두르고 많이 다녔음.
박경리문학원을 나오니 원주에는 갈 만한 곳이 마땅찮아서 강릉으로 가기로 함.





강릉.
터미널에서 내리니 4시가 넘었고 안목해변으로 가려했는데 가는 버스를 놓쳐 경포해변으로.
혼자서 바닷가를 오는 건 처음이었는데
나름 센치해지고 마음정리가 많이 되더라.
나만의 이별여행이라 생각하며
잘살아라
바닷물에 지워져가는 내 발자국이
우리의 추억이다
하며 혼자 진지모드;;
저녁이 되니 너무 추웠음.
강릉 시내에 내렸는데 생각보다 사이즈가 컸다.
제천이나 원주랑은 차이가 났음.
강릉은 감자옹심이가 유명하대서 또 찾아찾아 챙겨먹고 둘째 날은 강릉서 꿀잠.










마지막으로 그녀의 고향이던 동해.
묵호등대로 가서 논골담길을 걸었는데 벽화가 하나같이 이뻐서 사진찍느라 바빴다.
묵호항으로 내려와 회덮밥 한그릇 비벼먹고
원래는 천곡천연동굴도 가보려 했는데
바닷바람을 오래 쑀더니 급 피곤해져
집에 가야겠다

지금은 대구 가는 길


plus. 잠시 정차한 울진터미널 앞.
하늘이 이뻐서 찰칵